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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영어로 밥을 먹고 살았지만 고백컨대 사실은 영어책보다는 일본어책 읽기가 편하다. 그래서 나는 말은 어려서 배운 것이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다. 1990년 캠브리지 대학에 일본인 학자가 많이 와서 공부하고 있었다. 하루는 나만큼이나 영어가 서툰 그들 중 하나와 일본말로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는 갑자기 내가 일본말을 해서 편하다고 말하면서 내가 일본말을 하는 것은 행운이라고도 말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모욕감을 느꼈다. 한국의 푸른 하늘을 ‘이혼바래’ 즉 일본하늘이라고 가르친 일본인 선생에게 일본말을 배운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일본의 침략은 오늘까지도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부득이 일본책을 읽는 수가 있다. 가끔 일본서가에 들러 신간을 구입하는 일도 있고 선배들 서가에서 재미있는 일본책을 보면 빌려다가 읽는 수도 있다. 내가 캠브리지에서 만난 이래 지금도 왕래하는 일본 법정대학 교수 스즈키 교수는 IRA 연구 등 북아일랜드 현대사에 관한 저서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론의 번역으로 이름을 가진 학자다. 또 재일교포로 일본에 귀화한 교토 동지사 대학 영문학과 교수인 사카모도 씨는 노벨 문학상 수장자인 아일랜드 시인 세이머스 히니 전문가로 그 전집 번역자로 이름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연전 문학 예술사가 특집한 세이머스 히니 집중연구에 나와 같이 집필에 참여한 적이 있어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그들과 친구가 된 것은 일본말 덕분이기도하다. 8월은 우리에게 일본제국주의 폐망에 대한 의식이 강한 달이다. 6일에는 어김없이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기념행사가 열리고 NHK는 그것을 중계 보도한다. 그들은 평화를 주장하고 원자폭탄의 반인륜적 의미를 상기시킨다. 그날을 전후하여 금년 여러 날 NHK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엔도씨와 미국의 1954년 비기니 수소폭탄 실험의 일본 어부 희생자 오이시씨의 대담을 취급하였다. 수소폭탄 실험 당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자행한 실험으로 근해에서 조업하던 일본 어부 29명이 죽음의 재를 뒤집어 쓴 사실과 그로 인하여 평생 암에 걸리는 등 기타 그 후유증으로 시달리다 사망한 사람들의 실상을 상세하게 소개한 책을 중심으로 일본인들의 무고한 희생을 암시하였다. 그러나 그 행사에서 내가 느끼는 것은 일본인들이 그 지경에 이르게 한 원죄에 대하여 언급이 없다는 사실이다. 일본인들은 도조 등 전범자의 처벌이나 그동안의 굴욕적인 압박으로 충분하게 속죄하였다고 믿는 모양이다. 최근 독일의 한 정치가가 전쟁 책임에 대한 일본과 독일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죄책감이 약한 일본인들의 자세를 비판한 적이 있다. 그 비판에 우리는 더욱 예민하다. 일본인들은 그만하면 되었지 일본에 아직도 미군이 주둔하는 등의 굴욕을 언제까지 겪어야 하는가하고 불평한다. 물론 일본 젊은이들의 견딜 수 없는 굴욕감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화려한 침략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을 보아야한다. 그들이 저지른 원죄 때문에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채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의 고통을 해소시키는데 일본은 진심으로 협력해야 한다. 8월이 오면 나는 관습적으로 일본책을 통하여 일본 제국주의의 폐망을 즐기고 있다. 최근 나는 문예춘추사가 낸 고지마라는 작가의 일본군 멸망의 기록을 읽고 있다. 1937년 일본군은 북경근처 로교교에서 중국침략 전쟁을 일으켰다. 그 원흉인 연대장 무다구찌가 사령관이 되어 인도 인팔 침공 당시 부하 사단장으로부터 ‘짐승같은 자식’이라는 욕설을 들으면서 감행한 무리한 욕심 때문에 12만 대군이 싸움이 아닌 기아와 질병 등으로 처참하게 폐망한 기록이다. 그는 ‘진군하라 진군하라’ 고 외치면서 일선의 실황보고를 무시하였다. 8월에 소위 세계적 강군이 그렇게 신나게 멸망한 사실을 반추하는 것은 다시없이 즐겁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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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수원지법 제410호 법정에서 벌어진 김정일 만세사건과 관련, 국가안보에 대한 목소리가 고조되고 관심과 우려의 눈길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당시의 사건개요는 이러하다. 이날 법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이 감형을 받고 당당하게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치는 일이 발생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피고인은 종북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 를 운영하면서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이적표현물 380여건과 동영상 6편을 올려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된 황모(43)씨이다. 재판부는 이날 “원심 1년6개월의 형은 다소 무겁게 보인다”며 황씨가 이적표현물을 제작·배포한 것은 맞지만, 대한민국의 존립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직접적 행동을 하지 않았고, 그가 미칠 사회적 위험성의 정도를 고려하여 6개월 감형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감형이 확정되자 돌연 황씨는 방청객을 향해 두 팔을 활짝 펴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 만세!”라고 외쳤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구현하는 법정에서 조차 이런 사건이 발생한 점은 국가 안보에 대한 심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3·26 천안 함 폭침 및 11·23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국민들의 안보의식에 대한 관심이 가일층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이 발생한지 1주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천안함 폭침으로 인해 우리의 아름다운 청년 46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 갔으며, 또한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했고 주민들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으나, 북한은 현재까지도 일말의 사과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해 있는 현 실정이다. 더욱 더 사이버상의 국가안보의 위협은 증대되어 가는 반면 국가 안보의식은 약화되어가는 측면이 있다. 최근의 국가안보와 관련 국내외 환경 변화, 세계화와 정보통신의 혁명의 흐름속에서 과거에 불가능했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수단과 대상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국가안보의 위협은 적대국가의 간첩활동에 국한하여 보는 시각과 과거의 역사적 유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현대의 국가 안보의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다변화적 국가 구도는 물론 개인이나 조직 등의 세력이 다양한 요인으로 국가안보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대테러활동, 산업보안의 문제, 사이버안보에 이르기까지 안보위협적 환경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민보호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도 조속한 대응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국가안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가이다. 남북 분단의 현실 앞에서 우리는 그 어느 나라 보다도 확고한 국가관과 안보관이 필요한 나라이다. ‘총알 없는 전쟁’이라고 불리는 사이버상의 이런 행위에 대하여 보다 더 확실하고도 단호한 대처를 기하고, 사이버 테러, 사이버보안활동을 강화함은 물론 국가적 대응 체제를 공고하여 국가위협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교육과정에서도 보다 더 국가관과 확실한 안보교육을 강화하여 강건한 대한민국의 기초를 탄탄히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체제와 헌정수호라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더 이상 사이버상의 무풍지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물리적 공격과 사이버상의 국가 안보위협적 환경이 폭풍치는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이완된 안보의식을 확고히 정립하고 사이버 등 각종의 국가안보위협으로 대비할 때이다. 전남지방경찰청도 인력을 보강, 보안사이버 역량을 강화해 완벽한 대응체제 및 시스템을 보다 견고히 했다. 국가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나가는 시작과 끝은 확고한 국가안보 의식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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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재해 발생 시 정부가 지원하는 피해복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과거 피해복구비를 많이 수령하기 위해 피해액을 부풀리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최근 수산재해 피해복구 보조금을 어가당 5천만원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태풍 ‘무이파’로 피해를 입은 전복 양식장의 경우 어가당 피해액은 평균 1억에서 1억5천만원에 달한다. 또 양식시설 대부분이 파손돼 실제 피해액은 훨씬 더 커 5천만원의 복구비는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것이다. 