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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81년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한자 1,945자를 상용한자(常用漢字)로 지정했다. 초등학교 1,006자, 중학교 939자씩 나눠 가르친다. 가르치는 순서도 짜임새가 있다. 사람 인(人)은 초등 1학년, 새로울 신(新)은 2학년, 나아갈 진(進)은 3학년 때 가르치는 식이다. 그 덕에 고교 입학 전까지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단어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신문·잡지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우리도 1972년 ‘기초 한자 1,800자’를 정하기는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부터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않으니 허울만 좋고, 대개는 학원(學院)에서 배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교과서에 쓰인 문장 가운데 핵심 어휘는 90% 이상이 한자어다. 일본 문부성은 종래의 상용한자에서 191자가 늘어난 2,136자의 개정 상용한자를 발표했다. 새로 포함된 한자에는 답답 울(鬱), 오만할 오(傲) 같은 어려운 글자가 여럿 들어있다. 우리는 수 십년 동안 ‘한글전용’이냐 ‘국한혼용’이냐 논쟁의 덫에 걸려 한자교육이 한 발짝도 못 나가는데 일본은 컴퓨터 시대를 맞아 오히려 이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에선 컴퓨터 세대일수록 한자를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왜 그런 인식이 나오지 않는 걸까. 한자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중국어나 일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한자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중국어나 일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한자가 필수적이다. 중국어와 일본어는 한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자를 모르고서는 중국어를 익힐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어 붐과 함께 한자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선 학교에서도 한자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한자를 가르치는 초등학교도 늘고 있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취학 전에 한자를 배우려는 어린이도 점차 늘고 있다. 기초적인 한자조차 모르는 대학생들이 수두룩한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의 한자 실력이 형편 없자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한자실력 배양을 위해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지난 1970년도에 각급 학교에서 한글 전용이 실시됐다. 그러다가 한자혼용 교육이 실시되는 등 한자정책이 수 차례에 걸쳐 바뀌었다. 한자 경시풍조는 이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부터 이미 한자교육이 소홀히 다뤄졌다. 무조건적인 서구화 경향이 심각해지면서 급격하게 한자가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한자를 몰라 고문서 등이 도서관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중국은 물론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자만 알면 의사소통도 상당 부분 가능하다. 한자교육은 또 언어생활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랜 전부터 대두되었다. 그러면서 한자 학습의 연령도 점점 낮아졌다. 현재 여러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용어들은 대부분 한자어로 되어 있다. 문제는 효과적인 한자 학습이다. 한자 교육은 자칫 어렵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 그러나 한자교육은 극히 어릴 때부터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도 한자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길거리 간판, 지하철 역 이름, 지명 등은 훌륭한 한자 공부 소재이다. 이때도 한꺼번에 많이 알려주지 말고 짧은 시간 동안 자주 지도하는 것이 좋다. 한자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면 사자성어를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자성어를 공부하는 것은 한자 학습의 지름길이다. 사자성어 교육은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한자를 잘 알면 수학, 과학 등 여러 과목에 쓰이는 단어를 이해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따라서 한자는 글자만 외우도록 해서는 안 된다. 항상 단어를 함께 가르쳐야 한다. 일본 정부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상용한자의 범위를 넘어선 한자를 접할 기회가 많아져 상용한자 확대 및 한자 쓰기 강화를 포함한 한자정책의 대폭적인 개정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한글만 고집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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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폭우로 서울과 중부 지역에 엄청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서울·경기· 강원 북부 등지에 집중된 폭우로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곳곳에서 산사태가 벌어졌고 주택들이 물에 잠겼다. 수천대의 자동차가 수장됐으며 정전까지 겹쳐 수도권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서울 강남 일대는 도시 기능이 마비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피해의 원인에 대해 “100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하 는 폭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동두천은 547.0㎜, 서울은 47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산사태 피해가 컸다. 계속된 장마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집중 폭우가 쏟아지자 산이 절개돼 흙더미가 쏟아져 내리는 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번 수도권 비 피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최근 들어 부쩍 집중폭우와 폭설, 혹한과 폭염 등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새로운 개념의 재난방지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 평균 강수량을 염두에 둔 취약지 관리가 아니라 ‘집중 폭우’를 예상한 수해 취약지 관리 및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른면 앞으로 이번 집중폭우 같은 ‘기상 쏠림 현상’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바다 수온 및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기상변화의 폭과 주기가 예상치 못할 정도로 다양해져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집중호우에 대비한 도시와 농촌지역의 수해피해 방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번 수해피해의 가장 큰 특징은 집중호우로 서울 일부 지역의 도시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는 점이다. 도심에 내리는 비를 비좁은 오수관거가 방류하지 못하고 오히려 강의 물이 역류하면서 지하철과 건물 등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광주광역시나 다른 대도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강의 역류가능성을 염두에 둔 치수대책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농경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다음 달 남부지역에 대형 태풍이 불어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리고 있다. 수확을 앞둔 농산물과 농경지 일대에 대한 배수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집중호우에 대비한 산사태 우려 장소에 대해서도 사전 대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행정당국의 대응이 보다 체계화될 필요가 크다. 광주·전남 지자체들의 철저한 점검과 지혜로운 대응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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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 보는 서울 강남의 모습은 가관이다. 비가 좀 많이 내렸다기로서니, 도심기반시설이 잘 갖춰졌고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강남 일대가 한강이 돼버렸다. 도로는 바다의 갯고랑처럼 물이 드나드는 주요한 통로의 모양새이다. 도로에서 물에 잠기고 갇힌 승용차와 버스는 마치 갯고랑에 쳐놓은 그물에 걸린 고기처럼 보인다. 인간이 한강의 강변에 도로를 내고 마구 쓰더니만, 이번 물바다 사태는 잠시나마 도로를 한강의 본류로 만들어버렸다. 인터넷에서 본 뉴스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서울·경기와 강원북부 지역 등에 내린 폭우로 잇따라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28일 오전 8시 현재 4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에서 산사태가 공장을 덮치면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겪어본 사람은 물난리가 얼마나 무섭고 야속한지를 안다. 아무리 큰불이 나도 꺼보려는 시늉은 가능하지만, 큰물에서 생명을 보존하려면 36계 줄행랑밖에 없다. 