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남도일보 경제부 기자)

 

이서영 남도일보 경제부 기자

은행권이 또다시 역대급 실적을 갱신했다. 올해 국내 18개 시중 은행들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고금리가 본격 시작된 2021년 이후 꾸준한 성적표다.

그러나 이면으로는 이자이익에 의지하는 은행권 특성상 국민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대출 금리는 높이고, 예금 이자는 낮추는 방식을 통해 ‘손 안대고 코푸는 격’으로 주머니를 불린다는 것.

이러한 배경에는 은행권의 과점 폐해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지만 그들만의 공고한 과점체제 덕분에 IT업계 같은 특출난 혁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살을 깎는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가 낮을 때에도, 높을 때에도 아주 쉬운 방법으로 사상 최대 이익 갱신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이러한 업계는 ‘유일무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은행권은 허가된 범위에서 이익을 낸 것 뿐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의 높은 이익의 바탕에는 경기불황 속 소비자의 막대한 희생이 있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권의 ‘메기’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새로운 플레이어를 도입해 은행 산업 경쟁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인데,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이 이 같은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경쟁사들이 대량 진입을 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 또한 넓어지게 된다. 예대금리차를 통한 막대한 이자수익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소비자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지 않을까.

금융권 과점해소는 ‘현재 진행형’이다.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확대·개편과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등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민들이 느낄만큼의 유의미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뛰어들었지만 불법계좌개설 적발로 금감원 검사를 받으면서 다시 제자리 걸음이다. 그 가운데 소비자들만 ‘돈놀이’ 속 희생양이 되고 있다. 공고한 독점체제가 낳은 이 같은 결과가 하루빨리 해소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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