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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요우커:遊客)들을 겨냥한 광주·전남지역의 관광기반 확충이 시급하다. 최근 들어 서울과 제주 등지에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나 광주·전남지역에는 극히 소수의 관광객들만 찾아오고 있다. 올 들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은 144만여 명에 달하나 이 지역을 찾은 이들은 4만여 명에 불과하다. 이는 광주·전남지역에 중국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관광마케팅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관광업체들 역시 중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유치할 시스템과 인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중국관광객들을 유치하더라도 이들이 묵을 수 있는 호텔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지난 5일 전라선 철도 복선공사 준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지난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때의 에피소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2010년 상하이(上海)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 때 관광객들을 많이 보내기로 합의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그 때 우리가 많이 갈 텐데, 한국 가면 잘 데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든 재워드릴 테니 걱정 말고 보내십시오”라고 말했다며 숙박시설 확충을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지역의 대학기숙사와 템플스테이, 교회시설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보고했다. 실로 막막한 대답이다. 대학 기숙사 등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재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중국 관광객들의 불만과 불평, 전남관광에 대한 혹평이 쏟아질 것이다. 올 연말까지 전남지역에는 6만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2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여수엑스포에는 중국인 관광객 수십만 명이 방문할 전망이다. 그러나 준비가 돼 있질 않다. 의사소통이 안 되고 잠자리와 즐길 곳이 불편한 곳에서 고개를 저을 중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20년에 중국인 해외 관광객 1억명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한다. 광주·전남지역은 이들을 지역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전남도는 요우커에 대비한 관광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한다. 다른 지역에 중국 관광객들을 모두 빼앗기는 우를 저질러서는 곤란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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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모두 나온 것 같다.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온갖 험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30여 일 동안 벌어진 이전투구에는 정치권의 거의 모든 인사들이 끼어들었다. 보수 진영에서도 진보진영에서도, 알만 한 사람들이라면 모두 양팔을 걷어 부치고 싸움판에 나왔다. 이쯤 되면 선거가 아니라 사활을 건 ‘전쟁’ 수준이다. ‘전쟁의 결과’는 오늘 밤이면 나온다. 그러나 누가 이기든 상처가 너무 깊다. 겸허한 승리와 아름다운 패배는 기대하기가 힘들다. 승리한 쪽은 환호하겠지만 패배한 쪽은 분함으로 가슴이 찢겨질 것이다. 그만큼 갈등의 골도 깊어질 터이다. 서울시장선거를 통해 표출된 우리 사회의 분열과 반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누가 승자가 되던 우리 정치의 후진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진정한 승리자가 없다. 온갖 폭로와 비방, 그리고 의혹제기가 난무했던 언어폭력의 선거였기 때문이다. 보수 세력은 진보의 도덕성을 난도질하는데 여념이 없었고, 시민단체와 야당이 뭉친 대항세력은 그에 못지않게 험악한 모습을 보였다. 우연찮게도 선거가 치러지는 오늘, 10월 26일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궁정동 안가에서 시해된 날이다.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은 민주화의 여정이 시작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오늘의 서울시장 선거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국민통합을 후퇴시킨 오욕의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책선거나 인물선거라 할 수 없다. 패거리 싸움에 불과했다. 부동산 투기, 병역특혜의혹, 대기업 협찬과정의 도덕성, 자녀의 법대 전과(轉科)를 둘러싸고 막말이 난무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도 상스런 말들이 춤을 췄다. 이런 판국이니 어찌 청소년들에게 악플을 달지 말라는 충고를 할 수 있을까? 올바른 선거문화는 출마자들의 자제와 지지 세력의 건전성, 그리고 언론의 공정성에 의해 만들어진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이들 세 요소는 모두 낙제점이었다. 출마자들은 최소한의 상식도 지키지 않았고 지지 세력들도 이성을 잃었다. 언론 또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원색적인 비난과 왜곡을 일삼았다. 이번 선거가 추한 선거가 되고 만 원인 중의 하나는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인 보도 때문이다. 후보들의 막말을 경쟁적으로 그대로 옮겨 실을 뿐 걸러 내지를 못했다. 신문사나 방송사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의 칼럼이나 논평을 앞에 내세워 지지하는 후보들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 교양을 가장한 언어의 폭력 맨 앞에 언론이 있었다. 언론들의 이런 줄서기와 힘 보태기는 내년까지 계속될 듯싶다. 서울시장 선거보다 더 판이 큰 대통령 선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나경원 대 안철수·박원순’ 구도로 짜여 버린 이번 선거는 종국에는 박근혜 대 안철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바뀌는 것은 나경원 후보가 지면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는 것이고 박원순 후보가 지면 범야권의 대통합에 심각한 균열이 온다는 정도일 뿐이다. 무너지는 대세론과 바람을 막아주기 위해 대선 때는 또 어느 정도의 흑색선전과 이미지 조작이 벌어질 지, 우려가 크다. 웩더독(Wag the Dog)은 더스틴 호프만과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했던 정치영화이다. ‘Wag the Dog’은 개꼬리가 개 몸통을 흔든다는 말로 본말이 전도된 상황을 의미한다. 정치세력에 의해서 조작된 사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사실인 것처럼 전파돼 결국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그렸다. 서울시장 선거가 복지논쟁에서 촉발됐고 그 배경에는 인권의 중요함이 내재돼 있지만 이를 기억하는 국민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모두들 숲은 보지 않은 채 나무 밑둥만 바라보고 있다. 그 동안 우리사회가 홍역을 앓았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에서 국민들이 인신공격과 이미지 조작이라는 ‘개꼬리’에 놀아날 공산이 크다.
칼럼
최혁
201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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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일부 대형마트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와 시설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장애인 주차장에 일반 차량들이 마구잡이로 차를 세워두고 있어도 이를 관리하지 않고 있어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장애인 전용주차장에 일반인들이 차를 세워두는 일이 많은데도 이에 대한 단속이나 마트 측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나 마트 측은 단속·관리요원이 부족해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이다. 물론 장애인전용 주차 면에 차를 주차시키는 얌체 시민들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최근 들어 관공서나 백화점, 대형마트와 같은 건물에 장애인들을 배려한 시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늬만 장애인 시설인 경우가 많다.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라고 표시는 해놓았지만 실제로는 일반인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백화점은 나은 편이나 대형마켓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각종 시설과 조치들이 너무도 후진적이다. 장애인들은 대형마트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진땀을 흘려야 한다. 출입문의 턱은 지나치게 높고 휠체어를 타고 매장을 돌아다니는데도 불편이 크다. 진열대 사이의 폭은 너무나 좁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물건 역시 높은데 진열돼 있어 혼자서 쇼핑을 하기가 불가능하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텃밭, 영암마트 같은 광주·전남지역의 대형마트에 휠체어나 전동카트가 배치돼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들을 돌봐줄 지원인력이 배치된 곳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계산대에서 물건 값을 치르고 물건을 차에 싣는 것도 고역이다. 