물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는 쓸 만한 게 남지 않는다. 옷과 가재도구는 오물과 흙탕물로 범벅이다. 언제 비가 엄청나게 왔느냐 싶게, 하늘은 맑고 태양이 내리쬐는 날씨가 대개 바로 찾아온다. 이재민에겐, 하늘은 참말로 얄미운 존재이다. 치산치수를 잘해야 위대한 위정자이다. 맞는 말일까. 산과 물을 다스리고 평정한다는 생각은 이 시대에도 타당한가. 왜 산사태가 발생하는가. 산을 용이라고 부르는 풍수를 따르면, 산을 깎는 행위는 상서로운 용의 피부를 벗기는 일이다. 산의 허리를 잘라서 도로를 내고, 인간이 보기에 좋은 경관을 살린다면서 산자락을 깎아서 전원주택과 펜션을 짓는 것은 용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이다. 사후에라도 원상에 가깝게끔 치료를 잘해야 하는데, 탐욕에 물든 인간이 치료는커녕 깔아뭉개니까 나타난 용의 분노가 산사태로 생각된다. 자상하고 너그러운 어머니도 인내의 한계치에 도달하면, 자식을 나무라기 마련이다. 당국자의 의도와 의지대로라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4대강은 평정된다. 이 과정에서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졌던 둔치와 모래사장은 사라졌다. 신도시를 개발하고, 택지와 공단을 조성하면서 얼마나 많은 산이 깎이고 평지가 됐는지 모르겠다. 개발현장에서는 야산이나 구릉을 헐어서 저지대를 메우는 작업을 한다. 산 하나쯤 없애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워 보인다. 이처럼 용을 심하게 고문했을 뿐 그 상처를 어루만져주지도 않았다. 조금도 편안하게 놔두지를 않았다. 크게 보건대, 우리나라는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치산치수사업을 엄청나게 해왔다. 한국 자본주의의 존재양식처럼 굳어진 이러한 현상을 보고, 일부에서는 우리나라를 토건국가라고 평가한다. 이번 물난리와 산사태를 보면서, 토건자본은 속으로 웃지 않을까 싶다. 토건자본은 일상적으로 광범한 치산치수 사업을 시공해서 좋고, 또 물난리로 무너진 산과 강과 도심을 복구하는, 예상하지 않았던 일감이 많아질 테니까. 치산치수의 관점에서 산과 물은 인간이 지배하고 평정해야 할 대상(對象)이다. 이같이 산과 물에 맞서서 대든다는 인간의 오만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한 경고가 물난리이고 대재앙이다. 분명코, 산과 물은 인간보다 더 앞섰고 높은 존재이다. 데카르트는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했지만, 인간의 생각이 의미를 가지려면 존재가 우선이다. 사라져버린 존재에게서 어떻게 이성을 기대하겠는가.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존재할 조건은 그가 속한 대자연이다. 자연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 치산치수라는 독단적 신념에서 탈출하지 않는 한 인간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뭣보다도 산과 물이 편안하게끔 보산보수(保山保水)를 해야 한다. 적어도 산과 물은 인간의 아랫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실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요산요수(樂山樂水)하고 상선약수(上善-若水)가 가능해지도록, 세계적인 녹색성장의 추세에 맞도록, 산과 물을 용으로 인식하고 공경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물난리 대책의 기조를 수립하고 유지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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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연예프로그램 방영 이후 관광객들이 폭증하고 있는 전남 진도 관매도가 불편 투성이 휴양지로 전락하고 있다. KBS ‘1박2일’은 지난 3일 관매도 편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관매 8경 등 수려한 자연경관이 소개되자 방문객들이 크게 늘었으나 선박 편을 비롯, 숙박·음식업소가 턱없이 부족해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관매도까지의 배편은 성수기 이전인 지난 11일까지는 하루 2차례만 운항됐다. 조도훼리의 경우 승선인원은 200명, 한림훼리는 100명으로 하루 최대 수송인원은 3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3일 해피선데이-1박2일 관매도 편 방영 후 하루 1천여명 이상이 방문, 진도 팽목항에서 몇 시간 씩을 기다리는가 하면 일부는 돌아가기도 했다. 겨우겨우 관매도에 들어갔어도 부족한 숙박시설과 음식점 때문에 방문객들은 또 고통을 겪어야했다. 관매도의 숙박시설은 15개 민박시설에서 운영하는 66개의 방과 15개의 몽골텐트가 전부이나 600~800여 명의 방문객들이 한꺼번에 관매도에 머무르면서 방이 부족, 예약을 하지 않고 섬에 들어간 일부 사람들은 되돌아 나와야만 했다. 또 민박시설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의 경우 숙박 손님을 우선으로 해 식사를 제공하다보니 일반 손님들은 차례가 가지 않아 밥을 굶는 일까지 벌어졌다. 관매도에서 나오는 관광객들과 차량이 많다보니 선박 경유지인 조도 어류포의 관광객들이 차량적재 초과에 걸려 배를 타지 못하는 불상사도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과 경상도 지역에서 찾아온 관광객 중 많은 사람들이 “경치는 아름다우나 배를 타기위해 몇 시간 전에 도착해 기다려야 하고 자는 것, 먹는 것이 너무 불편해 다시는 찾아오고 싶지 않은 곳”이라며 고개를 저으며 돌아갔다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 11일부터 1일 2회로, 21일부터는 5회로 선박 운항수가 늘었으나 “관매도 여행길이 고생 길이다”고 푸념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전남도와 진도군은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광안내를 할 필요가 크다. 인터넷이나 전화 예약시스템으로 바꿔 관광객들이 승선가능 여부를 미리 체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숙박시설 및 배편 예약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관광객들이 헛걸음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님맞이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남을 찾아와 달라고 홍보만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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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고 전국 해안에 분포돼 있는 해수욕장 또한 일제히 개장을 했다. 해마다 여름방학동안 잦은 익사사고와 학생들의 가출, 탈선 등으로 학부모들에게 마음불안을 안겨줬던 것도 사실이다. 그 어느 때고 방학기간 중 우리들의 주변에서 항상 사라지지 않고 걱정거리를 안겨줬던 것이 바로 학교폭력 등 탈선이었다. 주위의 무관심 속에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일부 학생들은 심각한 피해를 당해 왔던 것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전적으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는 학교당국의 생활지도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이번에 우리 경찰서는 학생들의 범죄와 탈선을 예방하기 위해 관내 중, 고등학교 책임 교사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사실이 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이런 의견을 발표했다. 교사들은 공부만 가르치면 되지 범죄나 탈선행위는 우리 교사가 관여할 일이 아니므로 학생들 비행 발생 시 경찰에서 교사한테 연락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면서 학생들의 탈선행위에 대해 ‘나몰라라식’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의견을 들은 청소년 범죄예방위원회(민간단체)의 위원장이 그 교사를 질책한 바 있다. “교사로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학생들의 범죄나 탈선행위를 발견한 경찰이 어디로 연락을 하고 누가 선도를 해야 하느냐” 고 하면서 단단히 꾸짖었다. 요즘 방학 중 교사들의 학생지도 활동이 얼마나 소홀한가를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평상시 교내외 생활지도를 통해 학교폭력예방교육을 강화하고 학교폭력 발생 시 신속한 대처자세, 상습폭력성 학생에 대한 1대1 지도감시체제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러한 지도교육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학부형들은 걱정을 하고 있다. 학교내외에서 학생들에 의한 폭력사건이 발생되면 학교당국에선 자체적으로 쉬쉬하면서 무조건 덮어 버리려고만 하는 관습이 되풀이 되다보니 학교폭력의 상습성은 계속 유지되고 처벌 등은 그리 두렵지 않게 생각함으로써 우리사회에서 학교폭력과 탈선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본다. 금년 여름방학 때도 학생들에 대한 교외생활지도가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방학기간동안 학교당국의 무관심한 교육행정이 교외에서 학생들의 집단 패싸움 등 탈선행위도 증가시킨다고 본다. 그리고 가정에선 학생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진심어린 대화의 기회를 자주 갖도록 하고 학교폭력의 위험성과 심각한 피해상황을 일러 심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생각한다. 방학기간 중 학교당국에만 너무 의존하는 마음자세는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이 동시에 접합될 때 학교폭력과 갖가지 탈선행위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질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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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날, 복달임을 하자는 친구의 청을 물리치고 혼자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그날 내가 친구의 호의를 외면한 의도에 따로 까닭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산을 택한 일에 대하여 친구에게 미안한 생각은 없었다. 내가 아니어도 그는 많은 대안이 있는 사람이다. 