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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선생은 신중국 창건영웅 100인에 선정되었다. 생전에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를 그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중국의 3대 혁명 음악가는 선성해, 섭이, 정율성이다. 선성해의 원적은 광동성 번우이지만, 마카오의 가난한 배 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중국 해방 역사를 담은 ‘황하대합창’ 등 많은 곡을 남겼으나, 모스크바에서 40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섭이는 운남성 옥계에서 태어나 곤명에서 살았으며,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 등 많은 곡을 남겼으나, 1935년 23세에 러시아로 유학을 가기 위해 일본에 들렀다가 등택(藤澤)시 곡소(鵠沼)해변에서 익사하였다. 정율성 선생은 1914년 불로동 히딩크호텔 자리에서 태어난 후 능주초등학교, 숭일학교, 전주신흥중학교를 다녔으며, 1933년 그의 형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러시아의 음악가 ‘크리노와’로부터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하게 되었다. 20년전 중국에 갔을 때, 인민해방군가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 때 “저 노래를 작곡한 분이 한국인이다”라고 말하자 깜짝 놀랐다. 중국인들은 정율성 선생이 중국인으로 알고 있었다. 그 뒤 심양 조선족중학교에서 민족축제가 열릴 때 곡이 울려 퍼지자 “이 곡은 우리 민족의 영웅이신 정율성 선생이 작곡한 노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중국인들에게 정율성 선생에 대하여 말하면, 젊은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알고 있었다. 우리 동포들은 정율성 선생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도 확실했다. 그는 남경에서 생활하다 민족주의자인 장지락(張志樂)에 의해 연안으로 가게 되었으며, 혁명 성지인 그곳에서 ‘연안송’과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하였다. 당시 험난한 만리장정(萬里長征) 끝에 연안에 근거지를 마련한 중국 공산당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해야 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수많은 젊은이들이 바로 ‘연안송’을 부르며, 전국 각지에서 연안으로 몰려왔다. 지난 8월 하얼빈에서 ‘정율성 음악제와 광주의 밤’이 열렸다.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 도착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향해 권총을 쏘아 살해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그 현장엔 타일로 5m 정도 거리를 두고 세모와 네모 모양 표시를 만들어 놓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하는 안내문은 없으나, 세모 모양이 있는 곳은 안 의사가 그를 저격한 지점이고, 네모 모양은 그가 쓰러진 지점이다. 하얼빈 정율성기념관에 들어서면 처음 화면에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우리의 대오는 태양을 향하여’ 중국 건국 6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행진할 때 울려 퍼진 장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그는 음악가이자 항일 독립투사, 혁명가로 치열하게 살다간 그의 62년 생애와 음악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기념관에 진열되었다. 전시관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한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은 그의 삶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그가 한중 두 나라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기대하는 글들을 방명록에 남겼다. 기념관에 진열된 200여점의 자료 중 첫 부분은 정율성이 1933년 의열단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였던 셋째형을 따라 중국에 와서 항일투쟁을 계속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가던 모습들이다. 2층 전시관에는 그가 본격적으로 혁명에 뛰어들게 되는 중국 공산혁명의 근거지 연안의 험준한 산악지대와 그 속에서 정설송(丁雪松)과 사랑을 키워가며 창작과 연주에 몰두하던 낭만적인 모습들을 재현해 놓았다. 당시 정율성이 작곡한 연안송은 백성들의 입을 통해 전국으로 널리 퍼져나갔고, 군인들의 사기를 드높인 ‘팔로군행진곡’은 1988년 등소평(鄧小平)에 의해 ‘중국인민해방군가’로 확정됐다. 광주는 한중문화교류를 위해 정율성 선생에 대해 내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정율성 선생을 알리는 일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07년 북경, 2008년 남창, 2010년 상해에서 금년에는 하얼빈에서 정율성음악제가 개최되었으며, 무엇보다 정율성 음악제를 계속하면서 기념관도 지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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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오늘부터 16일까지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다. 14·15일과 16일 오전에는 연습주행과 CJ슈퍼레이스의 예선이, 16일 오후에는 CJ슈퍼레이스의 결승과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이 펼쳐진다. 전 세계 자동차경주 매니아를 비롯, 관람객 12만 명이 질주의 향연을 만끽한다. 이번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다. F1시즌 챔피언인 제바스티안 페텔(독일)의 기록경신과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의 최연소 3회 시즌 우승 여부가 관심거리다. 한국의 레이서가 참여하지 않아 아쉬움이 크나 F1머신들이 굉음과 함께 5.615㎞에 달하는 서킷을 55바퀴도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는 짜릿함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기간 F1 주경주장 일대에서는 K-POP 콘서트와 F1록페스티벌, F1드라이버 사인회, 드라이버 퍼레이드 등도 예정돼 있어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목포시 하당신도심 평화광장 일대에서도 대회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번 F1대회는 졸속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대회를 거울삼아 전남도와 F1대회 조직위가 많은 점을 개선한 만큼 관람객들이 편하게 대회를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과 편의점, 휴게시설이 크게 확충됐고 셔틀버스를 이용한 경주장 입장수단도 보완됐다. 입장과 관람, 편의시설 이용 등 제반 분야에서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주차장 인근 도로와 관람객 이동구간이 비포장 도로여서 비가 내릴 경우 지난해처럼 진흙탕 불편이 우려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기상청은 연습 주행이 열리는 14일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이라 예보하고 있다. 조직위는 진흙탕 길을 방지할 수 있는 각종 방안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관람객들의 협조도 절실하다. 조직위는 주차권이 없는 차량은 경주장 주차장에 진입하는 것을 통제할 계획이다. 따라서 경주장 외곽에 마련된 환승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이 조직위의 당부이다. F1대회 관계자와 레이서들이 묵고 있는 숙박업소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숙소내부시설과 관련해 지난해처럼 민망한 뒷이야기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공적인 F1대회를 돕는 길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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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은 인간과 자연, 생산자와 소비자, 더 나아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상호 존중되는 가운데 건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미래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즉 토양, 생태계, 인류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기농업은 각 지역적 조건에 합당한 형태로, 종 다양성 및 생태순환에 기반을 두고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땅이 넓은 외국에서는 지역내에서 자원순환이라는 틀 속에 유기경종(작물재배)과 유기축산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윤작과 두과작물을 이용한 작부체계 및 유기물 투입 등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건 상 유기경종(작물재배)만을 실행되고 있으나 점진적으로는 유기축산을 함께하는 자원순환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50∼60년대와 같이 주변에서 풀이나 산야초를 베어 퇴비를 만들어 넣어 주는 것이 땅을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오늘날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손쉽게 땅을 건강하게 가꾸는 방법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6년간 연구한 결과 헤어리베치, 호밀, 보리, 수단그라스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땅에 넣어주면 효과가 매우 좋았다. 