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서울 신한카드 판스퀘어에서 열린 김윤아 정규 4집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김윤아가 '타인의 고통'을 열창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새 노래를 발표하고 홍보하는 것이 죄스러운 느낌이 들었죠. 하지만 이런 때에 음악이 위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싱어송라이터 김윤아는 8일 마포구 메세나폴리스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이번 타이틀곡인 '꿈'이 그런 노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아가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건 2010년 세번째 솔로 앨범 '315360' 이후 6년 만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 함께 생각해야할 화두를 제목으로 내세웠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현재와 자연스레 겹쳐진다.

평소 팬이나 일반 사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잘 들여다 본다는 그녀는 최근 모두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들 고통을 많이 느끼는데, 정작 그 고통을 이해해줄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죠. 이번 앨범에 그 타인의 고통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올해 혐오 등으로 유독 힘들었던 여성에 대한 노래 '은지'도 있다. 실존인물 '은지'에게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제 주변 분인데 항상 행복하게 웃는 분이에요. 은지는 빛나고 아름답고 생기 발랄했던 어떤 여자들에 대한 이죠. 여자니까 자신을 다 갈아 넣고, 한참 뒤 '내게 무엇이 남았지'라고 허탈해하는…."

모든 장르를 아우른 앨범이기도 하다. 클래식, 블루스, 팝, 포크, 록, 전자 음악의 자장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치밀한 팝 사운드는 몽황적이다.

김윤아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앨범 전체의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스를 도맡았다. 이번에도 역시 음정 교정용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은 날 것으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힘겨운 시간을 통과한 끝에 내놓은 앨범이다.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만료 후 일종의 번아웃 증후군을 거쳤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해오다, 극도의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10개월 정도 쉬다보니 다시 곡을 쓰고 싶어졌다"고 이번 앨범을 낸 이유를 전했다.

작년 겨울은 또 다른 면에서 김윤아에게 혹독했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했으나 연습을 거듭하다가 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그해 12월4일 부산 첫 공연을 소화했으나 서울을 포함한 나머지 공연은 전부 취소하고 이 작품에서 자퇴했다.

"호되게 후두염을 앓고, 발성에 문제가 생겼죠. 다행히 성대이상은 아니에요. 다만 목소리에서 쇠가 갈리는 소리가 낫죠.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던 때라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김윤아는 그러나 담담한 목소리로 오히려 타인을 다독인다. 9일부터 11일까지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열고 직접 팬들에게 위로를 건넬 예정이다. 2017년에는 자신이 보컬로 있는 밴드 '자우림' 20주년 활동에도 주력한다.

그 가운데도 타인의 고통이 아닌, 타인의 행복에 방점을 찍었다. "행복해지는 것이 목표죠. 누군가 옆에서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이를 아무렇지 않게 넘길 만큼 대범한 인간이 아니에요. 좀 더 많은 분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고 저도 그 안에서 덩달아 행복해졌으면 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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