친구를 따라갔으면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이라 푸짐한 세상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는 아는 것도 많고 기억력도 좋고 호기심도 많아 그와 같이 있을 때 나는 미소만 짓고 있으면 된다. 그러나 그와 자리를 달리 하면서 그가 지금 무슨 말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인가 그 점경이 눈에 밟히지만 그래도 굳이 힘든 산행을 택한 선택에 후회가 없다. 친구여, 60년을 같이 하여도 너는 아직 나를 잘 모른다. 나도 잘 모르는 나를 어찌 네가 알랴. 친구가 바다에 가자고 청했다면 다소 흔들렸을 것이다. 바다에 간다고 바로 옷을 벗고 물에 뛰어들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름 바다는 몸과 마음을 씻고 닦아주는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거기에 근래 산에만 다녔으니 산만 다닌 나의 관념적 편향을 바로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 친구는 나를 혼자 생각에 잠기게 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나의 균형이 무너졌을 것이다. 어떻든 복날은 그 친구와의 인연이 아니다. 그날 무등산 서석대 정상에는 일요일이라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혼자일 때 내가 늘 걸터앉을 자리를 빼앗기고 어정쩡한 자세로 서서 멀리 큰 바다를 그렸다. 산에 올라 청마의 ‘바다야 어쩌란 말이냐’의 절규가 생각났다. 바다에 대하여 나는 조금 두려운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두려움은 가까운 근해에서 생긴 것으로 멀리 가까이 섬이 보이면 그 풍경은 바다에 대한 나의 이상을 손상시킨다. 20세 전후 나는 방에 큰 바다의 사진을 걸어놓고 있었다. 망망대해에 풍랑이 높고 거기에 난파선 판자조각에 매달린 사람이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 사진이다. 그 사진에 나는 말할 수 없는 친근감이 있었다. 거기에 유사한 자기의 운명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사실상 나는 해양대학을, 그리고 해군사관학교를 지원하였지만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국어 선생에게 나는 해양문학을 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팔 힘도 약하고 의지도 약한 사람이 바다에 나가는 일이 사실은 헛된 꿈이었지만은 그러나 꿈은 헛될수록 더욱 아름다운 것이 아니랴. 바다에 대한 나의 이상을 나는 태평양에 지는 해에서 보았다. 1981년 12월 지친 미국 유학에서 돌아오는 길에 계획된 미 대륙 횡단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오하이오에서 출발, 그레이하운드 편으로 뉴욕까지, 그 뉴욕에서 버펄로, 클리브랜드, 시카고, 그리고 노스 다코다의 비스말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LA, 산디어고 왕복까지 장장 4천500마일의 대륙횡단 버스여행이었다. 그 여행 가운에 샌프란시스코 근처 몬트레일에서 이틀을 보내게 되었는데 거기는 해안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이 높다. 거기에서 태평양 앞에 서는 호연지기는 말할 수 없는 희열을 갖게 하였다. 그 해안에서 지는 찬란한 해를 본 감동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태평양의 망망대해에 지는 낙조의 풍경은 환상적이다. 저기가 소년이었던 나의 꿈이 사는 곳이다. 나는 잃어버린 나의 꿈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큰 바다에 드는 낙조에 대한 나의 흥분은 1985년 서부아프리카 적도여행에서 감동의 기록을 갱신하였다. 프리타운에서 보는 대서양의 낙조는 태평양의 그것과는 또 다른 흥분이 있었다. 태평양의 낙조가 오렌지 빛이라면 대서양의 낙조는 검붉었다. 태평양의 낙조가 환희라면 거기는 한없는 절규가 있었다. 침묵이 있었고 분노가 있었다. 복날 친구를 버리고 무등산 서석대에 올라 거기에서 태평양의 낙조와 대서양의 낙조를 만나는 것은 분명히 나의 심리적 질환이다. 그러나 가까운 바다에서는 도무지 차지 않은 마음이 복날 역설적 서석대 등정이라는 시치프스의 고행이 아니고 어찌 바다에 대한 꿈을 회복할 수 있었으랴.
칼럼
남도일보
201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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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주민의 입장에서 입안되고 추진되는 것이 기본이다. 시의 정책과 주민의 이익이 상충될 때 주민의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 불가피하게 주민들의 양보가 필요할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시 행정의 전문성도 사업자들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는데 사용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요즘 벌어지고 있는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조성사업을 보고 있노라면 광주광역시와 서구청은 시행사인 현대건설의 입장에서 행정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시와 구청이 조합원(시민)들의 재산보호를 위해 시행사를 압박해 권리가를 높이고 분양가를 낮추는데 앞장서야 하는데도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 현재 3.3㎡당 권리가격은 349만원이며 분양가는 690만원이다. 11평형 아파트에 사는 조합원이 59㎡(25평형)에 입주하려면 1억3천여만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서민들에게 재건축한 선수촌 아파트에서 살려면 1억원이 넘는 돈을 더 내야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횡포이다. 또 59㎡(25평 390가구)와 84㎡(34평 3천126가구), 101㎡(40평 210가구) 등 비교적 넓은 평수로 선수촌을 짓는 것도 주민들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 수익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사업시행자와 시의 횡포랄 수 있다. 50㎡(15평) 정도의 작은 평수라 하더라도 U대회 기간 동안 선수들이 사용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원주민들의 재 입주를 고려해 작은 평형 아파트를 더 많이 마련했어야 한다. 권리가와 분양가 산정도 투명했어야 한다. 광주시가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친다면 이런 조정과 요구는 당초부터 시가 사업시행자와 재건축조합에 했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시는 비대위 주민들의 소형아파트 건설요구에 묵묵부답이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비대위가 “지난 4월 총회에서는 79㎡(24평형)는 522가구를 짓기로 했으나 사업인가는 388가구에 불과했다”며 “광주시와 서구청은 재 총회가 열릴 수 있도록 행정명령과 행정지도를 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정당하다. 시와 시의회는 자신들의 본분이 시민들의 복리와 편의를 위해 일하는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업시행자의 편에 서서 주민들의 억울함을 외면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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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상관없는 폭우와 폭설, 폭염과 한파를 비롯한 토네이도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세계 각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권에 들어와 있으며 이로 인한 국지성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가 발생되는 등 심각한 자연재난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한 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장마기간 동안 영산강, 섬진강 수계, 다목적댐을 통한 적절한 홍수조절 기능이 댐 하류지역 홍수 피해를 줄이는데 실효를 거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산강 살리기 사업 효과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기후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홍수관리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장마는 보통 6월 21∼22일께 시작해서 7월 23일께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장마가 10일쯤 빨리 시작하여 일주일 빠른 7월 17일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기상청은 밝혔다. 과거 한 달여 동안 강우가 지루하게 내린 반면 금년은 48년만에 6월 태풍 ‘메아리’가 내습하여 2∼3차례의 엄청난 집중호우를 내리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듯하다. 그러나 짧은 장마기간에도 강수량은 예년보다 훨씬 많은 역대 2위를 기록하였고, 그만큼 집중호우도 많은 지역에서 관측된 것이다. 7월 20일 현재 전남지역 주암댐 및 수어댐의 장마기간 강수량은 각각 618㎜, 934㎜로 예년대비 182%, 187%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암댐은 준공이후 2번째로 많은 강우량을 기록하면서 엄청난 양의 생활쓰레기 및 부유물이 대책 없이 밀려들었다. 부유물로 인해 일부 강(江)은 기능을 상실해 피해를 키웠고 담수는 수질오염이 염려되고 있다. 이번 장마기간 총 강우량은 665㎜로 거의 모든 양이 7월 9일 집중된 것이다. 이번 장마로 인하여 영산강의 가장 큰 지류인 지석천 유역의 경우 초당 최대 931㎥의 홍수가 발생하였으며 영산강의 주요 수위관측지점에도 홍수가 관측되었다. 주암댐에 시간당 최대 35.3㎜의 강우가 내려 초당 2,235㎥의 유량이 유입되었으나, 집중 강우시 초당 300㎥로 수문방류 규모를 최소화하여 댐 하류지역에 퍼붓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소강상태에 이르기까지 섬진강하류 수위상승을 억제하도록 홍수조절을 시행한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봤다. 