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란(남도일보 정치부 기자)

 

김다란 남도일보 정치부 기자

쓰레기 소각시설은 대표적인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시설이다. 쓰레기 소각시설이 집값 하락이나 악취,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각시설은 1999년 상무 쓰레기 소각장 사태와 2000년 양과동 쓰레기 매립장, 2021년 나주 SRF 시설에서 보듯 이른바 ‘더럽고 냄새나는 시설’이란 이유로 치부됐다. 최근에도 서울 마포구를 비롯해 쓰레기 처리 시설을 놓고 전국적으로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광주시가 주민친화 랜드마크형 소각장 건립계획을 밝히면서 어느 정도 여론환기에 성공한 모습이지만, 최종 부지 공개 시 인근 주민들의 민원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는 현재까지도 광주시가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마을에 대해 철저히 비공개로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황은 전남도 마찬가지다. 순천시도 우여곡절 끝에 차세대 공공 자원화시설(자원 순환시설) 최적 후보지로 ‘연향들(하단부)’ 일원을 선정했지만, 주민들과 시민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역의 쓰레기 처리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남구 양과동 매립장 2-2공구와 나주SRF의 사용 연한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로 인해 사실상 7년 후엔 매립장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대안으로 생각하던 나주SRF 역시 2030년 계약이 만료된다.

여수시 역시 올해 기준 총 쓰레기 매립 용량 3 87만 톤 중 사용 가능 용량은 82만 9천 톤으로 25%에 불과해 6년 뒤인 2029년 8월에는 매립장이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는 타 시·도와 해외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경기 하남시·평택시, 덴마크에서는 쓰레기가 더 이상 혐오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하남시 쓰레기 소각장인 ‘유니온 파크’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을 물놀이 시설과 테니스장, 공원, 공연장 등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조성해 인근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열병합 발전소인 ‘아마게르 바케’와 ‘로스킬레 소각장’은 대표적인 랜드마크 시설이다.

쓰레기 처리 문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쓰레기 소각시설을 더 이상 ‘님비 시설’로 치부해선 안 된다. 국내외 모범사례를 통해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소각장을 잘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