직원들이 도움을 주고는 있으나 사람들이 많을 경우에는 소홀히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적 ·신체적 약자에 대한 보살핌은 정부나 기업에 있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절대적 필수과제요 상생을 위한 선결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장애인들을 보살피는데 무심하고 일반인들도 이기심 때문에 장애인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마트 측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일반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도 요청되고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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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철 지난 9월 2일부터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 라는 주제로 열린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10월 23일 폐막식과 함께 52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4개국에서 133명의 작가, 73개의 기업이 참가해 주제·유명·무명·커뮤니티·광주폴리·비엔날레시티 등 여섯 개의 대주제로 전시되었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세계적인 작가 승효상 총감독과 아이웨이웨이 공동감독의 예술적 감각으로 디자인의 개념정리 및 확장에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프랑스의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자 및 후보자 중 세계 미술 무대에서 활동하는 영향력 있는 젊은 작가 16인도 포함되어 있다. 전시는 이들 개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모노그래픽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의 작품은 21세기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인 영상, 설치, 조각, 사진, 판화 등 다양한 뉴 미디어적 형식을 갖추고 있어 포스트 모던의 다양성을 읽을 수 있었다. 올해 디자인비엔날레에서 또 하나의 특징으로 프랑스 현대미술 국제화 추진회(Adiaf)다. 1994년도에 설립된 Adiaf는 프랑스의 많은 개인 소장가들이 가입되어 프랑스 현대미술을 지원해오고 있으며, 2000년도에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를 설립하여 프랑스 미술을 세계화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매년 4명의 후보자를 선정하고 그 중 1명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하여 이듬해에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에게 퐁피두센터에서 개인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도록 제작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단체가 참여했다.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이번에는 디자인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했다. 그는 ‘괴물’스토리 보드와 괴물 모형을 함께 전시해 영화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디자인의 예를 선보였다. 콜롬비아 메데인 시장을 역임한 세르지오 파하르도도 작가로 참여했다. 그는 폭력과 빈곤이 난무한 달동네에 공공 시설물 등을 설치하고 치안 확보, 교육, 전시, 상수도, 의료, 창업 등을 지원, 도시를 개선해 나갔던 과정들을 풀어냈다. 무용가 안은미 역시 비엔날레 참여 작가로 활동했다. 안은미의 퍼포먼스 이미지와 공연 비디오, 퍼포먼스 때 입었던 의상은 지름 7m에 달하는 원형 공간 안에 전시되었다. 이들 전시는 디자인이 실제 사회에서 어떤 영향력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우리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90만명이라는 사상 최다관람객이 다녀갔으며 노자의 도덕경의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이라는 다소 생소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지기 쉬운 현대디자인의 의미를 장소와 사람의 쉬운 관심으로 전환함으로써 시민과 관람객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게 되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개막 직후부터 해외 유력 신문과 디자인 전문잡지 등이 잇따라 특집기사를 싣는 등 집중 조명하면서 큰 관심을 드러냈다.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한 해외 매체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져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세계 유일의 디자인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한 호평과 함께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이어졌다. 또한 광주도심에 설치돼 아름다운 도심 풍경과 커뮤니티 생성에 주축이 되는 광주 어번폴리 역시 도심 공동화현상의 돌파구와 시민복지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착안해 가는 등 폴리사업에 대한 관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서울 종로구·부산·포항·남양주시 등에서 광주폴리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폴리에 관한 지자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더불어 시민과 관객의 솜씨로 꾸며지는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들이 대폭 확대돼 시민들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또 다른 성과다. 다만 전남대건축공학과 학생들이 참여한 협업과 어번폴리 설치과정에서 세계적인 건축가의 기본설계에 이 지역 작가들의 실시설계 및 현장참여가 일부 있었지만 지역작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쉬웠다. 아무쪼록 세계 유일의 디자인비엔날레로 디자인 담론의 흐름을 주도하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올해 시민참여프로그램의 성과를 토대로 내년에도 저 내년에도 계속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형식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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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강에는 물이 출렁이고 강변에는 잘 꾸며진 공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부의 4대강 사업이었지만 현재의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영산강의 경우는 아주 사업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산강에 물을 담고 때에 따라서는 홍수조절기능을 하는 승천보와 죽산보를 중심으로 하상이 정비돼 수심이 깊어지면서 강의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다워졌다. 지난 22일 개방된 승촌보 일대는 2.5m 이상의 수심이 유지되면서 수상 스포츠가 가능할 정도다. 세련된 모습의 승촌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레저문화가 정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영산강을 따라 담양에서 목포까지 이어지는 224㎞ 자전거 길이 생기면서 영산강은 새로운 레저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앞으로 수변공원 70개가 모두 완공되면 영산강은 주민들의 웰빙 쉼터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념적으로만 사랑받던 영산강이 생활속에서 사랑받는 강으로 변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당초 정부의 4대강 사업에 우려와 의혹이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막상 승천보와 죽산보를 통해 다시 태어난 영산강의 모습에 이 같은 우려가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 승천보를 찾은 많은 시·도민들이 영산강의 달라진 광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쾌적하게 바뀌어진 영산강 주변경관을 어떻게 잘 유지하고 또한 수질을 개선해 가느냐는 것이다. 앞으로 자전거 길을 비롯해 영산강수변공원에는 많은 인파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비롯한 지자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요청된다. 영산강의 수질개선 문제와 관련해서는 광주천의 수질개선 사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주암호의 물을 광주천에 방류하고 오수 관거 정비를 철저히 해 영산강에 오염원들이 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예산확보에도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승천보개방 행사에서 일부 환경단체들이 “정부가 자연습지를 파괴하고 강의 생명력을 상실시켰으면서도 이를 성공사업이라 주장한다”며 “홍수기 직후 녹조현상이 발생했으며 보 건설로 인해 서식 어종이 단순화되고 생태적 다양성도 줄어드는 등 문제점들이 나타났다”고 주장한 것도 무조건 배척할 일만은 아니다. 새 모습으로 시·도민 곁에 돌아온 영산강을 가꾸고 지키기 위한 범도민적인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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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일부 지역의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막바지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불법선거로 인한 재판 결과 당선이 취소되거나 현직의 사망 등 결격사유가 발생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중대한 선거일이다. 