국책사업으로 실시된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하상의 퇴적토를 준설하여 홍수 소통능력을 증대시키는 공사가 시행되었고, 이로 인하여 하폭이 넓어지고, 수심은 깊어져 홍수소통 단면적이 향상됨으로써 홍수시 하천수위를 낮추어 침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시행으로 시행한 영산강은 하상이 2∼5m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준설사업의 효과는 장마 기간 중 가장 심각했던 금번 집중호우 시에도 입증되었다. 영산강 홍수예보 지점인 본동(광주) 지점 수위가 사업이전과 비교하면 1.12m 저하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수위가 낮아진 만큼 홍수조절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영산강은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홍수에 대해 안전하도록 하천정비가 되어 있으나 금번 준설로 인해 100년 빈도보다 더 큰 홍수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도 차분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에 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올해는 그 동안 진행해온 4대강 사업을 힘과 뜻을 모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 사업추진과정에서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보완해 후손에게 안전하고 살기 좋은 국토를 물려주는 원년으로 삼았으면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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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들려온 참사 소식에 가슴이 섬쩍지근해진다. 안드레이 브레이빅이라는 청년이 93명을 학살했다. 그는 무슬림을 혐오한 극우 기독교인이었다. 그의 광기어린 테러는 지금 유럽을 휩쓸고 있는 반이슬람· 반이민정서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슬람 이민자들에 의해 결국 유럽이 이슬람화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페이스북 등에 자신을 기독교인이자 보수주의자, 그리고 다문화주의에 대한 강력한 반대자로 묘사했다. 범행 당일인 지난 22일, 인터넷에 게재한 성명서에서 “다문화주의와 이슬람을 허용하는 유럽의 엘리트들은 그들의 반역적인 행위로 벌을 받을 것”이라며 이슬람 인들을 노르웨이에서 쫓아내기 때문에 테러를 벌인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우연찮게도 테러 발생 며칠 전 유럽과 이슬람문명의 충돌에 대한 책이 출간됐었다. 시오노 나나미가 쓴 ‘십자군 이야기’다. 이 책은 200여년 동안 벌어진 십자군 전쟁에 관한 것이다. 1권의 내용은 11세기 무렵 이슬람세력이 비잔틴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까지 진출해오자 교황 우르바누스 2세가 성전(聖戰)을 선포하고 십자군을 동원, 예루살렘을 정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십자군은 이슬람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1차 원정만 승리를 거둘 뿐 나머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럽과 이슬람문명은 이 십자군 전쟁을 통해 서로에 대한 증오만을 키웠다. 어떤 이들은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알카에다로 대변되는 중동테러집단과의 적대행위는 이 십자군 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녀가 쓴 ‘로마인 이야기’를 아주 흥미 있게 읽었던지라 ‘십자군 이야기’ 1권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노르웨이 참사가 터졌다. 서양문명사의 탁월한 이야기꾼인 나나미의 기독교·이슬람문명의 대충돌에 관한 책이 관심을 받고 있는 참에 저런 대형사고가 터졌으니 브레이빅의 주장이나 책의 내용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그런데 문명 혹은 인종 간의 충돌에서 오는 사회적 갈등과 여기서 비롯되는 폭력사태는 유럽이나 노르웨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곧 마주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이민자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노르웨이는 인구 490만명 가운데 10%가 이민자이다. 주로 폴란드와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지에서 유입됐다. 경제위기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이민자들에게 국가복지예산이 과다하게 지출되면서 국가재정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민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 가고 있는데도 정부가 이를 소홀히 해 결국 이번 참사가 터져 나왔다는 분석이 높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아직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 듯싶다. 현재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수나 그 사회적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의 주요 위치를 차지하고 그로인해 상대적 불이익을 본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 역시 상당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문화가정에 대해 비교적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지역 출신자들에 대한 심리적 우월감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 그들이 받는 임금이나 기업들의 대우가 국내인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기에 ‘증오’나 ‘견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상황은 차츰 변하고 있다. 외국인 125만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외국인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과 적대심을 드러내는 시민단체와 인터넷 카페가 증가하고 있다. 카페마다 수 천명의 회원들이 인종차별의 내용을 담은, 악의적인 댓글을 올리고 있다. 종교적인 갈등과 증오의 표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아직은 국내에 정착한 다문화가정의 이슬람교세가 약하기에 별다른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슬람 공동체가 커질수록 일부 기독교인들과 국수주의적 인사들의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태도 역시 커질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려면 이슬람 문화를 중심으로 한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혀져야 한다. 탈북자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칼럼
최혁
2011.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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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다음 주말까지 여름철 휴가가 절정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200만이 넘는 휴가 인파가 광주·전남 지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주에는 전남지역에서만 6개의 축제가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산과 계곡, 강, 그리고 섬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에서는 오늘부터 국제청소년축제가 열린다. 29일부터는 신안갯벌축제와 목포 해양문화축제가 증도 우전해수욕장과 목포평화광장에서 각각 펼쳐진다. 장흥 정남진 물 축제도 29일 시작돼 8월 4일까지 계속된다. 30일부터는 강진청자축제와 영광갯벌마라톤축제가 강진 고려청자도요지와 염산 백바위 해수욕장에서 각각 개최된다. 이미 전남지역의 유명관광지는 더위를 피해 찾아온 휴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안, 해남, 완도, 진도, 고흥 등지의 섬과 해수욕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증도 엘도라도의 경우 수용능력이 포화상태이고 90곳 1천83동의 한옥마을도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장흥·화순·장성 일대의 편백나무 휴양림에도 인파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남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잘 보살피는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배려와 정성이 요청되고 있다. 지자체는 관광객들이 교통편이나 숙박시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나 관련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한다. 주민들도 친절하게 관광객들을 맞아들여야 한다. 바가지를 씌우거나 불쾌하게 대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남도민박 등 일부 사이트는 제공되고 있는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고 간단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의 축제를 소개하는 사이트 역시 민박을 포함한 숙박시설정보가 너무 부족해 큰 도움이 되질 않고 있다. 해수욕장의 경우도 파라솔이나 텐트를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약,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불편이 크다. 전남도와 각 지자체는 숙박·음식·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입장권 공동 발매 및 관리도 검토해볼 만하다. 1년 이용을 기한으로 한 ‘남도관광카드’ 같은 것을 발매해 도내에서 열리는 축제나 문화재· 사찰 등을 제한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면 더욱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들을 맞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친절이다. 