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전남 일부 군이 어르신들의 보행 안전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인 보행교통사고 점유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사망자도 세 번째로 많지만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을 단 1곳도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결과, 전남도와 전남연구원에 따르면 2019~2023년 전남의 노인 보행교통사고 점유율은 38.4%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국 시·도별 평균(28.7%) 보다 10% 가까이 높은 수치다. 노인 보행사고 사망자 수 역시 전국 3위인 65.5%로 평균 58.9%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6.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초고령 전남’의 서글픈 현실이다.
하지만 담양과 고흥, 보성, 장흥, 강진, 해남, 무안, 진도 등 8개 군의 경우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시행된 실버존 지정·운영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보면 고흥군이 44.3%, 보성군이 42.3%로 도내 최상위권이어서 노인 보행권 보호에 소홀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군다나 전남 전체 실버존은 86곳으로 고령인구 1천명당 0.18곳 꼴이다. 전국 시·도 평균 0.5곳 대비 36% 수준이다. 특히 9개 도 지역 평균 0.6곳에 비해서도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적 편중도 심해 장성군 21곳, 신안군 16곳, 여수시 10곳 등으로 3개 시·군에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 실버존 가운데 CCTV가 설치된 지역도 고작 11곳에 그쳐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가 올해 고령 보행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인보호구역 19곳에 안전시설을 확충할 계획이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전남 고령자들의 보행권 보장과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지자체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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