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호(목포과학대학교 겸임교수)

 

전동호 목포과학대학교 겸임교수
전동호 목포과학대학교 겸임교수

광주~목포 호남고속철도가 2025년이면 완공된다.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한다. 1914년 호남선 개통, 2004년 복선 전철에 버금가는 교통혁명이다. 나주에서 목포로 바로가지 않고 고막원에서 44㎞ 신선이 깔린다. 1조 원이 넘는 사업비도 추가된다. 스무 해 전에 멀리 보고 크게 그렸던 생각이다. 큰 축하와 잔치를 계획할만하다.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국제공항역이 들어선다. 인천 다음이지만 고속열차가 더는 다니지 않으므로, 이젠 무안이 유일하다. 대량 신속가능한 철도망이 덜 복잡하고 더 편리한 공항 이용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다. 서울~무안공항역을 최고시속 300㎞이상으로 달리며 수도권에서 2시간대, 충청권에서 1시간대면 닿게 한다.

무안국제공항은 1986년 호남권신공항으로 출발했다. 활주로는 그때부터 1본이었다. 경제성 때문이었겠지만, 군공항 동시 이전을 계획했다면 2본 이상이 되어야 했다. 기회는 또 있었다. 1999년 착공부터 장래 확장을 위한 부지라도 매입했어야 됐다. 하지만 단선 그대로 3,056억 원을 투입, 2007년 11월 8일 개항한다. 당시 건설교통부 발표문은 오늘날 논란의 단초가 됐다. ‘인천이 국가비전이라면 무안은 광주。전남의 미래, 광주시가 국제적으로 살기 좋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안을 거점공항으로 육성해야’한다면서도 ‘광주 국제선은 광주~무안 고속도로 개통까지, 국내선은 향후 이용수요 감안’등 정치논리를 개입시킨 것이다.

개항이후 광주 국내선 무안 이전은 계속 연기됐다. 줄곧 광주의 이유와 변명이 있었다. 2014년 호남고속전철 개통이후 검토, 2021년 예정, 그리고 2025년 호남선 KTX 2단계 개통후가 되었다. 2023년 12월 17일 공항문제 5개항 광주·전남 발표문에는 ‘군 공항 이전문제에 의미 있는 진진이 이뤄지면’이라는 단서를 또 달았다.

광주공항 무안 통합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당초 국가계획은 무안 개항과 함께였다. 그렇지만 점차 바뀌며 군공항 동시 이전을 광주·전남의 합의조건으로 해버린 것이다. 이를 주도하고 이용한 선출직과 임명직들이 있었다. 그리고 다들 떠났다. 그렇게 잠시 차지한 자리란 걸 알았으면서도, 또 반복되고 있다.

우리끼리 다투는 동안에 영남권은 큰 변화가 있었다. 울릉공항 착공, 가덕도신공항 예비타당성 면제와 특별법 제정,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확정을 이루었다. 2024년 정부예산에 사업비 또한 빠짐없이 반영됐다. 그런데도 2016년에 사업자를 선정한 흑산공항은 아직도 환경영향평가 중이고, 무안은 10년 넘게 380m 확장 중이다.

특히 2029년 개항예정인 가덕도신공항을 눈여겨보자. 2006년 동남권, 김해신공항으로 출발했다. 국제선 활주로 3,500m 1본부터 국내선 포함 2본, 그리고 군 시설까지, 3개 대안을 검토 중이다. 12~28조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김해국제공항은 타 용도가 된다는 뜻이다. 정말 여야가 따로 없는 부산·경남의 힘을 느끼게 한다.

무안국제공항은 24시간 개방되는 민간공항이다. 인천과 단 둘뿐이다. 김포와 제주 또한 가능하지만 23~06시까지 커퓨타임(야간통행금지)이 존재하고, 나머지 국제공항은 공군의 통제를 우선 받아야 한다. 이렇게 무안은 대한민국 서남권 중심공항임에도 고추 말리는 공항, 국제선 없는 국제공항이란 오명 또한 안고 있다.

무슨 결단이 나와야 한다.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국가차원의 정기편을 끌어내고 활주로 복선 추가까지 요청해야 한다. 1억 5천 중국여행객을 매년 500만 유치하는 등의 필요성을 발굴하면 된다. 결코 생뚱맞은 소리가 아니다. 가덕도신공항처럼 하면 된다. 꽉 막힌 광주 군 공항 이전 대안과 명분을 찾는 길이기도 하다.

호남고속철도와 무안국제공항 연결은 분명 도약의 기회다. 지금부터 여객조업과 운행정비 가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당장 광주 국내선이 오면 좋겠지만, 다른 분란은 안 된다. 불과 47㎞ 거리다. 굼벵이처럼 기어도 얼마 아니라는 뜻이다. 현실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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