친절과 배려야말로 관광전남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투자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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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일 우리 시의 자치구간 행정구역 경계조정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시행되는 경계조정은 4개구 6개 지역 11개동에 걸쳐 부분적으로 조정이 되는데 구간 인구이동이 24,207명에 달하고 필지수는 2,385개, 면적은 1,729,650㎡로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최대 규모이다. 이번 자치구간 경계조정의 의미는 첫째, 큰 도로를 새로운 경계수단으로 삼아 생활권과 행정권을 일치시켰다는 점이다. 그동안 도로개설, 택지개발 등으로 주민들의 생활권과 행정환경이 크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 경계는 그대로 있어 행정서비스를 제공받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의 입장에서도 불합리한 지역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러한 부분을 조정한 것이다. 둘째, 자치구와 자치구의회, 시의회 등 각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를 도출하여 경계조정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 시의 구간 경계조정 문제는 2000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자치구와 정치권 등의 이해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하였다. 그런데 민선5기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주민, 시의회, 관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도시균형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집중토론과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시장과 구청장에게 권고함으로써 실마리를 풀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그 사례가 없는 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번 경계조정으로 주민생활 편익과 행정서비스 향상 등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동림2지구가 서구로 편입되면서 별도의 동을 신설한다. 동 신설을 위해 주민의견조사와 구의회 의결을 거쳐 ‘동천동’으로 명칭을 정하고 행정안전부에 법정동 승인을 요청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주민 밀착행정과 주민센터 기능을 통한 주민들의 복지, 문화 서비스 향상이 기대된다. 조정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하남대로를 기준으로 동림2지구에 해당하는 북구 동림동 일부와 운암1동 일부가 서구관할로 된다. 필문대로·독립로·갈마로를 경계로 북구 중흥동·우산동·풍향동·두암3동 일부는 동구 관할로 되고, 동구 산수1동·산수2동 일부는 북구 관할로 된다. 그리고 남구 제석산 치마봉 자락에 위치한 남구 방림2동 일부가 동구관할로 된다. 비거주지역으로 송원학원 부지와 무등경기장 주변 경계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골목길로 형성된 구간 경계 지역에는 그동안 행정서비스의 손길이 원활히 미치지 못한 문제가 있었는데, 불합리한 지역 조정으로 청소나 방역 등 행정서비스가 원활히 이루어져 주민들의 생활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경계조정 결과가 우리지역 국회의원 정수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큰 효과로 들 수 있겠다. 앞으로 경계조정 시행까지 지적공부, 등기부, 주민등록, 지방세, 가족관계, 병적관계 공부 등 약 76종에 달하는 각종 공부정리, 조정지역에 대한 사무와 재산, 지방세, 채권채무 등의 인계인수, 관련 조례 정비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 시와 자치구는 경계조정으로 인해 시민생활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 자치구별 준비추진단과 시 지원단을 구성하여 철저한 준비를 하도록 할 것이다. 경계조정 관련 불편을 감수하고 이해와 양보를 해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지역 숙원사업에 대해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여 하나씩 단계적으로 해결이 되도록 할 것이며 청소, 방역, 복지 등 행정서비스가 최소한 현재보다 눈에 띄게 향상될 수 있도록 자치구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다. 경계조정 관련 지역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견지에서 이해하고 협조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경계조정이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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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5·18 자유공원에 있는 상무대 영창 앞에서 한 5·18 구속자회원이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는 김태찬씨이다. 그는 광주시가 제2컨벤션 센터를 짓기 위해 5·18 자유공원을 통째로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이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김씨는 “5·18 자유공원이 이전될 경우 상무대 영창·법정이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되는데 목숨을 걸고 이곳을 사수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상무대 영창은 지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이 시민들과 학생을 연행해 가두고 고문했던 곳으로 5·18 주요 사적지 중 하나다 . 상무대 영창·법정은 지난 1999년 당초의 자리에서 북쪽으로 100m 정도 옮겨져 다시 세워졌다. 시가 도로를 개설하면서 이들 사적지를 옮기고 5·18 자유공원으로 꾸몄다. 그러나 시는 이들 사적지를 또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18 자유공원 부지에 제2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인데 사적지를 옮겨야 충분한 부지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 12일 시민대토론회에서 “상무대 영창이나 법정 등을 옮기는 방안을 5·18단체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5·18 자유공원 이전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단계”라며 “5·18단체 등 시민 의견 수렴 후 제2컨벤션센터 확대 건립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가 5·18 자유공원을 이전하겠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파괴행위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경제적 가치를 정신적 가치보다 우위에 두고 광주의 혼(魂)인 5·18정신을 애물단지 취급하는 것이다. 현실의 필요에 의해 과거의 역사현장을 이전하고 훼손하는 것은 역사교과서 왜곡이나 다름없는 몰상식한 행위다. 민선 5기 들어 광주시는 ‘인권도시로서의 광주’를 강조하고 있다. 인권은 정치·경제적인 가치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중히 여기겠다는 개념이다. 시는 ‘인권’을 대외홍보용으로 내세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하찮게 여기는 이중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광주시민이 ‘현실적인 필요’를 선택했다면 5·18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킬 것은 꼭 지켜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 5·18이 일어났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광주의 유산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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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4월이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갈 때는 3월이었다. 일제(日帝) 때는 새 학기가 4월 1일에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1945년 광복 후 미군이 들어오면서 9월로 바뀌었다. 그 무렵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중학교 입학식까지 다섯 달을 놀아야 했다. 건국 후엔 신학기가 해마다 한 달씩 앞당겨져 1953년에 다시 4월 1일이 됐다. 미국과 유럽 대다수 나라는 9월에, 호주와 남미 나라들은 대개 3월에 새 학년을 시작한다.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가을이 열리는 시기다. 북반구 나라 중에 우리와 일본은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에 새 학기를 시작하는 희귀한 경우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 침략에서 벗어난 뒤 모두 9월 학기제를 선택했다. 선진국이 대부분 9월 학기제를 하고 있어서 우리 학생이 유학을 가거나 외국 학생이 유학을 올 때 앞쪽이든 뒤쪽이든 6개월씩 아귀가 맞지 않는다. 외국 대학이 한창 학술대회를 할 때 우리는 입시로 몸살을 앓고 있고, 우리가 한숨 돌릴 때면 저들은 휴가철이 되는 것이다. 프랑스는 여름 휴가철엔 대학은 물론 모든 신간 서적 출판까지도 중단된다. 일본은 140여년 전 명치(明治) 시대 ‘새해에 새로운 정신으로’ 를 명분으로 봄 학기제를 도입하였다. 그런 일본이 시대 흐름에 결국 두 손 들 모양이다. 동경대(東京大)가 신입생 입학을 9월로 옮기는 가을 입학제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동경대 총장은 “동경대의 봄 입학 제도는 앞으로 10년은 몰라도 50년 뒤까지 지속될 수 없으므로 서둘러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우리 국회도 고등교육법을 일부 고쳐 내년부터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학칙을 바꿔 9월 학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1997년과 2006년에도 나왔다가 그때마다 반감에 부딪혀 물밑으로 들어가곤 했던 현안이다. 