화학비료를 대신해서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땅에 넣어 주면 ▲질소, 인산, 칼리 등 다량원소와 미량원소 공급 ▲미생물의 활동 및 번식을 조장하고 종류 다양화 ▲땅의 통기성, 보수력, 보비력 증대 ▲토양의 정화능력 ▲녹비작물에 의한 피복으로 토양유실 방지 ▲주변 경관조성으로 국민정서 함양과 농외소득 창출 등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가을철 벼 수확하기 10여일 전에 논 1단보(10a)당 헤어리베치 5㎏을 파종하거나 또는 헤어리베치 2.5㎏과 보리 8㎏을 혼파해서 파종 해주고, 다음해 모내기 2주전(5월 중순경)에 경운해서 논에 넣어주면 벼가 필요로 하는 화학비료를 충분히 대체해줄 수 있다. 실제로 전남도농업기술원 쌀연구소에서 지난 5년간 화학비료 대신 헤어리베치를 재배하여 녹비로 공급하고, 농약대신 생물약만 1회 살포하고 벼를 재배한 결과,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한 일반재배에 비해 초기 3 년 동안에는 생산량이 3%, 9%, 19%까지 떨어졌지만 4년 후부터는 땅의 물질 순환능과 건강성이 회복되어 5년째에는 6% 감수로 일반재배 생산량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많은 벼 유기재배농가들은 화학비료 대신 영양제를, 농약 대신 생물농약과 같은 유기농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고비용 유기농업을 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박사의 조사에 의하면 기존 유기재배농가는 일반재배에 비해 생산비가 50% 더 들고, 수량은 20% 감소되었으나 판매가격이 41% 높아 소득이 5% 정도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연구한 겨울철 녹비작물 재배를 기본으로 한 벼 유기재배가 기존 유기재배농가보다 수량은 증가되고 경영비가 절감되어 수익이 오히려 약간 증가하였다. 유기농업은 단순히 작물생산만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고자하는 생활이념이자, 지구의 미래를 지키는 삶의 형태이다. 따라서 지금 논에 녹비작물을 파종하는 것은 벼 유기재배 성공뿐 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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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무더위, 이상기후 현상, 그로인한 예기치 못한 사고들의 시간을 지나 풍성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하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단풍, 낙엽, 고추잠자리, 추수, 국화, 가을 운동회, 누렇게 익은 벼 등 참으로 많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항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는 독서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 많은 곳에서 독서에 관한 행사를 많이 열리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와 경기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가 주최로 하는 ‘다문화 가족과 함께 떠나는 독서여행’, 경상남도에서는 ‘제1회 경남 독서문화 축제’, 부산에서는 ‘2011 가을 독서문화축제’ 등이 열렸거나, 열릴 계획에 있다. 그만큼 이 풍성한 가을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정원씨가 쓴 지식인의 서재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다.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은 흐르지 않는 물을 계속 먹는 것과 같다. 이미 갖고 있는 감성과 얕은 지식으로만 버티다 보면 어는 순간에 바닥이 드러나고 만다. 책을 읽는 건 새물을 채워 넣는 것이다’라며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지식인 15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여 정리한 책으로 서재의 공간에서 궁금한 점, 하고 싶은 일, 고민 등을 해결해 나가며 본인의 삶을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간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네이버에서 지식인의 서재라고 하여 많은 명사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실어놓은 곳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 고도원씨의 인터뷰이다. 고도원씨는 서재는 삶 자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도원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회초리를 맞아가며 책을 읽었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서재가 삶 자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읽고 물려주신 책에 그어진 밑줄을 통해서 아버지의 살아있는 숨결과 말씀을 느끼게 되고, 위대함을 발견하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책은 영감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독서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는데, 모두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라고 인터뷰를 마감하고 있다. 또한 의사 박경철씨는 서재가 학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기에 다니던 학교를 선생님한테 기초를 배우는, ‘학’(學)의 과정이라고 하면, 학교를 마치고 밖에 나와서는 ‘습’(習)을 해야 합니다. ‘습’은 배운 것을 가지고 날아가는 것을 몸에 익히는 과정인데, 그때는 스스로 하는 수 밖에 없어요. 이를 위한 학습 공간이 서재죠. 한 권 한 권의 책이 스승이고, 또 그 책을 쓰신 분들이 다 선생님이니까 서재라는 것은 사실 학교죠’라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분야를 담고 있는 책을 모아 둔 서재는 학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이다. 독서는 간접체험을 통해 정규교육에서 얻을 수 없는 지혜를 연마하게 해주고, 다른 사람의 생각의 생각을 읽고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여러 분야에 통섭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따라서 필자는 좋은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다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읽느냐가 중요한 것이기에, 책의 선정부터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지금 읽기에 편안한 것보다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골라서 익숙한 것에 대한 호의를 가질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지식의 편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완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에 대한 충분한 사유(思惟)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 제대로 무르익기 위해서는 뜸을 드릴 시간이 필요한 법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독서에 대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락인지, 학습인지, 여가인지 독서의 목적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다섯째는 시기별로 시기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시절, 청년시절, 장년시절 등 그 시기에 필요한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는 필요하고, 중요한지 알면서도 쉽게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인생, 풍부한 인생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를 염두하고 풍성한 가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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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등장한 우리 사회의 과제는 ‘상생’(相生)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독식과 불공정 거래를 없애 ‘함께 사는 삶’을 누리자는 것이 상생의 근본취지다. 대기업들의 문어발식 영업과 독점에 중소기업들은 신음하고 있고, 갈수록 커져가는 빈부격차에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상생’은 허울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치적 배려와 편견에 의해 예산편중과 지역개발 차이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있는 자들은 없는 자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데 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계층 간 위화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도·농(都·農)간의 삶의 질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지금 가을 들녘에 서있는 농민들은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해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광주·전남지역에는 큰 잔치판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도시환경보호를 위한 2011 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전남 영암에서는 14일부터 F1그랑프리가 3일 동안 펼쳐진다. 