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잡음과 함께 일당 독식이 만든 폐해 지적
광역의원 순천 5명, 여수 4명, 광양 ·고흥· 보성 각 1명
“유권자가 뽑는 게 아니라 공산당처럼 민주당 임명직”
6·1 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과 동시에 당선이 확정된 전남 동부권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자’는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무투표 선거구’로 분류돼 당선이 확정된 후보자는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 고흥군, 보성군 선거구에서 모두 12명이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후보는 ▲순천 2선거구 한춘옥 ▲순천 4선거구 서동욱 ▲순천 5선거구 김진남 ▲순천 6선거구 신민호 ▲순천 8선거구 김정이 후보 등 순천에서 무려 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여수가 4명으로 ▲여수 1선거구 이광일 ▲여수 3선거구 강문성 ▲여수 5선거구 최병용 ▲여수 6선거구 주종섭 후보가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광양과 고흥, 보성은 각 1명씩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광양 3선거구 김태균 ▲고흥 1선거구 송형곤 ▲보성 2선거구 이동현 후보다.
주목할 부분은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후보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다.
특히 공천 잡음이 심했던 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자 배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에서는 광역의원 선거구 총 8곳 중 5곳에서 민주당 후보 1명씩만 등록을 마쳐 당선이 확정됐다. 여수에서도 도의원 6곳 선거구 가운데 4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무투표 확정됐다.
지역에서는 무투표 당선이라는 결과가 이렇게 많은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지적이다.
이들 선거구에서는 투표와 상관없이 공천만으로 당선이 확정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 공약 등을 살펴보고 선택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고착화되면서 후보 자질이 부족해도 지역위원장 눈에만 들면 공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줄서기가 심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독식이 참정권과 선거 열기를 떨어뜨리고 지방자치의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는 셈이다.
의회 내부에서도 특정 정당 독점 구도로 견제 세력이 아예 형성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수기로 전락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일당 독점 구조로 인해 소수 정당은 갈수록 후보 기근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 되면서 뛰어난 능력과 좋은 공약의 정치 신인이 진입할 기회를 아예 막아버린다는 폐해도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호남에서 국민의 힘과 다를 바 없는 민주당을 굳이 지지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유력인사는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의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자가 무려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보들을 국민이 뽑는 게 아니라 공산당처럼 민주당, 국민의 힘 임명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광역의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초의원, 기초단체장까지 굳이 민주당을 찍어야 하냐”며 “현 구조에서는 지방자치가 그냥 ‘빛 좋은 개살구’에 지역에 봉사하고자 하는 역량 있는 인물이 아니라 윗선에 줄 잘 대는 정치꾼들만 득세하는 세상이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도 시스템 공천, 혁신공천을 표방한 민주당의 이번 공천 결과를 비판했다.
김태성 여수시민협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현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당론으로 다당제 실현의 기본인 기초의원 중선거구 유지 등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며 “전남도당의 공천관리 능력,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심사, 국회의원의 공천개입 문제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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