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코스요리’ 인기 메뉴
함평서 1만 마리 직접 사육
탄탄하고 쫄깃한 식감 일품

 

광주 광산구 운수동 ‘기러기 농원’에서는 이색 보양식 기러기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사진은 기러기 수육과 육회.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이색 보양식 기러기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어 화제다. 광주 광산구 운수동 ‘기러기 농원’에서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러기 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 주인장인 임상미씨의 아버지가 함평에서 30여년 전부터 식용기러기를 소량으로 기르기 시작해 지금은 1만 마리 가량을 사육하고 있다. 기러기는 철새이기 때문에 사육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여름에만 알을 낳고 부화하는 특성이 있어 닭, 오리 등 다른 조류와 같이 사계절 내내 대량 공급이 불가능하다. 또 닭과 오리는 보통 30일~40일 정도 자라면 식용이 가능한 상태지만 기러기는 1년 이상을 키워야 식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날아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온도조절과 먹이 습성을 따져 키워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다. 이로 인해 사료 값, 노동력, 인건비가 많이 소요된다. 사육을 해보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꾸준하게 키우기 어려워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사육한 기러기를 사용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별미인 ‘기러기 육회’.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이곳 대표 메뉴인 ‘기러기 코스요리’는 육회, 수육, 전골로 구성돼 있다.

매일 바로잡은 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육회로 먹을 수 있다. 빨갛고 진한 고추장 양념이 참기름, 다진 마늘, 파를 넣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육회에 대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조류 소고기라고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하고 쫄깃한 육질로 조류보다는 육류에 가까운 식감을 자랑한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기러기 수육’.

수육은 마늘, 소금 간을 간단히 한 뒤 포를 떠서 압력솥에 20분 가량 삶는다. 수육은 부추가 함께 나오는데 초장, 들깨가루를 섞은 양념에 찍어 먹는다. 미나리 등 다른 야채는 향이 강한 반면 부추는 거부감 없이 조화를 이룬다.

전골은 육회, 수육을 만들고 남은 부위를 이용해 압력솥에 30분~40분 가량 푹 삶아 맑은 탕으로 제공된다. 소고기뭇국과 비슷하지만 더욱 깊고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으면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마지막으로는 기러기 기름을 첨가한 죽이 제공된다.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기름은 고소함이 일품이다.

코스 요리 외에 각각의 개별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인 ‘기러기 전골’.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기러기 백숙·옻백숙은 갖은 한약재와 대추, 마늘을 넣고 1시간 이상을 푹 삶아 제공된다. 깊고 진한 국물이 보양식으로 일품이다.

이밖에도 닭볶음탕, 닭백숙, 오리주물럭, 오리탕 등 다양한 닭·오리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전통시장 스타일의 통닭으로도 유명하다. 당일 손질된 생닭을 들여와 전통 방식으로 커다란 가마솥에 튀긴다. 가마솥은 타거나 덜 익는 등 온도를 맞추기가 힘든데 그만큼 노하우와 정성이 들어갔다.
 

기러기 기름을 첨가해 고소한 죽.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이며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총 5개 개별룸이 마련돼 있으며 단체 5테이블과 각각 개인룸 형식으로 이용 가능해 편리하다.

모든 메뉴는 삶은 시간을 고려해 1시간 전 예약하는 것이 좋고, 기러기 백숙은 2시간 전 예약이 필수다.

임상미 대표는 “허허벌판에서 시작해 45년 동안 부모님께서 해오신 것처럼 노하우를 잘 물려받아 손님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면서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며 “보편화되지 않은 기러기 고기를 널리 알리고 거부감 없이 드실 수 있도록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남도일보는 ‘남도 맛집’ 취재와 관련, 어떤 광고를 요구하거나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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