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달려있다
<33> 목포항
100년 훌쩍 넘은 전남 서·남해안 해상교통·관광객 관문
개성 상인 기착지·일제 강점기엔 곡물 공출 ‘아픈 역사’
배후산단 부족하나 천혜 지리적 조건 갖춰 성장 잠재력 커
항만기본계획 최대 활용…시설 확충 등 경쟁력 확보 시급

목포항은 전남 서·남해안의 해상교통의 요충지이자 관광객들의 입도 관문으로써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목포항 전경. /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목포항은 개항 100년이 훌쩍 넘은 전남 서·남해안의 관문이다. 개항 직후에는 개성상인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고 일제시대에는 직물·곡물 거점기지로써 철저히 이용당하는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항구이다.

목포항은 완도항과 더불어 매년 늘어나는 섬 관광객들의 입도에 문지기 역할 수행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는 물론 흑산·홍도를 비롯 완도 청산도의 관광항로와 영광, 신안, 진도 등의 밀착형 생활항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서남권의 대표적 피항 항구인 목포항은 인근 크고 작은 섬들에 둘러싸인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으며 수심도 깊어 여객선 입출항이 자유롭다. 따라서 시설 확충 여하에 따라 지금보다는 훨씬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배후산단이 부족해 자체적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나마 대불산단이 근근히 제 역할을 할 뿐 삼호산단은 연이은 조선경기 침체로 목포항 물동량 감소 현상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석탄 물량이 군산항으로 떠나고 모래, 원목 물량 마저 줄어 목포항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소임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목포항 역사

목포항은 1897년 고종 31년에 개항된 가장 오래된 항구다. 당시에는 일본을 오가는 개성상인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이용됐다. 특히 나가사키와 상하이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항구여서 열강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1910년 전에는 일본산 면화가 목포항을 통해 수입되기도 했다.

목포항은 일제 침탈 시대에 번창한 역사적 아이러니한 면을 갖고 있다. 대량으로 직물과 곡류의 공출 거점기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구 주변 곳곳에는 일본인 집단 체류지가 잔존해 있다.

광복 뒤 목포항은 남항과 북항으로 나뉘어 기능이 분산됐다.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과 목포항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돼 서남해안 다도해 섬을 연결하는 해상로의 중심이자 호남지방의 해상관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리적 여건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압해도와 고하도, 달리도 등이 목포항을 에워싸 태풍이나 해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환경 때문이다.

▶서·남해안 해상교통·관광 요충지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이 관리 감독을 하고 있는 항은 목포항과 완도항 등 두 곳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광활한 해역의 도서지역 해상교통의 요충지이다. 목포항의 경우 기항지는 122개소로 도서지역은 110곳이다. 항로는 총 27항로이며 49척의 여객선이 운항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반항로는 19항로, 보조항로는 8항로이며 모두 17개 선사가 투입됐다.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해양관광 중심지로도 손색이 없다. 관광항로는 목포~제주, 목포~흑산·홍도 등이다. 생활항로는 영광, 신안, 진도, 완도지역 등을 오가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

목포항 여객선 이용객을 살펴보면, 2016년 656만1천여명에서 2017년에는 681만9천여명으로 최근 1년새 28만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역시 2016년 177만9천여대에서 2017년에는 188만6천여대로 10만7천여대 가량이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세는 해상교통이 발달하면서 대도시 사람들이 목포항 인근 섬을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안, 완도, 영광 등 연륙·연도사업이 활기를 띄면서 섬 접근이 점차 수월하기 때문이다는 분석이다.

▶물동량은 감소세

하지만 관광객은 늘고 있지만 물동량은 그리 신통치가 않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이 밝힌 2018년 3분기까지 처리한 누적 물동량은 총 1천652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천828만 t보다 11.7%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항의 물동량 감소 이유는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바다모래 채취 금지로 ‘바다모래’가 31.4% 줄어들었고, 군산항으로 이전된 ‘유연탄’의 81.4%가 급감 현상이 이를 부추겼다.

여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컨테이너’ 55.4%, 무역분쟁에 따른 고율관세로 ‘수출차’역시 17% 감소했다. 다만 조선경기 장기침체로 지난 2015년부터 감소세가 뚜렸했던 ‘철재’는 3.4%에 그쳤다.

이와 반면, 제조업체의 수주물량 증가로 시멘트는 10%, 제주도 등 도서지역 화물수요 증가로 ‘연안화물’은 63%늘어나 그나마 줄어드는 물동량 추세에 작은 위안거리를 제공했다.

이에대해 관리·감독청인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올 들어 조선소들의 선박수주 물량이 늘어나 조선경기 회복이 예상된다”면서 “이에 맞춰 철재 물동량 또한 증가가 기대돼 올 한해 목포항의 전체 물동량 감소세는 예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다”고 희망적인 견해를 보였다.

▶서남권 물류 중심 항만 구축 시급

목포항이 과거와 같은 번창을 누리기 위해서는 항만시설 확충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이 진행중에 있지만 목포해양수산청은 이를 수정계획을 통해 배후부지 확대 조성에 전력을 쏟고 있다.

배후부지 조성사업은 2017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모두 455억원을 투입해 45만5천㎡규모로 목포신항에 공사를 진행중에 있다. 이는 수출차 야적장 확보와 관련업체 입주 등 목포권 배후산업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시설 보강공사에 돌입했다.

특히 수출차 물량 증가로 추가 유치를 위해 자동차 부두의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행 3만t 규모에서 5만t급으로 늘리고 3만t급 규모의 자동차 부두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으로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적극적인 추진을 하고 있다.

여기다 목포시와 수출차 환적화물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차원에서 내년말 완료 예정인 지급기간을 연장하는데 협의를 계속 해 나가는 한편 수출차 활성화 협의회를 분기마다 개최해 화주·선사들의 수출차 처리 애로 해소에 전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목포항이 서남권 어업전진기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려면 흑산도항을 서·남해 해양주권 관리 거점 및 수산업 지원항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산종합단지와 서해권 해양수산종사자 종합비상훈련장과 같은 어업지원시설 설치도 서둘려야 한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목포항이 서남권 어업전진기지와 해상교통·관광객들의 관문 역할을 하기에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음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면서 “목포항이 제 역할을 100%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 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수정된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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