수온상승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수산피해가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피해복구비 지원 단가를 현실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현행 지원복구비는 기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실제 복구비의 46%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남도는 수산재해의 대형화에 맞춰 복구비 지원을 현행 46%에서 100%로 현실화하고 시설복구를 위한 국비지원율도 25%에서 50%로 상향조정해줄 것을 이미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정부는 어민생존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도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번 ‘무이파’의 영향으로 피해을 입은 전복양식 어가는 완도 보길도와 중리의 85어가를 비롯해 진도군 의신· 고군·군내면 12어가, 신안 2어가 등으로 양식시설 8천700여 칸이 부서졌다. 이들 어가들이 다시 시설을 설치하고 생업에 나서기에는 현행 지원비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양식어민들은 복구 지원비가 나오더라도 당장 대출금 이자와 생활비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빚을 내 복구에 나서야 할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수낙과 피해농가에 대한 보상도 신속히 진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나주와 보성, 강진 등 1천62㏊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배의 경우 916㏊가 피해를 입었다. 전체면적 2천450ha 가운데 12.3% 정도 낙과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농민들은 태풍 뒤에 또 비가 내리고 있지만 땅에 떨어진 배를 전혀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당국의 피해조사가 실사되기 전에 배를 수거하면 피해보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피해조사 방법 때문에 상품성이 어느 정도 있는 배를 그대로 썩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현실적인 재해복구비는 현실화돼야한다. 국비지원율도 상향 조정돼야 한다. 융자금에 대한 상환유예와 이자율 조정도 필요하다. 농어민의 고통을 달래줄 수 있는 현실적인 피해보상과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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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태풍 ‘무이파’의 피해가 크다.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전남 해안 일대 양식장과 과수농가의 피해가 엄청나다. 순간 최대 풍속 40m/s의 강한 바람이 불었던 완도·진도·장흥·신안 등 서해안 양식장에서는 양식시설들이 모두 망가져 해안가로 밀려왔다.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는 64t짜리 테트라포드 2천여 개가 유실돼 2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났다. 과수농가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나주·보성·강진·영암·순천·무안 등 1천62㏊에서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추석 대목 출하를 앞둔 시점이어서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다. 순천과 여수, 보성에서는 논밭 341㏊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비닐하우스 382개동이 파손됐으며 인삼재배시설 14.1㏊도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전남 농어촌을 잔인하게 할퀴고 간 태풍의 상처는 매우 깊다. 당장 피해 농어민들의 생계가 염려스럽다. 양식장의 경우 키워왔던 전복과 패류, 양식고기들이 태풍에 휩쓸려 가버리는 바람에 당장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수입이 사라져 버렸다. 게다가 양식시설도 모두 망가져 버려 빚을 내서라도 재설치를 해야할 판이다. 과수농가의 시름도 깊다. 나주지역 과수원 농민들을 비롯, 도내 과수피해 농가들은 땅에 떨어진 배와 복숭아, 단감 등을 보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과수원 피해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듯싶다. 낙과피해로 과일 출하량이 크게 줄어 가격급등이 우려된다. 게다가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보름정도 빠른 관계로 햇과일 품귀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태풍피해까지 겹쳐 각 가정마다 과일값 지출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산물 값의 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농수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당국의 수급조절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태풍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피해를 입은 농어가의 주민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각종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해안가로 밀려온 양식시설들을 정리하는데 많은 인력이 필요한 만큼 군부대가 적극적으로 나서 뒷수습에 나서는 대민지원도 절실하다. 이와 함께 잦아지고 있는 강풍과 폭우에 대비한 재해방지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어촌과 농촌에서도 이를 감안한 구조물 설치와 농작물 관리가 필요하다. 기상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마련과 지원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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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클라우드(원제:Head in the Clouds)는 3명의 청춘 남녀 간에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영화의 무대는 내전이 벌어진 스페인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침공당한 프랑스다. 샤를리즈 테론(길다 役)과 페넬로페 크루즈, 스튜어트 타운젠드가 명 연기를 펼친 아름다운 영화다. 독일군 장교의 정부(情婦)로 나오는 길다는 실은 영국의 첩보원이다. 독일군 장교로 부터 정보를 빼내 많은 이들의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길다 주변의 프랑스 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길다를 창녀라 욕한다. 독일군이 물러가자 프랑스인들은 길다를 비롯, 독일군과 놀아나던 여자들을 붙잡아 머리를 자르고 때로는 공개 처형한다. 이 같은 장면은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다른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이 장면이 새삼 떠올려지는 것은 고(故) 안현태씨의 현충원 기습안장 소식 때문이다. 과거사를 정리하는데 있어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어쩌면 그리 다른지 놀라울 뿐이다. 전쟁후 프랑스인들은 독일군에게 영혼을 판 여성들의 경우 머리카락을 잘라 그들의 인격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더 나아가 나치부역자 15만 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우리는 독립군을 진압한 일본군 출신 장군과 광주시민을 학살한 군인, 그리고 그 정권에 충성한 인물을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있다. 김창용과 유학성, 그리고 이번에 현충원에 묻힌 안현태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처럼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친일파 단죄라는 민족혼 세우기 작업이 망쳐졌기 때문이다. 첫단추를 잘못 꿰니 모든 것이 뒤죽박죽돼 버린 것이다. 1948년 만들어졌던 반민특위(反民特委)는 친일파의 반격으로 1년이 못돼 와해됐다. 이승만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던 친일파들은 똘똘 뭉쳐 반민특위의 활동을 방해했다. 국회프락치사건과 친일 경찰들의 테러 사건으로 반민특위는 유명무실하게 돼 버렸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아직도 이 땅에서 돈과 권력을 쥐고 떵떵거리고 있는 이유다. 어떤 이는 안씨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 “5공 세력들이 또 한 번의 쿠데타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했다고 낙인찍힌 12·12 쿠데타가 30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는 탄식도 들려온다. 사면을 받았기에 국립묘지안장이 가능하다면 노태우·전두환 前 대통령도 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누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하다. 안장결정을 내린 심의위원들의 면면도 알고 싶다. 세월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그들의 역사관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따져 묻고 싶다. 우리 사회가 지닌 자정력(自淨力)이 이 정도에 불과한 것인지…. 무엇이 무서워 ‘사슴을 말이라 우기는’(指鹿爲馬) 불의에 맞서지 못하고 있는지…. 참담한 생각도 든다. 국민들이 “사슴이다”고 외쳐도 귀를 틀어막는 권력과 그 추종자들이 더 문제인 듯싶다. 국민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장결정을 내린 현 정부 고위 공무원들은 먼 옛날 환관(宦官) 조고(趙高)의 눈치를 보며 아부를 일삼던 조정대신들과 다름없다. 5공에 연줄을 두고 있는 일부 극우보수 세력들의 발호를 모른 체 하는 사회분위기도 문제가 크다. 이렇듯 우리 스스로 역사바로세우기를 제대로 못하고 있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나무랄 수 있겠는지, 자문해본다. 친일파 단죄에 실패했던 ‘반민특위 무산’이라는 아픈 과거가 오늘날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학살했던 5공 정권의 하수인들이 현충원에 안장되는, 이 나라를 과연 ‘건강한 나라’라고 부를 수 있을까? 5공 출범이후 이 땅 위의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다. 국민들 대부분이 앞서 가신 민주투사들에게 빚을 진 사람들이다. 모두들 그 마음의 빚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와 민족 앞에 무엇이 진정한 가치인지를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한다. 국민들을 업수이 여기고 민족의 정기를 흐리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오늘의 현실이 비탄스럽다.