이번 26일 실시하는 재·보궐선거는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11곳, 광역의원 11곳, 기초의원 19곳 등 총 42곳에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특히 서울시장의 경우 여야 후보자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실태여서 불법 및 타락선거로 변질될까 걱정이 앞선다. 예전의 경우 치열한 선거 속에 갖가지 불법과 타락 선거가 판을 치고 금품으로 유권자들을 매수하는 금권선거가 자행돼 왔던 것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실태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일부 지역에 국한돼 실시된다고는 하지만 불·탈법행위는 마음 놓을 수 없는 중대한 문제점으로 표출되고 있다. 재·보선 지역에서 유권자에게 대한 금품, 음식물 제공행위,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 비방, 흑색선전 및 허위사실 공표행위 등 중대한 선거범죄가 사라지는 선거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라고 본다. 특히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에선 사전선거운동은 물론 선거운동에 이르지 않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위한 시설물 설치, 인쇄물 배부, 문자메시지 및 전자우편 전송행위가 금지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아울러 선거법위반 신고자에 대해서는 최고 5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신고자의 신원을 보장해 주고 있으므로 선거사범 발견 시 경찰관서에 신고하는 자세도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고 본다. 이번 재·보선에선 유권자들의 표심을 돈으로 바꾸려는 퇴보된 선거풍토는 과감하게 털어내야 하는 때다. 후보자들의 성숙된 선거 의식이 유권자들의 정신을 일깨우게 됨은 물론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문화 정착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는 앞 전 선거 때 불·탈법행위로 당선이 취소돼 치러지는 선거가 많은 만큼 그 어는 때 보다도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후보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정책과 실행 가능한 공약제시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아야 한다. 또한 유권자들은 몇 푼의 돈에 흔들리지 말고 어떤 후보자가 지역발전을 위하고 참신한 일꾼으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가를 확실하게 판단해 투표하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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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관람객의 수가 16만 명을 넘어서 일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동안 전남도의 마음 고생도 컸지만, 이번 개최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대회에서 관람객들의 불만이 컸던 교통문제와 숙박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교통은 우회도로 개설과 셔틀버스를 이용한 경주장 입장 등을 통해 해소됐다. 호텔 문제도 광주 상무지구의 특 1급인 홀리데이인호텔이나 라마다호텔이 들어섰고, 광주에만 3일 동안 3천여 객실에 5천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었으니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난 대회는 경주장 시설의 미비로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 치러진 것에 비하면 이번 대회는 성공적인 대회였다.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은 영암서킷이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의 치밀한 준비와 도움도 참가팀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한다 하더라도 수익성이 너무 낮다는 것이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적자대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채 발행을 통한 경주장 인수를 포함해 전남도의 전 행정력을 쏟아 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성을 들인 대회가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이번에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농업박람회이다. 지난 21일부터 30일까지 나주시 산포면 식산(食山) 자락에 위치한 전남농업기술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열대 식물이 어우러지거나 국화작품 전시가 있는 향기체험관이라던가 농업예술관, 곤충체험관, 농식품 수출비즈니스관, 친환경축산물, 동물복지형, 친환경농자재관 등이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원, 아파트에서 채소 가꾸기, 열대과일 생산하는 과정, 태양열 집열관, 농장의 농사짓기 등이었다. 특히 미래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곤충생태관은 하이라이트였다. 작년보다 규모를 훨씬 컸으며, 이곳을 총괄하는 곤충잠업구소 김종선 소장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누에 생태관에서 양잠업(養蠶業)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1960∼80년대까지 농촌에서 주요 산업으로 각광을 받았던 누에산업이 노동력 부족과 화학섬유에 밀려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나, 도전 정신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화려하게 변모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유치원 어린이들부터 노인들까지 전국에서 많은 관람객이 몰려오고 있으며, 누에 키우는 장면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은 것이 보였다. 나는 박람회를 매년 보고 있다.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보여 주면서 농업이 농촌을 일으키고 이것을 관광산업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지금까지 농업박람회는 보다 발전되고 진화된 농법으로 재배·수확한 특산품을 전시함으로써 농민들에게 과학기술 영농의 의지와 희망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다. 이번 행사는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농민들에게 농업도 다른 산업에 못지 않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느 산업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농업도 예외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가 환경보전과 웰빙산업으로 넘어 가고 있다. 전남도와 농업기술원이 그동안 친환경농업과 과학기술영농에 전력투구한 것은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남도와 농업기술원은 이런 노력의 결과를 농업박람회를 통해서 농민들이 전파하고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농가소득 향상과 잘 사는 농촌건설과 농촌관광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내년 국제농업박람회의 프레 농업박람회 성격을 띠고 있어 그 임무가 막중하다. 이번 F1대회는 K-POP 콘서트를 비롯,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져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농업박람회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F1대회와 농업박람회가 1회성에 그치는 것보다는 1년 내내 상설화 되어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면 적자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고, 관광상품으로도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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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사무인 국민 복지사업이 자치단체로 떠넘겨지면서 전남도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남의 경우 도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 51.9%를 크게 밑도는 13.5%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입이 적은 농촌지역 인구와 고령층이 많아 사회복지예산은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다. 도의 올해 복지예산은 1조5천146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26.4%에 달하고 있다. 도의 사회복지예산도 수입은 해마다 줄고 있으나 지출은 크게 늘고 있다. 분권교부세로 들어오는 예산은 지난 2005년 718억 원이던 것이 올해는 1천190억 원에 그쳤다. 472억 원만 증가한 것이다. 반면에 복지에 지출된 예산은 7천253억 원에서 1조4천913억 원으로 7천660억 원이나 증가했다. 도의 재정 부담이 엄청나게 커진 것이다. 고령층 증가 등으로 인해 복지예산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은 제한돼 있으며 또 비합리적이다. 전남지역의 복지수요가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하고 있지만 정부의 차등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충분한 지원 없이 복지예산을 집행하다보니 도의 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차등지원이 이뤄져야한다. 국고 보조율 상향이 필수적이다. 도 관계자들은 기초노령연금과 의료급여의 경우 기존 80%에서 100%로 전액 국비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은 80%에서 90%로, 영유아 보육비는 50%에서 60%로 각각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나 세수입 규모를 감안하지 않은 채 국고보조율을 책정하고 있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많은 곳인데도 타 지자체와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복지예산을 똑같이 지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차등지원이 절실하다. 