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계좌 환승시 납입 5년 늘어
장기간 유치 부담에 이탈 고민
銀, 만기자 우대혜택 제공 등
갈 곳 잃은 뭉칫돈 잡기 나서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김다빈(32·여)씨는 지난달 청년희망적금을 수령 후 청년도약계좌로 환승할 것을 고민하다 결국 시중은행 적금으로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도약계좌로 옮겨갈 경우 5년이라는 만기 기간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이직, 결혼 등 큰 지출이 발생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장기 납입기간을 가진 상품은 쉽게 들 수 없다”며 “최근 청년희망적금 만기자에게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 많아져 높은 이자를 포기하더라도 더 짧은 기한의 상품에 가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목돈을 쥔 청년희망적금 만기자를 모시기 위해 다양한 예금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경우 5년의 납입기간이 추가돼 부담이 커 만기자들이 환승을 꺼려하기 때문인데, 조건이 완화된 시중은행 상품으로 이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권은 청년희망적금 만기자들을 위해 만기 혜택 등을 내놓으며 이탈자들을 붙잡고 있다.

19일 금융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청년처음적금’을 출시하고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들에게 연 1.0%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해당 적금은 기본이율 3.5%로 우대이율을 모두 적용시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최고 6.5% 금리를 누릴 수 있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달성 고객은 오는 7월까지 금리 혜택이 적용된다.

KB국민은행도 공동구매정기예금을 선보이며 만기자를 대상으로 0.5%p 추가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해당 상품은 총 판매 금액이 100억 원을 넘을 경우 기본 이자율 3.40%에서 3.50%로 오르며,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 시 연 4.0%의 이율을 제공받는다. 예치금액은 최소 100만 원, 최대 1천400만 원이다.

하나은행도 ‘내맘적금’을 출시, 청년우대적금 만기 고객 대상으로 최대 1.5%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IBK 2024 특판중금채’의 0.2% 추가 우대금리 조건으로 ‘가입 시점에 IBK청년희망적금 만기해지 이력을 보유한 경우’를 적용했다.

은행권이 매력적인 정기예금 상품을 꺼내며 청년희망적금 만기자 잡기에 나선 것은 만기 자금 대부분이 갈 곳을 잃은 채 입출금 통장에 머물러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자금은 총 20조원에 달하는 큰 액수로 청년도약계좌로 환승 신청 고객은 지금까지 가입자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은행권은 긴 납입 기한으로 부담을 느낀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한달만에 23조 원이 늘어나는 등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불안정한 만큼 장기 유치를 꺼리는 고객들이 많아 그들을 위한 혜택을 담은 단기 예금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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