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 피해 주남마을 초등생들 ‘애국가’
“인자 울지 마시오” 5·18 헌정곡 ‘엄니’
고립된 광주 의미 ‘바위섬’ 영호남 대합창
윤 대통령 ‘님을 위한 행진곡’ 끝까지 제창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다양한 사연의 노래가 민주 묘지에 울려퍼지면서 오월의 역사와 한(恨)을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애국가, 헌정곡, 합창곡, 기념식 상징곡 등이 모두 아픈 사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기념식에선 주남마을 소재 지한초등학교 학생들이 애국가를 불렀다.

주남마을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버스를 향한 계엄군의 발포로 주민 집단 학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민간인 학살로 드러난 부당한 국가 폭력을 기억하고 트라우마를 승화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주남마을 공동체 등은 2014년부터 10년째 주민 학살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를 열고 있다.

헌정공연에선 소리꾼 이봉근씨가 나훈아씨의 ‘엄니’를 헌정곡으로 불러 5·18 피해자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졌다.

“엄니, 무등산 꽃 피거든 한 아름 망월동에 심어주소. 인자 울지 마시오”란 가사는 소복 입은 유족 어머니들이 간직한 회한의 세월을 달랬다.

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5·18로 희생된 젊은이들을 안타까워하며 1987년 망자의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노래 ‘엄니’를 만들었다.

카세트테이프 2천개를 제작해 광주에 보냈으나 전달되지 못하고 잠들어 있다가 2020년에야 발표할 수 있었다.

광주·서울·부산·대구 지역 청소년 및 청장년층 3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은 대합창곡 ‘바위섬’을 노래했다. ‘바위섬’은 1980년 5월 고립된 광주를 의미하고 있다

이날 행사의 모든 참석자는 기념식 상징곡인‘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오른손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끝까지 불렀다.

노래는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를 소설가 황석영이 개작하고 작곡가 김종률이 곡을 붙였다.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당한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사용됐다. 5·18이 1997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2008년까지 제창(참석자 전원이 함께 부르는)됐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인 2009∼2016년 공연단의 합창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5·18 단체 등 지역에서 큰 반발을 샀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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