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생산 중단에 공사장도 ‘멈춤’
금호타이어 원재료 재고 바닥 상태
기아차 공장 출고 신차 ‘로드 탁송’
기름 공급 우려에 시민들 주유 행렬

 

화물연대의 총파업 일주일째인 30일 광주 서구 내방동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제2공장 서문에 임시번호판을 붙인 40여대의 출고 차량들이 로드탁송 방식으로 출하장에 옮겨지고 있다. /박건우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며 광주·전남지역 산업계도 휘청이고 있다. 건설현장부터 물류, 생산라인에 이르기까지 피해가 속출하는 등 산업 전반이 끝 모를 화물연대 파업의 늪에 빠져들었다.

30일 오후 광주 북구 유동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이날 전면 중단된 현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평소 같으면 레미콘 차량과 펌프차 등이 줄지었을 공사장 출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골조 공사를 하던 노동자들도 일손을 놓고 있었다.

또 다른 아파트 건설현장도 레미콘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를 멈춰야 할 실정이다. 지역 레미콘 생산량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8개 업체가 하루 5천㎥를 생산했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생산량이 아예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재료인 시멘트가 공급되고 있지 않아 레미콘 생산이 멈췄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레미콘 수급이 안되니, 공사가 중단되고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다른 공사현장도 이와 마찬가지다. 특히 중소규모의 공사현장은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30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에서 화물연대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석 기자

지역경제 한축을 담당하는 금호타이어와 기아자동차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오전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선 물류차량이 줄어든 게 쉽게 확인됐다. 공장 정문 한 켠에서는 화물연대가 화물차를 대동해 영하의 날씨 속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금호타이어 공장은 타이어 완성품 출하와 원·부재료의 반입이 일주일째 중단됐다. 생산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지만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전에 확보한 원·부재료마저 바닥나면 공장 가동 차질은 불가피하다.

비슷한 시각 서구 광천동 기아 오토랜드(기아차) 광주 2공장 서문. 탁송 출하 전용로에는 임시번호판이 붙은 40여대의 차량들이 줄지어 도로로 빠져나갔다. 기아공장은 화물연대 총파업 이튿날인 지난 25일부터 출고 완성차를 일당제 기사들이 직접 운전해 출하장까지 옮기는 이른바 ‘로드 탁송’ 방식으로 차량을 이송하고 있다. 공장 내에 출하 차량이 가득 찰 경우엔 생산 차질도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로드 탁송’ 방법을 선택했다.

전남지역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도 화물연대의 이송 거부 투쟁에 따라 사실상 물류 이송이 중단된 상태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주유소로 유류 품절을 우려한 시민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박정석 기자

이같은 화물연대 파업 영향에 지역민들의 걱정도 늘어가고 있다. 서구 치평동의 한 주유소는 유류 품절에 대비해 차량에 미리 기름을 넣어두려는 차량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며칠 전에는 유류 공급 차량 한 대가 들어오지 못해 경유 품절이 일어났다.

주유소 업주 김모씨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본사에서 유류 공급이 끊기면서 개인 소유 차량으로 타 지역에서 기름을 공수해오고 있다”며 “오늘은 넘겼지만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지다 보니 언제 공급이 끊길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정부와 화물연대의 2차 교섭이 양측 모두 기존 입장만 되풀이 하면서 시작 40분 만에 결렬됐다.
/박건우·박정석 기자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