칼럼
최혁
201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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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숨진 안현태씨를 지난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 기습적으로 안장했다. 안씨는 5공 때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지냈다. 안씨는 육사 17기로 수경사 30경비단장과 공수여단장을 역임한 뒤 1985년 장세동씨 후임으로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냈다. 5공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특가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었다. 지난 6월 25일 지병으로 별세한 안씨는 육군 소장으로 예편해 준장 이상이 묻힐 수 있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기본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았던 전력상 국립묘지 안장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했는데 위원회는 서면결의를 통해 안씨의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한 것이다. 안장심의위원회는 허용이유에 대해 “안씨가 사면법에 따라 잔형 집행면제를 받아 복권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전두환과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다.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사면됐었다. 과거, 국가와 민족 앞에 큰 죄를 지었음에도 사면· 복권을 받아 다시 활개치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우리는 극심한 좌절과 분노를 느꼈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화합차원에서 사면조치를 내린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사면은 국민적 합의없이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취해진 사면이었다. 정치인들에게 남발된 사면조치는 법의 존엄성을 약화시키는 한편 이번처럼 민족의 정기를 훼손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총과 칼로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민주회복을 외치던 대학생들을 고문해 죽게 한, 군사독재정권의 핵심인물들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협조했던 사람들을 철저히 응징하고 단죄해 민족정기를 바르게 세웠다. 이에 반해 우리의 경우 이승만정권이 친일세력을 옹호하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부리는 바람에 민족정기가 흐려지는 결과를 빚었다. 이런 부끄러운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다. 이번 안씨의 국립묘지 안장허용 결정을 내린 이들은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 안장허용결정을 내린 심의위원들의 명단도 공개해야 한다. 고위공무원들이 대부분인 심의위원들의 역사의식이 고작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서글프기만 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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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우리나라 농업의 특질에 대하여 배운 적이 있다. 우리 농업의 특질은 미곡중심의 주곡농업이며 농가 호당 경지면적이 1㏊로 영농규모가 영세하고 가족노동 중심의 경영체이며 노동집약적 경영으로 외국의 농업과는 자연적 사회적 조건에서 크게 다르다고 배웠다. 이러한 우리 농업도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게 된다. 이른바 세계화, 국제화, 개방화의 열풍이 강하게 불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칠레를 시작으로 한 FTA 협상은 미국과 EU로 확대되었고 현재는 농업 강국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도 추진 중에 있다. 농업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개방화의 물결이자 세계와의 경쟁, 즉 시장변화이다. 개방확대로 값싼 농산물의 국내 점유율이 높아지면 한국 농산물 시장은 위축되고 위기가 가중된다는 인식을 많은 농업인들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호당 경지면적 1.5㏊의 작은 영농규모와 농업수입 중에서 63%의 많은 경영비를 지출하는 우리 농업은 약자이며,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의 농업은 강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강자가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강자보다는 변화에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아 승자가 되는 것이다. 개방화 시대에 약자일 수밖에 없는 한국농업이 강자인 세계 농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최근 세계의 농식품산업은 다섯가지의 큰 축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첫째로 융복합화(Convergence)이다. 인간의 건강증진 식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분야와 과감하게 손을 잡는 것이다. 일본의 S화장품회사는 미국의 코카콜라와 함께 알로에베라를 함유한 주름방지 음료를 개발했다고 한다. 둘째는 안전성(Clean)이다. 세계 식품시장의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유기농식품을 꼽을 수 있으며 유기농식품 시장은 연 15.8%씩 성장하고 있다. 셋째는 편의성(Convenience)이다. 독신가구의 증가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로 편의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푸드림스는 초저온 급속냉동 기술을 개발해 수출용 생선초밥의 보존성을 높였고, 영국의 오퍼레이셔널서포트는 스스로 데워지는 초간편 식품 ‘핫캔’을 출시했다. 넷째는 전통식품(Country)이다. 자국 음식을 세계화하는데 가장 성공한 나라는 태국을 들수 있으며 2008년 세계에 태국음식점을 11,000개나 개점했다. 다섯째는 문화(Culture)이다. 소비자들의 식품선택 기준이 ‘양’에서 ‘질’로 변하면서 별미를 맛보거나 유별난 음식요리를 체험하기 위한 여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의 라면박물관이 인기 관광지가 되었다. 이러한 소농, 가족농 중심의 우리농업이 최근 세계 농식품산업의 변화 추세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농업은 규모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에서는 불리하지만 다품목 소량 소비시대에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은 우리 농업에 위협이 되지만 대응 여하에 따라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장이 열리는 동시에 수출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약자인 우리 농업이 경쟁력에서 강자를 이기는 방법으로는 5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둘째는 농업인의 혼과 신뢰를 담은 장인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셋째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역발상으로 새로운 틈새시장과 고객을 창출해야 한다. 넷째는 나만의 고유제품과 브랜드, 시장이 원하는 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다섯째는 개인의 성공 노하우를 주변과 나누어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요즘 농업분야의 화두로 ‘강소농(强小農)’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강소농이란 ‘영농규모는 작지만 생산한 농산물을 차별화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여 높은 농업소득을 올리는 농업경영체, 즉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가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 아닐까 한다. 전남의 친환경 이미지와 천혜의 자연환경, 전통문화를 접목시켜 소비자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농업을 먹는 산업에서 즐기는 산업과 결합해 먹고 즐기는 산업으로 변화시켜 내일의 밝은 전남농업을 육성해보자
칼럼
남도일보
