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시민의식…수영대회 ‘유산’으로 남다

시민서포터즈·자원봉사자 1만 5천여명 활약

한국 여자수구 힘내라
지난 1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1차전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에서 객석을 채운 시민서포터즈들이 대한민국 여자 수구의 시작을 응원하고 있다. 특별취재반/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1만5천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즈는 이번 대회의 대표적 무형 유산이다.

광주수영대회 자원봉사자는 모두 3천126명이 활동했다. 각 경기장과 선수촌, 공항, 역 등에 배치돼 현장 곳곳에서 행사진행, 수송, 운전 등 크고 작은 일들을 수행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원활한 경기 진행과 선수 및 관람객들의 안전, 주차안내, 질서유지 및 청소 등도 도맡아 처리했다.

특히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응대하며 도움이 필요한 선수나 관람객들에게 문제를 해결해주며 광주의 따뜻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까지 해냈다.

전국 각지에서 3주간 짐을 싸들고 온 자원봉사자들이 있는가 하면 11세 초등생부터 90세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봉사에는 출신지, 직업, 남녀노소를 불문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실제 하루 수십 차례 물속에 뛰어들며 공을 챙기는 수구 볼보이 김강혁(인천 용현초)군은 11살로 이번 대회 최연소 자원봉사자이다. 수영을 배우고 있는 김군은 “박태환 선수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 선수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밝혔다.

일본어 통역을 맡은 김종식씨는 90세로 이번 대회 최고령 자원봉사자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김씨는 “일제 강점기를 겪으며 나라를 잃어버린 기억에 국가적 행사에 참여해 꼭 일조하고 싶었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1만2천여 명의 시민서포터즈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선수단 환영, 환송, 국가별 경기장 응원이다.

지난 7일 무안공항을 입국한 스페인 선수단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광주 송정역으로 도착하는 선수단까지 무려 20여 차례나 직접 피켓과 꽃다발을 들고 자기 가족을 맞는 심정으로 외국 선수단을 맞이했다.

또 각 경기장별로 응원단을 구성해 우리나라 선수들뿐만 아니라 타국의 선수들까지 힘차게 응원해 사기를 북돋웠다.

시민서포터즈는 행사나 경기를 축제로 이끄는 붐 조성 역할도 했다. 선수들의 에너지를 샘솟게 하고 조용한 경기장 분위기를 응원과 박수 소리가 넘치는 축제 행사장으로 바꿨다. 또 외국 선수들에게 남도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게 직접 자비를 들여 버스와 식사 등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직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자는 사명감으로 지내 온 14일은 빛나는 시민의식이 만들어 낸 대회 무형 유산으로 남게 됐다. 특별취재반/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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