전남에서는 이외에도 크고 작은 축제들이 벌어졌고 또 계획돼 있다. 이런 행사들은 물론 지역의 발전과 공생을 위한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하고 또 성원을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 UEA 광주정상회의는 광주를 환경정책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해줄 것이다. 광주의 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F1대회는 광주·전남의 지역발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인프라를 확충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생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이 크다. 작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외국손님들을 맞고 환대하는, 들뜬 분위기 저 편에는 환경문제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생계를 걱정하는 서민들이 있다. 또 100만 명이 넘는 전남지역의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기도 하다.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홋가하는 F1대회 입장권을 사들고 경주장으로 향하는 인파행렬은 ‘배부른 사람들의 잔치’에 불과하다. 이런 모든 행사가 시·도민들의 외면과 소외의식 속에 치러져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서민들은 물론이고 농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지자체의 노력과 소외·무관심 계층에 대한 배려와 홍보가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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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열리는 F1국제자동차 경주대회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F1 대회가 오는 14~16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그것도 고향 전남 영암에서 열린다. 대회 첫날과 둘째날 연습주행과 예선을 거쳐 마지막 날인 16일 오후 3시에 대망의 결선이 열린다. 나는 이번 F1행사에 고향을 찾아 스피드를 만끽해 볼 생각이다. F1대회의 성공은 ‘많은 관객이 찾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적극적으로 표현하자면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고향에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출향 호남향우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내 경우만 봐도 그렇다. 내가 F1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아주 크다. 이런 큰 기대감은 고향에서의 열정이 전달된 것이다. F1대회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조직위에서 서울 등지에서 F1행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또 이번 홍보 투어를 통해 F1대회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전라도의 주요 관광지 안내 등 관광전남의 모든 것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조직위원회에서는 재경 광주전남 향우회회장단을 상대로 F1행사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했다. 어쨌든 적어도 이 시점에는 출향 향우들을 포함한 모든 전라도인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F1이 성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번 행사는 전남만의 잔치가 아닌 우리나라 전체의 행사이고 나아가 국제적인 행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국인은 물론 많은 외국인들도 F1경기장을 찾는다고 한다. 이는 국제적인 행사인 F1에 대한 기대감도 늘었기 때문이라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무엇보다 성공한 행사를 위해선 우리 모두 힘과 역량을 한데 모아 성원을 해야 한다. F1의 축제를 준비하는 고향의 축제 조직위원회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제 F1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이번 기회에 고향에 한 번쯤 다녀가고 일상의 피로도 풀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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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골 에이본 강가 스트라트포드 아폰 에이본은 셰익스피어의 고향이다. 거기 그를 모신 사당은 작은 교회로 말하자면 셰익스피어 신전이다. 거기는 원래 마을 교회였던 곳으로 짐작된다. 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당의 작은 마당이 무너진 돌담장이 남아 있는데 희한하게도 그 돌담장은 쌓아 놓은 석판들이었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석판마다 이름과 연대가 적혀있다. 묘비인 것이다. 작은 마을 교회의 뜰에 원래는 묘를 쓰고 그 앞에 묘비를 세웠을 것인데 야속한 세월이 임자 없는 사람들의 그 묘비들을 싸서 셰익스피어 신전의 돌담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손가운데 잘된 사람들도 있을 것인데 실용주의적인 영국 사람들의 생활 관습이다 생각하니 다소 야속한 생각이 든다. 유명한 셰익스피어를 위하여 이름 없는 사람들이 영혼과 같이 그 돌담장으로 서 있는 것이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사원에는 포이에츠 코너가 있다. 유명한 시인 등 명사들의 묘지다. 포이에츠 코너는 큰 방으로 벽에는 왕이나 귀족들의 흉상이 있고 주로 시인인 주인공들은 바닥 돌 판에 다만 이름으로 살아있다. 가령 ‘P. B. Shelley (1792∼1822)’ 가 그것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그 이름들 위에 의자가 놓여 있고 사람들이 그 의자에 앉아 기도를 한다. 기도하는 동안 누구나 자유롭게 시인들을 밟는다. 의자를 치우지 않으면 어떤 시인이 어디 묻혀 있는 지 알 수 없다. 그 바닥에 누구나 드는 것도 아니다. 가령 시인이며 소설가 D. H 로렌스는 오랫동안 거부되었다가 최근에야 그 바닥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 묻힐 수 없는 무명한 사람들이 신과 대화하는 동안 발로 명사들을 밟는 맛이 있다. 서양의 묘지는 봉을 만들지 않는다. 평장하고 다만 비석을 세운다. 미국의 공동묘지는 250여 년 전부터 조성되었으니 비교적 근대적이다. 더러 시골 교회 묘지도 있지만은 대부분은 도시가 조성 관리하는 공동묘지다. 1981년 오하이오의 한 시골 대학촌에 가 있을 때,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공동묘지가 있었다. 미국의 공동묘지는 인상적이다. 광활하고 명랑하다. 시인 크리스티나 로세티가 묻혀있는 영국 런던 하이게이트 공동묘지는 격리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래된 탓도 있으리라. 그러나 더 오래된 것으로 짐작되는 미국의 공동묘지는 넓고 밝고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공원이었다. 동상 같은 거대한 석물은 아니어도 작지 않게 조각된 묘비들이 끝없는 숲을 이루는 속에 각각 예쁜 개성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난 주 누이가 죽어 그의 남편이 묻혀있는 망월동 공원묘지 그 옆자리에 묻었다. 매장을 지켜보면서 나는 생각의 숲에 들었다. 나의 생각은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나의 바로 손아래로 형제이면서 친구였고 특히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와 공유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의 어렸을 적 사진이 보이는 인상은 여자 아이이면서 사내아이처럼 이마가 튀어나온 영리하고 말을 잘한 오지호 화백의 그림 같은 소녀다. 서로 말을 아꼈지만은 우리는 자라면서 힘들었다. 그가 만일 남자였다면 역경에도 불구하고 틀림없이 뛰어난 사람이 되었겠지만 사변을 전후한 최악의 현실 속에서 여자의 몸으로 가세가 기운 불행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가끔 그 속박에서 혼자 빠져나간 나를 원망하였다. 그의 묘지는 남향한 언덕위에 있다. 한국에서 남향은 집이나 묘나 삼대를 적선해야 얻는 복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 남향을 얻은 자리에 남향하고 서서 멀리 바라보니 묘역은 호수처럼 아름답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무등산 자락까지 뻗어 있는 한결같은 큰 마을 풍경, 손을 잡고 서있는 정다운 초가지붕들, 열린 집들이 나란히 나란히 오손도손, 너무 많고 너무 작고 너무 민주적이고 너무 질서정연하고 너무 가난하지만 건너편 국립묘지와 또 다른 원형적 민주주의와 끈질긴 신앙이 거기 있다. 너무 열심히 살다간 누이여, 하늘에서는 더 편하게 살아다오. 그리고 어린 시절의 그 순수하였던 우리들의 꿈을 꾸며 나를 기다려다오….
