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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국토의 균형 있는 개발과 기업 활동 지원은 뒷전인 채 땅 장사를 하는데 만 혈안이 돼 있다. 국민의 혈세로 세워져 운영되고 있는 공기업이면서도 국민의 이익과 편익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금고를 채우는데 만 열중이다. 이 과정에서 법규는 물론이고 기업들의 정당한 요구조차도 묵살되고 있다. 농어촌 공사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높다. 농어촌 공사는 영산강(Ⅲ)지구내 매립지 중 간척지가 J프로젝트 대상 부지가 되자 전남도와 개발사업 시행자들로부터 땅값을 올려 받기 위해 온갖 횡포를 다 부리고 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감정평가금액이 나왔음에도 농어촌 공사는 감정평가액이 낮다는 이유로 재검증 절차를 요구, 사업이 장기간 표류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보다 못한 박준영 전남지사가 J프로젝트 포기발언을 내뱉을 정도다. 이번에 농어촌 공사는 J프로젝트 간척지 가운데 영암 F1경기장 부지 185만2천㎡를 3.3㎡당 5만1천240원에 운영법인인 카보(KAVO)에 팔게됐다. 이 금액은 당초 3.3㎡당 2만원대 선에서 간척지 땅값이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간척지 땅값이 이처럼 크게 뛴 것은 농어촌공사의 돈 욕심이 첫 번째 원인이며 F1대회의 성공에 집착한 나머지 졸속협상을 벌인 전남도의 무대책이 두 번째 원인이다. J프로젝트 간척지 중 처음으로 양수양도 되는 땅값이 3.3㎡당 5만원대로 결정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전남도민이다. KAVO가 내용적으로는 파산상태인 관계로 전남도가 매수대금 258억원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보다 100억원이나 더 많은 혈세를 농어촌공사에 갖다 바쳐야만 한다. 또 삼호, 구성, 부동지구 등 J프로젝트 내 다른 지구 사업시행자들도 상상을 초월한 피해가 예상된다. 3.3㎡당 5만원대의 땅값은 좋지 않은 선례가 돼 각 지구의 땅값 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추진을 미루면서 시행사를 압박하면 결국 높은 땅값을 받아낼 수 있다는 농어촌공사의 버티기 전략이 먹혀버렸기 때문이다. 구성지구의 경우 시행사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감정평가 금액을 토대로 농어촌공사측에 공유수면 매립권리·의무 양도·양수 조기체결을 7회에 걸쳐 요구를 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측은 감정평가 금액을 핑계로 계약체결을 미루고 있을 뿐이다. 결국 시행사는 지난 6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102억원의 공탁금을 걸고 권리 양도양수를 위한 첫 법적절차에 착수했다. 농어촌공사 측은 공기업으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오만하면서도 무책임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공기업이면서도 국책사업을 지원 하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농어촌공사의 횡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농어촌공사 측의 반성을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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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왕후장상(王侯將相)들이 중원(中原)을 차지해야 천하(天下)를 얻는다고 믿었다. 중국에서 서로 패권(覇權) 다툼이 시작될 때부터 있어온 법칙이다. 초한지(楚漢志)나 삼국지(三國志)도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영웅호걸들의 패권 다툼에 대한 이야기다. 중원은 지금의 하남성의 정주(鄭州), 개봉(開封), 낙양(洛陽) 지역 등으로 이뤄진 중국의 중심이다. 송(宋)나라 장군 악비(岳飛)는 금(金)나라 장군 김올출(金兀朮)과 중원을 놔두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지만, 진회(秦檜)의 모함으로 죽고 만다. 송나라는 개봉을 빼앗기고, 항주로 물러나 중원을 찾기 위해 수도 이름을 임시 거처란 의미의 임안(臨安)이라 하였다. 조선왕조 개국 당시 퉁두란이란 이름이 등장한다. 퉁두란은 이지란(李芝蘭)으로 조선 개국 공신인데, 그가 바로 악비장군의 후손이다. 그는 태조 이성계를 도와 개국공신에 오르고 청해군에 봉해졌으며 좌찬성(左贊成)을 지냈다. 이지란이 일등공신이 된 것은 위화도회군과 조선 개국의 공이 컸으며, 이성계와 우정이 아주 돈독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에서도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정파 간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의 중원이라 함은 말할 것도 없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을 말한다. 