그래야 지자체의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할 수 있으며 지역간 복지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 국가지원 부족으로 복지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지자체 재정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개정이 시급하다. 사회보장관련 국고보조사업 중 지방비 부담 비중이 큰 사업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재정력, 복지수요를 감안해 국고보조비율을 차등 적용시켜야 한다.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고 복지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혜로운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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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석 맹자가 양나라 혜왕에게 묻는다. ‘왕께서 싸우기를 좋아하니까, 청컨대 전투에 비유해보겠습니다. 둥둥 북을 쳐서 병기와 칼날이 이미 맞붙었거든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고 도망가는데, 혹자는 100보를 달아난 뒤에 멈추고, 어떤 사람은 50보를 물러선 자리에 섭니다. 50보를 물러선 자가 100보를 달아난 자를 비웃으면 어떻습니까(以五十步笑百步 則何如)?’ 왕이 답한다. ‘가당치 않습니다. 다만 100보를 패주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 또한 패주입니다.’ 오십 보나 백 보나 매한가지이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바로 오십보백보이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 이 속담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똥 묻은 개일수록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더 크게 짖어댄다. 정말 부끄럼이 뭔지 모르는가보다. 멋진 말이라고 보여서 인용할라치면 원작에 충실해라. 윤동주 선생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했다. 부끄럼이 없기를 고뇌하면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과거의 현재성, 즉 과거의 아픔이 언제나 현재인 사람이나 알까. 선거라는 판은 역시 후보자에게는 난장이다. 자신의 살아온 이력이 날 것으로 드러난다. 날 것은 날 것 대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거리로 활용된다. 관전하는 유권자로서는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지겹기도 하다.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후보자의 옷에 묻은 재에만 온갖 조명을 들이댄다. 꼬리로 몸통을 흔들겠다는 식인데, 선거판에서는 가능하지 않나 싶다. 이번 일부 선거판에서는 후보자 가족의 뼈 시린 상처까지도 뼈를 발리듯이 드러낸다. 어떤 아픔이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나라에 저지른 만행에 기인했다면, 그 아픔은 시대와 민족의 고통이다. 그런 아픔을 일본 제국주의의 동원정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대가라고 주장하면, 누가 좋아할까. 남의 눈에 든 티끌 빼내려다가, 일본의 이익에 복무한 꼬락서니가 돼버렸다. 세상에는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 내밀한 아픔은 건드리지 않아야 맞다. 말 깨나 좀 잘 한답시고, 글 깨나 쓴답시고 상대방의 아픔을 까발리다보면, 그 말과 글이 우리에게 핍박을 가한 자의 입장을 정당화해주는 논리로 작용하기 십상이다. 말글은 양날의 칼이다. 말글은 상대방을 베기도 하지만, 거꾸로 그 말에 내가 베이기도 한다. ‘사람은 그들의 부모보다 그들의 시대를 닮는다.’ 어느 선생님의 말씀이다. 큰 흐름으로 보면, 각자의 삶은 그가 사는 시대에 의해 규정된다. 거꾸로 각자의 삶이 그 시대를 규정하기도 한다. 젊은이들은 어깨너머로 부모를 닮아가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떠밀리지 않을 수 없다. 청년의 생존 조건은 갈수록 팍팍해져 왔다. 청년들은 학교에서 회사의 경영자가 될 것처럼 배웠는데, 경영자는커녕 노동자로서 살아갈 일자리도 잡지 못한다. 취업을 못하다 보니까, 어른들은 청년들이 속없이 눈만 높다고 나무란다. 누가 그들의 눈높이를 잔뜩 높였는가. 바로 어른들이다. 초·중등학교 때부터 노동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멋진 삶인가를 가르치지 않았다. 노동자로서 보람찬 삶을 살아갈 조건을 제도화하려면, 청년일수록 선거판에서 투표로 말해야 한다. 이는 20∼30대가 해야 할 그 세대의 사명이다. 그 부모들은 암흑의 시대에 청년기를 보내면서 파사현정하겠다고 했지만, 그들의 일부는 옳든 그르든 가진 게 많아서 어쨌든 지금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런 부모세대를 닮기보다는 젊은이들은 자기가 그리는 시대를 닮으면 좋겠다. 그 계기는 선거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오십보백보라고 하지만 오십 보를 물러난 사람이 누군지, 재 묻은 사람이 누군지 보자. 어차피 최선도 차선도 보이지 않는 바에야 최악은 피하고 차악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선거가 치러지는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일이다. 1909년 의거 당시 안 의사의 나이는 서른이었다. 역시 새로운 흐름의 창조는 청년의 몫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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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행법안 비준을 서두르고 있지만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피해보전대책 마련 및 예산확보에는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의 경제영역이 확대됐다는 낙관론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공산품과 물류부분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농어촌의 경우 생존권이 위협받을 정도로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5년 뒤에 발생하는 농어업 생산액 감소 액은 7천26억 원에 달한다. 10년 차에는 1조280억 원, 15년 차에는 1조2천758억원 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에서 수입되는 값싼 농산물과 쇠고기로 인해 국내 농어업 기반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가 FTA 체결을 앞두고 지난달 발표한 농업분야 국내보완대책은 말 그대로 ‘속빈 강정’수준이다. 대책은 번듯 하지만 실속이 없다. 2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어업분야 피해보전대책을 세웠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발표와는 달리 2012년도 농식품부 예산안은 1조2천241억이나 감액 편성된 상태다. 민주당 최인기의원이 “정부가 쌀을 제외한 1천500여개의 농산물 품목 개방으로 매년 1조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에 대비해 13개 피해보전대책안을 내놓았지만 허울뿐인 22조 투융자 계획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예산과 법으로 보장하는 농어업피해보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핵심을 찌르는 지적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피해보전 직불금인상이나 폐업지원금 지원, 고령농 경영이양 확대 등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조수입이 기준연도 수입의 80% 이하로 떨어질 때 차액의 85%를 보전한다는 것은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망할 정도가 돼야 지원을 하겠다는 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농어촌구조조정을 농어민들을 고용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지만 고령층 농어민이 기업에 취직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이 와중에 전남도는 어촌개발을 위해 2015년까지 11조4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나 도나 예산확보에 대한 불투명성은 외면한 채 핑크빛 대책과 발표만 되풀이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농어촌을 보호하기위한 정부의 성의있는 대책마련과 도의 분발이 아쉽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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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린더에 적힌 마감 날짜가 임박해 청탁 시 원고를 보내기 위하여 창을 열었더니 너무 많이 메일이 와 있었다. 내가 얼마 동안 메일도 열어 볼 수 없을 만큼 생활이 궤도를 잃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생활이 궤도를 벗어나는 까닭은 내가 가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을 탄다’는 말은 가을이라는 환절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몸이 예사롭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삭신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고 수시로 건기침을 하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상하게 누우면 멀뚱멀뚱해지고 의자에 앉아있으면 밤낮으로 졸린다. 생각은 자꾸 돌아보기 싫은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 있다. 노쇠현상이 분명하다. 거기에 가까운 형제가 죽거나 친구들이 중병으로 죽기를 기다리는 등 남의 일 같지 않은 현상으로 한없이 우울하다. 메일 속에 눈에 띄는 편지가 있었다. “그동안 안녕하시지오. 오랫동안 소식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저에게 기쁜 소식이 있어 이 편지를 씁니다. 