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가계 소비지수 증감 리포트’
교육비 매출, 전년 比 24%p 감소
예체능·보습·외국어학원서 ↓
소비심리위축…비필수 지출 줄여

 

/게티이미지뱅크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A씨는 가계부를 작성하다 고심에 빠졌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생활비, 아파트 대출비 등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녀 교육비를 줄일 것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그동안은 아이들이 학업에 뒤쳐지지 않도록 많은 학원을 보내며 투자했으나 가계가 빠듯한 가운데 더 줄일 수 있는 곳은 아이들 교육비 뿐이다”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며 가계가 소비 ‘최후의 보루’인 교육비까지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18일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가계 소비지수 증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주요 7개 업종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4.2%p 떨어지며 소비심리가 꽁꽁 언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분야(+3.8%)를 제외하고 레저(-13.6%), 식음료(-11.1%) 분야에서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교육분야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24%p 급감하며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4년(2020년 3월~2024년 2월) 동안 교육 분야 매출 중 교육비는 고물가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초까지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작년 3월부터 하락세가 시작되며 지난달까지 4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월 평균 학원·보습교육 지출은 16만1천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p 감소했다. 전체 교육비 지출은 17만7천원으로 같은 기간 0.5% 소폭 증가했으나, 이는 정규교육 지출이 10%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기교육 지출은 분기에 따라 증감이 있었지만, 학원·보습교육 지출이 감소한 분기는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교육비 감소에서는 예체능학원(-31.5%), 보습학원(-26.7%), 외국어학원(-26.5%)에서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이 감소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 분야 외에도 스포츠(-17.0%), 펫(-15.4%), 식당(-11.2%), 주점(-10.7%) 등 주요 분야에서 전년 같은 달 대비 10% 넘게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인해 먹거리 등을 제외한 비필수 지출을 하나둘씩 줄이는 식으로 소비가 변화하고 있다”며 “물가가 크게 급등한 만큼 가계소비심리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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