여야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정책 목표는 물론이고 이념의 좌표까지 바꾸길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당 중진들의 탈(脫) 기득권 행렬로 공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호남 물갈이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 그동안 성장했던 전남을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하기로 결심했으며, 새로운 인재 영입을 위한 물꼬를 열고 싶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계층적으로는 중산층, 이념적으로는 중원을 장악해야 하며, 지역구에 안주한 채 수도권에서 전개될 치열한 싸움을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안 되고, 중산층과 서민을 향한 진정성을 국민 속에 각인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광진갑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불출마했던 김영춘 최고위원도 부산진갑 출마를 선언했고, 전북의 장영달 의원도 영남 출마를 선언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서울 종로 출마 의사를 굳힌 분위기다. 연말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김부겸 의원도 경기 군포를 떠나 대구 출마를 고심 중이다. 광주가 지역구인 모의원은 “호남 출신이 영남에서 출마하는 인위적인 방법은 쇄신·변화와는 거리가 멀다”며 인위적인 호남 물갈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만의 이익을 생각한 것에 불과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텃밭에서 불기 시작한 호남 물갈이론은 민주당 일색의 정당지배구조에 대한 피로감과 내년 말 대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런 점에서 민심의 목소리에 귀와 마음을 열고 수도권행을 결심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매우 용기 있는 처신으로 생각한다. 현재까지의 민주당의 내부 분위기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기회주의적 흐름으로 가득 차 있다. 오히려 호남 물갈이론을 정치신인들과 비민주 야권의 상투적인 주장으로 폄하하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 그러나 텃밭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광주·전남의 2선 이상 의원들은 살신성인(殺身成仁)하는 정신으로 용퇴하거나 중원으로 진출해야 한다. 민주당이 광주·전남에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면 수도권에서 외면 받을 것이다. 새로운 인물에게 호남 지역구를 내주고 자신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한판 붙겠다는 의원들을 존경해마지 않는다. 이들의 수도권 출마 선언은 고질적인 지역구도에 변화를 몰고 오는 동인(動因)이 될 것이다. 현재 영남과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62명과 민주당 29명이 있다. 호남에 민주당도 중요하지만, 한나라당도 중요하다. 이제 민주당 일색의 지역은 국회의원 당사자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우리를 더욱 버림받는 지역으로 남게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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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대회의 성공을 위한 지역민들의 염원이 깊지만 이런 저런 경비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이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회의가 든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 수천억원의 예산이 이미 소요됐고 대부분은 빚으로 남아있다. 해마다 중계권료로 몇 백억원이 F1 주관사인 FOM에 건네진다. 지난해에 발생한 직접손실액은 627억원에 달했다. 지난 12일 전남도와 농어촌공사 사이에 F1경기장 부지매입가가 정해졌다. 경주장 부지 매입가는 287억원이다. .전남개발공사가 공사채를 발행해 이를 부담키로 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이 역시 지역민들의 부담이다. 도의 재정구조는 F1대회에 따른 출혈로 휘청거리고 있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이미 지출됐고 F1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수조원대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F1대회는 계속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만약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이런 엄청난 적자와 지출을 도가 감당해야 한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과연 누가 책임을 지고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도가 F1 주관사인 FOM과 카보(KAVO)측과의 경기개최 협약과 관련, 제대로 된 협상과 조정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F1 영암개최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FOM과 KAVO 측에 너무 끌려 다닌 측면이 크다. 지난해에는 필요 이상의 개최권료와 중계료를 건넸다. FOM 측의 속사정에 어두운 나머지 각종 협상에서 도는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 내 자동차경주장이 완공되지 않은 관계로 오는 10월의 영암 F1 2차 대회가 성사됐지만 내년 유치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와 미국, 러시아, 크로아티아 등이 F1 대회에 참여함에 따라 영암에서의 지속적인 대회개최가 불확실한 상태다. 