46억 투자·새판짜기 ‘무용지물’
23연패 女배구 최다연패 ‘수모’
오지영 괴롭힘 논란·감독 경질 등
구단 내부 잡음…창단 후 3년째 꼴찌
경기력·구단 운영 등 문제점 여전

 

사진은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선수단이 경기 도중 작전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최다 연패’ 불명예와 각종 구설에 휩싸이며 최악의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AI페퍼스는 지난 16일 2023-2024 V리그 정규리그 6라운드 현대건설과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리그 꼴찌를 일찌감치 확정 지은 AI페퍼스는 지난해와 같은 5승 31패를 거뒀다. 승점 3(승점17점)을 더 따낸 것을 위안삼으며 창단 후 세 번째 시즌을 마쳤다.

AI페퍼스는 올 시즌 창단 최초로 내부 FA를 갖는 등 46억 여원을 투자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현재 국가대표팀 주장 박정아를 여자부 최고 연봉 7억7천500만원(3년 계약)에 영입하고, 현대건설의 연승을 이끈 야스민까지 데려오며 창단 후 첫 봄 배구 진출을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AI페퍼스의 경기력은 여전했다. 23연패를 기록하며 역대 여자부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3시즌 연속 꼴찌도 조기 확정 지었다.

창단 3년 차를 맞았지만 매 시즌이 최악이다. 특히 올해는 프로답지 못한 팀 운영과 관리로 시즌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AI페퍼스는 시즌 시작 전부터 아마추어적인 구단 운영문제로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구단은 시즌 준비과정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내줄 보상 선수 명단을 잘못 꾸렸다가 주전 세터 이고은을 내보냈고, 급하게 미들 블로커 최가은과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이고은을 다시 영입하는 어이없는 촌극을 빚었다.

감독 문제도 지속적으로 터져 나왔다. AI페퍼스는 2022-2023시즌 김형실 전 감독의 사퇴 이후 팀 2대 감독으로 아헨 킴을 영입했으나 개인 사유로 부임 4개월 만인 지난해 6월 돌연 사퇴하며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조 트린지 감독이 급하게 지휘봉을 잡고 올 시즌을 이끌었지만 3시즌 연속 시즌 최하위를 조기 확정 짓는 수모를 겪었다.

신생 창단팀이 아닌 프로팀으로서 모습을 보여준다던 각오와 달리 AI페퍼스의 공격과 수비는 모두 수준 이하였다.

여기에 선수단 내부 문제까지 불거졌다.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이 후배 선수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의혹이 터지며 한국배구연맹에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구단은 곧바로 오지영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조 트린지 감독의 선수 관리와 팀 장악력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색깔의 선수 구성을 하지 못했고, 시즌 내내 고전했다.

결국 구단은 8개월 만에 조 감독과의 이별을 택했다. 조 감독의 빈자리는 이경수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 동안 선수단을 지휘했다.

AI페퍼스는 창단 3번째 시즌까지 성적 부진과 아쉬운 구단 운영, 새 감독 선임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남겼다. 세 시즌 연속 압도적 최하위에 그친 팀을 맡을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고, 선수단 정리 및 기강 확립, 전력 보강까지 새 시즌 도약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5승 31패 승점 17점으로 최종 시즌을 마감했다. 사진은 AI페퍼스 선수단 모습.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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