한두 대학이 나서서 될 일이 아니고 더욱이 초·중·고교까지 확대하려면 갈 길이 한참 멀다. 그래도 50년 만에 학기제 공론화의 첫 걸음을 뗐다는 의미가 크다. 학제에 맞춰 9월부터 학년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고교 졸업시기를 고려했을 때 실제로 변화가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의 세계적인 대학들과 입학 시기가 달라 학생 교류 등 대학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동경대가 1878년 대학 설립이래 133년간 지속돼 온 전통마저 허물기에 나섰다. 동경대가 가을 입학제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은 구미(歐美) 명문대와 입학 시기가 달라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기 어렵고 동경대 학생도 해외로 나가는 것을 꺼리는 등 대학의 세계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재학생이 한 학기 단기 유학을 하고 싶어도 학기가 맞지 않아 시간을 낭비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경대는 2000년대 들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외국 학생 비율은 7.6%로 싱가포르대 30%, 옥스퍼드대 29%, 매사추세츠공대 27% 등 경쟁 대학에 비해 낮다. 서울대도 동경대와 마찬가지로 10% 안팎이다. 글로벌 추세를 따르지 않으면 세계 대학 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동경대의 위기감은 2000년대 들어 다양한 혁신과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국제화와 함께 학생들의 글로벌 감각 양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광주·전남의 경우 중국 유학생(留學生)들이 대부분이다. 중국으로 가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유학을 오든 6개월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의 학교들과 나란히 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부터 가을 학기제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2012학년도 초등학교 3월 입학의 경우 만 6세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2005년 3월 1일 이후부터 2006년 2월 28일 이전에 출생한 어린이만 입학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이가 다른 학생들이 많지만, 가을 학기로 그 해 태어난 모든 학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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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으로 활용될 광주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당초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사업이다. 오래된 화정주공아파트를 헐고 그 대신 현대식 아파트를 지어 도심을 정비하는 한편 대회기간동안 선수들이 묵을 숙소문제도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공공성의 성격이 짙다. 광주광역시가 주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에 상당한 특혜를 주고 시의회 역시 ‘U대회 선수촌건립지원동의안’을 가결해 측면지원에 나선 것은 이 재건축 사업이 U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발생할 경우 시 예산이 대폭 투입되는 것도 공공성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의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부동산투기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주민들이 입주할 재건축 아파트의 평형이 지나치게 넓고 분양가 또한 너무 높아서 원주민들이 입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이다. 대신 부동산 업자들과 투기세력들은 시세차익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정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다는 재건축사업이 돈 있는 자들의 투기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서민들의 삶을 헤아리지 않는 광주광역시의 소홀함과 단견 때문이다. 적은 평수를 마련해 원주민들의 입주율을 높여야 했다. 짧은 대회기간동안 선수들이 묵을 숙소인 만큼 기술적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데도 시는 이를 외면했다. 또한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보증을 시에서 서고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은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다. 시는 현대건설이 광주를 위해 마치 대단한 선심을 쓰고 있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이라면 광주·전남지역에서도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건설업체들이 많다. 현대건설이 요구하는 수익성을 맞춰주다 보니 결국은 분양가가 높아지고 원주민들은 입주를 포기하고 있다. 현재까지 원주민들의 입주신청률이 20%에 불과한 것은 이 재건축사업이 결국은 돈 있는 자들의 아파트 투기장이 돼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대다수 원주민들이 등을 떼밀려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현실이 비참하다. 시민들의 행복은 뒷전인 채 눈앞의 결과에만 급급해하는 광주시의 오만한 행정이 볼썽 사납다 .
사설
남도일보
2011.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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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장맛비가 그쳤으면 하는 맘이 한 가득하였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대로 여지없이 지루했던 장마가 끝나고 엊그제는 24절기 중 하나인 ‘초복(初伏)’이 지났다. 이 시기가 찾아오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연일 전력 최대치를 갱신하면서 무더위가 우리의 삶을 더디게 하고 있다. 삼복은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일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삼복을 숭상하여 한때, 조정에서 신하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었으며, 민간에서도 더운 여름에 식욕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육식을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시 음식으로 삼계탕 등을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다. 폭염특보가 지난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된 가운데 광주도 20일 오전 6시를 기해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오후에는 다시 광주와 전남 7개 시·군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었다. 이에 앞서 충남과 전남에서 노인 3명이 밭일을 하다 목숨을 잃은 만큼 노약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폭염의 원인은 지구온난화라고 보는 쪽과 대기 흐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쪽 등 두가지가 있다. 폭염은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몇몇 국가에서는 폭염에 대한 특보를 내리는데, 대한민국 기상청을 기준으로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2~33℃ 이상인 경우가 2일 정도 지속될 때 내려지는 폭염 특보이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지는 폭염 특보이다. 이러한 폭염 특보나 주의보가 계속될 경우 인체가 한계에 이르러 사망할 수도 있다. 정상적인 조건이라면 인체는 내부의 온도조절 장치가 땀을 내어 증발시킴으로써 몸을 냉각시키지만, 높은 온도와 습도에서는 증발이 느려져 인체가 정상적인 온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때에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폭염 속의 건강관리 비법으로 몇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가볍고 균형있는 식사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특히 땀을 흘린 후에는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도록 한다. 땀을 장시간 흘리게 되면 전해질 및 칼로리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나 수분을 섭취하여 건강을 유지하여야 한다. 둘째,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착용하면서 냉방기기 사용을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지나친 냉방기기의 사용으로 냉방병이 뒤따르기 일쑤이기 때문에 적당한 옷을 착용하고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면서 실내공기를 10분씩 환기도 해 가면서 외부와의 온도차를 적정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주·정차된 차에 어린아이나 동물을 혼자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폭염 속 밀폐된 차의 내부 온도는 80℃까지 올라간다. 창문을 열어두더라도 어린아이의 체온은 차안의 온도 상승과 같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으므로 예상하지 못한 안전사고에 주의하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 급격한 온도 변화가 있을 때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여야 한다. 