이런 정황을 이용해 FOM측 버니 애클레스톤 회장은 무리한 중계권료를 요구하고 있다. 도는 최근 들어 F1 대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여건과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F1대회에 대해 언급하자 대통령의 관심이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정부의 전폭적이 지원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금의 F1대회는 전남 지역민들의 호주머니와 기업들의 금고를 털어 FOM을 배불리고 있는 형국이다. 도의 치밀한 협상 전략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각종 사업추진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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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청주의 어느 60대 노인이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들의 재산이 부양의무자 기준을 초과하여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수급자에서 탈락할 처지에 놓이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빈곤사회연대가 그제 발표한 성명을 보면, 2010년 1월부터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일명 행복e음)을 운영해온 보건복지부는 2010년 수급자의 소득·재산을 조사했고, 2010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에 대한 재조사를 전면적으로 시행했다. 결국 이를 통해 수급자격 탈락 및 수급비 삭감의 사례가 많이 발생하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부양의무자 확인조사에 따른 업무처리 요령’을 발표하여 권리구제를 지시하였으나, 이 조사에 따라서 수급자격이 박탈되거나, 수급비가 삭감된 수급자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 부양의무자는 수급권자의 1촌 직계혈족인 부모와 아들·딸이다. 부모가 스스로 자신을 부양하지 못한다면, 자녀가 부모를 봉양함은 자연스럽다. 반대로 자식이 자신을 부양할 능력이 없다면, 노환으로 병석에 누웠고 죽음이 임박한 부모일지라도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자식도 부모도 소득능력이 없다. 가정을 꾸린 그 자식은 더구나 중증 장애인이다. 팔십 대의 늙은 부모가 가진 전 재산은 임야처럼 환금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없다. 임대가 가능한 자산도 아니어서 임대소득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속절없이 매년 공시가격은 올라서 재산가액은 늘어간다. 앞서 언급했던 소득·재산 재조사에서 부모의 재산가액이 부양의무자 재산기준을 초과하여 ‘부양능력 있음’으로 인정되어 기초생활수급 자격이 박탈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 약 10% 정도가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잃었지 않나 싶다. 급기야 중증장애인 가정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적으로 돈벌이가 불가능한, 노환으로 고생하는 늙은 부모들은 현금화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재산일망정 팔아서 자식의 부양자금을 마련해야 할 절박한 처지로 내몰렸다. 부모는 자식에 대한 무한책임의 당사자인가 보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 예산을 요구하면서 내년 기초생활수급자 수를 157만 명으로 책정하여 금년 160만5천 명보다 3만5천 명을 줄였다. 이러한 정책이 현실에 부합하려면, 양극화가 최근에 완화됐다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의 자활의지가 뚜렷하게 높아졌어야 할 텐데, 그런 말은 들리지 않는다. 소득·재산 조사의 결과에 대한 조치로, 7월부터 주거급여와 생계급여가 중단되고, 9월까지만 의료급여가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 유예자가 금년 수급자의 10%라고 가정하면, 수급자격 탈락자는 16만여 명이다. 실현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이 중 소명절차를 거쳐서 40% 정도가 구제된다고 생각하면, 최종적으로 탈락한 기초생활수급자는 9만6천여 명이다. 2011년 기초생활수급 자격 유지자는 약 151만 명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이 최저생계비의 130% 미만에서 185% 미만으로까지 완화되면서 기초생활급수급자로 새로이 진입하는 빈곤층 6만1천 명에다 2011년 수급자격 유지자 151만 명을 더하면, 2012년 기초생활수급자는 157만여 명에 이른다. 이러한 밑그림에 따라서 보건복지부가 2012년 기초생활급여 수급자를 157만 명으로 책정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신규 기초생활수급자를 밀어 넣으려고 기존 기초생활수급자를 낭떠러지 끝으로 내 몬 꼴이 되었다. 이번에 얼마나 많은 장애인의 가정이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서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잃었을지 모르겠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눈길이 간다. 