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통 돼지·소고기특수부위 전문식당
꼼꼼한 고기 선별…원육 자체 퀄리티 월등
맛깔스런 밑반찬 식객들 입맛 붙잡기 충분
주인장 직접 칼끝 신공 발휘 ‘최적맛’ 두께
■ 광주 동구 산수동 장원식육식당

 

장원회관 외관 모습.

언제부터인가 맛집을 평가하는 기준에 ‘노포’라는 단어가 포함되곤 한다. 오래되고 경험 많은 음식점은 맛집이라는 ‘경험칙’ 때문이다. 이런 명제는 간혹 빗나갈 때도 있지만, 상당수 맞아 떨어진다. 그 만큼 오랜 경륜 속에 묻어 나온 노하우와 매력은 단골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반드시 유명세를 타기 마련이다.

장원회관 매뉴판 모습

 

 

내부모습
쌈채소와 소고기 부채살
삼겹살
구워지고 있는 삼겹살

◇ 오랜 경륜 속에 묻어 나온 노포집

광주 동구 산수동에 위치한 장원회관은 노포 맛집으로 최적화된 곳이다. 식객들에게 상당히 잘 팔리는 인기 맛집으로 통한다. 산수오거리에서 산장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사거리 법원쪽 방향 2층 건물 1층에 위치한 장원회관은 외관에서부터 상당한 내공이 느껴진다. 정육점에 있을 법한 영업용 냉장시설이 눈에 띄고, 식당안에 들어서면 식육점에 쓰이는 전문 발골 도구들이 세팅돼 정육점을 방불케 한다.

주인장께서 정육을 전문으로 다루는 내공이 느껴져 맛집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쌓이는 대목이다. 전문 식육식당가에서 풍기는 육고기 특유의 냄새도 맛집이란 확신을 또 한 차례 들게 한다.

1994년에 시작된 이곳의 역사는 어느 덧 28여년에 이른다. 이미, 동네에선 삼겹살과 소고기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고, 맛집을 찾아 헤매는 식객들과 블러거들 사이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삼겹살 1인분에 5~6천원하던 시절부터 30여년 가까이 주인장의 한결같은 고기 선별과 맛깔스런 밑반찬 등은 식객들의 입맛을 붙잡기 충분하다.
 

소고기 부채살

◇ 한결같은 고기 선별 변하지 않는 맛

식객들 사이에 ‘최애 매뉴’로 통하는 이 집 대표 매뉴는 돼지고기 삼겹살과 소고기 부위 중 부채살이다. 일명 고기 ‘때깔’부터 다르다. 흔히, 전문삼겹살집서 잘 팔리는 얋게 썰린 냉동육이나 생삼겹인 냉장육에 견줄만한 퀄리티가 아니다. 주인장께서 지독히 고집스럽게 내세운 특정개월수의 암돼지 중, 자신만의 노하우를 더해 고르고 고른 삼겹살이 손님상에 최종 오른다. 특히, 장원회관은 수 년째 삼겹살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도매처가 있다. 주인장이 요구한 맞춤형 고기 선별 탓에 도매업자들도 이젠, 알아서 척척 질 좋은 고기를 내어 준다고 한다. 간혹, 주 거래처가 아닌 다른 곳에서 고기를 떼어와 거래처 관계자에게 정육을 비교 하면서 긴장감을 준다는게 주인장 특유의 밀당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인장은 “삼겹살이 삼겹살이지 뭐, 특별한 게 있나 대부분 거기서 거기지....”라고 퉁명하는스럽게 말하는 손님들을 보면 가장 서운하다고 한다. 그 만큼 고기에 대한 철학과 맛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손님을 배려한 장인정신이 긴 세월 꾸준한 맛집으로 사랑받는 비결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 최적의 맛을 내는 고기 두께

장원회관은 육절기를 사용치 않고 주인장이 직접 칼끝 신공을 발휘해 ‘최적의 맛 두께’로 고기를 내어 준다. 1cm 내외 두께에 8~9cm 길이로 잘려 나온 삼겹살 자태를 보면, 신선하다는 느낌이 제대로 시선을 자극한다. 선홍빛에 적당히 섞여있는 지방층의 ‘황금비율’은 굳이 맛을 보지 않아도 그 맛을 가늠케 할 정도. 잘 달궈진 코딩팬 위로 6~7점의 삼겹살을 구워 본다. 도축한지 얼마되지 않아 고소한 냄새와 함께 맑고 투명한 기름이 흘러 나온다. 삼겹살과 함께 적당히 먹기좋게 썰린 버섯과 양파도 한 켠에 기름에 튀기듯 노릇하게 구워진다. 테이블 위엔 이미 소고기를 듬푹 넣어 정성들여 끊인 미역국과 파채·쌈장·묵은김치·알배추·상추·마늘·깻잎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삼겹살 한 쪽 단면이 노릇하게 구워져 뒤집어 본다. “치~이”하는 소리와 함께 군침이 절로 넘어 간다. 한 손엔 이미 쌈채소와 쌈장을 찍은 마늘이 놓여 있다. 곧, 핏물이 사라지고 노릇노릇 먹기 좋게 고기가 구워진다. 매콤한 양념장이 제대로 섞인 파채와 고기 두점, 쌈장 찍은 마늘 등을 살포시 얹어 상추와 깻잎 끝단을 야무지게 제거하고, 입속에 소주와 함께 쌈을 털어 넣어 본다. 예상한 맛이지만, 감사하고 늘 감동하게 만든다. 원육 자체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 실패 할 수 없는 한결 같은 그 맛이다. 이번엔 묵은김치와 함께 맛의 콜라보를 이뤄본다. 고소한 삼겹살 한 점에 시큼하고 감칠맛 제대로 살린 김치를 올려 또 다른 맛의 매력에 빠져본다. 한점 두점 고기가 사라지듯 술병도 한병 두병 쌓여만 간다.

◇ 맛도 맛이지만 푸근한 주인장 매력

고기는 고기고 ‘식사배’는 따로 있다. 삼겹살과 부채살이 떨어 질때 쯤, 먹는 흐름 끊기지 않게 생고기비빔밥과 누룽지 주문 넣어 본다. 5~6분 지났을까(?) 공기밥과 오색 찬란한 생비가 테이블 위에 놓여지고, 현란한 숟가락 신공을 발휘해 금새 비벼 한입 털어 넣어 본다. 흰밥과 생고기에 적당히 스며든 참기름과 고추장·아삭한 오이·콩나물·무채김치 그리고 비빔밥 끝판왕인 김가루까지 더해져 환상의 맛을 또 한번 느끼게 한다.

밑반찬으로 나온 오이김치와 버섯 볶음·시금치·묵은김치 등은 주인장의 요리 내공을 가늠케 한다.

집안에서 흔히 접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집 반찬들이지만, 손님들 다수에게 칭찬 받기란 수월치 않은 대목이다. 쉽게 말해, 상당수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반찬 하나 하나가 입에 착착 붙어, 주인장 요리 솜씨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잘 먹었다. 그리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주인장께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라고 하자, 주인장은 흐뭇한 듯 미소를 짓어 보이고, “항상 고마워 맛있게 먹어줘서”라고 화답한다. 맛도 맛이지만 푸근한 노포만의 매력이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서부취재본부/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
※남도일보는 ‘남도 맛집’ 취재와 관련, 어떤 광고를 요구하거나 받지 않습니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