칼럼
남도일보
201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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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가 11일 시작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환경보전을 위한 각 도시의 역할과 과제가 14일까지 심도있게 논의된다. 78개 해외도시와 37개 국내도시, UN-HABITAT등 국제기구 12개 등 120여 도시와 단체의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환경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은다. 지구촌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규모의 회의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리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광주시가 세계 각국 도시들을 상대로 해 주도적으로 환경회의를 갖는 것은 광주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깊은 일이다. 이번 회의의 주요 주제는 도시환경 평가지표 설정과 도시 청정개발체제(Urban CDM:Urban Clean Development Mechanism)구축 등이다. 주제별로 3개의 회의가 진행된다. 지구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각 도시들의 환경정책을 소개하는 환경박람회도 함께 펼쳐진다. 이번 회의를 통해 각종 지표와 실천적 지침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어떤 방법을 통해 실질적인 합의와 규제안을 마련해 이번 회의가 지구환경보호의 전환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환경 평가지표 등이 제정돼야 하며 합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규제조항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한반도의 기상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내 공업도시들의 동참방안이 모색돼야할 필요가 크다. 중국의 경우 이번 회의에 15개 도시의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도시는 인구가 수 천 만명에 달한다. 이들 도시가 클린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환경보호보다는 성장위주의 국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상 제정된 규정이 실천될 수 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요청과 국제환경협력기구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역시 환경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방향전환을 통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쓰레기수거·매립, 냉·난방시스템, 음식물처리시스템으로는 선도적인 환경도시의 역할을 감당하기에 부끄러운 점이 많다. 회의를 위한 회의가 되지 않고 각 도시와 지구촌의 환경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는 UEA 정상회의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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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의 이야기다. 1995년 전남도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 6개 성(省)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중간 일정에는 상하이(上海) 푸동(浦東)지구 견학과 시 간부들과의 점심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푸동지구는 개발이 한창이었다. 루쟈쭈웨이 금융구에는 수십 개의 30~50층 건물들이 한꺼번에 건설 중에 있었다. 1년 전 준공됐다는 468m 높이의 동방명주탑(東方明珠塔)을 비롯, 황푸(黃浦) 강 양안에 펼쳐져 있는 마천루는 마치 용트림을 시작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인 듯싶어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오전에 푸동지구를 방문한 뒤 상해시 간부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한 간부가 말을 건네 왔다. “최 선생, 푸동지구 개발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란 것 같소. 그렇지만 최 선생의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중국을 못사는 나라라고 여기는 생각이 있을지 모르오. 그러나 10년 뒤에 다시 우리가 만난다면 최 선생의 생각은 바꿔져 있을게요. 우리 중국의 힘에 한국은 맥을 추지 못할 것이오. 또 한 번의 10년이 지난 뒤에는 세상을 호령하는 중국의 힘을 느낄 것이오” 그 때 그 간부가 왜 그런 말을 던졌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 간부의 말은 현실이 된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돼 있다. 미국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나라이면서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제 3세계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정치적인 영향력도 미국 못지않다. 군사력도 크게 증강됐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지닌 탓에 항공모함을 비롯, 최첨단 전략무기로 무장을 완료했다. 지난 8월 중국이 항공모함 바락(Varyag)을 시험운항하자 동북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포위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베트남은 인도에 해군기지를 개방하면서 견제에 나섰다. 일본도 항공모함 건조에 들어가는 등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지금 중국의 국운은 융성(隆盛), 그 자체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국고(國庫)가 차고 넘친다. 중국은 경제강국을 위해 세계 곳곳의 광산을 싹쓸이하고 있다. 해외자원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북한의 지하자원 상당량이 중국 국영공사에 넘어간 지 오래다.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무기로 중국이 세계 제 1위의 경제 강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싶다. 그런 중국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할까? 저렇게 강대해진 중국의 힘은 한반도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려운 마음이 든다.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과 제주도에 찾아와 돈을 물 쓰듯 뿌려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중국의 힘은 언제든 우리를 겨냥한 비수가 될 수 있다. 중국대륙에 강대한 왕조가 세워질 때마다 한반도에 거센 풍파가 몰아닥쳤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외교안보연구원이 주최한 ‘한반도 문제의 해법’ 학술회의차 한국을 찾은 존 미어샤이머(John Mearsheimer) 시카고대 교수의 진단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는 줄곧 ‘중국위협론’을 제기하고 있는 현실정치학자로 이번 학술회의에서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비하는 한반도 생존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앞으로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을 몰아내고 동북아 패권을 장악하려 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패권주의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민족주의 성향 때문에 한층 더 호전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군사적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패권주의는 한반도의 통일문제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힘이 세질수록 한반도의 운명은 중국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인 만큼 국가 안보와 생존권 보호를 위한 국가차원의 전략수립과 실천이 절실하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가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열강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칼럼
최혁