우선 소득능력이 전혀 없는 장애인 가정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은 장애인의 현실에 부합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 장맛비로 강물이 불어 도도해진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이 강이라면, 팍팍한 세상살이의 물살에 많은 사람이 넋을 잃고 떠내려가는 ‘사회복지강’도 강이 아닌가. 내친 김에 4대강공사에 사회복지강을 추가하여 5대강공사를 하면 어떨까. 양극화의 심화현상을 인정하는 세력이라면, 사회복지강을 섬세하게 다듬고 넓혀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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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으로 활용될 광주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 분양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는 “재건축조합측이 제시한 분양신청 공고의 높은 분양가와 낮은 권리가액을 보고 서민 입주자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많은 조합원들이 재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조합원들의 분양가격은 3.3㎡당 690만원으로 높은 편이나 감정평가를 통한 권리가격은 3.3㎡당 380만원대에 불과하다. 권리가격이 현재 거래되는 아파트 시세보다 낮아 조합원이 부담해야할 금액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재입주 부담금은 최소 1억300여만원 부터 최고 2억4천900여만원에 달한다. 광주광역시는 이에 대해 “조합원 분양은 일반 분양에 비해 평당 40여만원이 싸게 분양되고 현 아파트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낮은 편”이라는 입장이다. 또 “조합원들의 형편을 충분히 고려해 합리적으로 분양가와 권리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분양가가 결코 높은 편이 아니며 권리가격도 낮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입장은 일반 서민들의 가계 형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다. ‘싸게 분양되는 아파트인 만큼 분양을 받고 싶으면 1억원이 넘는 돈을 알아서 마련해오라’는 우격다짐의 성격이 짙다. 물론 담보대출을 통해 어느 정도의 추가 분담금을 충당할 수는 있겠지만 이자부담도 무시 못 할 부분이다. 현대건설이 주시공자로 참여할 U대회 선수촌 아파트는 그 입지와 부대시설, 명품아파트라는 명성에 따라 아파트 값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추가 분담금을 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재산상의 이득이 꽤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예측을 가지고 자금마련 능력이 부족한 서민들에게 1억원에서 2억원의 추가자금을 마련하라는 것은 무리다. 일부 조합원들은 분담금 폭이 조정되지 않을 경우 입주를 포기하고 현금청산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조합원들이 늘 경우 조합과 건설사는 미분양에 따른 추가자금을 마련해야하는 부담이 커진다. 미분양 보증을 선 시의 부담 또한 커진다. 따라서 시는 일부 조합원들의 분양가와 권리가격 조정 요구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시와 재건축조합측은 필요하다면 전체사업비를 포함한 감정결과와 분양가 산정 내역을 공개하고 조합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서민들의 애로를 외면한 채 시와 건설사의 편의만을 고려하면서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이어서는 곤란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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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는 그리스 전설 속 대서양에 수몰된 섬의 이름이다. 이 이름은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오는 위대한 시인 솔론의 여행담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에 의하면 아틀란티스 섬은 헤라클레스의 기둥( 티브롤터 해협) 서편의 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하며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아틀라스가 다른 9명의 형제와 함께 지배하고 있었다. 금· 은 ·동을 비롯한 광물이 풍부하고 농업이 발달한 광대한 해양 국가였다. 그러나 지나친 번영을 추구한 나머지 부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 신을 도외시하고 유럽과 아시아 전체를 정벌하려다가 대지진과 대홍수를 만나 하룻밤 사이에 바다 속으로 수몰됐다는 전설의 섬이다. 오늘날 아틀란티스는 이상하게 어떤 나라를 연상케 한다. 우리는 최후 또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사랑한다. 낭만적이기 때문이다. 정든 것을 마지막 보내면서 우리는 아쉬워한다. 한 해가 간다든지, 친구가 기약 없는 먼 길을 간다든지 할 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 마지막을 위해 기념하고 노래 부르고 기도한다.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가 생각났다. 병이 깊은 사춘기의 한 소녀가 누운 채로 창밖으로 나무 잎이 지는, 늦은 가을을 보고 있다. 한 잎 한 잎 지는 나무 잎을 보면서 저 잎이 다 지는 날 자기도 죽는다고 믿는다. 한 늙은 화가가 소녀의 그 생각을 알고 추운 겨울 밤 몰래 목숨을 걸고 유리창에 나무 잎을 그린다. 