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목포대도서문화연구원 공동기획 = 전남 희망 아이콘 ‘섬·바다’이야기

<2> 포스트 팬데믹과 섬 생태관광
코로나 팬데믹 여행업계 ‘셧다운’… ‘생태관광’ 시대 도래
수 십명 단위 단체버스 지양·4 ~ 5명 가족형 소규모 형태 전환
신안 영산도 ·제주 ·서귀포 등 전국 26곳 생태관광지역 지정

신축년 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지속되면서 관광업계는 우울하기만 하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가족단위와 같은 소규모 생태관광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신안지역에서 바라다본 일출 광경./위직량 기자

2021년, 신축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다. 2020년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과 확산에 의한 팬데믹 상황으로 세계인들의 일상적인 삶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가운데 백신도 개발돼 신속하게 접종 중이며, 치료제도 만들어져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 이제 새로운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시작되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 발견되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인류는 코로나 극복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추진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e)’를 통한 자체 방역이었다. 어느 정도의 거리가 적당한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대체로 1.5 ~ 2m로 확정되어 모든 국민들이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못 하게 하거나 자제시키는 과정이다. 사람들끼리 만남과 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접촉, 비말의 분산으로 인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다.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회사나 식당, 아파트가 밀집된 대도시에서는 매우 실천하기 어려운 조치이다. 대도시는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이나 사람 이동이 많은 회사 등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본 업종 중의 하나는 여행업계이다. 각국에서 바이러스 발생지 국가를 차단하는 상황이 되어 해외 출장이나 여행이 중단되었다. 현재 일부 긴급한 외교나 사업 활동과 관련된 해외여행을 제외하고는 과거와 같은 자유로운 해외여행은 중단된 형편이다. 또한 입국자에 한하여 바이러스 검사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통해 확진자 음성의 판정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국가, 특히 관광사업이 국가의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해외 주요 관광 섬 국가들에 팬데믹은 최악의 상황이 되고 있다. 몰디브, 세이셀, 바누아투 등 대표적인 섬 관광지의 경제적 상황은 최악이다. 주요 관광지 섬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차단을 위하여 해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했고, 이로 인하여 관광산업에 종사했던 많은 현지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 소규모 섬 국가들의 여행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팬데믹으로 인하여 GDP는 12% 이상 추락하였다. 그래도, 몰디브, 피지, 발리와 같은 섬은 비교적 경제력이 있지만,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더 작은 섬들은 방역과 의료 시스템에 매우 취약하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는 1만 7천 504개의 섬이 있으며 1만 6천개가 UN에 등록되었고, 나머지(약 1천 448개)는 아직 미등록된 섬들이다. 수마트라, 자바, 칼리만탄, 술라웨시, 파푸아 등은 큰 섬으로서 중앙정부의 행정력과 통제력이 미친다. 그러나 미등록 섬들을 비롯하여 부속 섬들은 그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섬에 마니아층의 여행객들이 찾는다. 최근 경제 상황이 좋아진 중국을 비롯하여 독일, 호주 등의 다이버, 배낭족들이 미지의 섬을 찾기 위하여 미등록된 섬들을 찾는 것이다. 미등록된 섬들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아시아 태평양, 인도양에 걸쳐서 널리 분포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사업에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팬데믹이 종식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자유로운 해외여행, 국내여행이 가능할까. 현재로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해외여행일 경우, 일단 여행자 자신이 백신 접종을 해야 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해외 여행지의 청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아마도 백신 접종을 한 사람만 여행을 허락하는 ‘백신여권(vaccine passport)’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내 생태관광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올 것이다.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방역 단계가 높아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과거 수 십명 단위의 단체 버스 여행을 지양하고, 4~5명의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소규모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생태관광(ecotourism)은 대규모 관광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대안관광 형태의 하나로서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이후부터 소개가 되었다. 경관이 수려하고 생태적으로 중요성이 있는 장소를 대규모 인원이 방문할 경우, 생태계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원시성이 높고, 보호되어야 할 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생태계를 보전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생태관광지역제도(자연환경보전법 제41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현재 전국 26곳이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되어 있다. 섬 지역으로는 안산 대부도, 신안 영산도, 제주와 서귀포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고립이라는 섬의 특성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차단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바다라는 물리적 경계선 위에서 침투를 예방할 수 있는 곳은 섬이 유일하다. 그렇다고 섬은 바이러스 청정지역이니 많이 방문하여 좋은 경치 보시라고 하는 것은 방역수칙이 강화되는 현시점에서 섬 주민들에게 민폐가 되는 말이라 본다.

섬은 늘 한곳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미래 코로나가 종식되는 시대를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1~2년 사이에 팬데믹 상황이 전환될 때쯤이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역도 생활습관으로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때엔 생태관광의 섬 여행도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적응되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적 삶 자체가 포스트 펜데믹에 적응하는 우리의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글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정리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사진 /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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