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손맛 살린 김치 고급화로 틈새시장 파고든 여성 청년사업가

전통 손맛 살린 김치 고급화로 틈새시장 파고든 여성 청년사업가

‘맛 맞춤김치’ 지역맛은 서울식·보통식·전라도식으로 구분

학사농장·한마음공동체에 친환경 김치 납품… 미국 수출도

<27. 전남 장성군 ‘산들래식품’ 백미선 대표>
 

▲ 백미선<오른쪽> 산들래식품 대표가 자신의 배추밭에서 어머니 김순예씨와 배추를 들어보이고 있다./산들래 식품 제공

고향의 손맛을 간직한 전통 김치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여성 청년사업가가 있다.

전남 장성군 동화면 남평리 환교마을에 자리잡은 ‘산들래식품’ 백미선(41) 대표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으로 대를 이어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산 웰빙 건강식품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 산들래식품 알타리

백 대표는 지난 1993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광주에 있는 백화점에서 근무하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2010년부터 ‘산들래식품’을 운영하게 됐다.

그가 귀농을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녀 봤지만 치료되지 않았고, 지속적인 어깨 통증과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는 김치사업을 같이 해볼 것을 권했다. 백 대표는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하게 됐다. 귀농 후 그녀는 따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지 않아도 통증이 사라질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
 

▲ 산들래 식품 열무

백 대표는 지난 2010년 11월 ‘산들래식품’을 오픈했으나 초창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단순히 ‘시골에서 농사지은 좋은 재료로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면 되겠지’라고 다소 안일하게 생각하고 시작했던 것이 문제였다.

기반시설은 물론 판매망까지 아무 것도 갖춰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데다 김치를 만드는 방법 또한 체계적이지 못하다 보니 균일한 제품 생산이 어려웠다.

더욱이 김치산업은 차후년도에 판매할 제품생산을 위해 재투자해야 하는데, 벌어들인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게 됐다.
 

▲ 산들래 식품 오이소박이

이 뿐 아니라 사업화 과정에서 모든 공정을 문서화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백 대표와 어머니는 잦은 의견 충돌을 겪기도 했다.

백 대표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남도농업기술원을 찾아 e-비즈니스 교육과 창업여성 CEO 교육 등을 수료했다.

백 대표는 교육을 받으며 다른 김치사업장과 차별화된 아이템을 고민했고 다양한 기호를 가진 소비자를 위해 ‘맛 맞춤김치’를 구상하고 실천에 옮겼다. ‘맛 맞춤김치’는 지역에 따라 소비자들의 맛에 대한 취향이 서로 다른 것에 착안해 젓갈과 고추의 매운맛 정도를 9가지로 세분화한 김치맛으로 제품을 차별화 했다.
 

▲ 산들래 식품 갓김치

한 가지 맛으로 통일된 김치를 생산하는 기존 시스템에서 젓갈과 고추 등의 첨가물의 양을 조절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맛 맞춤김치’의 지역맛은 서울식, 보통식, 전라도식으로 구분돼 있고 매운맛은 안매운맛, 보통맛, 매운맛으로 생산하고 있다.

‘맛 맞춤김치’ 개발 배경에 대해 백 대표는 “시장조사를 해보니 대규모 김치회사를 빼고도 광주인근에 김치브랜드가 250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김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김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산들래식품’에서 생산한 김치의 특별한 비법이자 경쟁력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먹을 수 있는 김치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량으로 김치를 생산하지 않고 주문받은 다음날 아침 배추를 절여 오후에 김치를 담가 마지막 택배 시간에 맞춰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고 있다. 또 김치의 원재료인 배추를 비롯해 파, 고춧가루 등 부재료도 직접 재배하고 있다. 재료가 부족하면 동네 주민의 것을 사들이고 직접 생산하지 못하는 젓갈 같은 재료는 백 대표가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 토굴에서 숙성시킨 최상의 상품만을 사용한다.

이렇게 100% 수작업으로 주문 즉시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백 대표의 김치는 깊은 맛과 시원함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재배한 안전한 농산물과 품질 좋은 국산원료만을 사용해 김치를 생산했지만 문제는 판매였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저가에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김치의 고급화가 절실했고 우수고객 확보를 위한 시장개척과 온·오프라인에서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필요했다.

백 대표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2011년도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한 청년창업 지원사업에 응모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전용 포장재를 개발했다.

또 키워드 광고와 클릭초이스 등을 활용해 온라인 광고를 추진해 고정고객 확보를 위해 김치축제 등 지역축제와 직거래 행사에 매년 5∼6회 참여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마늘과 양파 등을 갈아 넣은 고추장·된장도 개발했다.

이밖에도 학사농장과 한마음공동체에 친환경김치를 주 2회 납품하고 있으며, 미국 LA 수출시장도 개척했다.

백 대표는 “약초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김치와 고추장을 개발해 입맛이 까다로운 도시민을 집중 공략할 계획으로 앞으로 장성군이 국내 김치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또 적게 생산하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직거래 유통과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소=전라남도 장성군 동화면 용정리 704-2

연락처=061-392-2298, 010-6610-5114

홈페이지=www.sandeulraefood.co.kr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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