201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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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최대의 문화프로젝트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2004년부터 법 제도적 뒷받침속에 시작되어 우여곡절을 거쳐 가며 오는 2015년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건립과 함께 광주시 전역에 7대 문화지구 등 문화예술인프라가 구축됨으로써 본격적인 사업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문화예술관련 전문가들이 현안중심의 논의에서 좀 더 나아가 지방정부와 지역기업, 학계, 비정부기구(NGO), 언론 등 지역사회 구성인자 간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문화도시 조성과 관련한 콘텐츠 생산, 도시재생 등 다양한 문화담론을 생산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시민문화가 발전해가는 사회에서 시민사회 중심의 거버넌스의 보완은 절실하게 필요하다. 거버넌스는 공동체 운영의 새로운 체제, 제도, 메커니즘 및 운영양식을 다루는 것으로 기존의 통치나 정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등장하였으며 그 개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만약, 점점 불확실성이 증대되어 가고 있는 사회속에서 그 동안 정부나 기업들도 경험해 보지도 못했던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 행정학의 보다 유용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함에 더 이상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사회의 다원화로 인해 이슈에 따라 이해관계나 스스로의 가치관 등에 따라 이합집산한 단체들이 서로 대립과 갈등의 각으로 몰아갈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다수세력의 이익을 정당화시켜 주기 위한 요식행위 수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행과정을 위탁받거나 민영화된 기관에서는 정부가 충분히 이를 감시할 수 없어 공익보다 수탁기관 내지는 민영화된 기관 스스로의 사익을 추구할 가능성 등 도덕적 해이 극복을 위한 제도도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거버넌스 체제에서 소수의 시민이 다수의 시민의 의견인양 여론을 몰고 간다면 이것 또한 크나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대통령 특별법에 의한 국책 사업이다’ 고는 하나 우리 지역민들이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은 광주만이, 광주이기 때문에 유일하게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편협한 시각은 버려야 한다. 부산, 경주, 마산, 울산, 전주 등 타 지역과 도시들도 문화중심도시를 표명하고 있으며 계속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지방정부-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시민단체-기업 등 사업주체간 상호연계 및 협력 강화를 통한 문화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더불어 교류기반 조성을 위해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운영지원, 문화도시 포럼개최, 기업과 연계를 통한 조성사업 공감대 확산 및 시너지효과 제고를 위해 메세나 등을 활용한 기업 후원프로그램 개발, 아시아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통한 조성사업 공감대 확대를 위해 미디어를 활용한 교류사업 추진, 국제문화교류 자문위원회운영 등 다양한 형태의 산·관·학·연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시민사회의 역할분담 및 거버넌스 구조가 면밀하게 구축되어 계획에 대한 실행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규철
칼럼
남도일보
201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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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쌀값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나라의 대통령과 장관이라는 사람들은 쌀농사를 왜 그렇게 하찮게 여기는지 모르겠다. 쌀이 남아 돈다고 해서 쌀농사 역시 천덕꾸리로 여기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쌀이 귀한 줄 모르니까 농촌과 농민 역시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요즈음 농정을 책임진 사람들의 모습이다. 최근 정부는 쌀값 하락정책을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쌀값을 내려야한다는 것이 물가당국의 기본방침인 듯싶다. 다른 공산품들의 가격이 하루가 멀다고 뛰고 있는데도 쌀값 인상이 물가인상을 주도하는 것처럼 여기는 당국자들의 인식은 문제가 많다. 쌀값보다는 고유가와 공산품가격 상승이 널뛰기 물가를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다른 물가인상의 가장 원인은 일부 부도덕한 대기업들의 제품가격 인상경쟁이다. 정부의 엄포에도 정유사들은 마음 내키는 대로 가격을 받고 있으며 이는 다른 소비자 물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각 기관 역시 초긴축 재정을 통해 물가를 잡아가기보다는 방만한 재정운용을 멈추지 않고 있어 물가상승에 일조를 하는 상황이다. 이런데도 물가당국은 농촌과 농민을 물가안정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생산물량도 충분하고 비축물량도 넉넉하니 제 값을 주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기는 듯싶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식량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풀어가야할 문제이지 물가안정차원에서 접근할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식량전쟁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촌 전체적으로 온난화에 따른 기상변화와 자연재해로 농산물 생산이 급감했다. 세계곡물생산이 절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소비는 더 늘어나 수요와 공급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의 폭설과 미국과 아르헨티나, 인도의 가뭄으로 세계적으로 2%의 식량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현재 각 나라는 급감한 농산물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양파 때문에, 호주는 바나나, 멕시코는 옥수수로 인해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우리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50%에 불과하다. 지금은 쌀이 남아돌지만 앞으로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역시 식량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 때서야 뒤늦게 쌀농사 기반을 확충하고 농사지을 사람을 수소문하는 것은 때늦은 일이다. 쌀값과 농촌보호는 경제논리로 풀 것이 아니라 식량안보논리로 풀어야한다. 최소한 10년을 내다보고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지혜가 아쉽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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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일본이 독도(獨島)를 일본 땅이라고 말하면 우리나라가 흔들거리며, 일본에 적개심(敵愾心)을 갖는다. 정부나 여당이 호남을 푸대접하면 역시 호남 사람들은 정부에 적개심을 갖는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해병대에서 크게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도 한 사람을 따돌림한데서 일어나 군대 전체가 흔들리게 되었다. 어느 곳에서나 푸대접은 큰 사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중국에서 매년 필자에게 찾아오는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서울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은 믿을 수 없으니, 그 사람을 만나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요즈음은 ‘전라도’를 ‘하와이’란 말로 자주 쓰지 않지만, 60년대 서울에서 전라도 출신들을 ‘하와이 개땅쇠’란 말로 자주 사용하여 너무나 멸시하였다. 군대에서 전라도 사람들은 ‘더블 백’ 즉, 남의 물건을 집어 넣는 도둑놈이란 소리도 자주 들었다. 하와이가 주(州)로 편입되기 전에 미국 본토에서 멸시를 받았으나, 1959년 8월에 마지막 50개 주로 승격되자 주민들은 대환영을 받았으며, 하와이는 전세계적인 휴양지가 되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1959년 7월호 ‘야화’라는 잡지에 조영암이 쓴 ‘하와이 근성’이라는 글이 실렸다. 이 잡지가 발매되자 전라도민들은 흥분하였고, 서울에 사는 전라도 출신들이 잡지사에 쳐들어가 항의하기도 했다. 그로 인하여 ‘야화’라는 잡지는 폐간되었고, 조영암은 전주에서 재판 받아 6개월 실형을 받기고 했다. 1979년에도 ‘문학사상’ 신년호에 오영수가 전라도를 비하하는 글을 썼다. 이 때도 이 문제를 제기하여 여론이 들끓자 문학사상이 중앙 일간지에 5단 광고로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하였다. 어떻게 보면 전라도에 태어났다는 것이 불행한 일이며, 1등 국민이 아니라 3등 국민이라는 것을 느끼고, 서울이나 수도권에 올라 가 살지 못하는 신세가 불행하기만 한 일이다. 우리 지역에도 문제는 많다. 김대중 대통령이 되면서 더 좋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였고, 전남도청이 옮겨 광주 동구는 공동화 현상이 일어났으며, 잘 나가던 광주공항을 빼앗아 무안으로 옮겨 국제화에 몰락시키고 말았다. 한나라당은 그 동안 지명직 최고위원을 호남에 1석을 할애했는데 호남 몫의 최고위원을 홍준표 대표는 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호남지역에서 1석도 가져보지 못한 한나라당으로서는 호남배려를 접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만도 하다. 그러나 호남지역의 정치상황이 어렵다고 호남을 포기하는 듯한 행위는 잘못된 것이다. 호남은 최근 20년 동안 한나라당이 진출하지 못했지만, 한나라당이 호남을 존중하고 지켜간다면 한나라당을 지지할 호남인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명박 정권에 등을 돌린 이유는 인사와 정책 등에서 호남의 푸대접을 느꼈기 때문이다. 