급격한 온도변화가 있을 때에는 가급적 신체 활동을 제한하고 우리 몸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도록 한다. 작업이나 운동을 서서히 시작하면서 몸의 반응을 살피도록 하고, 스스로 몸의 이상증상을 느낄 경우 즉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끝으로 한 낮에 야외 활동을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 햇볕을 차단하도록 한다. 무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도고 한다. 특히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 더위를 피하도록 하며, 부득이한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휴대한다. 또한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폭염속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적정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과 같이 폭염 속에서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 혼자 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우리 주변 사람의 건강을 살피는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격한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힘든 노인, 영아, 유아, 장애우 등 폭염에 대응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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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내 간척지의 활용을 놓고 중앙정부와 공기업, 자치단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전남지역에서 간척지의 양도·양수와 용도전환이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영산강Ⅲ지구내 매립지와 고흥만 간척지이다. 영산강 지구의 경우 한국농어촌공사는 높은 땅값을 요구하며 시행사와의 계약체결을 미루고 있다. 고흥만 간척지의 경우는 고흥군은 우주항공 클로스터 부지로 사용키 위해 간척지 매립용도를 산업용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농어촌공사는 용도전환에 부정적이다. 이 같은 갈등은 공기업과 지자체의 업무, 그리고 이해관계를 들여다보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나친 기업이기주의와 제 밥 그릇 챙기기, 지역개발을 도외시한 공기업의 한탕주의 등이 그 배후에 도사려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영산강 매립지는 당초 농업용 간척지로 조성됐으나 전남도가 대규모 관광단지(J프로젝트)로 개발키 위해 구간별 사업 시행자를 선정, 농어촌공사로부터 땅을 사들이고 있는 단계다. 1차 감정평가가 이뤄졌지만 농어촌공사는 땅값을 더 받기위해 재평가를 요구하며 시행자 측과 계약체결을 미루고 있다. 도와 고흥군 등은 고흥나로우주센터 주변 고흥만 간척지 330만㎡를 국가비행종합시험센터와 로켓개발센터 관련 시설부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농어촌공사는 3천700억원을 들여 배수로 등 농업기반시설을 이미 설치했다는 이유를 들어 용도전환에 부정적이다. 이 같은 업무 갈등은 현 상태로 라면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농림부와 농어촌공사, 그리고 전남도, 고흥군 간의 이해관계가 너무 상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결단과 정책전환이 절실하다. 싼 가격에 용지를 제공하고 용도를 전환해 지역개발의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한다. 정부는 영산강 간척지를 저렴한 가격에 전남도와 사업시행자에 양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업체결도 서둘러 애꿎은 사업시행자들이 투자금과 인력을 놀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농지보다는 관광단지가 지역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정부의 정책지원이 뒤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고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농사를 짓는 땅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우주항공산업 시설 부지로 활용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과거의 투자에 연연해 미래의 희망을 포기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의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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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편함은 너무 과로한다. 우편물이 무겁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집을 비우는 일이 생기면 과중한 짐 때문에 끈이 떨어지고 버티는 기둥이 무너지고 하여 거의 망가질 지경에 이른다. 짐의 대부분은 인쇄물이다. 잡지와 주로 시집인 간행물들이거나 때로 인터넷 등으로 주문한 책들도 있다. 그러나 보내온 그 책들을 나는 다 들여다 볼 수가 없다. 나의 머리는 이미 수용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편물 가운데 문학잡지는 목차를 검토하다가 관심이 가는 글을 읽는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 글이 나의 주의를 독점하기는 다른 잡지의 다른 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뒤로 밀린다. 보내온 책 가운데는 저자가 직접 서명하여 보낸 시집이 많다. 읽고 나서 답하려니 하다가도 대개는 실기하고 만다. 미안하다. 연전 시인협회 모임에서 김구용 시인을 만나 인사드리면서 보내드린 시집을 언급했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그는 나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나는 그런 놈입니다’라고 뱉듯이 말하였다. 무척 당황하였기 때문에 그 순간 나는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솔직한 사람이다. 책을 보냈는데 만나도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마음에 없더라도 책 보내주어서 고맙다는 말쯤 인사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런 인사를 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안 나가게 된다. 그래저래 자기의 책 때문에 소외감이 생기고 소외감은 좌절감과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책 내는 일은 자기파괴라는 생각에 이를 수도 있다. 나의 뜰에 지금 장미 하나가 피고 있다. 친구가 장미원을 경영하다가 부득이 타지로 이사한 바람에 그를 정리하던 중 나의 방문을 받고 선물로 준, 친구의 말에 의하면 희귀종이니 죽이지 말고 잘 길러달라는 장미다. 그러나 그 장미는 한 번에 두 송이가 피는 일이 없다. 늘 한 송이가 보잘 것 없이 비실비실 피면서 시간이 되면 스스로 지고 얼마 뒤에 다른 송이가 머물기 시작한다. 장미원에 가거나 거리의 화원에 가면 화려한 장미가 많다. 나의 뜰의 장미도 그런 화려함을 간직했으면 하지만 그러나 주인을 닮았는지 화려함 하고는 너무 멀다. 오히려 준 친구를 위해서라도 죽지 않고 살기나 하기를 바랄 뿐이다. 나의 장미는 시인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나를 닮았다. 백의 꽃이 다투어 피는 백화 쟁발의 시대다. 피는 꽃의 수도 많고 꽃의 화려함도 예전과는 알게 다르다. 그리고 그 꽃밭은 지금 지구 방방곡곡에 확대되고 있고 그 아름다움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그래서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는가 생각했다. 사람도 그렇다. 날이 갈수록 사람의 수는 많아지고 그들이 사는 세상은 더욱 넓어지고 할 일은 따라서 많아지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고 말한 대우재단의 김우중의 오늘을 생각했다. 그는 과욕이었을까. 그의 비극은 개인적인 것인가 아니면 시대적인 것인가. 우리는 오늘 그의 과욕의 덕을 보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공범으로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과욕이 만든 그의 불행을 먹고 산다. 나의 뜰에서 비실비실한 가운데 나의 장미는 나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 나의 시집 ‘이방에서 노자를 읽다’는 김구용 시인의 이상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나의 보람이 되고 기쁨이 되고 있다. 나는 가끔 나를 무시한 사람들을 철저하게 경멸한다. 경멸의 이유를 찾고 흡족해한다. 누구에게나 남보다 자랑스러운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 자기 책을 보내고 차가운 반응에 분노한 수많은 시인들이 다 그럴 것이다. 나의 뜰에서 나의 장미가 그렇듯 기쁨은 특수성으로 따로 존재한다. 서점에 들러 나는 수많은 책들 속에서 내가 선택의 주인 됨이 자랑스러울 때가 있다. 나는 나의 뜻에 따라 어떤 것은 버리고 어떤 것은 취한다. 그 선택은 나의 특수성에 의한다. 나의 특수성은 칼 마르크스도, 셰익스피어도 버릴 수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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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건설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공사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 광주광역시회가 밝힌 ‘올 상반기 회원사의 건설공사 수주실적’에 따르면 광주지역 종합건설사의 공사수주 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16.5%나 감소했다. 건설수주액은 2천6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나 떨어졌다. 특히 공공부문 공사물량이 지난해보다 63% 감소한 655억원에 그친 것은 건설사들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건설수주액이 감소한 것은 정부의 신규사업예산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예산 부족으로 공공발주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이다. 