201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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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억원대의 부채가 있음에도 수익구조 개선을 소홀히 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도시공사의 배부른 경영행태가 눈총을 받고 있다. 광주시도시공사가 65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만든 ‘빛고을고객센터’ 전체 사무실의 40%가 비어있다는 소식에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이 처럼 공실률이 높은 것은 도시공사 측의 무사 안일한 자세 때문일 것이다. 현재 시 도시공사 건물 규모는 지하 5층부터 지상 15층까지 모두 20층이다. 지상13층부터 15층은 도시공사가 사무실로 사용 중에 있으며 나머지 8개 층은 은행과 보험회사, 편의점 등이 입점해 있다. 공사 측은 지상 3층부터 12층까지 1천500석의 콜센터를 입주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10월 현재 지하 1층과 지상 1,2층를 비롯해 콜센터 4개 층 등 6개 층 이상이 비어있는 상태다. 도시공사 측은 임대가 부진한 원인에 대해 경기침체와 수요자 부족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마땅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요를 찾아내고 임대료 인하나 다른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일반 기업들의 입주를 유도했어야 할일이다. 건물 구조상 콜센터 용도외에 일반 사무실용으로 임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앉아서 입주자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근무자세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인일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건물조차 제대로 임대하지 못하는 도시공사 측이 어떻게 다른 굵직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 경영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자세와는 거리가 먼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시 도시공사가 사무실이 필요한 유니버시아드 조직위나 여성재단에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펼치고 협조요청을 했더라면 이들 기관들이 도시공사 건물에 입주할 가능성이 컸다. 무사안일한 행정때문에 예산이 낭비되고, 소극적 경영 때문에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도시공사 측은 뒤늦게서야 콜센터 입주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일반 사무실로 임대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10개월 동안 비어있는 사무실을 수수방관하다가 이제서야 대책을 강구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문제점을 찾아내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진취적이고 신뢰가 가는 공직자들의 모습이 아쉽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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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순, 대구 육상선구권대회가 끝난 즉시, 우리 F1조직위에서는 ‘이제 F1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사력을 다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일요일(16일) 결승전 기준으로 5일 남은 11일 현 시각 우리들 심장이 뜨겁게 뛰고 있다. 지난 일요일 일본 그랑프리를 지켜보면서 ‘한국대회’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가를 관람객들에게 알려드릴 필요가 있겠다. 이미 2011 시즌 챔피언은 세바스찬 베텔(독일·레드불)로 확정됐다. 따라서 한국전에서는 치열한 2~3위권 다툼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레이싱을 지켜봐야 한다. 현재 버튼(영국·맥라렌), 알론소(스페인·페라리), 웨버(호주·레드불), 해밀튼(영국·맥라렌) 등이 2인자 쟁탈을 벌이고 있다. 조직위에서는 이러한 레이싱 관전포인트를 짚어드리면서 동시에 대회개최 준비상황도 보고 드린다. 올해 대회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첫째, 경주장내 편의시설을 크게 늘렸다. 화장실, 파고라, 벤치 등 휴게시설을 확보했고, 문제가 됐던 식·음료 부스도 스탠드별로 입점하도록 했다. 둘째, 경주장 오시는 길이 편해졌다. 철도, 항공편의 증편은 물론 목포역, 목포터미널 도착시 ‘셔틀버스’를 타면 경주장까지 편히 오실 수 있다. 자동차로 오는 경우도 서해안고속도로 일로IC이후 ‘죽림IC’를 신설(임시 개통)해서 이 노선을 선택하면 상습정체구간인 영산강하구둑 도로를 피해 경주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환승주차장을 마련하여 경주장 주차권이 없는 분들은 이곳에 차를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환승주차장은 서해지방경찰청 옆, 대불산단 영암우편집중국 옆, 목포신외항 등 4개소다. 또 경주장내부 순환셔틀버스를 운영하여 많이 걷는 불편도 최소하도록 배려했다. 이제 한국F1대회의 카운트 다운이 실감난다. 일본에서 F1머신들이 비행기에 실려 지금 영암경주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티켓구입과 관련하여 다양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1588-3448 콜센터를 통하면 궁금증을 적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시나브로 곁에 다가서는 이 주말에 남도를 찾아나서는 다이나믹한 여행을 선택해주시고 F1의 짜릿한 스피드와 굉음을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유한다. 시인 황동규는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고 했다. 운전대를 잡는 사람은 대부분 앞차를 추월하려고 한다. 이런 인간의 본능이 첨단과학과 비즈니스와 결합하여 F1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로 발전했다. 1950년 유럽에서 시작된 F1그랑프리. 아시아권에선 20년전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 유치하면서 최근 아시아권에 F1바람이 일고 있다. 한국대회가 끝나면 올해 인도에서 처음으로 F1대회를 개최한다. 인도는 이미 ‘포스인디아’ 팀과 F1레이서 등을 보유한 나라다. F1대회는 강점이 있다. ‘F1대회’는 한번에 끝나는 월드컵, 올림픽과는 달리 7년동안 연속 개최되기 때문이다. 즉, 경주장 등 시설물의 장기 활용이 가능해서 초기투자비용을 회수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 세계 188개국에서 연간 6억명이 시청하는 F1대회, 혹시 한국에서 나만 모르고 있지는 않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심지어 몽골에서도 전세기편을 통해 한국의 F1대회를 만끽하러 오고 있다. 이처럼 외지 관광객이 찾아오게 되면 우리 지역은 F1을 통해서 지역개발의 스피드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빨리빨리’ 기질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찌 보면 F1코드와 가장 적합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정말 한국의 F1이 다가왔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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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는 문자가 없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하기 위해 한글을 도입했다. 찌아찌아족에게 한글학습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손은 ‘을리마’, 발은 ‘까께’, 우산은 ‘빠우’로 쓴다. 남미(南美) 볼리비아의 원주민 아이마라족에게도 본격적으로 한글 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아이마라족은 210만명으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6만명보다 34배나 많다. 남미 볼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작년 7월부터 볼리비아 원주민 아이마라족을 대상으로 한글을 보급하고 있다. 한글 수출이 두 번째가 되는 셈이다. 볼리비아는 스페인어가 공용어이지만 아이마라족의 말을 표기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아이마라어는 국어로 지정돼 있으나 실질적인 지위는 스페인어에 비해 매우 약하다. 언어가 복잡하고 정자법도 정해지지 않아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한글 표기 방식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아이마라어 한글 교본이 완성됐다. 볼리비아는 외무장관 명의의 공식 서한을 우리 정부에 보낼 정도로 한글 표기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국어와 일어도 세계적으로 많이 배우고 있지만, 중국어의 한자로 발음을 표기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일본어 역시 발음이 적기 때문에 중국어보다는 더 적을 수 있지만, 한글에 비해 적을 수 없다. 그래서 고유문자가 없는 나라에 한글을 보급하는 것은 한글의 세계화에 한몫을 할 것이다. 영어가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 한글은 영어 알파벳보다 훨씬 소리나는 대로 적을 수 있다. 알파벳은 여러 음가(音價)로 쓰여 혼란스럽고, 풀어쓰기여서 음절 경계가 정확하지 않다. 학교인 ‘School’이나, 식당인 ‘Restaurant’은 글자와 발음(Skul, Restorang)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나 외우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우리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순열 조합만 잘하면 세계 인구가 내고 있는 음성 대부분을 표기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한글은 글자 수가 적고, 한 글자가 한 음가만 반영해 명쾌하며, 모아쓰기여서 음절이 명확하다. 한글에도 문제는 있다. 외국어 발음은 있지만 우리 글로 적지 못하는 것도 많다. 예를 들면 ‘f, v ’음은 적을 수 없으며, ‘r과 l’의 구별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글자로 성큼 다가서기 위해서 외국어 발음을 마음대로 적을 수 있는 글자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 글을 잘못 읽는 사람도 많다. ‘않다’의 경우 ‘안타’로 쓰지 않으며, ‘값이’라고 쓸 때는 ‘갑시’라고 읽으면서 ‘값어치’ 할 때는 ‘갑서치’가 읽지 않고 ‘가버치’로 읽는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는 세계 7대 불가사의 하나인 타지마할묘(墓)가 있는 나라다. 그런데 인도인들간에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 영어로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필리핀 사람들이 말하는 따갈로그어는 말은 있지만 글자는 없으며, 미국의 지배를 받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한글만이 최고라 생각은 버려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한자를 많이 배우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고 있다. 