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관(남도일보 중서부취재본부장)

 

‘동서 화합·균형발전’은 영호남을 하나로 잇는 키워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올들어 국가계획사업, 특히 사회간접자본시설(SOC)분야에서 이 키워드를 충족하는 도드라진 성과를 이뤄냈다.

달빛내륙철도, 남해해저터널, 경전선 철도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이들은 공통점도 엇비슷하다. 영호남 지역의 숙원사업이라는 점과 국가사업으로서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기준치인 ‘1’이하여서 그동안 심사 과정에서 번번이 탈락됐다는 점을 안고 있다. 이들 사업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그동안 군사정권에 의해 십 수년간 막힌 영호남 장벽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효과와 더불어 ‘화합의 오작교’ 역할을 할 것으로 지역민들은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달빛내륙철도 건설은 영호남의 20여년간에 걸친 대표적인 숙원사업으로 손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사업 심의를 통해 정부 계획안을 최종 확정했다. ‘0.483’이라는 낮은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명분으로 얻어낸 승리였다. 1천700만 영호남 시도민의 염원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배가시켰다.

#영호남이 만들어낸 합작품

광주와 대구를 1시간대로 잇는 달빛내륙철도는 203.7㎞에 달하는 고속철도로 모두 4조 5천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광주에서 전남(담양), 전북(순창·남원·장수), 경남(함양·거창·합천), 경북(고령), 대구까지 6개의 광역지자체를 포함해 총 10개 자치단체를 경유하는 동서를 하나로 묶는 길이다.

달빛은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진 이름으로 광주시와 대구시가 지난 2009년 의료산업 공동발전 업무 협약때 맺어진 이름에서 비롯됐다. 이제 달빛은 영호남을 상징하는 동서 화합의 대명사로 각인됐고 오는 2038년에는 아시안게임(하계)을 공동유치하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여수에서 남해를 해저터널로 뚫는 사업 역시 4전5기 도전 끝에 23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오는 2029년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여수와 남해까지는 차로 10분이면 오갈수 있게 됐다. 당초 이 사업은 지난 1998년 여수에서 남해를 잇는 다리를 놓자는 움직임에서 출발했으나 경제성을 이유로 예비타당성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국비 6천824억원이 투입될 해저터널은 여수시 상암동과 남해군 서면을 잇는 총 7.3㎞구간으로 30분대 공동생활권이 가능하다. 국도 77호선 가운데 유일하게 연결되지 않은 구간이었는데, 남해안에서 서해안을 거쳐 북한 개성까지 막히지 않고 갈 수 있게 됐다. 이 사업 역시 전라남도와 경상남도가 공동 대응함으로써 가능했다.

달빛내륙철도와 여수~남해 해저터널은 올해 국가사업으로 확정돼 구체적인 국비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지만 예타면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경전선 전철화 ‘탄력’

이와 반면 지난해 처음, 사업비 297억원이 투입된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올해 국비 1천200억원(광주 송정~보성~순천 구간)이 확보돼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목포에서 광주 송정역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낙후 상징’ 경전선 전철사업은 총 연장 122.2㎞에 1조 7천703억원을 들여 최고속도 250㎞의 준고속열차를 운행하는 철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3년 개통 예정인 보성~ 목포 임성리 구간에 이어 보성~순천 구간이 완료되면 목포에서 부산까지 기존 6시30분에서 2시간대로 단축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느림보 열차’라는 오명을 쓴 경전선은 목포에서 함평, 나주, 광주송정역, 서광주, 나주, 보성, 순천, 광양, 진주역을 거쳐 부산 부전역에 이르기까지 총 42개역을 정차하는 가장 느린 기차다. 특히 광주~순천 117㎞ 구간은 1930년 일제시대에 건설된 이래 한번도 개량되지 않고 단선 비전철구간 그대로 사용됐으나 민선7기 김영록 전남지사가 취임한 이래 지속적인 관심을 전개한 결과 전철화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호남선은 복선화 되는데만 무려 36년의 세월이 흘렀을 정도로 낙후·소외의 대명사로 호남인의 가슴속에 깊은 아픔을 줬던 상징물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들어 광주·전남 곳곳에 불어닥친 SOC 훈풍은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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