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전국혁신도시노동조합협의회 고문)

 

장재영 전국혁신도시노동조합협의회 고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개회식이 지난 23일 개최됐다. 이번 개회식에서 항저우는 첨단 디지털 기술에 대회의 명운을 건 느낌이다. 성화는 인간과 디지털로 구현한 가상 주자가 함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성화 봉송에는 1억 명 이상의 사람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불꽃놀이도 이색적이었다. 중국은 불꽃놀이에 진심인 나라다. 그런 불꽃놀이에 항저우는 화약 냄새를 버렸다. 대신 증강 현실과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불꽃놀이의 화려함을 재창조했다. 항저우는 개막식에서 친환경 디지털, 스마트라는 대회 모토와 도시의 정체성을 잘 살린 느낌이다.

현재 광주도 대구와 함께 2038년 아시안게임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두 도시가 달빛동맹의 힘으로 대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아마도 인공지능 개막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 88올림픽에서 선 보였던 굴렁쇠에 부채춤, 그리고 태권도 시범을 모두 지능형 로봇들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2038년 형 ‘로보트 태권V’가 경기장 중앙선 지하의 격납고 문을 열고 힘차게 날아올라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광주를 인공지능과 결부시키는 것은 광주가 인공지능 선도도시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시절인 2018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신청 당시 다른 광역자치단체는 사회간접자본을 신청했다. 그런데 광주만큼은 R&D 사업인 ‘AI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선택했다. 혜안이었다.

최근에는 모든 것이 인공지능으로 통한다. ‘ChatGPT’의 성공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졌다. 국내외 IT 공룡들은 모두 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앞 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을 다양한 분야에 도입하고 있다. 현재 사회는 병도 인공지능이 진단하고 처방도 인공지능이 한다. 볼거리와 살거리도 인공지능이 추천하고 운전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한다. 반려동물도 인공지능 로봇이 대신하는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1956년에 이미 인공지능이란 용어가 나왔고 1950년대 후반과 1980년대 두 번에 걸쳐 인공지능 붐이 불었지만 인공지능은 가야할 길이 아직 먼 분야라는 점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선각자였던 로젠블랫이나 민스키 교수가 제시했던 1970년대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기술 수준에 인류는 2020년대인 지금에서야 겨우 도달한 정도다. 인간 수준에 해당하는 강인공 지능(Strong Artificial Intelligence)까지는 아직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인공지능 시장은 분명 매력이 있다. 진입하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규모 언어 모델 분야는 구글의 BERT가 아닌 OpenAI의 ‘ChatGPT’가 선점했다. 인공지능 기술 혁신에 가장 커다란 기여를 한 구글을 누른 것은 과감한 베팅을 통해 시장에 먼저 과감히 진입했기 때문이다. 선점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도 시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전략이다. 광주와 같은 지자체에 적합한 방식이다. 승자 독식(Winer Take All)도 가능하다. 적어도 국내에서 광주라는 도시가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 분야에 가장 앞서서 많은 배팅을 했다. 인공지능 선도도시, 뚝심을 가지고 밀어 붙일 필요가 있는 이유다.

현재 광주는 전기 자동차 산업과 헬스케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기차의 생명 중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인공지능 분야다. 헬스케어도 인공지능이 필수적이다. 빛가람 혁신도시도 Smart Grid를 구현해야 하고 Security Park도 조성해야 한다. 모두 인공지능을 필요로 한다. 전남도 스마트 영농을 추구하고 있다. 지역에 특화된 인공지능 수요가 매우 많다. 투자 여력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광주는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현재의 정치적 환경도 좋지 않지만 농부가 날씨만 탓할 수 있겠는가. 광주의 인공지능 역량이 전남과 혁신도시까지 확산된다면 충분히 새로운 기회를 통해 지역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자 미래로, 광주와 인공지능, 함께 만들 새로운 지역 성장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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