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특별기획>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3부>러시아 연해주 한인 독립운동과 신북방정책
(1)백암 박은식과 연해주 노인동맹단
(2)연해주 대한국민의회와 독립운동
(3)연해주 우수리스크 고려인 아리랑
★(4·끝)연해주와 평화 번영의 신북방정책
한반도 평화통일·동북아 공동번영 위한 지혜 필요
연해주 영토 회복 대신 경제·문화 교류의 장 접근
역대 정부, 남북 공존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노력
DJ ‘햇볕정책’ 북한 핵개발로 절반의 성공 그쳐
문재인 정부 신북방정책 성공여부도 북핵이 관건
‘4-trap’ 속 한반도…고르디우스 매듭 끊어내야

한반도신경제지도구상도./국정기획자문위원회
칭키스칸이 서방원정길에 오른 실크로드에 선 필자.

◇무역과 길

인류는 2가지 혁명을 통해 현대의 문명사회를 이룩하였다. 첫 번째는 잉여산물을 물물교환을 하거나 자신의 지역에서는 귀한 물건이나 흔한 물건을 다른 지역에 팔거나 사오면서 부를 축적하였던 무역이었다. 두 번째 혁명은 길(道)이었다. 최초에 작은 이동로에 불과하였던 길이 무역이나 전쟁을 수행하는 장도(長道)로 이용되면서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길을 따라 국가, 도시, 경제권이 형성되었으며 부의 축적, 전쟁과 문명 간 교류, 세계일화(世界一花) 사상이 전파되었다.

이미 약 4000여 년 전에 형성되었던 실크로드는 동서를 잇는 대표적인 길이었다. 청동기문명의 환웅, 단군왕검 시대에도 이 길을 통하여 동서는 활발한 정복전쟁을 벌였다. 10여 년 전 필자는 카자크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의 실크로드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칭기스칸 역시 이 길을 따라 유럽정복에 나섰다. 현대에는 철도,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그 효용성이 증대되었는데 철로의 경우는 물류와 인간의 대량수송이 가능한 편리한 이동수단이 되었다. 문재인정부는 신북방정책을 통하여 신실크로드를 따라 연해주, 만주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유럽에 이르는 신 경제중심축을 구축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한반도는 중·미·러·일 이른바 ‘4-trap’ 여건 속에 평화통일과 한반도 인접 연해주, 만주와 경제적·문화적 공동번영을 위해 고르디우스 노트(Gordian Knot)를 해결한 알렉산더와 같은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도문 국경 표지판. 표지판 넘어로 두만강과 북한을 잇는 다리가 보인다./남도일보 DB

◇연해주와 한민족

원래 중국은 전통적으로 ‘장성이북 본비오토(長城以北 本非吾土)’라 하여 만주지역은 한족의 땅이 아니라고 주장하여 왔다. 광활한 연해주 역시 고구려 땅이었을 뿐만 아니라 발해의 영토였으며 우리 역사의 일부였다. 심지어 항일독립운동사에서 매우 중요한 우수리스크 역시 발해의 남성(南城)이 위치한 지역이었다. 그러므로 연해주나 만주에 조선인들이 이주한 것과 독립투사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투쟁한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러나 연해주와 만주가 과거 우리의 영토였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 지역을 영토회복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대신 적극적인 경제, 문화교류의 장으로 접근하므로 중·러는 과다하게 경계할 필요가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신실크로드

남북공존을 위한 햇볕정책을 도입하여 남·북한의 냉전적 사고 및 군비경쟁을 극복하고 남·북한의 실질적인 해빙무드를 조성한 이는 김대중 전대통령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화해협력정책을 통해 남북한의 오랜 냉전의식을 무너뜨렸으며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과 번영을 추구하였다. 외교명줄론을 주장하였던 김대중 대통령은 통일을 위해 선도적으로 4강국 협력외교를 강화하여 한반도 평화와 안정, 동북아 주요국 간 다자협력 제도화 등을 통해 동북아의 공동번영, 한반도 통일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북한의 핵개발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북한은 1953년 종전 이후부터 핵관련 연구소를 창설하여 핵개발에 몰두하였는데 여기에는 이승기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1960년대 세워진 연변원자력연구소 초대 소장이 되어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 개발에 큰 공헌을 하였다. 북한의 핵 완성은 김일성의 유훈이었다. 현재 완성된 핵무기, 다양한 핵기술, SLBM 발사가 가능한 신포급 잠수함 등 핵 투발수단의 수출은 북한 정권의 생명줄인 동시에 포승줄이라는 이중 역할을 하고 있다.
 

