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 혁신도시와 한전공대 상생을 위한 선택
임경렬(나주문화원장)

한전공대 설립으로 광주 전남 시도민의 관심이 뜨겁다. 2014년 한전이 나주로 이전하면서 16개 이전기관중에 가장 규모 있는 기관이라 기대도 많았는데, 드디어 한전공대를 잉태해서 시도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주가 오랫동안 공들인 보람이 있는 것이다. 합동청사 대신 공동혁신도시를 선택하고, 그동안 재검토 논란, 공기업 민영화 등 여러 어려움속에서도 광주 전남 시도민의 의지로 지켜낸 상생의 결과이다. 다만 걱정이 있다. 유치 후보지를 광주와 전남에서 추천받기로 하면서 광주에서 유치 의사를 너무 강하게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에서는 균형발전과 조기설립을 위해 최적의 입지로 혁신도시 인근의 후보지를 추천했지만, 광주는 대도시의 장점을 내세워 매일 언론에 입지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과거 혁신도시가 태동하게 된 것은 균형발전의 필요 때문이다. 낙후된 지방, 특히 광주와 전남의 발전을 위해 각각 혁신도시를 조성하게 된 것이다.

전남 입장에서 보면 도청이 있는 목포나 경제권이 가장 큰 동부권(여수, 순천, 광양)을 후보지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도 아니면 발전에서 가장 소외된 중남부권이여야 맞다. 그러나 나주로 후보지를 결정하게 된 것은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위한 합의의 결과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전공대 설립은 한전이 세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전문 인력과 연구 역량을 결집하는 국가적 사업이다. 잠실에서 고치를 만들어 나주에서 비단으로 펼치려는 한전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고, 광주와 전남이 모두의 미래를 생각하며 빛가람 혁신도시에 날개를 달아줄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광주의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 자치구까지 나서서 매일 한전공대 유치를 말하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가 어느 한지역의 것이 아니고 광주와 전남 모두의 것인데 광주가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의문이다. 한전에서 설립하는 한전공대가 과연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물어볼 일이 아니다. 만든 사람에게 가까이 두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포스코 본사와 5km 거리에 있는 포항공대에서도 알 수 있다. 한전, 혁신도시가 나주에 있어서 광주가 피해를 보았는가? 남구와 광산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고 새로운 산업단지가 조성되더니, 봉선동은 주택가격이 너무 올라 전국민에게 회자되는데 빛가람 혁신도시가 아니면 이런 효과가 나타 나겠는가?

나주에 혁신도시가 조성돼 광주와 전남 모두가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몇몇의 주장처럼 한전공대가 기존 대학 옆이나 도심권 옆에 설립되어야 한다면 한전공대는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 거기가 최상의 조건인줄 모두가 알지 않은가. 유치 경쟁이 도를 넘었다. 지자체에서 토지매입비용, 운영비 등을 책임진다는 보도까지 나오니 단순 경쟁이 아니라 과열로 출혈경쟁이고 제살 깍기가 돼 버렸다. 욕심 때문에 잘되어 가는 대학 설립이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이사온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따뜻한 이웃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망정 공기업에서 설립하는 대학 부지 선정도 제 뜻대로 못하게 이리도 탈 많은 욕심을 부리는 게 많이 아쉽다. 빛가람이 조성된 나주는 고려시대부터 천년 넘게 호남의 중심지다. 역사속에서 제역할을 묵묵히 해낸 혜안과 의로움을 가진 곳이다. 지금도 빛가람과 나주는 광주, 전남을 새롭게 변화시킬 에너지가 가득한 지역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처럼 한전공대 설립이 부지 선정 첫 단추부터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안고 출발할 수 있도록 성숙한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십여년전 공동 혁신도시로 빛가람을 자랑스러워 했던 광주와 전남 시도민들에게 그 때의 선택이 현명했고 당연했다고 오래도록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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