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겨울 정취·문화예술 고장 장성서 ‘힐링’
임권택 시네마테크 문화예술공원 국민관광지 각광
고불총림 백양사·남창계곡·입암산성 체험 볼거리 풍성
문화예술 갈망한 관람객들 조각상 등 예술품 ‘눈길’

장성호관광지 조각공원 및 임권택시네마테크 전경.

장성군 북하면 쌍웅리와 덕재리 일원에 위치한 ‘장성호 관광지’는 장성호 상류와 국립공원 백암산 자락에 자리잡아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지난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점차 관련시설을 확충하고, 성공적 지역 관광모델로서 현재 자리매김 하고 있다. 장성은 고불총림 백양사와 남창계곡·입암산성 등 아름다운 볼거리 제공과 문화예술공원 및 임권택시네마테크 등으로 문화예술을 갈망하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장성 외곽인 영천리엔 지역서 가장 깨끗하고 물맛 좋다는 신비의 샘물 ‘영천방울샘’이 발길을 향하게 한다. 아름다운 겨울 정취와 문화예술의 멋 그리고 유적의 역사가 살아있는 장성군을 글로 담아 본다.

◇ 장성호관광지 가족단위 명소 최적

장성호관광지는 임권택 시네마테크공원·야외공연장·문화예술공원·잔디구장까지 갖춘 종합문화예술공원단지다. 입장료나 주차요금이 없어 부담없이 가족단위 명소로 즐길 수 있는 지역 최적의 관광지로 꼽힌다. 최근엔 광주·전남 뿐 아니라 타지역 관광객들까지 입소문이 타면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장성호관광지 중심엔 임권택 시네마테크가 위치해 의자위에 앉아 있는 임권택 감독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양쪽엔 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장면들이 새겨졌고, 프로필이 담긴 비석까지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다. 장성군 남면 출신인 임 감독은 한국 영화사상 첫 100만 관객을 기록한 ‘서편제’ 등 여러 명작들을 쏟아 냈다. 지난 2002년 칸 국제영화제서 감독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계 거장이다.
 

임권택 시네마테크 전경.

◇ 임권택 삶과 작품세계 조명

시네마테크는 임 감독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업적을 담아내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 건립된 시네마테크는 지상 3층 연면적 347평 규모로 영상 상영관·전시관·커뮤니티 등의 컨텐츠가 마련됐다. 이곳은 임 감독의 필로그래피와 촬영장서 사용한 각종 영화 집기류 및 물품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시네마테크는 임 감독의 삶과 작품을 ▲전통 ▲사랑 ▲역사 ▲길 등 4가지 테마로 구분했다. 임 감독은 그 동안 한국인의 전통과 굴곡진 역사, 그 시간 속에 민초들의 삶을 이끌었던 사랑, 한국인이 가야 할 ‘길’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을 101편의 스크린으로 담아냈다. 시네마테크는 그의 삶과 인생에 대한 열정을 조금이나마 확인하고 엿 볼 수 공간이다.

100여편이라는 업적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지어진 시네마테크는 영화 관련 연구소 및 커뮤니티 공간까지 갖춰, 영화 꿈나무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엔 임 감독 대표작품 ▲태백산맥 ▲축제 ▲취화선 등 개봉 당시 100여편의 포스터 글씨체가 그대로 보존·전시돼 눈길을 끈다.
 

시네마테크에 전시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옛 포스터.

◇ 문화예술공원 다양한 조각상 등 예술품 풍성

시네마테크가 있는 문화예술공원은 북상면 수몰문화관과 장성호를 바라보며 거닐 수 있는 수변테크가 조성돼 산책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시(詩)56점·서(書)11점·어록(語錄)13점·화(畵)22점이 전시돼 볼 거리도 풍성하다. 울긋불긋 솟은 나무들과 다양한 조각상 등 예술품들로 채워져 제대로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산 정약용이 18세 때 화순 현감이던 아버지를 찾아 가던 중 장성에 도착해 지은 시 ‘정약용의 차장성’이 비석에 새겨져 있고, 아이들의 동상이 귀엽게 표현된 윤석중의 ‘달 따라 가자’는 글귀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또, “나는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대한 독립을 위해 해왔다. 이것은 내 목숨이 없어질 때까지 변함 없을 것이다”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옥중 어록이 담긴 ‘안창호의 나는 밥을 먹어도’ 동상은 비장미 마저 느껴진다.

“조선 청년들이여 그대들 인생 최고 목적은 조국을 위해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조국은 여러분이 정직하고 정의롭기를 기대한다”의 송재 서재필 어록도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한다.

안견·김홍도와 함께 조선시대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장승업의 군마도도 눈에 띠고, 혜원 신윤복의 단오풍정 작품은 부채석과 함께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나는 밥을 먹어도 조각상.
서재필 조선의 청년들이여 조각상
입암산성 전경

◇ ‘장성 갈재’ 문화유적 경승지 간직한 고갯길

전북 정읍서 전남 장성으로 넘어가는 일명 ‘장성 갈재’는 호남지방 노령산맥 중 험준한 산세를 가로지르는 교통 요지다. 옛 부터 많은 문화유적과 경승지를 간직한 고갯길이기도 하다. 현재 노령-장성 갈재 아래로 호남선 철길과 호남고속도로가 터널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도 1호선은 이 노령을 넘어 전남 목포까지 이어진다.

정읍시 입암면을 가로질러 해발 260m의 노령을 넘다 보면 좌측으로 보이는 산이 입암산(해발 626m)이다. 정읍벌의 평야 지대와 대조를 이루며 우뚝 솟아 있기에 그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다. 산 정상부에 노령산맥 천연 요새에 쌓은 석축산성인 입암산성(사적 제384호)이 있다.