한자를 배우지 않고, 중국어만 배우면 한자의 우리 발음은 알지 못하고, 중국음으로 알아버리는 까막눈이 되어 버린다. 東(동)을 ‘둥’, 江(강)을 ‘장’, 胡(호)를 ‘후’, 溫(온)을 ‘원’으로 읽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자를 교육하지 않으면 피해를 보는 것은 교육자도 당국도 아니고 장차 우리나라를 책임 질 학생들이다. 한글을 세계적인 글자로 만들어 나가면서 한편으로 한자교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나라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말은 영어이며, 한자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사용하는 동양어(東洋語)이다. 한글 못지 않게 한자의 중요성도 알아야 한다.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한글을 개발하여 세계로 수출하고,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을 강화하여 국어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고, 거리의 표지판도 중국의 간체자가 아닌 정자를 써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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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언어)은 민족의 얼굴이랄 수 있다. 잘 가꾸면 품격을 드러내지만 하찮게 여기고 함부로 여기면 천박해진다. 요즘 들어 한글은 파괴화와 비속화의 정도가 심해 품격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무분별한 외국어와의 혼용도 정도를 넘어섰다. 한글이 외국어를 폼 나게 해주는 치장용 언어로 전락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인터넷 상에서는 듣도 못한 신조어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는 재치가 넘치고 사용하는데 거부감이 없는 것들이지만 일부는 저속한 뜻이 담겨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글 파괴와 문법, 철자법 무시는 기본이다. 욕설이 담긴 단어와 문장이 넘쳐난다. 청소년들이 욕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세태도 큰 문제다. 아이들은 ‘졸라’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거의 모든 단어 앞에 이 말을 쓰고 있다. 친구를 깎아내리고 비정상적인 인격체로 비하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 버스나 길거리에서 듣게 되는 청소년들의 대화는 욕설의 반복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방송사들의 인기 연예프로그램 상당수는 아름다운 한글을 흉칙한 한글로 만들고 있다. 상대에 대한 무차별 비방과 욕설, 저질발언이 예사다. 천박한 언어를 사용하는 연예인을 주진행자로 내세우는 가하면 저질스런 대화를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방영하고 있다. 제작 관계자들의 무신경과 실수로 자막안내문에 맞춤법이 틀린 단어가 등장하는 것도 예사다. 최근 들어서는 지자체들도 관광지나 지역특산품 홍보 문안을 작성하면서 한글파괴에 앞장서는 경우가 많다. 가령 ‘자연에 살으리랏다’를 ‘자연愛 살으리랏다’로 표기하는 식이다. 어느 사이 한글이 한자의 의미를 살려주는 보조적 의미의 언어로 전락한 것이다. 돈벌이와 홍보를 위해서 한글파괴까지 서슴지 않는 일들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글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좋은 뜻이 담긴 단어를 주로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향기를 담은 단어와 문장이 많아질수록 한글의 품격은 더 높아지고 사회 역시 더 밝아지게 된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본을 보여야 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올바른 언어습관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한글날이 어제였다. 한글 사랑은 그 무엇보다도 큰 나라사랑이다. 한글에는 민족의 유산이 담겨 있다. 또 사용하기에 따라 한국의 품격이 달라진다. 한글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국민들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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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과거에 추진한 일부 사업의 경우 예산을 낭비한 경우가 많은데도 이에 대한 문책 등 사후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또 주요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사업자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실시하지 않아 거액의 적자보전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시 책임 있는 자리에 근무했던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실명공개와 문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민선 4기인 지난 2007년부터 71억3천15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내 103곳에 꽃 잔디를 조성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고사된 상태다. 시민의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인 경우이나 이에 대한 문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는 관련 공무원들이 정년을 앞두고 있거나 해당 부서를 떠나 책임을 묻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전임시장의 지시에 의한 것인 만큼 부하직원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은 곤란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사후관리를 소홀히 해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간 꽃 잔디가 불과 4년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에 대한 책임소재는 분명히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이 낭비됐는데도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시가 제2순환도로 1구간 운영과 관련해 지난 2002년부터 민간 사업자에게 지원해준 1천8억원도 예산낭비 사례다. 시는 사업추진 당시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을 보장해준다는 계약을 맺었다. 사업자측은 이를 악용해 자본금 축소 등을 통해 적자규모를 크게 늘려 시로부터 적자보전금을 지원받아왔다. 민선 5기 들어 시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사업자 측에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제2순환도로 1구간을 건설한 사업자 측은 지난 2003년과 2004년 자본금 축소 등을 통해 주주이익을 극대화시킨 반면 적자폭을 늘렸다. 시가 적극적으로 이 같은 계약위반 내용을 찾아냈더라면 해마다 200억 원에 달한 적자보전액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책임행정을 실천하고 예산절감의 의지를 시민들 앞에 천명한다는 점에서 예산낭비의 원인과 향후 개선대책을 밝히고 책임자들을 문책하는 것이 마땅하다. 예산을 절약한 공무원들에게는 상을 주고, 예산을 낭비한 공무원들에게는 징계를 가하는 신상필벌의 원칙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수십억, 수백억원의 혈세가 낭비됐음에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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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10월 26일 일부 지역의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의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불법선거로 인한 재판결과 당선이 취소되거나 결격사유가 발생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다. 이번에 치러질 재·보궐선거는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기초단체장 11곳, 광역의원 11곳, 기초의원 19곳 등 총 42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전남에선 광역의원 선출 2곳, 기초의원 3곳 등 총 5개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갖가지 불법과 타락선거가 판을 치고 금품으로 유권자들을 매수하는 금권선거가 자행돼 왔던 것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실태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일부 지역에 국한돼 실시된다고는 하지만 불·탈법행위는 마음 놓을 수 없는 중대한 문제점으로 표출되고 있다. 금번 보궐선거에선 금품살포·후보자비방 등 불법선거가 사라지는 선거풍토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라고 본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돈으로 바꾸려는 퇴보된 선거풍토는 과감하게 털어내야 할 때다. 후보자들의 성숙된 선거의식이 유권자들을 일깨우게 됨은 물론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문화정착을 가져온다고 본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는 앞 전 선거 때 불·탈법행위로 당선이 취소돼 치러지는 선거니만큼 그 어는 때 보다도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후보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정책과 실행 가능한 공약제시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아야한다. 또한 유권자들은 몇 푼의 돈에 흔들리지 말고 어떤 후보자가 지역발전을 위하고 참신한 일꾼으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가를 확실하게 판단해 빠짐없이 투표하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자.