호남인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 크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의 전국 지지율인 35.8%보다 낮지만, 호남지역 지지율 23.3%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14%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1963년 5대 대통령선거에서 호남지역은 박정희 후보에게 윤보선 후보보다도 35만표나 더 준 적도 있다. 그 결과로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역사가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 호남에서의 승리가 박정희 대통령의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호남에서의 한나라당의 약진이 필요한 시점에서 최고위원을 호남에 배려하지 않으면 호남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호남에 대해서는 더 배려하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보수적 정치인을 지원해야 하고 그들의 협력을 구해야 하는 때이다. 민주당의 독선과 독주를 거부하는 세력과 힘을 합쳐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야 할 때라고 본다. 호남지역을 대표하고 지역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호남 몫의 최고위원을 임명해야 한다. 안배라기보다는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집권당이라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최고위원을 인선해야 하며, 푸대접하면 나라가 흔들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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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의 한 업체가 만든 양파즙의 납 성분 초과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모 업체의 양파즙 제품을 검사한 결과 납 성분이 기준치에 초과 검출됐다며 무안군에 행정조치를 취해 줄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이에 반발, 국민국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해 결국 기준치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권익위는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의 보건환경연구원에 당시 식약청 검사 샘플을 보내 성분 검사를 의뢰한 결과 양 기관으로부터 모두 ‘기준치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업체는 식약청에 재검을 요청하고 있지만 식약청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식약청은 “검사방법이 2가지 이상으로 차이가 많이 있을 때만 재검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번 양파즙에 대한 검사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 재검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규정에 얽매어 국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더 나아가 생존권을 위협하는 경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민들을 위한다는 법이 오히려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양파즙 납성분 초과검출 소식은 비단 무안지역 한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파 주산단지인 무안 전체의 양파 재배농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양파즙 제조업체들의 경우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다. 그렇기에 식약청은 규정에 얽매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재검을 실시해 명확히 결론을 내는 것이 마땅하다. 식약청의 발표대로 양파즙에서 납 성분이 초과돼 검출됐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어떤 이유와 환경 때문이었는지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그러나 똑같은 샘플을 가지고 실시한 성분검사 결과대로 문제의 양파즙이 기준치에 적합한 것이라면 식약청은 애꿎은 기업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 셈이 된다. 지난해 발생한 낙지머리 파동으로 무안을 비롯, 신안 등 전남지역 어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었다. 서울시의 무분별한 발표로 인해 수많은 어민과 유통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양파는 심장병이나 동맥 경화, 고혈압, 고지혈증등 순환기계통의 질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높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양파즙을 즐겨 먹고 있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무안 양파즙의 공신력에 적지 않은 오해가 생기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와 양파즙 제조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재검을 통한 원인규명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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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의 이름은 담덕(談德)이고 고국양왕의 아들이다. 완전한 묘호(廟號)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다. 이를 줄여서 광개토태왕(廣開土太王), 호태왕(好太王)으로 부르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요즘 주말에 광개토대왕이 방영되고 있다. 저번주 광개토대왕에서는 고구려가 후연으로부터 전쟁배상금을 받기 위해 외교수장인 이영을 대표로 하는 사신단을 후연으로 파견한다. 그런데 후연태자 모용보는 전쟁배상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다. 이 때 마굿간에서 절치부심하던 풍발이 나타나 전쟁배상합의서에 찍은 모용보의 인장은 고구려 측에서 위조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하여 후연의 전쟁 배상금의 문제는 종결되는 듯 하나, 고구려 국상 개연수가 후연의 황제 모여수를 찾아가 독대를 하게 된다. 결국 모용수와 국상은 한 탁자에 앉아 담판을 벌이게 되는데, 국상은 검을 꺼내 칼을 손으로 잡고 그 피로 글자를 써내려 가기 시작한다. 칼을 잡은 손에서 뚝뚝 피가 흘러나왔고 그는 믿을 신(信)자를 써 넣었다. 그리하여 후연은 고구려에게 전쟁배당금을 지불하게 된다. 나라간의 신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논어(論語)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의 제일 중요한 원칙이 무엇이냐?’고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는 세가지 원칙으로 식(食), 병(兵), 신의(信義)를 이야기했다. 식(食)은 백성을 배불리 먹여야 하는 것이고, 병(兵)은 국방태세를 강하게 하여야 하며, 신의는 도의 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때 자공이 공자에게 부득이 셋 중에서 하나를 없애야 한다면 무엇을 없애야 하냐고 묻자 병(兵)을 없애야 하고, 또 하나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식(食)을 없애야 한다고 하였다. 즉 공자는 ‘국민들간의 신의(信義)가 없으면 나라가 제대로 서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답변을 하였다고 한다. 이는 도덕(道德)에는 법이라는 공식적 규범 이외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의(信義)라는 비공식적 규범이 한 국가를 유지하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공자(孔子)의 가르침인 것이다. 신의(信義)는 믿음과 의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신(信)자는 사람 인(人)변에 말씀 언(言) 자로 구성되어져 있고 의(義)자는 아름다울 미(美)자 아래에 나 아(我)자로 구성되어져 있다. 이는 믿음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남에게 긍적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다는 뜻이다. 즉 신의는 사람들이 약속한 것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지킬 때, 그 사람들 사이의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뜻으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말한다. 또한 신의는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상하관계, 나라와 개인, 나라와 나라사이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최근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을릉도 방문시도와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방위백서의 발표는 신의를 저버린 국가적 배신 행위이다. 아직도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속죄도 하지 않고, 멀쩡한 대한민국의 땅을 자기땅이라고 주장하고, 식민지 통치를 정당화 하려는 일본은 신의(信義)가 무엇인가를 다시 배워야 한다. 