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청 앞 버스정류장 인근에 조성된 식물 정화시설 관리가 미흡한 식물벽(왼쪽)과 서구의회의 지적을 통해 다소 정비된 식물벽 . /윤정민 광주 서구의원실 제공

광주 서구에 설치된 8곳의 식물벽이 예산 낭비와 불통 행정의 전형(典型)이란 지적이다. 서구가 4년간 1억3천여만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지적된 문제점 개선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경관 개선과 미세먼지 저감, 정원문화 확산 등에 도움을 줄 것이란 당초 조성 취지에도 맞지 않아 사업 재검토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서구는 2019년 스마트 벽면녹화 시스템인 ‘식물벽’을 서구청 광장과 쌍학어린이공원 등 2곳에 설치했다. 이후 2021년 금호2동행정복지센터와 상무지구 국토정보공사·운천저수지 앞, 서구청 건너편 버스정류장 등 6곳에 추가로 설치해 총 8곳의 식물벽을 조성했다. 사업비만 1억3천200여만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윤정민 서구의원으로부터 사업 초기부터 식물벽 외부 설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 받았다. 폭염과 혹한 등 급격한 기후환경에 포트로 구성된 정화시설의 특성상 생육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도시경관 개선·미세먼지 저감 등 사업의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방법을 강구해 달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 폭염과 가뭄·한파 등으로 죽어버린 식물을 대체하기 위해 매년 화초 구입비가 투입됐다. 올해 4월에는 조화를 구입, 식물벽에 심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전시 행정’의 극치를 보여준 셈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설치된 식물벽 8곳 중 식물이 심어진 곳은 6군데에 그치고 있다. 상무지구와 운천저수지 앞에 설치된 2곳의 식물벽은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관수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효용성 없고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도 앞으로 식물벽이 잘 가꿔질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동사무소 직원들의 협조를 구해 관리 인력을 보강·배치할 계획이라는 게 서구의 입장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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