제가 드디어 관직을 벗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가슴이 열리고 홀가분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큰 벼슬을 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을 섭섭해 하는 친지가 없지 않은 것을 압니다만 그러나 늘 마음 같지는 않은 자리에서 허물없이 물러나 하나의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남았다는 것은 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세월은 사랑처럼 쓰라렸고 절망처럼 감미로웠습니다. 전쟁 같은 지난 세월의 풍랑 속에서 난파하지 않도록 저를 도와주신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분간 핸드폰을 끄고 여행을 떠날까 합니다. 2011년 가을에 김선흥 드림”. 그리고 메일에 같이 수신할 사람의 명단이 있었다. 명단에는 김승희, 김영삼, 김태완, 박지원, 반기문, 백낙청 등의 이름이 보였다. 김선흥은 지금까지 광주광역시 국제자문대사로 있다가 30여년의 외교관직을 물러나는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 주재 세라레온 영사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샌프란시스코 총 영사관에도 가 있었고 주 일본 대사관에도 있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사관 개설을 책임지기도 하였고 DJ 정부 땐 청와대 의전 특보로, 그리고 상하이 부총영사를 지내고 칭타오 총영사를 지내다가 DJ 도서관 사무총장으로, 그리고 광주 국제자문대사라는 현직으로 있다가 이번에 옷을 벗은 것이다. 그의 메일에서도 보이듯 그의 외교관 생활은 사랑과 절망이 교차한 전쟁 같은 풍상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전남대학교 영문과 출신으로 나와는 인연이 있다. 그가 대학재학 중이던 70년대 중엽에는 운동권으로 지금도 그가 가끔 회상하는 기억 속에 수감된 서광주경찰서에서 나의 지인이던 서장에게 내가 책부서를 쓰고 그의 석방을 도운 적이 있고 퇴학 될 뻔하다가 구제될 때 나는 학과장이었다. 저지난해 겨울에는 그와 같이 중국 하얼빈 여행을 하였고 그 여행으로 최근 그 증거가 드러난 악명 높은 일본 관동군 731 부대의 인체 실험 현장의 흔적도 보았고 희한한 국제 하얼빈 얼음 축제도 가보고 정율성 기념관도 보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와의 인연이 깊은 계기는 그가 아프리카 세라레온 프리타운에 근무할 때 내가 그를 방문한 일이었다. 1985년 여름 그를 찾아간 나의 아프리카 여행은 나에게 큰 경험이 되었다. 지난 주 그는 광주를 방문한 외교관 초년생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외교관 생활에 대한 많은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의 경험담은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외교관으로 있으면서 겪은 높은 풍랑과 나라를 믿고 그를 극복한 경험에 대한 많은 사례들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일은 반드시 해결된다는 자신감을 말하였다. 외교관으로 그가 처리한 현명하고 의연하고 능수능란한 일의 처리는 그 자리에 참석한 집 아이의 말에 의하면 일행들에게 매우 큰 감명을 주었다. 외교관 생활은 화려하다. 그러나 그 화려함은 그들에게 전쟁이다. 수많은 회고록 등이 그것을 말한다. 젊은이들과 대화하면서 그는 구상하고 있는 자기 회고록의 몇 마디를 미리 구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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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시민혈세를 낭비한 광주광역시의 꽃 잔디 조성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감사원은 시가 지난 2007년부터 4년 동안 7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시내 103곳에 심은 꽃 잔디가 관리부실로 고사한 사실과 관련, 사업추진의 적정성 여부와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여부를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시가 꽃 잔디 조성사업과 관련해 혈세를 낭비한 사례를 지적하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시는 전임 시장 때 발생한 일이며 해당 간부공무원들이 정년을 앞두고 있고, 근무부서가 바뀐 상태여서 책임을 묻기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책임자 문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 예산을 낭비한 사업에 대해 자체감사를 벌여 대 시민 사과와 함께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어쩌면 감사원 감사는 실시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제 식구 감싸기가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른 것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 셈이다. 감사원 감사인 만큼 시민들 입장에서는 사업추진의 배경과 시의 잘못을 속 시원히 알게 될 수 있어 다행이랄 수 있다. 이번 감사원 감사는 시가 도심미관 조성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했던 꽃잔디 조성사업의 진상을 밝혀낸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인적인 사심이 개입됐는지 여부와 사후관리 부실 정도가 드러나면 책임자에 대한 문책은 불가피하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필요도 크다. 잘못된 판단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인·허가를 내줄 경우 행정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혈세를 낭비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경우가 다소 다르지만 남구가 양과동 의료폐기물처리시설과 관련해 건축허가를 내주었지만 시가 감사를 실시한 뒤 건축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도 행정의 신뢰성에 먹칠을 한 사례다. 남구의 허가에 따라 90% 정도 시설을 건설한 해당업체는 남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남구가 패소할 경우 구청 측은 100억원 대에 달하는 피해보상이 불가피하다. 잘못된 인·허가와 행정행위로 시민의 혈세가 또 낭비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시의 꽃 잔디조성사업이나 남구의 의료폐기물처리시설 건축허가와 관련된 잡음은 그 경위와 책임소재가 명백히 가려져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행정력 낭비를 막을 수 있으며 재정부실도 방지할 수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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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관리들의 수탈에 시달리던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많은 시(詩)로 남겼다. 그중 애절양(哀絶陽)이란 한시(漢詩)는 갓 태어난 사내아이의 생식기를 부모가 칼로 잘라낸 뒤 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지은 시다. 탐관오리들이 죽은 아버지와 젖먹이 사내아이까지 군적에 올려 수탈하자, 살 길이 없는 부모가 자식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뒤 애통해 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다산이 지은 탐진촌요(耽津村謠)에는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던 관리들의 부패한 모습이 이렇게 그려져 있다. 棉布新治雪樣鮮(면포신치설양선) 새로 짜낸 무명이 눈결같이 고왔는데 黃頭來博吏房錢(황두래박이방전) 이방 줄 돈이라고 황두가 뺏어 가네 漏田督稅如星火(누전독세여성화) 누전 세금 독촉이 성화같이 급하구나, 三月中旬道發船(삼월중순 도발선) 삼월 중순 세곡선(稅穀船)이 서울로 떠난다고. 이 시에서 황두(黃頭)는 이방 아래의 말단 관리를 일컫는다. 황두랑은 중국 한나라 때 뱃사공을 하던 사람이다. 황제의 눈에 띄어 곁에 있으면서 종기를 입으로 빨아주는 아첨과 굴신으로 권세를 누렸다. 이방에게 굽신대면서도 백성들 앞에서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게 득달하던 포졸들을 비꼬는 표현이다. 그런데 지금 현대판 가렴주구에 항의하며 전 세계인들이 들고 일어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구촌 사람들은 탐욕에 물든 금융계 사람들을 황두라 여기고 있다. 처음 황두로 지목된 이들은 미국 뉴욕 맨허튼 월가의 금융인들이다. 탐욕스럽고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CEO와 간부들은 회사가 파산지경에 있지만 수천만, 수백만 달러의 성과급을 챙겨가고 있다. 문제는 그 금융기관들 대부분이 과거 금융위기 때 정부의 구제금융 덕분에 기사회생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구제금융을 상환하지 않고 있는 기관이 태반이다. 국민들의 세금을 이용해 살려주었는데 돈을 갚기는 커녕 자기들 배불리는 데만 머리를 굴리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반금융주의 시위가 시작됐다. 뉴욕에서 시작된 금융개혁 요구, 더 나아가 자본주의 불평등 개혁요구는 전 세계로 번져가고 있다. 신자유주의 글로벌 경제체제에 저항하는 ‘국제행동의 날’ 시위는 지난 15일 82개국 951개 도시에서 벌어졌다. 이유는 다양하다. 국가의 예산을 낭비하다가 재정위기를 맞은 정부에 대한 불만. 그 부담을 다시 또 국민들에게 떠넘긴 관료들에 대한 실망. 금융구제 덕분에 살아났으면서도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부도덕에 대한 질타.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여기는 금융인들에 대한 분노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과거 두 차례의 금융위기를 모두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에 의지해 넘겼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대부분의 은행은 파산위기에 처했다. 부실대기업에 물린 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은행에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다. 반면에 국민들은 고금리에 시달렸다. 구조조정을 당해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반면에 은행은 살아남았다. 2008년 또 한 번의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부동산 경기 거품이 빠지면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국계 은행이 자금을 회수하자 시중 은행의 돈줄이 막혔다. 이 때 금융권에 5조5천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회수된 공적자금은 1조원에 불과하다. 이런데도 국내 금융기관들은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수수료 장사를 해 벌어들인 돈으로 보너스 잔치를 벌일 기세다. 이들이야말로 백성들의 피를 빨아먹는 황두가 아닐 수 없다. 서민들의 돈을 떼어먹고 문을 닫은 저축은행들, 그리고 뇌물을 받고 저축은행의 비리를 눈감아줘 사태를 키운 관리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뒷북치느라 여념이 없는 금감원과 정부관리 등 모두가 황두들이다. 다산이 지금의 세상모습을 보면 뭐라 할지 궁금하다. 아마도 금융인들의 탐욕을 꾸짖었을 ‘금융촌요’(金融村謠)를 지었을 게다.