소녀로 하여금 나무 잎은 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 마침내 회생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미국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 호가 마지막 우주여행 길에 나섰다. 1981년 4월 그 첫 행보 이래 135회의 여정을 마감한 것이다. 미국 국력의 상징이라는 우주 왕복선이 경제적인 이유로 그 마지막 여행길을 나서는 현장을 보려고 우주 비행장 주변에 군중들이 운집했다. 운집한 군중 가운데는 눈물짓는 사람도 있었다. 발사하는 순간 환호하는 마음 속에 어딘지 쓸쓸한 세기 말 같은 감정이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발사를 지켜보면서 군중은 ‘마지막’이라는 감상적인 생각을 했을 것이다. 힘은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다. 노자의 도덕경 어딘가에 나올만한 개념이다. 기고만장하던 미국이 석양 앞에 서 있다는 느낌도 있다. 인터넷 유튜브가 그 영상을 보내면서 ‘let me go’ 라는 감상적인 이별의 음악을 틀었다. 135회에 걸친 우주 왕복을 통해 왕복선은 큰 일을 해냈다. 과학자를 보내 우주의 현장을 조사케 했고 우주 망원경과 인공위성을 수리했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했고 수많은 우주 현상을 사람의 눈으로 직접 경험하게 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큰 것은 우주에 대한 인간의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지구의 자원은 이미 그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인간은 지구 밖으로 그 영향권을 넓혀야 한다. 지구 밖에서 지구에서와 같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인간이 인간을 위한 과학의 힘을 믿는다면 그 신념은 가장 첨단인 우주과학이 그에 답해야 한다. 우주개발은 거시과학의 목표인 것이다. 우주 왕복선이 인간의 그 꿈을 실현케 했다. 그러나 우주개발 사업에 관한 독점적 개념을 우리는 우려한다. 우리의 꿈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꿈만은 공정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꿈도 결코 공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령 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꿈의 경우 인간의 꿈을 돈이 독점하고 있다. 지구에서 다하지 못한 인간의 꿈이 우리는 우주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꿈까지도 독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주 경쟁이 그것이다. 우주 개발경쟁에 러시아와 중국이 경쟁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 것은 당사국 국력의 상징임은 물론 우주 자원에 대한 독점적 현상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약소국들은 강대국들의 우주 개발 경쟁을 지켜보면서 희망보다는 절망 같은 것을 느낀다. 어떤 의미에서 아틀란티스호의 마지막은 다행한 일일 수도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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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발 물갈이가 정계에 상당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3선인 민주당 김효석(담양·곡성·구례) 의원이 내년 19대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전격 선언한 뒤 정치권은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를 가늠하느라 부산한 눈치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3선 이상의 중진들은 자신이 물갈이 대상이 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남을 텃밭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 현재 수도권 출마나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의원들은 박상천(5선, 고흥·보성), 김영진(5선, 광주 서구을) 의원과 3선의 이낙연(함평·영광·장성) 전남도당위원장·유선호(영암·장흥·강진)·김성곤(여수갑) 의원, 전북의 강봉균·이강래·조배숙·정동영 의원, 70대의 박지원·신건 의원 등이다. 이들 의원 중 일부는 활발한 의정활동과 능력을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았기에 수도권에서 출마하더라도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수도권에서 살아남을 경우 의원직과 명분을 함께 거머쥐게 돼 당내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구를 벗어나 수도권 입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되는 의원들의 경우는 상당한 저항이 예상된다. 그러나 대세는 이미 기울어진 듯싶다. 수도권 출마나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의원들은 사즉생(死卽生)의 비장한 마음으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지역구 출마를 고집할 경우 떠밀려 물갈이가 되는 구차한 모습은 피해야 한다. 