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매가 뜻모아 유기농 농산물로 '억대 부농'

▲ 손모아·병인 남매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모인팜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20대 남매가 뜻모아 유기농 농산물로 '억대 부농'
유기농 유색米·할머니 손맛 누룽지·절임배추 등 상품화
소비자 신뢰 구축…수출과 내수 '두마리 토끼잡기' 총력

<3·영암 모인팜스 손모아·병인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기농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차별화된 제품이 필요합니다.”
전남지역 유기농 쌀과 배추 절임 가공 등으로 억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젊은 남매 농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남 영암군 시종면에서 남동생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모인팜스'의 남매 농군 손모아(27)·병인(25)씨 남매는 유기농 유색미와 유기농 누룽지를 상품화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손 대표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배테랑 농군에 못지 않은 경영마인드와 농업에 대한 강한 신념과 소신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처녀농군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지만 어린시절 손 대표는 자신이 농업 분야에 종사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남동생 병인씨가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해 부모님이 경영하시는 농장을 물려받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손 대표는 중국어, 통상, 사회복지 등을 전공하며 농업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부모님이 일궈 놓은 모인농산의 상품개발,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고 부모님 대신 상품조사를 하게 되면서 농업에서 새로운 길을 찾기에 이르렀다.

손 대표는 동생 병인과 함께 모인팜스를 운영하겠다고 마음먹고 시골로 들어왔을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젊은 사람이 농사일을 하는 것이 기특하다고 결려하기 보다는 굳이 힘든 농사일을 왜 딸에게도 물려주려 하느냐 혹은 직장에 취직하지 못해서 시골에 내려온 것이 아니냐라는 편견에 처음에는 부모님도 손 대표도 힘들었다.

그 이후 2년 동안 모인팜스만의 시스템을 갖춰가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많은 격려를 보내주고 있다.

모인팜스는 손 대표의 부모님의 기존에 재배하던 유기농 기능성 쌀, 유기농 고추, 배추, 무청시래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모든 논과 밭은 유지재배와 무농약 재배로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손 대표는 부모님의 조언과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큰 시련이 닥쳤다.
몇해전 3개의 태풍이 연이어 불어 닥치며 새로 지었던 2동의 유기농 고추 하우스 시설이 모두 무너져 버렸다.
노지에서 유기농 고추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많아 수확량을 늘리고자 새로 신축한 하우스였다.
손 대표는 이제 막 초벌고추를 수확하고 두번째 수확을 앞두고 있던 중에 닥친 자연재해는 손 대표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액의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서는 다음 재배작물이 성공해야만 했다. 다행히 재해현장의 수습이 끝난 후 선택한 유기농 배추 재배에 성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후 손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생명대 유통CEO 과정을 받게됐다.
국내 다양한 농업 분야를 경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농산물 시장 개방, 우리 농산물의 해외시장 진출까지 접근할 수 있는 유익한 교육이었다.
손 대표는 "이 교육을 통해 단순히 우리 농산물이 국내시장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1차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통해 해외시장까지 진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2013년 모인팜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유기농 유색미 상품의 수출시장 개척과 부가가치 증진을 위해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신청했으며, 지원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농장 브랜드와 캐릭터를 개발하고 수출·장기보관이 용이한 진공 포장재도 개발했다.
이런 노력끝에 미국, 홍콩 등 3개국과 3천만원 상당의 유기농 쌀 수출계약도 성사시켰다.

손 대표는 지속적인 수출활성화를 위해 수출용 500g 진공 포장재와 모인팜스라는 농장 영문 네이밍과 캐릭터도 개발했다.
 

손 대표는 "모인팜스에서 생산한 유기농 유색미는 현미, 찰현미, 찹쌀 이외에도 적미, 녹미, 찰흑미, 붉은 홍미 등 다양한 색의 쌀이 혼합돼 있다"며 "색깔별로 탄닌, 감아아미노산, 안토시아닌 등 함유하고 있는 성분이 조금씩 달라 이를 백미와 함께 혼합해 먹으면 보다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남매가 생산하는 절임배추는 친환경 유기농 인증을 받은 배추와 영광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이용해 가공·생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해마다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손씨가 상품화한 '할머니 손맛 누룽지'는 일반 쌀을 판매하는 것보다 10배 이상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다.
손씨는 누룽지 판매와 함께 유기농 쌀의 수출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지난2012년 일본 유기농(JAS) 인증과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취득했다.
또 미국, 홍콩 등 3개국과 3천만원 상당의 유기농쌀 수출계약도 했다. 모두 다 누룽지 맛을 본 바이어의 호평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다.

손씨는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 상품화하는 과정에는 무엇보다 소비자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출과 내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주소: 전남 영암군 시종면 금월로 305
연락처: 070-7761-1141/ 010-5794-0201
홈페이지: http://www.moinfarm.com

▲ 모인팜스 무청시래기 건조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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