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경제의 중심, 위대한 목포시대

김종식<전남 목포시장>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남북관계이다.

남북관계는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 급진전했다. 김 대통령은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 등 남북문제 해결에 물꼬를 텄다. 노무현 대통령도 화해와 교류의 물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동안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10년의 노력은 퍼주기, 종북 등 냉전 논리에 포박돼 한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남북관계에서도 ‘위기 뒤에 기회’가 통하는 것일까. 운전자로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 남북관계는 후진에서 전진으로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2018년은 훗날 한반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의미가 큰 해로 기록될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성명은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냉전시대의 마침표이자 세계사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이들 회담은 올해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역사적 명장면이었다.

비핵화, 종전선언 등 과제가 여럿 있고, 상황에 따라 완급도 조절되겠지만 한반도는 평화를 향해 도도히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평화는 선물받는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역설처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면서 냉전시대 이후 전개될 평화시대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한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목포도 평화시대의 예외가 아니다. 제2의 개항을 준비한다는 각오로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야 한다. 이런 의지와 함께 한반도와 국제질서가 새롭게 재편되어 가는 시대상을 담기 위해 민선7기 시정 목표를 ‘평화 경제의 중심, 위대한 목포시대’로 결정했다.

현재 목포는 위기다. 과거 3대항 6대도시였을 정도로 번영했으나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쇠퇴와 침체에 빠져들었다. 물론 갖은 노력을 펼쳤으나 번번이 기대하는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한계를 뛰어넘는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없다는 방증이다. 이제는 변화하는 정세에 올라타 전남과 대한민국 서남권이 아닌 한반도 서남권이라는 프레임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목포에게 기회는 왔다.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발표한 H자축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 목포는 환서해권경제벨트의 출발점이다. 출발점으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위해서는 경제 규모를 키워야 한다.

목포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바다, 갯벌, 섬, 농수산물 등 우수한 자원을 갖고 있는 서남권 인근 자치단체와 동반 성장해야 평화경제 공동체의 든든한 거점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행정을 통합하면 가장 좋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안은 경제 통합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남권 7개 시·군의 경제를 통합하는 특별행정체제를 구성해 양적·질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목포는 김 대통령의 고향이자 환서해권경제벨트의 끝점인 신의주를 연결하는 국도1호선의 출발지이다. 평화와 교류를 상징하는 도시인 셈이다. 목포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상해와 최단 거리이며, 성장세인 동남아시아와도 가깝다. 이처럼 목포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길목으로서 ‘평화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시대적·지리적 위상을 갖고 있다.

평화경제의 서광이 침체된 목포와 서남권의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하며, 18~20일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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