서로가 믿고 의지할 때, 이 사회는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인간사회에 있어서 신의가 없으면 참다운 인간관계가 성립될 수 없으며, 신뢰의 설정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명정대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없다. 국가간에도 신의를 바탕으로 한 외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신의를 지키지 위해서 다음 몇가지를 제안하여 본다. 첫째는 무슨 일이나 정당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남의 부탁을 승낙하였을 때에는 어려운 환경에 처하더라도 최선을 다하여 그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환경에 따라 옛 정의(情義)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해의 경우에 따라 의리를 저버리지 말고 은혜를 입은 것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사회나 단체, 조직에 있어서 선진과 후진사이에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여야 할 것이며, 다른 생각으로 잘 한 것까지 말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대의를 확실히 발견할 때에는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목숨을 걸고 행동할 수 있는 의기가 필요할 것이다. 신의(信義)는 사회 존립의 기초이다. 이것이 상실되면 그 사회는 당연히 붕괴되는 것이다. 정치, 인간, 벗, 부모와 자식, 형제와 부부간의 불신이 계속되면 사람은 잠시라도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신의가 없으면 사람도, 가정도, 국가도 똑바로 존립할 수가 없을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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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추석에는 수확량 감소와 빠른 추석 탓에 햇과일 구경하기가 힘들지 모르겠다.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과일을 사먹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수농가가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다.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질 시점이 추석 후라서 가격폭락과 저장시설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서이다. 올 추석은 9월 12일로 예년보다 보름 이상이 빠르다. 사과· 배 등의 과일은 8월 한 달 동안의 일조량이 중요하다. 뜨거운 햇볕을 받아야 잘 익고 당도 역시 높아진다. 그러나 이번 여름은 비오는 날이 많았고 기습 폭우도 잦아 과일 생육에 좋지 않은 기상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상황에서 추석도 보름 정도 빨라졌다. 과수 농가들은 사과와 배의 경우 앞으로 최소한 50일이 더 있어야 수확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추석이 40일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아 추석 전 수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남지역의 사과는 ‘후지’가 주 품종이나 수확시기가 10월말이다. 만생종인 신고배의 수확 시기는 9월 말이어서 설익은 배가 상당수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이런 문제를 사전에 파악, 몇 개월 전부터 대책회의를 갖고 농가에 조기출하 영농법을 지도하는 등 노력해왔다. 농기원은 농가에 과일 생육에 도움을 주는 반사필름과 발육 촉진제 등을 공급하는 등 과수농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시·군 단위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회의를 통해 추석을 전후로 한 주요 과일 별 공급·수요량을 과수농가에 제공해 재배관리에 참고토록 하는 등 추석 과실수급안정대책에 만전을 기해 왔다. 그러나 가격확보와 안정적인 수급은 기술적인 지도보다는 유통측면에 있는 것이기에 농기원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남도 등은 과일 파동에 대비한 수급정책과 농가보호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대명절인 추석에 일반 서민들이 비싼 가격 때문에 배나 사과를 맛보지 못한다면 이는 비극이다. 이런 상실감은 사회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추석 이후의 홍수출하로 급락할 과일 값도 걱정이다. 다행히 포도와 복숭아 등은 8월말 수확일정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 두 차례 태풍이 전남지역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농가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추석을 전후로 한 햇과일 확보 난과 가격 급등·폭락에 대비한 당국의 지혜로운 대처가 요청되고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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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시대적 향수에 젖은 일부 자민당 내 극열의원이 8월 1일을 기하여 독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하여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나선 날이 8월이 시작하는 날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8월은 나라가 광복한 달이고 독립한 달이지만 일본에서 8월은 제국주의가 패망한 달이고 패망에 앞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 폭탄으로 수십만이 일시에 폭사한 달이기 때문이다. 8월 15일이 한국에서는 국경일이지만 일본에서는 ‘오봉’이라 불러 우리 같으면 추석 비슷한 이름을 가진 휴일이다. 일본은 이날을 보다 반성적이 날로 기억해야 하지만 소위 ‘인간신’이라는 천황이 비장한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하겠다는 대국민 방송의 목소리를 그들은 상기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얼마 전 독일에서는 히틀러 암살 계획의 실패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적 그 현장에 모였다. 거기 모여서 그들은 암살 실패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을 기리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에 경의를 표하였다. 그 추모행사는 히틀러가 일으킨 세계전쟁에 대한 역사적인 죄악을 재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 현장이 중개되는 영상을 보면서 우리는 같은 입장의 일본 국민하고는 과거를 인식한 자세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게 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시 전몰한 장병을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독일 같으면 히틀러에 해당하는 전범을 합사해놓고 수시로 머리 숙여 추모하고 있다. 추모하면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몇 해 전 자민당 내각의 한 수상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시비가 일자 선조들의 희생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1944년 6월 사이판 상륙작전을 성공리에 완수한 미군은 다음 해 2월에 이오도 (硫黃島) 상륙작전을 감행하였다. 이오도는 사이판도와 도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일본 본토 폭격에 중요한 요충지다. 이 상륙작전에 미군은 해병 3개 사단 병력 7만5천명과 75㎜ 화포 168문, 전차 150대, 공격부대용 함선 495척, 그 외에 지원 함정으로 구식전함 7척, 순양함 4척, 구축함 15척, 호위용 항공모함 11척, 또 대형항공모함 17척을 기간으로 편성된 특별 기동부대가 측면 지원하였다. 그리하여 당 상륙작전에 미군 총 11만3천명이 동원되고 그를 위한 탄약 식량 등 보급물자는 병사 1인당 1톤이었고 기록에 의하면 병사용 담배만도 1억 본이었고 그밖에 잡화가 PX점포 6천개의 분량에 해당되었다. 이오도는 넓이가 20만㎢로, 길이 8.3㎞ 섬의 가장 좁은 폭은 800m의 작은 섬이다. 여기에 일본군은 3만 명의 조로 노병으로 급조된 군대와 화포 170문으로 버텼다. 유황 섬이라 특히 식수 부족으로 물은 열대성 스콜에 의지하고 있었다. 이 섬에 일본군은 미군의 상륙작전을 대비하기 위하여 섬 둘레에 지하 20 또는 10m의 굴을 팠다. 유황냄새가 나는 지하는 살인적인 더위로 굴을 파는데 병사들은 훈도시(일본 간이 팬티) 바람이었다. 그밖에 파리,모기, 벌레는 지옥의 상황이었다. 이 섬의 일본군 수비대장이 구리바야시 다다미치로 작금 문제를 야기한 자민당 극우파를 대표한 신토 요시다카의 외조부인 모양이다. 미군은 이 상륙작전에 5일을 계산하였다. 그를 위하여 상륙전 폭격으로 섬의 녹색은 완전히 사라졌다. 폭탄 124톤, 로켓탄 2천254발, 소이탄 100발, 함포사격 총 3만8천550발을 퍼부었다. 일본군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상과 지하의 전쟁은 한 달이 갔다. 이 상륙작전에서 미군의 희생은 2만6천명, 일본군은 2만명이 전사하였다. 이 무모한 자살적 전쟁에 반성보다는 미련과 향수를 가진 일본 일부 세력의 비인간적, 비역사적, 비시대적 인식을 중심으로 일본이 움직이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불가피하게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일본인이 중국의 발전에 긴장하고 있는 까닭을 안다. 그 경쟁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그런 판국에 합쳐도 모자란 66년간 남북이 적대관계에 있으니 정말 8월은 살아있는가.
