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 갑작스런 해고 통보는 부당”
퇴직위로금 36개월·정년 연장 등 요구

 

고려시멘트 노동조합이 지난 22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고용노동청 앞에서 ‘집단 정리해고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고려시멘트가 전남 영암으로 공장 이전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고려시멘트는 경영난을 이유로 장성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으며,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 공장 신축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간 단체교섭 관련 노동쟁의가 발생해 지난 13일 오전부터 장성공장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사측은 지난해 11월께 경영난과 정부 환경규제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2023년 7월에 장성 공장 가동을 중단할 뜻을 노조에 공지했다. 이후 지난 3월 15일부터 10여차례 노사간 단체교섭 관련 협의를 진행했지만 고용승계 등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2일 사측은 장성공장 정규직 77명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했다. 이에 노조측은 다음날인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고려시멘트 노조는 사측의 갑작스런 해고 통보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사간 단체교섭 관련 협의가 진행중에 있었음에도 직원들에 해고통보를 하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전남 영암에 완공된 공장은 아직 KS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가동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사측이 주장하는 경영난으로 인한 갑작스런 폐쇄는 이전 이유를 만들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부터 고려시멘트의 연도별 경영상황을 살펴보면 매년 1/4분기 손익현황은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 적자였다. 또 지난 사측이 결정적으로 폐쇄 이유를 들었던 2022년엔 126억원의 적자를 냈다. 노조는 전국에 있는 모든 시멘트 업계가 1/4분기는 비수기 이기에 적자가 당연하고 지금까지의 단기 손익을 살펴보면 2022년 단 한 해만 적자가 났다는 입장이다. 2022년을 제외하면 수년동안 수백억에 달하는 누적 이익을 많이 봤다고 이야기했다.

노조측은 3가지 조건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먼저 현재 6개월 이상으로 명시돼 있는 퇴직 위로금을 36개월로 개정해 달라는 것이다. 또 정년연장+임금 피크제를 폐지하고, 현재 2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직원의 종합 건강검진을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 등이다.

노조측이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퇴직 위로금 36개월은 지난 2021년 사측과 임금 협약 당시 내년 임금을 3.5% 인상하기로 체결했다. 하지만 2021년 말부터 회사 경영난이 이어지자 사측에게 3.5% 인상부분에 대해 회사가 안정될 때부터 임금 인상해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장성군 역시 사측을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1월 9일 김한종 장성군수가 군민과의 대화에서 “고려시멘트가 오는 5월에 장성공장 가동 연장을 신청하게 될 텐데 장성군이 이를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박선일 고려시멘트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주는 2012년 공장 인수 후 지금까지 엄청난 사익을 챙겼지만 노동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장 부지개발 통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지역에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세수 등 지속적으로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 이것을 무시하고는 일방적인 행위는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현행 기자 lh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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