칼럼
남도일보
2011.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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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주식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일상의 관심사는 경제의 거시적 흐름과 증권시장의 동향이다. 경제의 체온계로서 기능하는 증권시장은 경제상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종합주가지수가 급격히 변동하면 경제주체는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제 종합주가지수가 1660선으로 내려앉았다. 급전직하의 상황이다. 7월 중순 만해도 종합주가지수는 2000선을 넘을 정도로 주식시장의 상황은 좋았고 장밋빛 전망이 대세였다. 이제 전망은 잿빛이고, 불안한 표정의 얼굴이 많아 보인다.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상황이다. 그리스는 국가부도가 선언만 안됐을 뿐이지 실제로는 부도 상황으로 읽힌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 때 그랬듯이, 모든 정책의 기조가 긴축으로 가야 한다. 긴축은 곧 모든 지출의 축소이다. 그 고통은 노동자와 서민의 몫이다. 그리스 국민은 총파업을 비롯하여 여러 형태로 저항하지만, 뾰족한 길이 없어 보인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울부짖음이다. 미국의 거대 금융기관인 모건스탠리가 2008년 금융위기 시 리먼브러더스의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위기의 전면적 폭발이 매우 걱정된다. 시장에 관한 고급정보를 생산하고 유통시키고 소비하는 거대 조직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린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개별경제주체로서 가계가 실천해야할 경제덕목은 절약이고 저축이다. 저축은 기업이 행하는 투자의 재원이다. 가계부문과 기업부문의 연결고리는 은행이다. 말하자면, 가계는 흑자주체이고, 기업은 적자주체이고, 은행은 금융의 중개기관이다. 경제주체 간의 위와 같은 구도는 더 이상 작금의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판매신용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소득을 초과해서라도 일시적으로 얼마든지 소비지출이 가능해졌다. 기본 씀씀이가 커졌다. 밥을 집에서 직접 지어먹기보다는 집밖의 식당에서 먹는 게 일상이 되었다. 빚내서 소비하라고 부추기는 장치가 고도로 발달했다. 가계는 빚더미라는 가시방석에 앉은 꼴이 됐다. 가계는 분명코 적자주체로 탈바꿈했다. 이와 반대로 적자주체의 속성이 강한 기업은, 특히 대기업은 흑자주체가 되었다. 투자목적으로 빌린 빚은, 일정기간이 흐른 후에 회수되는 예상수익으로 빚의 상환이 가능하다면, 크게 문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수 년 사이에 가계가 빚을 내는 목적은 투자지출보다는 생활의 유지를 위한 소비지출이다. 이는 가계의 본질적 속성에서 벗어난 행태이다. 결코 합리적인 경제행위가 아니다. 그래서 더 문제이다. 어떻게 빚을 청산한다는 말인가. 소득은 게걸음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지출은 소걸음처럼 뭉텅이로 증가하는 상황이 뒤바뀔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지출에 대한 욕구가 워낙 커서 탐욕에 가깝기 때문이다. 자타가 인정하듯이 은행을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은 나름대로 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정보를 종합하여 체계적으로 기획·구상과 집행·실행을 한다고 보이는데도, 경제의 위기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몰락해왔다. 몇몇 사례를 보면서, 이들도 현재의 일반 가계처럼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가 하는 느낌이 퍼뜩 스쳐간다. 비록 체계(System)가 주도면밀하게 구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설계자도 운용자도 욕심 많은 인간이고, 그들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채 끝없는 탐욕의 기조 속에서 움직여 왔기 때문에, 체계는 무용지물이 되고, 결국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가계가 적자주체로서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방치하고서 백약을 처방해봐야 그 소용이 무엇이겠는가. 애초인 원시로 되돌아가서 살펴봐야 한다. 너무 원시적인 생각인지 모르나, 경제행위의 비합리성을 타파하려면 탐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혹에 빠지기 쉬운 환경 속의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는 양입제출(量入制出)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수입을 헤아린 후에 지출을 해야 한다. 특히 가계는 어느새 체질화된 양출제입 원칙을 버려야 한다. 필요한 지출을 헤아린 후에 수입계획을 세우는 일은 정부나 기업이 할 일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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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60년 전통의 제1 야당이지만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이다. 조직을 총동원했으면서도 시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에게 패배한 충격이 민주당을 강타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은 내홍의 소용돌이에도 휘말리고 있다.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것은 국민들 사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변화욕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의 개혁요구는 민주당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거듭된 실책으로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개혁과 쇄신을 통해 흡수하지 못한 것은 분명 민주당의 실책이자 잘못이다. 민주당은 이번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한편 체질개선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자기반성과 분발도 요청된다. 자기 사람을 심기위해 지역민심과 동떨어진 공천을 일삼고 구태의연한 의정활동으로 일관하는, 그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시민정치 파워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혁신과 노력이 요청된다. 민주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민들은 지방의회 의원 대다수가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기보다는 의정비인상이나 해외견학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민에 대한 봉사는 구호에 불과할 뿐 의원직을 대외적인 신분과시용으로 여기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시각도 크다. 물갈이와 청산의 대상은 국회의원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가 산적한 현안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집행부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모두 공동으로 책임져야할 부분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인 지역현실상 광주와 전남의 낙후, 그리고 국가지원사업의 지지부진함은 민주당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책임을 통감한 반성과 분발이 없을 경우 이번 서울지역에서의 민주당의 실패는 이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 민주당이 자기혁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갈 경우 이번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민의사를 중시한 공천과 민주적인 의사결정, 그리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정책결정과 추진이 요청된다. 민주당이 자기혁신을 통해 거듭난다면 국민들은 아낌없는 지지를 다시 보내줄 것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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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광주광역시 북구가 주최하고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주관하는 ‘광주 정체성을 찾아가는 문화 아카데미’ 행사에 강사로 초청돼 무등산 옛길을 걷게 되었다. 중봉에서 참석자들에게 시를 말하고 시를 낭송하는 산상 시낭송의 장을 열자는 것이었다. 그 계획의 제의를 받고 나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 나는 다만 무등산 서석대 산행에 앞장서고 싶었다. 그리고 혼자 구상하기론 묵묵히 걸으면서 내가 어떻게 무등산과 교감하고 무등산과 대화하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나의 시에 대한 말이고 나의 시라는 것을 침묵으로 말하고 싶었다. 평소는 혼자 다니지만 내가 안내하는 일군의 독자들과 같이 가면서 아무도 말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산행은 매우 시적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행에게 내가 산행하면서 얼마나 힘들어 하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숨차고 얼마나 발을 휘청거리는가, 그리고 땀을 흘리는가, 그 나이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게 산행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는 하나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문화가 아닌 매조키즘적 고산고수(苦山苦水)의 고행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그것이 나에게 시의 길이고, 그리고 인생의 길이라는 것을 묵언으로 말하고 싶었다. 