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2020년 90억 원 들여 매입
의견내야 할 5월 단체 내홍에 휩싸여
보존범위 결론 안나…공사비도 증액
사업 장기화 조짐 “TF서 논의 재개”

 

광주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옛 적십자병원 전경. /광주시 제공
광주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옛 적십자병원 전경. /광주시 제공

1980년 5월 광주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옛 적십자병원 보존·활용사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노후화된 건물의 보존방안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기에 5월 공법단체 2곳의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논의가 멈춰 섰다.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 광주시가 5·18 대표 사적지 중 하나인 옛 적십자병원을 90억원에 매입한 이후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사업 관련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5·18단체와 시민단체, 건축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사업 전담팀(TF)’이 첫 회의에 나선 뒤 올해 1월까지 총 4번의 TF 회의가 열렸지만,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의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

앞서 TF는 옛 적십자병원 부지 활용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보존 범위에 대한 기본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결론과 함께 시설물을 상태를 살피기 위해 현장실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보존방안 결정에 의견을 내야할 5월 단체들이 내홍에 휩싸이면서 관련 추가 논의가 두달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실제 설계·공사비가 당초 예상 금액보다 2배 이상 오르면서 보존 범위에 대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지만, 5·18 공법단체들의 정상화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해당 사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단체들은 단체 정상화를 이유로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에도 불참한 상태다.

옛 적십자병원은 시설물 정밀안전진단 결과, 본관과 부속건축물의 안전등급이 D~E등급으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돼 설계·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대적인 보수·보강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려워 보존 범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수적인 상황으로, 보존 범위에 대한 기본안도 아직 도출되지 않아 최종 결정을 위한 주민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도 계속해서 미뤄질 전망이다.

현재 TF를 통해 부속건물에 대해서는 보존보다는 철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본관 건물에 대한 보존 범위 등은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주시는 추가적인 사업비 증액 없이 5·18 두 단체의 집행부 선출이 이뤄지는 대로 단체들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아 TF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정석·김성빈 기자 pj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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