칼럼
최혁
2011.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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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에서 열린 ‘2011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관람객의 수가 16만 명을 넘어서 일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경기운영도 매끄럽게 진행됐다. 지난해 대회에서 관람객들의 불만이 컸던 교통문제도 우회도로 개설과 셔틀버스를 이용한 경주장 입장 등을 통해 해소됐다.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대회가 티켓 강매와 경주장 시설의 미비로 어수선한 가운데 치러진데 반해 이번 대회는 ‘F1 흥행’에 청신호가 된 대회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회에 참가한 드라이버들의 평가가 호의적이다.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은 영암서킷이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회조직위의 치밀한 준비와 도움도 참가팀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우선은 수익성의 문제다. 흥행에 성공했다지만 이번 대회는 적자대회다. 정확한 결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대략 700여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지방채 발행을 통한 경주장 인수를 포함해 전남도의 전 행정력을 쏟아 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성을 들인 대회가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국민적 관심을 유발시킬 이벤트화도 남겨진 과제다. 이번 F1대회에서는 K-POP 콘서트를 비롯,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한국인 드라이버가 경주에 참가하지 않는 관계상 일반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영암 F1대회가 국민적 관심의 대회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F1 드라이버 양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앞으로 남은 5차례의 영암 F1 대회가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매김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움이 되려면 정부의 지원이 대폭 이뤄져야할 필요성이 크다. 경주장 주변의 숙박시설 및 도로확충,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각종 위락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정부지원과 국내외 대기업 스폰서 확보, 국민적 관심은 F1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세 바퀴 축이라 할 수 있다. 도의 재정악화와 부유층 대회라는 이유를 들어 대회폐지를 요구하는 이들의 반발이 컸지만 이번 F1대회를 통해 그 같은 반대목소리는 상당히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호의적인 여건이 마련된 만큼 도는 정부를 설득, 영암일대의 관광지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한다. F1대회를 지역발전과 활성화의 기폭제로 만들어가는 도의 노력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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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더욱 감성적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닌 듯합니다. 곱게 물든 나뭇잎이 바람결에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서도 애써 자연현상이라고 돌려 보지만 마음은 여전히 쓸쓸하고 정처할 곳이 없습니다. 이번 가을은 유독 그렇습니다. 며칠 전 안개 낀 아침을 보면서 공지영 작가의 장편소설 ‘도가니’의 무진이라는 도시가 생각났습니다. 5년 넘게 성폭행을 당하는 아이들이 울부짖는데도 안개로 자욱한 도시는 가시거리가 짧다는 정보만 알려줄 뿐 안개 속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악행은 바라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안개등을 켜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마치 유령 같은 도시입니다. 제가 왜 가을을 이렇게 심하게 타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을 읽고 난 후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영화보기를 수없이 주저하다가 결국 보았는데 그 이후의 증상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영화에서 교장의 성폭행 장면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아이를 세탁기에 넣고 학대하는 장면을 보면서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우리한테 용서를 빌지도 않았는데 왜?” 라고 하는 피해자 민수의 수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영화보다 더 잔인했던 인화학교의 6년 이후의 변화를 보여준 MBC ‘PD수첩’에서 저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5년 11월 1일 ‘PD수첩’은 은폐되어 있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진실은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큼 충격이었습니다. 방송이후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며 국가인권위의 조사로 추가 고발 조치되는 등 가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이후 별다른 변화는 없었습니다. ‘PD수첩’은 왜 변화가 없었는지 그 이후를 지역 언론의 보도내용을 중심으로 접근했습니다. 이 지역의 다양한 이슈를 풍자적으로 꼬집어 좋은 평가를 받아 왔던 지역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이 가해자에게 계란을 던진 학생들만을 비판하는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지역 언론들이 그 당시 어떤 보도를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이 각 지역 유력지 사이트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기사를 분석한 결과 광주지역의 언론들은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 주장을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피해자인 학생들을 비판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기사 내용은 주로 관공서 조치 위주로 보도하고 있고 인화학교학생들이 왜 교장에게 밀가루를 투척하게 됐는지의 원인과 배경은 전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서도 광주지역 언론 대부분은 온라인기사로 대신하고 지면기사에서 사라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2008년 8월 항소심 판결에서 1심판결을 뒤집어 가해자에게 2년 6개월 징역과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을 때에도 이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에 항의하며 천막농성을 하고 학생들이 두 달 넘게 등교거부를 하는 큰일이 벌어졌어도 인화학교문제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왜 멀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번 도가니사태에 대해 그 누구도 자유스러울 수는 없지만 특히 일부 지역 언론은 이에 대한 깊은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스스로 거듭나는 길 밖에 없습니다. 교육당국은 다음 달부터 인화학교 학생들이 모두 전학해서 다른 곳에서 수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사회분위기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는 듯이 보이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광주의 한 아동보호시설에서도 성범죄가 발생해 해당구청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도가니’는 소설이나 영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지난 이야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외부의 감시나 감독하는 구조를 넘어서 제도를 개선하고 기구를 만들지 못하면 우리는 ‘도가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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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지난 13일 미국의회를 통과했다. 