광주광역시가 과도한 재정부담을 이유로 사업축소를 결정한 ‘각화농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 이 이에 해당되는 경우다. 도심 재개발사업을 통해서 공공부문의 공사물량을 늘리는 것이 건설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현재 각 지자체의 예산이 워낙 빠듯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으로 활용될 광주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지역건설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만이 부분적으로나마 건설업체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광주야구장 건설이나 수영장 건설 등에 지역건설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만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건설업체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공기업들의 횡포가 근절돼야할 필요도 크다. J프로젝트 간척지 양도와 관련해 한국농어촌공사가 감정평가 금액을 핑계로 협약이행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현재 농어촌 공사는 영산강(Ⅲ)지구내 매립지와 관련,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의 ‘공유수면 매립권리·의무양도·양수협약체결’ 요구를 지연시키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절차에 따라 감정평가금액이 제시됐음에도 더 높은 값에 땅을 팔기위해 ‘모르쇠 ’로 일관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시행사는 9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자하고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건설업체의 경영난은 근본적으로 경기침체에 있지만 대형건설업체들의 지역업체 참여와 공기업들의 기업지원으로 어느 정도 헤쳐 나갈 수 있다. 지역건설업체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와 공기업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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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끝머리에 전남 진도의 조도를 찾았었다. 모시고 있는 분의 부친상 때문이었다. 그때 처음 팽목항에서 하조도 어류포를 잇는 철부선을 타보았다. 칼날 같은 바닷바람이 매서웠다. 바람에는 바닷 냄새가 가득 배 있었다. 뱃길 좌우로는 올망졸망 크고 작은 많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날, 어류포에 내리니 어스름 저녁이었다. 고깃배가 여기저기 빈 몸을 드러내고 있는 그런 포구의 풍경은 아니었다. 철부선 몇 척이 몸을 부릴 수 있는 접안시설이 몇 개 있었고 표를 파는 대합실이 몇 발자욱 건너편에 자리한,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쪽 해안가 쪽으로 등대가 호젓이 자리해 있었고 상점에는 몇 사람들이 허기진 배를 컵라면으로 채우고 있었다. 상가에 들러 문상을 한 뒤 어류포 입구의 여관에서 잠시 잠을 청한 것이 새벽 2시쯤이나 됐던 듯싶다. 피곤했지만 정신은 더 말똥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포구로 향했다. 새벽의 포구에는 인적이 없었다. 저 멀리서 등대불만 제 일을 다하고 있었을 뿐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을 서성이다 돌아왔다. 그렇게 조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조도에서 또 하룻밤을 보내고픈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며칠 전 조도를 다녀왔다. 이번에는 섬 구경을 야무지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민박집에 짐을 푼 뒤 바로 돈대산에 올랐다. 유토마을의 정자 뒷 켠으로 나 있는 산길을 느릿느릿 걸었다. 바쁠 일이라곤 하나도 없으니 게으른 걸음이어도 무방했다. 풀밭에 있는 누렁이와도 한참 딴전을 피웠다. 산길에는 후박나무가 지천이었다. 돈대산은 정상 높이가 330m라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그러나 숲은 제법 울창하다. 싸름한 숲 냄새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정상에 오르니 서해의 푸르른 바다가 눈을 시리게 한다. 한 무리의 새 떼가 모여 앉아 있는 듯해서 섬 이름을 조도(鳥島)라 했다더니 과연 그 이름답다. 섬들이 많다보니 실루엣이 겹쳐 펼쳐진 지리산 능선 모습이다. 계곡너머 계곡이요, 능선너머 능선인 지리산의 모습이 서해에 펼쳐져 있는 듯싶다. 어느 사이 바다안개(海霧)가 피어오르더니 섬들의 중간까지 차오른다. 검은 쪽머리 진 새댁이 하얀 치마를 입고 나선 모습이다.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순식간에 바다의 풍경이 몽환적(夢幻的)으로 변해버린다. 돈대산에서 내려와 조도대교를 건넜다. 바닷가를 돌아돌아 뽑아진 15㎞정도의 해안길이 무척도 아름답다. 도리산 전망대에 올랐다. 어떤 이는 도리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도의 바다풍경을 중국 계림(桂林)과 같다 했다. 무슨 말씀. 해무와 낙조(落照), 푸르른 바다, 그리고 크고 작은 섬이 만들어낸 이 절묘한 경치를 고작 계림에 비교해서야… 도리산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황홀함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해떨어지기를 기다리며 2시간 여 동안을 전망대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그날, 햇님은 첫 상견례에서 어찌 홍조 띤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며 구름 속으로 제 모습을 꽁꽁 숨겨버렸다. 그럼에도 구름사이로 터져 나오는 햇살이 하늘을 황금 색으로 수놓고 주변을 환히 밝힌 것은 장관이었다. 그날 역시 밤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을을 나서 해안가로 나서는 길에는 신전마을 어민들이 곳곳에서 미역을 길게 늘여 모양을 잡고, 말린 톳을 부대에 담느라 열심이다. 새벽 2시를 넘은 시간이었다. 그냥 잠시 들른 이들에게는 섬 생활이 낭만이지만 그들에게는 절박한 현실이라는 생각에 퍼뜩 정신이 든다.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 옆에 쪼그려 앉아 이야기를 나눈뒤 톳 얼마치를 사들고 일어섰다. 다음 날 아침 하조도 등대에 들렀다. 깎아 지른 절벽과 군데군데 에머랄드 빛 바닷색이 한폭의 그림이다. 중간에 몇 개의 섬이 있지만 동해안의 탁 트인 바다를 연상케 한다. 등대 위에 지어진 팔각정에 올라 온몸으로 바람을 맞았다. 마음속의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모두 씻겨진 듯싶다. 많은 분들이 조도를 다녀왔겠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무거우신 분들에게 이번 여름, 조도에 다녀오시기를 권하고 싶다. 섬과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칼럼
최혁
201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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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일부 사립대들의 부실운영과 설립자 집 안 사람들의 돈 빼내기가 가관이다. 교과부의 감사에 따라 밝혀진 일부 재단 측의 부정과 비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족벌경영에 교비 횡령은 기본이고 온갖 지원금을 개인욕심을 채우는데 사용했다. 거기에다 신·편입생을 편법으로 선발하고 학점 장사까지 한 곳도 있으니 대학이라 말하기도 민망스럽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남 순천의 4년제 사립대인 명신대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 관계자들은 교비횡령과 불법 성적부여 등 법인설립과 운영, 학사관리 전반에서 각종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설립자 집안 가족들은 이사장과 총장, 부총장 등 주요 자리를 모두 꿰차고 등록금 등을 빼내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했다. 이 대학은 설립 당시부터 온갖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사관리도 엉터리 그 자체였다. 입학정원을 초과해 학생들을 선발한 뒤 편입생으로 처리했다. 등록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출석하지 않은 학생 2만2천여 명에게도 학점을 남발했다. 정상적인 수업은 뒷전이고 돈벌이가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해치운 ‘막장 대학’의 모습이다. 최근에는 광주여대와 강진 성화대의 부적절한 예산운용과 부실운영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광주여대의 경우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학교 예산을 유용하거나 수의계약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총장 부부가 학교예산에서 가사도우미 급여로 수천만 원을 지급할 정도로 도덕불감증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강진 성화대는 이사장이 교비 5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된 상태이다. 대학 측은 변호사 비용 등 관련 소송비용 충당을 위해 교비 9억 원을 임의로 빼내 사용하는 등 학교 돈을 쌈짓돈 처럼 여기고 있다. 부실한 학사운영은 물론이고 교수 임용 등과 관련,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교과부의 감사결과에 따라서는 퇴출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이 지역의 많은 대학들이 부실운영을 하고 있다. 제 돈처럼 등록금을 사용하고 대학지원금을 편법으로 운용해 설립자 가족들을 배불리우는데 사용하고 있다. 여수지역 한 대학은 교수들의 연봉을 줄이기 위해 해마다 임용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는 등 횡포를 서슴지 않고 있다. 교과부는 의지를 갖고 부실대학을 퇴출시켜 나가야 한다. 돈벌이를 위해 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이 되풀이 되서는 곤란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