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 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있다

넙치·조피볼락 양식 성공 ‘국민횟감’자리매김 기틀
‘수산 강국’일본 압도하는 기술력 대량 수출 물꼬
완도, 전남 생산량 45% 점유…육상·가두리 성행
품종 단순화 가격 널뛰기·소비자 기호 충족 한계도
 

양식 어류는 198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됐는데, 이는 기존의 잡는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때부터 남녀노소 불문하고 ‘국민횟감’을 즐기기 시작했다. 사진은 완도 조피볼락 해상가두리 양식장 전경./전남도 제공

<6>수산양식-어류

우리나라 양식 어류의 시작은 넙치(광어)에서 비롯됐다. 넙치 양식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잡는 어업’에 치중하는 일종의 원시적 형태를 보였다. 사실, 우리나라 수산업은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안이나 원양어업에 따른 ‘잡는 어업’이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같은 과도한 남획은 자원고갈과 함께 원양어업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처럼 ‘잡는 어업’이 어려움을 겪던 중, 1980년대 중·후반 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넙치양식기술개발은 그동안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대전환을 가져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여기다 해산어류인 조피볼락(우럭), 돔 등 우리나라 양식산업의 기틀이 됐음은 물론이다.

넙치와 조피볼락이 좋은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는‘국민 횟감’으로 자리매김하는데는 이같은 양식기술 개발이 가져온 또다른 부수적 산물임이다. 이 덕분에 연간 4만톤 가량이 횟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국민들이 쉽게 회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넙치는 수산 양식 어류 가운데 총 생산량의 50% 가량을 차지한다.현재 우리나라 넙치 양식장은 총 700여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본에 대량으로 수출하는 곳만 400여개에 이를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 넙치 양식 기술이 ‘수산강국’인 일본을 압도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같은 양식기술개발은 국민들에게 고급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큰 역할을 했고, 세계 1위 양식 원천기술과 더불어 미래 식량자원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산업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서 넙치 양식 생산량의 45%는 완도군에서 생산된다. 사진은 완도 넙치 양식장 전경./전남도 제공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4년 자료만 봐도 양식 수산물의 비중이 점차 높아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양식 수산물 생산량 비중은 6억6천600만t(42%)에서 오는 2030년에는 9억3천600만톤(50%)으로 약 절반 가량의 수산물이 양식수산물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먹는 수산물의 경우에는 양식수산물의 비중이 더 높아 62%에 달한 것으로 전망한 반면, 어선어업의 경우 2000년 이후 생산량이 정체됐다.

전남 생산량 45% 완도 점유

전남지역 어류 양식은 완도군이 절반에 가까운 45% 가량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총 151어가에서 육상수조 및 해상 가두리 양식업이 성행하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광어 출하량은 총 3만8천954t 가운데 제주 2만6천622t(68%), 완도 1만1천t(28%), 기타 지역1천332t(4%) 순으로 출하되고 있다. 특히 완도의 출하량은 하루 30t 전후로 맛이 좋은 겨울철에 유통돼 미식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넙치에 이어 많이 양식되는 조피볼락은 전남 8천740t(1위·48%) 가운데 완도군은 3천t으로 전국 생산량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0t 가량이 출하되고 있다. 돌돔은 1년 출하량이 13t 가량이다.

하지만 양식 어류가 좀더 체계적으로 발전하기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첫 번째 지적은 넙치와 조피볼락 등 2가지 품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급이 과잉되면 출하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자주 빚어지고 있는 한편,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상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둘째는 양식어가들이 사용하는 생사료 비율을 낮추자는 정부 시책이 아직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과다한 생사료 사용은 양식장의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등의 문제점을 가져와, 정부가 배합사료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어가 현장까지는 파고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어민들은 “배합사료는 생사료에 비해 성장 효율이나 기호성을 증대 시키기에는 아직도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처럼 어민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체계적이고 현실적 대안이 필요한데 실제적으로 그렇지 않다. 가령, 넙치 양식장에서 흔히 발병하는 여윔병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어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현실이 단적인 예다.

지구온난화 가속 대책 시급

여기다 양식어가에 대한 대형화는 물론, 첨단기술을 융합한 기술 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세계적 추세에 미치지 못한 채 아직도 영세어업인 중심의 양식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 가속으로 새로운 자연재해 리스크 요인이 발생되고 있으나 효과적 대응책 마련이 미흡한 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해마다 적조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적조피해를 일으키는 플랑크톤 종류도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인한 정부의 자연재해 대비 보험 장치도 마련됐으나 어민들의 느끼는 체감도는 상당부문 떨어지고 있는 것도 현실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해역에 노출된 양식장의 자연재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는데, 재해경보시스템 도입이나 스마트 양식장 구축을 통해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수산양식은 단순히 기르는 어업이 아니라 첨단기술 중심의 미래전략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게 시대적 흐름이라는게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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