미국 하원과 상원이 한미 FTA 이행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키면서 이제 한국 측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나 민주당 등 야권은 재재협상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경제단체 등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국회 비준동의를 서둘러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비준절차를 마치고 대통령의 서명만 남긴 상태에서 우리 국회의 비준동의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한미 FTA 체결 효과가 반감된다는 주장이다. 전체 국익을 고려해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비준동의를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통과시켰으니 한국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독소조항으로 지적되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10개 항목은 분명히 불평등 조약의 성격이 짙다. 민주당 측의 주장대로 통상절차법 제정, 무역조정지원제도 강화 등도 추가돼야할 필요성이 크다. 여러 가지 사정상 재재협상이 불가능하다면 민주당은 피해구제책 등을 포함한 보완장치를 확보하는데 당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전남을 비롯한 축산업계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4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15년차까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냉동돼지고기는 현행 25%의 관세가 2016년까지 1월까지 모두 없어진다. 이 경우 전남지역의 축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피해가 예상됨에도 정부와 여당이 여론몰이식으로 국회 비준동의를 서두르는 것은 온당치 않다. 피해농가에 대한 정부 측의 확실한 대책마련과 지원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한미 양국의 FTA 처리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강화라는 중차대한 사안과 맞물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의 위협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신동맹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미동맹은 더욱 공고히 돼야만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는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한미 FTA의 득실뿐만 아니라 국가안보 상황을 널리 알려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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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선생은 신중국 창건영웅 100인에 선정되었다. 생전에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를 그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중국의 3대 혁명 음악가는 선성해, 섭이, 정율성이다. 선성해의 원적은 광동성 번우이지만, 마카오의 가난한 배 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중국 해방 역사를 담은 ‘황하대합창’ 등 많은 곡을 남겼으나, 모스크바에서 40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섭이는 운남성 옥계에서 태어나 곤명에서 살았으며,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 등 많은 곡을 남겼으나, 1935년 23세에 러시아로 유학을 가기 위해 일본에 들렀다가 등택(藤澤)시 곡소(鵠沼)해변에서 익사하였다. 정율성 선생은 1914년 불로동 히딩크호텔 자리에서 태어난 후 능주초등학교, 숭일학교, 전주신흥중학교를 다녔으며, 1933년 그의 형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러시아의 음악가 ‘크리노와’로부터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하게 되었다. 20년전 중국에 갔을 때, 인민해방군가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 때 “저 노래를 작곡한 분이 한국인이다”라고 말하자 깜짝 놀랐다. 중국인들은 정율성 선생이 중국인으로 알고 있었다. 그 뒤 심양 조선족중학교에서 민족축제가 열릴 때 곡이 울려 퍼지자 “이 곡은 우리 민족의 영웅이신 정율성 선생이 작곡한 노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중국인들에게 정율성 선생에 대하여 말하면, 젊은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알고 있었다. 우리 동포들은 정율성 선생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도 확실했다. 그는 남경에서 생활하다 민족주의자인 장지락(張志樂)에 의해 연안으로 가게 되었으며, 혁명 성지인 그곳에서 ‘연안송’과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하였다. 당시 험난한 만리장정(萬里長征) 끝에 연안에 근거지를 마련한 중국 공산당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해야 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수많은 젊은이들이 바로 ‘연안송’을 부르며, 전국 각지에서 연안으로 몰려왔다. 지난 8월 하얼빈에서 ‘정율성 음악제와 광주의 밤’이 열렸다.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 도착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향해 권총을 쏘아 살해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그 현장엔 타일로 5m 정도 거리를 두고 세모와 네모 모양 표시를 만들어 놓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하는 안내문은 없으나, 세모 모양이 있는 곳은 안 의사가 그를 저격한 지점이고, 네모 모양은 그가 쓰러진 지점이다. 하얼빈 정율성기념관에 들어서면 처음 화면에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우리의 대오는 태양을 향하여’ 중국 건국 6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행진할 때 울려 퍼진 장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그는 음악가이자 항일 독립투사, 혁명가로 치열하게 살다간 그의 62년 생애와 음악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기념관에 진열되었다. 전시관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한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은 그의 삶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그가 한중 두 나라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기대하는 글들을 방명록에 남겼다. 기념관에 진열된 200여점의 자료 중 첫 부분은 정율성이 1933년 의열단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였던 셋째형을 따라 중국에 와서 항일투쟁을 계속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가던 모습들이다. 2층 전시관에는 그가 본격적으로 혁명에 뛰어들게 되는 중국 공산혁명의 근거지 연안의 험준한 산악지대와 그 속에서 정설송(丁雪松)과 사랑을 키워가며 창작과 연주에 몰두하던 낭만적인 모습들을 재현해 놓았다. 당시 정율성이 작곡한 연안송은 백성들의 입을 통해 전국으로 널리 퍼져나갔고, 군인들의 사기를 드높인 ‘팔로군행진곡’은 1988년 등소평(鄧小平)에 의해 ‘중국인민해방군가’로 확정됐다. 광주는 한중문화교류를 위해 정율성 선생에 대해 내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정율성 선생을 알리는 일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07년 북경, 2008년 남창, 2010년 상해에서 금년에는 하얼빈에서 정율성음악제가 개최되었으며, 무엇보다 정율성 음악제를 계속하면서 기념관도 지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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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오늘부터 16일까지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다. 14·15일과 16일 오전에는 연습주행과 CJ슈퍼레이스의 예선이, 16일 오후에는 CJ슈퍼레이스의 결승과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이 펼쳐진다. 전 세계 자동차경주 매니아를 비롯, 관람객 12만 명이 질주의 향연을 만끽한다. 이번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다. F1시즌 챔피언인 제바스티안 페텔(독일)의 기록경신과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의 최연소 3회 시즌 우승 여부가 관심거리다. 한국의 레이서가 참여하지 않아 아쉬움이 크나 F1머신들이 굉음과 함께 5.615㎞에 달하는 서킷을 55바퀴도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는 짜릿함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기간 F1 주경주장 일대에서는 K-POP 콘서트와 F1록페스티벌, F1드라이버 사인회, 드라이버 퍼레이드 등도 예정돼 있어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목포시 하당신도심 평화광장 일대에서도 대회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번 F1대회는 졸속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대회를 거울삼아 전남도와 F1대회 조직위가 많은 점을 개선한 만큼 관람객들이 편하게 대회를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과 편의점, 휴게시설이 크게 확충됐고 셔틀버스를 이용한 경주장 입장수단도 보완됐다. 입장과 관람, 편의시설 이용 등 제반 분야에서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주차장 인근 도로와 관람객 이동구간이 비포장 도로여서 비가 내릴 경우 지난해처럼 진흙탕 불편이 우려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기상청은 연습 주행이 열리는 14일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이라 예보하고 있다. 조직위는 진흙탕 길을 방지할 수 있는 각종 방안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관람객들의 협조도 절실하다. 조직위는 주차권이 없는 차량은 경주장 주차장에 진입하는 것을 통제할 계획이다. 