한반도는 중·미·러·일 이른바 ‘4-trap’ 여건 속에 평화통일과 한반도 인접 연해주, 만주와 경제적·문화적 공동번영을 위해 고르디우스 노트(Gordian Knot)를 해결한 알렉산더와 같은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중국 도문시에서 바라본 두만강과 북한 땅./남도일보 DB

◇평화협력체제 구축 위한 신북방정책

남한 역대 정부들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는데 실패하였다. 이에 대해 통일과 관련한 문재인정부의 외교정책은 첫째, 정치, 경제, 문화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동북아지역을 장기적으로 한국의 생존 및 번영에 우호적인 평화·협력적 환경을 조성, 추진하는 목적을 가지고 평화의 기반을 확대하는 ‘평화의 축’이다. 이에 대한 세부 실천사항은 ▲동북아 역내 대화·협력의 관행 축적 및 동북아 주요 국가 간 소다자 협력 제도화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의 진전을 위한 정부 간 협의회 정례화·제도화 모색 ▲한·일·중 3국 협력 강화를 비롯한 소다자 협력 추진 ▲MIKTA 지속추진·강화 및 동아시아 내 다양한 형태의 중견국 협력 시도이다.

둘째, 남방·북방지역을 ‘번영의 축’으로 삼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이 있다. 이 가운데 신북방정책은 유라시아 협력강화 등 대륙전략으로 세부실천 사항은 ▲한·중 간 신뢰 회복,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강화, 한·중 FTA 강화 등이 있다. ▲한·러와 관련해서는 소위 9-Bridge로 철도(TSR, KTR), 가스, 전력, 조선, 북극항로, 항만, 일자리, 농업, 수산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와 남·북 3각 협력(나진-하산 물류사업, 철도, 전력망 등) 추진기반 마련과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FTA 추진 등이 있다. 그리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러 간 전략적 소통 및 한·러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발전 추진, 극동지역 개발협력 확대, 북극·에너지·FTA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 등 한반도·유라시아 지역 연계성을 증진하는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신북방정책은 한반도 신경제지도(H벨트)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경제지도는 남북을 잇는 동해권 에너지 자원벨트와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동해·DMZ환경·관광벨트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서해권 교통은 서울-베이징 간의 고속교통망 건설로 중국 주요도시와 1일 생활권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철도는 실크로드 철도(SRX)와 연결된다.
 

한반도는 중·미·러·일 이른바 ‘4-trap’ 여건 속에 평화통일과 한반도 인접 연해주, 만주와 경제적·문화적 공동번영을 위해 고르디우스 노트(Gordian Knot)를 해결한 알렉산더와 같은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쪽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NATO의 함정-북핵과 4-trap

문재인정부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2020년 까지 완전한 핵폐기로 이어지는 포괄적 비핵화 협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 성공여부는 북핵문제 해결에 달려있다. 문재인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서 남북교류, 4강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기반 강화,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미, 한·중, 한·일, 한·러 간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재인정부의 비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신북방정책은 NATO(No Action, Talk Only)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북핵은 미국의 패권상실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미·북은 이미 치킨게임에 진입하였다. 설상가상으로 미·중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편 가르기가 시작되었으며 러시아는 중국에 적극동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의 경제전쟁 선포로 촉발된 한·일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러한 4-trap 여건 속에서 한국은 평화통일과 한반도 인접 연해주, 만주와 경제적·문화적 공동번영을 위해 고르디우스 노트(Gordian Knot)를 해결한 알렉산더와 같은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한국의 동북아, 동아시아, 4강국 외교를 통한 북핵 해결 노력과 외부적으로 북한내부의 변화,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 정권들의 변화와 같은 변수로 인해 2025년 경부터 남·북한은 국가연합과 같은 완전한 경제교류와 문화교류를 통해 통일에 크게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하여 철의 실크로드를 통한 무역과 유럽여행이 일상화되고 유라시아, 만주와 연해주가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여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일조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박주성 글로벌평화연구소장·정치학 박사
 

박주성 박사는 전남대에서 민족분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전남대에서 강의중이다. 글로벌평화연구소장과 광주통일교육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분쟁과 정치사상, 독립운동사와 통일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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