나의 산행은 60년대 내가 해인사에서 성철 스님의 경책을 맞으면서 올린 3천배와 같은 수행이다. 어찌 보면 요즘 세상에 무의미한 짓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요즘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일과 같다. 그날 중봉에서 가졌던 산상 시낭송 행사는 그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나의 욕심으로는 너무 평범하였다. 모두 발언에서 내가 왜 무등산을 좋아하게 되었으며 평생 무등산 산행만 고집하면서 그래서 몇 해 전에는 무등산 1천회 산행을 달성하였고 최근에선 서석대만 오르는 데 지난 번 벌써 120회를 넘겼다고 말하였다. 중봉 따라오기도 힘든 일행에게 그 자랑은 스스로 매우 속물적인 과시라고 느꼈지만 그러나 그 말이 그 분위기에 합당하는 대응이었다. 그리고 자작 무등산 시선 가운데 몇 편을 낭송하였고 그 시를 쓰게 된 계기를 말하였다. 가령 그 유인물 첫머리에 실린 ‘무등을 바라보며’는 서정주의 명시 ‘무등을 보며’의 화답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일행이 돌려가면서 나의 무등산 시편들을 낭송하였다. 그 다음 주말인 지난 토요일 나는 그 행사에서 다하지 못한 미진한 뜻을 보완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상의 서석대에서 바로 옛길로 내려서지 않고 입석대로 내려와 장불재로, 그리고 중머리재로 약사암 삼거리에서 주저 없이 바로 새인봉으로 향하였다. 길고 힘든 산길이다. 그 산행은 묵언이었다. 쉬지 않고 가는 산행 중 장시간의 묵언은 나에게 이상하게 쾌감을 준다. 산행하면서 말이 없어야하고 쉬지 말아야 하고 발이 휠만큼 지쳐야하고 흐르는 땀의 무게를 느껴야하는 것이 나의 산행의 습관이다. 산행은 무리하게 할 일이 아니라고 주변에서 만류하지만 한번 나서면 무리하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서석대 산행은 언제나 혼자다. 주변에서 혼자 하는 산행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실상 사고의 이야기도 들린다. 그리고 고백이지만 그 사고의 중심에 내가 있다고 느낄 때도 있다. 병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지병이다. 내식으로 말하자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그리고 나의 이 병은 저주일 수도 있기 때문에 손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너는 무엄하게 사실상 무등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무등산은 없다’고 행동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자기 목소리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분수를 알라라며 비웃고 있다. 갑자기 자기가 작아진다. 가을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 한없이 높고 푸르다. 그렇다. 무등산에서 작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나의 출구이다. 그리고 비로소 시 쓸 생각을 한다. 시는 자기가 작아지는 것을 느끼는 감정을 적는 진실한 언어행위다. 그리고 오랜만에 좋은 시가 쓰여질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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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공비축미 방출로 쌀값 하락이 계속되자 농민들이 수매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농민회를 중심으로 농민들은 제 값을 받지 못할 바에야 올해 생산된 쌀을 수매하지 말자는 뜻을 모아가고 있다. 농민들이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수매거부에 나서고 있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은 쌀값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전국적으로 모두 64만t의 비축미를 방출했다. 광주ㆍ전남지역에는 2009년산 9만t과 2010년산 7만1천t 등 16만1천t이 풀렸다. 이에 따라 전남 지역의 쌀값은 지난 6월 80㎏들이 1포대 15만4천976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5만2천708원에 불과했다. 이런데도 정부는 농협 등에 쌀값을 더 내리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쌀값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뛰는 생필품 가격은 외면한 채 쌀값이 물가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세우는 정부의 경직된 정책은 시정되는 것이 마땅하다. 상생(相生)과 공존(共存)이라는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다. 현재 농민회 측은 수매거부 방침을 정해놓고 각 시ㆍ군 농민회별로 찬반투표를 진행 중에 있다. 대다수가 수매거부에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인 농민투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 농민들의 주장은 정당한 측면이 크다. 생산비에 미치지도 않는 값에 쌀을 사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바이지만 식량문제는 경제적 논리로 풀어갈 것이 아니라 국민복지와 식량안보의 측면에서 관리해야할 사안이다. 이런 식의 양곡정책이 계속되면 쌀농사는 조만간 그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할 경우 쌀값은 폭등할 것이고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는 농가보호를 위해 2009년산 공공비축미는 방출하지 않아야 한다. 2010년산의 경우도 3%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80㎏당 16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방출해야 한다. 올 추곡수매 인상도 대폭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양곡정책으로는 농촌을 보호하면서 물가도 안정시키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최소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도입해야 쌀 농가들이 살고 정부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비축할 수 있다. 정부의 태도변화를 거듭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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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붉은 실’이야기는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에게 길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준 것으로 유명하다.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는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자 제물로 위장하여 크레타섬에 들어오는데, 아리아드네는 그를 보고 첫눈에 반해 미노타우로스를 없앨 수 있는 칼과 붉은 실타래를 주어 미궁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테세우스는 미궁의 입구에 매어놓은 붉은 실타래를 이용해 그가 지나온 길을 따라서 무사히 미궁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화재 현장은 실내에 가득한 연기로 인해 시야확보가 곤란하고 공포와 두려움으로 인해 정상적인 상황 판단이 어렵다. 특히 다중이용업소는 미로식 구조로 된 것들이 많아 피난에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어둠과 두려움 속에서 연기와 불길을 피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 오직 비상구뿐이다. 화재 발생시 짧은 시간 내에 뜨거운 열기와 유독한 연기로부터 탈출하는 것은 곧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며, 이때 옥외로의 탈출구가 되는 비상구는 곧 생명의 문이다. 만약 비상구가 닫혀있거나 주변 적치물로 인해 대피가 어렵다면 비상구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소방검사를 하다보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피난 방화시설을 불법으로 변경하거나 폐쇄하는 업소, 비상구로 향하는 통로에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두는 업소를 종종 발견할 때가 있다. 업주들은 비상구의 중요성을 인지해 어떠한 상황에도 피난에 장애를 발생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는 이용자들도 출입구와 비상구 위치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은 화재 등 극한 상황에 처하면 들어온 문으로 탈출하려는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곳에 비상구가 있음에도 주 출입구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따라서 다중이용업소 출입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피난안내도이다. 피난안내도는 화재 발생시 최단시간에 피난할 수 있도록 안내표지를 이용객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비치하도록 되어있다. 피난안내도를 통해 현 위치를 파악하고 비상구 위치를 숙지한다면 위급상황 시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업주나 시민 스스로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안전의식을 갖고 비상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소중한 생명의 문을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닫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화재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영업주는 소방·피난시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함은 물론, 시민들도 다중이용업소를 방문할 때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등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10.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