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이닝 4K 1실점 순조로운 출발
ABS·피치클락 “여전히 적응 과정”
“커브나 각도 큰 변화구 활용할 것”
10년 170이닝·최다 탈삼진 ‘도전’

 

KIA타이거즈 양현종.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시즌 첫 등판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며 올해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롯데전에서 5.1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구종별로는 직구(44개), 체인지업(21개), 슬라이더(20개), 커브(5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과 평균구속은 각각 146㎞, 140㎞을 찍었다.

경기를 끝내고 만난 양현종은 “지난해 롯데전 성적이 좋지 않아 경기 전 의식하기는 했지만, 장타를 많이 맞지 않고 잘 막아낸 것 같다”며 “아직은 몸 밸런스가 완전치 않았다고 느껴졌다. 첫 등판이라 긴장도 했고 ABS와 피치클락도 눈에 보여 신경이 쓰였다. 다음 등판에는 더 나아질 것이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KIA타이거즈 양현종. /KIA타이거즈 제공

양현종은 정규 시즌에서 처음 경험한 ABS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는데 볼 판정이 난 것도 있고 볼인데 스트라이크라고 선언된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인 의견인데 챔피언스필드의 ABS는 높은 볼에는 스트라이크 콜이 후하고 낮은 볼은 잘 잡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구장에서도 경기를 해봐야 ABS에 완전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앞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최고의 변화구는 커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현종은 “변함없이 커브가 키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오늘도 다른 게임보다도 커브 비중을 많이 던졌다”며 “올 시즌 ABS로 인해 커브 같은 변화구를 잘 이용해야 한다. 커브 같은 경우 바닥에 오더라도 센서가 잘 반응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커브나 각이 큰 변화구를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5회초 1루에 있던 롯데 황성빈이 양현종을 약 올리는 듯한 스킵 동작을 반복했다. 양현종은 이 모습을 신경 쓰다가 피치클락 제한시간 안에 공을 던지지 못했고, 굳어진 표정이 중계에 잡혔다.

양현종은 “순간 의식이 되고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그런 행동이 황성빈 선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 같다. 투수를 괴롭히는 게 임무인데 내가 거기서 흔들리면 그건 황성빈이 해낸 것이다. 앞으로는 동요하지 않기 위해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 수많은 기록을 제조한 양현종은 올해 KIA 우승과 10년 연속 170이닝, 최다 탈삼진 등 각종 대기록 작성에 도전한다. 선발 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이닝이터’에 자부심을 보여 온 양현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 최초로 9년 연속 170이닝을 던져 대표 철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170이닝 투구를 향한 첫발을 성공리에 뗐다. 양현종은 롯데전 등판 후 주말 두산전도 정상적으로 나간다. 전성기를 지난 나이에 체력적으로 힘든 4일 간격 등판이지만 양현종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양현종은 “4일 간격 등판은 상관 없다. 그렇게 하려고 시즌을 준비했고 신경 안써도 된다. 항상 감독님에게 ‘저를 부려 먹으세요’라고 이야기했다”며 “지금은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욕심내서 많은 이닝을 던질 필요가 없다. 차근차근 올려가면서 무리하진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