칼럼
남도일보
201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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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말하는 ‘콩코드(Concorde) 효과’란 손해가 날 것을 알면서도 그때까지 했던 투자가 아까워서 그만두지 못하는 심리를 일컫는다. 콩코드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음속(音速)여객기다. 마하 2.0이라는 엄청난 스피드와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차세대 여객기로 각광을 받았었다. 콩코드 여객기는 1977년 상업운항을 개시했으나 결국 2003년 10월 미국 JFK공항과 런던 히드로 공항 간 고별운항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엄청난 적자를 입었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은 콩코드 개발과 운항이 상업적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사실이 이미 제작단계에서부터 제기됐으나 개발 중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이미 거액이 투자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 사실 콩코드 여객기는 상업성이 뒤떨어진 비행기였다. 보잉 747비행기의 정원이 450명인데 반해 콩코드의 정원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속도를 내기위해 몸체를 줄인 탓이었다. 그러다보니 여객기의 운임이 일반 여객기보다 15배나 비쌌다. 그러나 부자들은 콩코드를 즐겨 탔다. 콩코드를 타면 9시간 정도 걸리던 뉴욕~런던을 3시간 만에 갈 수 있었다. 좌석과 통로가 비좁아 불편했지만 1만5천 달러를 내야 탈 수 있다는 비행기에 앉아있다는 특권의식이 그들을 우쭐하게 만들었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이 콩코드가 미래 항공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것과 같았다. 콩코드 여객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대중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요금이 너무 비싸 일반 서민들은 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음속돌파 시 발생하는 소음(Sonic Boom) 때문에 육지항로를 취항하지 못해 노선이 매우 단순했다. 피해보상과 규제로 아시아 등 황금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 일부 남미국가만 운항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영암 포뮬러원(F1)국제자동차경주대회의 진행과정이 콩코드 여객기의 개발과 퇴장과 흡사하다는 생각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F1대회를 치른 뒤 직접지출은 5천99억원이었지만 총 경제효과는 6조8천568억원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았었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이 어떤 근거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장밋빛 분석’이 도가 F1대회를 강행하는 방패막이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감사원의 생각은 전남도와 다르다. 감사원은 도가 F1대회 사업타당성 검토 시 수익을 과다하게 계상해 적자사업을 흑자사업인양 둔갑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대회에서 962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을 비롯 7년 동안의 적자가 모두 4천85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재정부담도 1조1천억원에 달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제 문제의 핵심은 분명해진 셈이다. 영암 F1대회와 관련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내부경고’이다. 이 경고를 무시하느냐, 받아 들이냐는 전남도의 몫이다. 그런데 도는 영국과 프랑스가 착각에 빠졌던 것처럼 ‘F1대회는 전남발전의 추진동력’이라는 믿음에 푹 빠진 듯싶다. 그런데 이런 도의 희망과는 달리 F1대회가 ‘전남발전의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도의 주먹구구식 사업추진 방식이다. 도는 치밀한 사업평가와 계약감독 등은 뒷전인 채 대회홍보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국제스포츠대회임에도 전문성이 부족한 행정공무원이 전면에 나서는 우를 범했다. 대중보다는 일부 특수층을 위한 대회여서 공감대 형성도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이번 감사결과는 도의 도덕성에도 흠집을 남겼다. 대회존속을 위해 수익구조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다다.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엄청난 적자액을 감추고 핑크빛으로 덧칠한 것에 대해 도 간부들은 책임을 져야한다.이런 와중에 박준영 전남지사는 대회강행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 뚝심인지, 아니면 오기인지를 분간할 수 없다. 콩코드의 우화(寓話)가 전남에서 되풀이될 기로에 놓여 있다.
칼럼
최혁
201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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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나 119 구급차에게 길을 터주는 운전습관이 절실하다. 응급차량을 위해 차를 도로 가장자리로 비켜주고 지나가기까지 멈춰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응급차량을 우선으로 하는 운전문화와 습관은 결국 내 자신과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 오는 12월 9일부터는 긴급 출동 중인 소방차나 119구급차에 대한 양보 의무를 지키지 않는 차주에게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도로교통법이 시행된다. 응급차량이 뒤에서 다가올 경우 운전자들은 차량을 도로의 가장자리나 지정된 장소로 이동해 정지하거나 서행해야 한다. 따라서 도로변 불법주·정차도 자제해야 한다. 교차로나 부근인 경우 운전자들은 교차로를 피해 차량을 도로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시켜야 한다. 일방통행로는 우측 가장자리로 차를 정지시켜야 하나 상황에 따라 좌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를 시켜도 무방하다. 편도 1차선인 경우 우측 가장자리로 일시정지 시키거나 서서히 운행을 해야 한다. 편도 2차선에서는 긴급차량이 1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전자들은 2차선으로 차량을 이동해 서서히 운전하도록 해야 한다. 편도 3차선 도로의 경우 긴급차량은 2차선으로 운행하며 일반 차량은 1차선이나 3차선으로 서행운전하면 된다. 외국의 경우 긴급차량이 다가오면 반대편 차선의 차량까지 모두 정지해야 하나 한국에서는 같은 방향 도로에만 해당된다. 응급차 길 터주기가 시행되면 응급차량의 주행이 빨라져 신속한 화재진압 및 생명구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불법 주·정차 차량과 양보하지 않는 차량들 때문에 소방차 출동여건이 악화돼 화재초기에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층아파트 화재에도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워 연기질식 및 추락사고로 희생자가 많았다. 지난해 전국 구급차의 현장 도착 평균 시간은 8분 18초였다. 응급환자는 4~6분이 골든타임(Golden Time)으로 심장 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는 골든타임 안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된다. 지난해 구급차들의 골든타임 이내 도착률이 32.8%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구급차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응급차량 길터 주기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내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부터 당장 길터주기에 적극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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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호남 홀대’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27일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충청권 인사로 하는 안을 냈다가 다른 최고위원들이 반대로 보류했다. 홍 대표는 내년 총선과 관련, 당력을 충청권을 비롯한 비 호남권에 집중해 전국적으로 득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 대표의 이 같은 전략은 지역갈등을 심화시키고 특정 지역에 대한 반발로 반사이익을 보겠다는 아주 위험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역갈등 타파를 위해 호남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명박정부 들어서 심화되고 있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호남홀대가 홍 대표를 통해 더욱 극명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심히 우려스럽다. 홍 대표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호남민심을 제대로 읽어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는 호남지역에서의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 상승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유능한 한나라당의 후보들에게 표를 던지고 있는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다. 소극적·비판적 지지가 아니라 적극적 지지층이 넓어지고 있다. 이는 지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라 판단되면 한나라당 후보라도 선택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용화, 김대식 후보 등 한나라당 후보들은 10% 대를 훌쩍 넘는 지지를 받았다. 박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인들의 지지율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난 7월 동서리서치의 조사 결과, 박 전 대표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23.3%였다. 전국 평균 35.8%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이는 대단한 것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은 14%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광주·전남 시·도당위원장 공석사태를 1년 넘게 방치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선출에서 호남을 제외시키려는 악수(惡手)를 두었다. 호남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정현 의원 같은 경우 호남민심을 아우르면서 한나라당 지지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꼽히고 있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뒤로한 채 측근인사를 중용하기 위해 호남포기까지 자초한 홍 대표의 정당운용과 정국인식에는 문제가 많다. 