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공모 조건 지양…사업 완성 할 현실적 기준 필요
‘나주역 일대 투자선도지구 사업’ 3자 공모 방식 추진 예정
기존 사업자 그간 지출된 비용 등 증빙 서류 이번 주 제출
공모 통해 새사업자 비용 전가 등 사업승계 구체적 밑그림
금융부담 줄여주거나 다른방안 모색해 사업추진 동력 절실
고금리 금융시장 분위기·낮은 수익률 사업자 있을지는 의문
사업자 없을 경우 ‘투자 선도지구 사업 백지화 가능성 높아’

 

나주역 일대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 사업부지 전경./남도일보자료사진
나주역 일대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 사업부지 전경./남도일보자료사진

전남 나주시가 나주역 일대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 공동사업자’ 선정을 제 3자공모 방식으로 재추진 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사업 완성을 위해선 사업에 참여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 조성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사업 승계 방식 밑그림

4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는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사업’ 관련해 3자공모 방식의 새로운 사업자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나주시는 업체 선정을 위한 구체적 공모안을 구상중이며 공동사업시행자 지위로 사업을 추진한 A산업개발에게, 각종 용역·운영·인건비 등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받아 법적 검토 후 3자공모 방식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나주시는 A산업개발이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 사업추진을 위한 기본적 요건인 ‘자기자본비율 10%’를 갖추지 못하면서 3자 공모 절차를 통해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그 첫번째 절차로 A산업개발이 사업 추진을 위해 그간 들어간 제반 비용 등을 확인 후, 3자 공모를 통해 새로운 사업자에게 비용 등을 전가하고, 사업을 승계하는 방식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주시와 공동사업자 지위에서 이젠 3자공모 방식 참여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진 A산업개발은, 지난달 초 시관계자와 면담 후 사업 추진 과정서 소요된 비용 증빙서류를 만들어 이번주까지 제출할 계획이다.

증빙서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출한 법인 운영 경비나 각종 영향평가에 소용된 비용, 국토교통부 심의에 들어가는 비용 등으로 전해지고 있다. A산업개발은 여러 제반 비용 등에 대해 서류 취합을 완료했으며 회계사를 통해 정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출된 비용은 30억원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다.

A산업개발 관계자는 “나주역 일대가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로 지정 받는 과정만 해도 복잡한 여러 단계를 거쳐 진행됐고, 이에 소요되는 각종 경비 등이 많기 때문에 꼼꼼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나주시와 전남도 그리고 정부 관련 부처의 협의 단계까지 영역들이 광범위해 설계와 용역비 등 비용 처리된 부문이 많다”고 설명했다.

◇ 3자 공모 내용 따라 참여 여부 결정

A산업개발은 나주시 3자 공모방식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주시에서 요구한 자기자본금 비율 10%를 맞춰, 한 두 달 사이에 다시 사업을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모 참여를 염두한 다른 업체들 역시, 현 고금리 금융시장 조건에선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게 A산업개발측 주장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나주시의 3자 공모방식으로 새로운 금융투자 및 건설관련 사업체를 찾기란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나주시는 불안정한 고금리 금융시장 분위기에 개의치 않고, A산업개발이 앞으로 제출할 서류 등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인정될 범위를 확정하고, 관련 내용을 3자 공고문으로 태워 새로운 사업자가 수용할 지 여부를 확인 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3자 공모방식으로 사업자를 모색하겠다는 나주시의 방침은 우려스런 상황이다. 나주시는 금융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인 수년전에도 다각도로 투자선도지구 사업자를 찾았지만, 나서겠다는 업체가 없어 1년 가까이 시간을 낭비했다. 당시, 나주시는 투자선도지구 사업 관련해 이미 국비를 받아 사업을 진척시켜야 하는데 적당한 사업자가 없어 백지화 될 위기에 처해 결국, A산업개발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빛가람공동혁신도시도 대형상가나 건물들이 텅텅비어 있는 상황에, 인근지역인 나주역 일대 투자개발에 어느 사업자가 적극 나서 수천억원을 태워 사업을 구상하고, 진행 하겠냐”며 “애초 수월치 않는 사업구상이고, A산업개발이 당시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이미 엎어질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 투자선도지구 사업 의지 없나(?)

투자선도지구 사업에 참여할 마땅한 업체가 없는 상황에 나주시가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조건 등을 내걸며 3자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찾는 것은, 투자선도지구 사업 의지가 없다는 해석까지 흘러 나온다.

실제, 3자공모 입소문이 터져 나오면서 A산업개발과 3자간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했던 플랜트 종합엔지니어링 회사인 시공사 B건설업체와 금융사 C신탁 등은 지난 4월 투자선도사업에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A산업개발 관계자는 “나주시가 시장이 바뀐 뒤 갑작스럽게 3자 공모 방식 카드를 꺼내들면서 기존 컨쇼시엄을 구성했던 업체들이 사업 추진에 위기감을 느껴 발을 빼는 분위기로 돌아섰다”며 “사업은 추진 할 수록 희망이 보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온통 부정적인 여건에 사정은 오히려 악화돼 관계사들이 한발짝 물러서 현재는 보류까지 이어진 상황이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국비 100억원·시비 54억원·민자 1천984억원 등 총사업비 2천138억원 가운데 자기자본비율 10% 충족과 9% 마진을 보는 사업에 쉽게 뛰어들 지역업체가 있을지 의문을 표한다. 적은 마진도 문제지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현 금융시장에 자짓 사업에 잘못 엮일 경우, 오히려 금융사만 배를 불리고 사업자는 큰 손해를 입는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전언이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향후 공모철자 내용에 사업모델을 완성시킬 수 있는 현실적 기준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3자 공모참여 방식에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는 조건이나, 다른 방안을 모색해 새로운 사업 추진 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렵게 획득한 정부 공모사업이 지자체의 정치적 논리로 엎어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전임 시장시절엔 문제될 소지가 없던 사안들이 하나 둘 불거지면서 엄격한 잣대를 다시 들이대 (나주시가)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며 “정작 사업을 안정적으로 완성하고 이끌려면 현실적 기준과 부합하고,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일갈했다.

/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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