이 산성은 삼국시대 옛 성을 조선시대에 개축했다. 정상 서쪽의 갓바위에 오르면 산허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노령 고갯길 모습이 보이고, 북쪽으로 넓게 펼쳐진 정읍 일원의 곡창지대를 조망할 수 있어 이곳이 천혜의 전망대이자 요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입암산성 남문 전경

 

◇ 웅장한 입암산성 성터

북쪽과는 달리 입암산성 남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분지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사방이 높아 외부에선 성안이 보이지 않지만, 성 내부는 넓어 비교적 대규모 병력과 주민이 거주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이곳은 고려말 대몽 항전기에 몽고군을 물리쳤고, 조선시대 정유재란 때엔 윤진 장군이 왜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역사적 장소다. 입암산성은 전시때 성을 개축해 둘레가 2795보에 이르고, 포루 4곳·성문 2곳·석문 3곳이 있다. 성내엔 계곡물이 흘러 연못 9개, 샘 14개가 흘러 주민들 생활에 큰 보탬이 된 것으로 사료된다. 성내 사찰도 5곳이나 되고 각종 무기고와 군량 7000석 이상을 저장해 사용했다.

입암산성은 현재 정갈하게 쌓은 성벽이 무너지지 않고, 건재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남북의 두 개 성터는 당시 웅장했던 산성 모습을 짐작케 한다. 입암산 일원은 인접한 내장산·백암산과 함께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가을엔 단풍 구경, 겨울은 고즈넉한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다.

 

 

 

남창계곡 전경
남창계곡 몽계폭포

◇ 입암산 남창계곡·산성골 오솔길 트레킹 힐링 코스

입암산성에 오르는 길은 정읍 방면보단 장성 남창리를 통해 오르는 것이 좋다. 정읍시 입암면 하부리 만화저수지 계곡길로 오르는 길도 있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인적이 뜸해 잡초 등 풀숲 등으로 등반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장성군 남창계곡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산성으로 오르는 오솔길도 나름 정돈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나들이 코스로 최적이다.

특히, 입암산 남창계곡과 산성골 오솔길 트레킹은 힐링포인트로 추천할 만 하다. 호국 역사유적지 탐방을 겸한 장소로도 아쉽지 않은 선택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남창계곡 전남대수련원서 산성 남문터, 갓바위까진 완만한 오르막이라 별 무리없이 쉬엄쉬엄 산책하는 기분으로 입암산성에 오를 수 있다”며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호남 평야지대와 입암저수지 풍경이 압권이고, 입암산 정상 뒤로 늘어서 내장산·백암산 등 장엄한 산줄기도 감동이다”고 말했다.
 

 

 

 

 

영천리 방울샘 입구

 

◇ 전남기념물 제186호 지정 ‘영천방울샘’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 1415-3번지는 전남기념물 제186호로 지정된 영천방울샘이 있다. 영천리는 조선시대 장성부 읍동면의 지역으로 방울시암이 있어 영천리라 했다. 지난 1914년 행정구역 통합에 따라 하오리·산직리·청운리·월평리 일부·남삼면 장기리 일부·읍서면 신오리·외기리·월봉리 일부지역을 병합해 영천리로 장성면에 편입됐다.

오동촌마을 어귀에 위치한 영천 방울샘은 둘레 15m·높이 2m·수심 1m 타원형 모습이다. 이샘은 물이 방울 처럼 솟아 오른다 하여 ‘방울샘’ 또는 ‘방울 시암(鈴泉)’이라 칭한다. 지난 2001년 9월 27일 전남도 기념물 제186호로 지정됐다. 방울샘 역사에 대해선 정확히 확인 할 수 없지만 오동촌마을이 400여 년 전에 형성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 그 이전으로 가늠 할 수 있다.

 

 

 

영천리 방울샘

 

◇ 샘을 신성시하는 풍습

방울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865년 고산자 김정호가 기록한 ‘대동지지’다. 이 책은 방울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소개돼 있지 않고 소재지만 기록돼 있다. ‘호남읍지’에 포함된 ‘장성부읍지’에도 비슷한 내용의 영천 방울샘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에서 방울샘은 방울처럼 솟아 오른다는 샘의 현상을 말하면서 영험과 이적이 있고, 기우제를 지낸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따라서, 이곳 마을사람들은 방울샘이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으로 여기고 매년 정월대보름날 당산나무서 당산제와 함께 방울샘제를 지내 샘을 신성시하는 풍습을 이어오고 있다.

풍습은 음력 정월 열나흩날 오전 당산나무와 방울샘 주변에 금줄을 치고 입·출입을 제한한다. 밤 11시께 당산할아버지에게 먼저 제를 올리고 나서 방울샘으로 옮겨 샘제를 지낸다. 마지막으로 당산할머니에게 제를 지내는 것으로 절차를 마무리한다.

◇자연·문화유산이 복합된 자산

방울샘은 지층 구조상 지질 습곡대에 의해 지표 가까이 노출된 지하 대수층 지표에 가장 근접한 지역 위에서 만들어 졌다. 이곳 석회암들은 층리들이 여러 방향의 복잡한 습곡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 가운데 최고의 향사방향에 방울샘이 위치하고 있다. 이런 지형적 위치와 석회암의 화학적 변화가 오늘까지 방울샘을 이뤄 관광객들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사람들에겐 샘을 신성시하는 풍습을 지키게 하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방울샘은 국가 안녕이나 마을 평안 등 여러가지 전설을 전할 정도로 문화적 가치가 있다”며 “지리지나 읍지를 통해서도 기록이 확인돼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복합된 귀중한 지역자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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