당초 지명직 최고위원을 둔 것은 호남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 호남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고 지역발전에 앞장설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기를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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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관내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남 완도군 노화도와 보길도를 찾는 피서객들이 2개 선박회사의 영업권 싸움으로 차량 도선을 빨리 하지 못해 오도가도 못 하는 결과가 발생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이른 아침부터 땅끝 선착장에서 선박회사의 도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어린이와 노약자 등을 태운 피서객 차량들이 40℃에 가까운 뙤약볕 속에 도로상 차량에 갇힌 채 무려 5시간 동안 도선을 기다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처럼 피서객 차량이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중간에 차량 새치기가 많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필자가 직접 직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가서 교통정리를 하면서 실상을 파악해보니 2개 선박회사의 영업권 다툼으로 선량한 피서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 해남 땅끝 선착장에서 노화도와 보길도를 오가는 선박회사는 농협에서 운항하는 선박과 일반 회사에서 운항하는 선박으로 나뉘어져 있으나 농협 선박은 관내 조합원 차량만 운송케 허가돼 있어 상대 회사에서 고발 등 민원 제기로 일반 피서객 차량을 싣고 운송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차량 도선이 전혀 안 되고 있었다. 그래서 수천 명의 피서객들이 도로상에 갇힌 채 오도가도 못 하고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차내에서 실신하는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새치기하면서 운전사간 싸움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더위에 지친 일부 피서객들은 되돌아가는 일도 벌어졌다. 이처럼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피서철이 되기 전 목포해운항만청과 관할 해경에서 사전에 2개 회사와 운송 협의를 거쳐 도서 지역을 찾는 피서객들과 관광객들의 차량 도선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했어야 했다. 하지만 뒷짐만 지고 있다가 사태가 발발하자 그때서야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비난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정말 필자 역시 경찰관으로서 현장과 그때 상황을 봤을 때 아직도 이런 행정이 도서지역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져 나올 정도인데 그때 실제 당한 피서객들은 얼마나 울분이 터져 나왔는지 가히 짐작되리라고 본다. 겨우 그날 2개회사와 목포 항만청, 완도 해경 관계자들의 협의로 오후 5시께 도선이 원만히 이뤄져 정체현상이 풀리게 됐다. 앞으로 관계당국의 이런 뒷북행정은 우리 주변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도서지역의 운송 업무를 맡고 있는 항만청과 해경, 관계 선박회사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금번 사태에서 보듯 피서객들을 볼모로 한 선박회사들의 싸움은 없어져야할 병폐다. 그리고 관계 행정당국에선 뒷짐만 지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피서철이 다가오면 사전에 피서객 수송대책을 세운 뒤 원활하고 안전한 피서객수송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행정력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고 당부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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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7월은 마지막날까지 장마는 물론 폭우와 열대야로 여간 견뎌내기 힘들었던 시간이었다고 모두가 공감을 합니다. 하물며 8월은 어찌하겠습니까? 8월에 막 들어서자 마자 강렬한 햇빛이 위세를 떨칩니다. 역시 여름의 맛은 8월인가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들의 행렬로 북적되어 교통은 혼잡이 될 것이고 TV에서는 때라도 만난 듯 맞장구를 쳐대면서 사람들을 그냥 놓아두지 않은 것인데 이 8월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사람마다 이야기를 쏟아 놓습니다. 더위보다도 더 기승을 부리며 성가시게 할 아이들의 극성과 가족들의 들뜬 마음이 가장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니, 넉넉한 호주머니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어쩌지 못하고 넘겨야 하는 심정 또한 이해해야 되겠습니다. 오가는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8월에는 안부대신 피서는 어쨌느냐고 물어오는 것 또한 이제 인사말이 되어버릴 정도로 우리 생활이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유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는데 우리는 먹고 쓰고 노는 데에도 쉽게 선진국의 대열에서 맨 앞에 서버리지나 않았나 생각하니 잠시 뿌듯해진 마음이 철렁 내려앉기라도 하는 기분입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대가를 받고, 받은 대가는 나의 노력만큼이나 소중한 것이어서, 아끼고 아끼면서 훗날을 설계하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실제로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흥청망청 쓴다고 해도 문제인데 그러지를 못하는 가운데 흥청망청만 일삼게 되는 생활풍조가 만연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과 우려가 다가섭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절도 끝에 붙잡혀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서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서슴없이 내뱉는 현실은 지금 우리의 생활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느끼게 합니다. 일하지 않고 쉽게 돈을 쥐는 방법을 먼저 익히려는 우리들의 일상은 십대뿐이 아니라 기성세대에도 만연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도 남는 일입니다. 정치 현실에서만 보아도 그러했고 사회의 어느 한 구석 그렇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겉잡을 수 없는 형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휴가를 얻어 가족과 함께 산과 들로 나가서 오순도순 즐기고 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피서나 휴가의 개념이 너무나 화려해져서 바캉스니 외유니 레저스포츠니, 듣기만 하여도 거창스런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화려해져 가는 우리들의 일상에 따라주지 못하는 경제적 현실에서 범죄는 무한히 꼬리를 물고 일어 대낮에도 강도, 폭행, 절도가 끊이지를 않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다가 우리의 현실이 이리 됐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없는 처지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라도 침체해져 가는 경제를 살려야 할 판인데 어려운 경제를 뒤로 하고 화려한 휴가나 피서만을 내세우는 생활속에서 우리 후세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제라도 마음 고쳐 건전한 생활이 우리땅에서 회생할 수 있도록 모두가 앞장을 서야겠습니다. 이 여름 조용한 바닷가에 가서 바닷바람을 흠뻑 쐬이면서 아이들과 함께 모래성을 쌓으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다 다시 오순도순 나무그늘에 둘러앉아 가볍게 준비한 음식으로 정을 나누고 옛날 우리들의 처지도 이야기해준다면 더욱더 보람된 일이 아닐까요? 우리의 선조들은 더울수록 독서에 심취하여 독서삼매경을 피서로 삼았다 했으니 이런 선조들의 얼이 우리들의 핏속에서 감돌고 있지 않겠는가. 살아가면서 미처 틈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들을 몇 권쯤 사서 온 식구가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한여름, 한순간을 만들어 보면 이거 또한 지상 최대의 훌륭한 피서가 아닐지 한번 권해봅니다. 지금 우리들의 현실을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돈 있다고 혼자만 편안하고 화려한 휴가를 즐기면 되겠습니까. 도와주지는 못해도 스스로 자제해서 갈등의 소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잘 산다고 하지만 아직은 상대적으로 생기는 우리들의 빈부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좀 더 남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흙투성이가 되어 논밭에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의 곁을 지날 때에는 숙연한 마음으로, 내 가난한 이웃들을 보면 자제하는 마음을 열어 서로서로 마음까지 더워지지 않도록 하여 올 여름에는 돈만이 아닌 정과 마음까지 함께가는 피서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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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포뮬러원(F1)국제자동차경주대회가 전남도의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F1대회의 지속적인 추진을 희망했다. 이는 도가 2016년 부터는 흑자를 올릴 수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된 경기장과 부대시설을 활용해 수익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하소연도 도민들의 마음을 누그려 뜨렸다. F1대회 개최 이전, 상당수 주민들이 F1대회에 반대했지만 그 목소리가 잦아든 것은 5천억원 이상의 경기장 건설비를 포함한 예산투자가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또 대회를 포기할 경우 물어내야할 위약금 등의 액수도 너무도 컸다. KAVO 측 인사들을 배제시키고 알뜰하게 대회를 열겠다는 도를 일단 믿어보자는 분위기도 작용했다. 그러나 F1대회가 도 재정을 파탄시킬 것이라는 감사원 조사결과가 나온 지금, 과연 F1 대회를 계속 해야 될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도는 F1대회를 계속해서 치를 경우 1조1천억원 이상의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 운영손실액도 5천억원에 육박해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업이라는 것이다. 또 도는 F1대회 개최에 집착한 나머지 대회 유치단계에서부터 투자비용은 줄이는 대신 수익성은 지나치게 과장했다. 타당성 용역조사는 대회개최를 위한 홍보성 보고서로 전락하고 사업위험을 예고하는 기능은 전혀 하지 못했다. 도의 입맛에 맞게끔 꾸며진 보고서는 대회 7년 동안 모두 1천112억원의 흑자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2016년까지 4천855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도는 또 앞으로 2천억원의 재정만 부담하면 된다고 했지만 앞으로 5년 동안 1조1천억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대회강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재정구조를 왜곡시켜 반대여론을 무마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인데도 박준영 전남지사는 중단 없는 대회 개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지사는 개최비용 재협상을 벌여 지출을 줄이는 한편 정부지원 확대 및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국제계약의 냉정함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다. 정부 지원 역시 불투명하다. 지사는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도민들은 파탄 난 재정을 계속 책임져야 한다. 냉정한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08.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