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그림 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그림 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예! 어머니! 잘 알겠습니다. 소자, 이 길로 돌아가 열심히 글공부에 전념(專念)하겠습니다!"

맹자는 고개를 깊이 수그리고 절을 하고는 곧장 글공부하던 서당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 맹자에게 짜고 있던 베를 과감하게 잘라 보이면서까지 교육을 하였건만 조대감 자신은 지금 믿고 맡긴 자식의 교육에 대하여 그 교육방법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가 자식더러 그만두고 돌아가자고 하지를 않았는가? 더더욱 학문으로나 인품으로나 전혀 결격사항(缺格事項)이 없는 절친을 스승 삼아주며 그 교육방법에 대하여서는 절대함구(絶對함구) 하기로 약조를 하지 않았던가!

"아! 아이구! 이이!……철딱서니없이! 이 아비 된 모양새가 이 무슨 꼴인가? 옥동이 어찌 이 아비를 생각하랴! 아 아이구!……"

조대감은 스스로 깊이 책망(責望)하며 사랑방을 나왔다. 이미 옥동은 허겁지겁 조반(朝飯)을 먹고 죽은 소년을 장사하러 급히 길을 떠나고 없었다.

조대감은 윤처사와 사랑방에서 말없이 아침을 먹고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길을 가는 말 등 위에서 조대감은 이 산 저 산에 작은 능선 양지 녘에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는 눈에 보이는 묘지(墓地)들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모두 다 사연 많은 한 인생을 살다간 사람들이 죽어 묻혀있는 것이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살다가 죽는 것!’ 도대체 사람이란 무엇인가? 문득 조대감은 인간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이 땅에 태어난 이상, 생노병사(生老病死)를 거칠 수밖에 없는 유한(有限)한 존재(存在) 인간(人間)! 그 이치(理致)를 윤처사는 아들 옥동에게 스스로 직접 깨달아 알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하여 옥동 더러 대도(大道)를 깨달아 진인(眞人)의 삶을 살아가도록 유도(誘導)하고 있는 것일까?

맹자에 이르기를 ‘천하의 가장 넓은 자리에 머무르고, 천하의 가장 바른 자리에 서서, 천하의 가장 위대한 도를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뜻을 얻으면 사람들과 함께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혼자서라도 그 도를 행한다. 그러므로 부귀도 그를 타락시킬 수 없고, 빈천도 그를 비굴하게 할 수 없으며, 어떤 폭력도 그를 굴복시킬 수 없다. 이것을 일컬어 대장부라 한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志 與民由之 不得志 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부귀도 빈천도 폭력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이 곧 대장부(大丈夫)라!

또 장자에 이르기를 ‘하늘이 하는 바를 아는 사람은, 사물이 하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知天之所爲者 天而生也)’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기에 하늘이 곧 인간이요, 인간이 곧 하늘 아니겠는가(天卽人, 人卽天)! 하늘의 명(命)을 아는 것! 천명(天命)! 역경(易經)에 이르기를, ‘위로는 천문에 통달하고(上通天文), 아래로는 지리에 달통하고(下達地理), 사람의 일을 살핀다(中察人事)’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게 바로 천지인(天地人) 아닌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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