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여자중학교, 재학생 무더기 전학 사태 무슨일 있나?

전남 함평여자중학교 1·2학년 재학생 절반 이상이 인근 중학교로 전학해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함평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최근 함평여중 1학년 29명과 2학년 26명 등 55명이 인근 함평중학교로 전학을 신청했다.

전학생은 1, 2학년 전체 재학생 95명의 절반 이상으로 올해 1학급이 축소될 예정이다.

올해 1학년 신입생도 단 2명에 불과해 3월 말까지 유지되지 않을 경우 학년이 폐지된다.

함평여중의 무더기 전학사태와 신입생 수 감소는 지난해부터 예견됐었다.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함평여중은 2014년에 마련한 함평지역 학교 재배치 계획에 따라 통폐합 대상이 됐다.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폐합 절차를 밟기로 했지만 지난해부터 일부 학부모와 지역 정치권, 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통폐합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최근 함평여중 재학생들이 인근 중학교로 최근 무더기 전학하면서 통폐합 찬반 논란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학생 무더기 전학은 지난해 학교 통폐합이 무산되자 통합 찬성측 학부모들이 주도한 것으로 지역 사회에서는 보고 있다.

학교 측이 지난해 6월 학부모를 대상으로 통폐합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여 통폐합 안건을 부결한 것이 단초가 됐다.

회송용 봉투와 직접 제출한 학부모의 설문지가 마감일까지 과반에 미달하자 학교 측은 통폐합 안건을 부결 처리했다.

한 학부모가 설문조사 제출 마감일에 43명의 설문지를 한꺼번에 거둬 가져오기까지 했지만 학교 측은 대한변호사협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법적 효력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통폐합 무산을 확정했다.

통폐합이 물 건너가자 일부 학부모가 나서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타 학교 전학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평여중 관계자는 "통폐합에 반대가 많아 2020년 예정으로 잡고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데 뜻이 모아졌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일부에서 통폐합을 추진하다가 무산되자 전학이라는 방법을 동원해 자연스럽게 함평여중을 폐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지원청도 함평중 전학생들에게 교복지원을 약속하면서 찬반 양측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통폐합 반대 측은 "교육청과 함평군이 추진하는 '교육역사 박물관'의 부지 확보를 위해 함평여중을 폐교하려고 규정에 없던 지원책으로 전학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통폐합 찬성 측은 이에 대해 "학생 교육권 보장 등을 위해 통폐합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