따라서 경주장 외곽에 마련된 환승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이 조직위의 당부이다. F1대회 관계자와 레이서들이 묵고 있는 숙박업소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숙소내부시설과 관련해 지난해처럼 민망한 뒷이야기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공적인 F1대회를 돕는 길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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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은 인간과 자연, 생산자와 소비자, 더 나아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상호 존중되는 가운데 건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미래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즉 토양, 생태계, 인류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기농업은 각 지역적 조건에 합당한 형태로, 종 다양성 및 생태순환에 기반을 두고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땅이 넓은 외국에서는 지역내에서 자원순환이라는 틀 속에 유기경종(작물재배)과 유기축산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윤작과 두과작물을 이용한 작부체계 및 유기물 투입 등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건 상 유기경종(작물재배)만을 실행되고 있으나 점진적으로는 유기축산을 함께하는 자원순환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50∼60년대와 같이 주변에서 풀이나 산야초를 베어 퇴비를 만들어 넣어 주는 것이 땅을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오늘날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손쉽게 땅을 건강하게 가꾸는 방법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6년간 연구한 결과 헤어리베치, 호밀, 보리, 수단그라스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땅에 넣어주면 효과가 매우 좋았다. 화학비료를 대신해서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땅에 넣어 주면 ▲질소, 인산, 칼리 등 다량원소와 미량원소 공급 ▲미생물의 활동 및 번식을 조장하고 종류 다양화 ▲땅의 통기성, 보수력, 보비력 증대 ▲토양의 정화능력 ▲녹비작물에 의한 피복으로 토양유실 방지 ▲주변 경관조성으로 국민정서 함양과 농외소득 창출 등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가을철 벼 수확하기 10여일 전에 논 1단보(10a)당 헤어리베치 5㎏을 파종하거나 또는 헤어리베치 2.5㎏과 보리 8㎏을 혼파해서 파종 해주고, 다음해 모내기 2주전(5월 중순경)에 경운해서 논에 넣어주면 벼가 필요로 하는 화학비료를 충분히 대체해줄 수 있다. 실제로 전남도농업기술원 쌀연구소에서 지난 5년간 화학비료 대신 헤어리베치를 재배하여 녹비로 공급하고, 농약대신 생물약만 1회 살포하고 벼를 재배한 결과,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한 일반재배에 비해 초기 3 년 동안에는 생산량이 3%, 9%, 19%까지 떨어졌지만 4년 후부터는 땅의 물질 순환능과 건강성이 회복되어 5년째에는 6% 감수로 일반재배 생산량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많은 벼 유기재배농가들은 화학비료 대신 영양제를, 농약 대신 생물농약과 같은 유기농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고비용 유기농업을 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박사의 조사에 의하면 기존 유기재배농가는 일반재배에 비해 생산비가 50% 더 들고, 수량은 20% 감소되었으나 판매가격이 41% 높아 소득이 5% 정도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연구한 겨울철 녹비작물 재배를 기본으로 한 벼 유기재배가 기존 유기재배농가보다 수량은 증가되고 경영비가 절감되어 수익이 오히려 약간 증가하였다. 유기농업은 단순히 작물생산만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고자하는 생활이념이자, 지구의 미래를 지키는 삶의 형태이다. 따라서 지금 논에 녹비작물을 파종하는 것은 벼 유기재배 성공뿐 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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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무더위, 이상기후 현상, 그로인한 예기치 못한 사고들의 시간을 지나 풍성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하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단풍, 낙엽, 고추잠자리, 추수, 국화, 가을 운동회, 누렇게 익은 벼 등 참으로 많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항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는 독서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 많은 곳에서 독서에 관한 행사를 많이 열리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와 경기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가 주최로 하는 ‘다문화 가족과 함께 떠나는 독서여행’, 경상남도에서는 ‘제1회 경남 독서문화 축제’, 부산에서는 ‘2011 가을 독서문화축제’ 등이 열렸거나, 열릴 계획에 있다. 그만큼 이 풍성한 가을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정원씨가 쓴 지식인의 서재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다.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은 흐르지 않는 물을 계속 먹는 것과 같다. 이미 갖고 있는 감성과 얕은 지식으로만 버티다 보면 어는 순간에 바닥이 드러나고 만다. 책을 읽는 건 새물을 채워 넣는 것이다’라며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지식인 15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여 정리한 책으로 서재의 공간에서 궁금한 점, 하고 싶은 일, 고민 등을 해결해 나가며 본인의 삶을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간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네이버에서 지식인의 서재라고 하여 많은 명사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실어놓은 곳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 고도원씨의 인터뷰이다. 고도원씨는 서재는 삶 자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도원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회초리를 맞아가며 책을 읽었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서재가 삶 자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읽고 물려주신 책에 그어진 밑줄을 통해서 아버지의 살아있는 숨결과 말씀을 느끼게 되고, 위대함을 발견하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책은 영감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독서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는데, 모두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라고 인터뷰를 마감하고 있다. 또한 의사 박경철씨는 서재가 학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기에 다니던 학교를 선생님한테 기초를 배우는, ‘학’(學)의 과정이라고 하면, 학교를 마치고 밖에 나와서는 ‘습’(習)을 해야 합니다. ‘습’은 배운 것을 가지고 날아가는 것을 몸에 익히는 과정인데, 그때는 스스로 하는 수 밖에 없어요. 이를 위한 학습 공간이 서재죠. 한 권 한 권의 책이 스승이고, 또 그 책을 쓰신 분들이 다 선생님이니까 서재라는 것은 사실 학교죠’라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분야를 담고 있는 책을 모아 둔 서재는 학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이다. 독서는 간접체험을 통해 정규교육에서 얻을 수 없는 지혜를 연마하게 해주고, 다른 사람의 생각의 생각을 읽고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여러 분야에 통섭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따라서 필자는 좋은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다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읽느냐가 중요한 것이기에, 책의 선정부터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지금 읽기에 편안한 것보다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골라서 익숙한 것에 대한 호의를 가질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지식의 편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완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에 대한 충분한 사유(思惟)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 제대로 무르익기 위해서는 뜸을 드릴 시간이 필요한 법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독서에 대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락인지, 학습인지, 여가인지 독서의 목적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다섯째는 시기별로 시기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시절, 청년시절, 장년시절 등 그 시기에 필요한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는 필요하고, 중요한지 알면서도 쉽게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인생, 풍부한 인생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를 염두하고 풍성한 가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