참신한 새 인물들에게 기회를 주고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중진다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부 의원들은 과거 소홀한 의정활동이나 지역구 관리, 그리고 민심과 어긋난 공천 등으로 지역민심을 잃은 지 오래다. 어떤 지역구의 경우 현 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에 또 나오면 무조건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행사는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일부 의원들에 대한 불만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 김효석 의원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은 호남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김의원은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수도권 출마를 감행했다. 새로운 정치바람의 진원지라는 이미지를 잘 가꿔나가면 그가 4선의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총선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 여부에 승리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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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동안 우리 언론은 두 가지 상반된 주제(Topic)에 붙잡혀 있다. 하나는 해병대원 총기난사 사건으로 불거진 ‘반인권 병영문화’이다. 다른 하나는 ‘2전 3기’만에 꿈을 이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이다. 이 두 가지 사안은 연일 신문의 톱뉴스와 방송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죽음과 희망이라는 상반된 두 개념이 반복해 교차되고 있다. 해병 2사단 강화도 해안소초 총기살해 사건은 ‘기수열외’로 대변되는 집단 따돌림과 인격모독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사가 계속되면서 군복에 불을 붙이거나 욕설과 함께 구타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병장은 하나님과 동격’이라며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는 등 개인의 신앙에 모욕을 안겨주는 일도 벌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 부대 내에서의 인격모독과 가혹한 얼 차례는 사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구타와 가혹행위로 수많은 의경들이 또한 목숨을 끊었다. 일이 터질 때마다 재발방지를 외쳐대지만 병영 내에서의 구타와 인격모독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누구나 겪어온 일이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번 해병대의 총기난사 사건은 음습하고 폭력적인 우리의 군대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사건 며칠 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해병대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한풀 꺽어진 기세다. 이보다는 평창 올림픽이 안겨줄 경제효과와 장밋빛 청사진에 모두들 취해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의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 처절한 현실을 외면한 채 올림픽의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는 것은 기만이며 사기다. 평창 올림픽 유치 확정으로 온 국민이 들떠 있던 지난 6일, 뉴욕타임즈가 “한국은 자살·이혼·입시·폭음으로 신경쇠약 직전에 있다”고 보도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본래는 러시아 인이지만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블라디미르 티호노프)는 그의 저서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한국의 군대문화에 대해 냉철한 비판을 가했던 적이 있다. 지난달 한겨레 신문에 게재했던 ‘사람을 죽이는 사회’라는 칼럼에서는 ‘자살 공화국’ 한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진단과 처방을 내려 시선을 끌었다. 박노자는 한국의 대학에서 교수로 있다가 지금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해부하는 그의 글은 항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한국 고대사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통시적이고 해박한 지식에 근거한 그의 지적은 상당한 공감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접하지 않는 것이 자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래 소개하는 그의 칼럼중 일부는 지나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수긍을 불러일으킨다. “경제적 요인도 사회·문화적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가 철저하게 내면화돼 있는 최근의 한국 사회에서 사랑이 불가능한 것이 문제일 것이다. 타인을 위해 아낌없이 자기 자신을 내주는 것이 사랑이지만, 이 사회에서는 자신으로부터의 도피나 소유욕이 사랑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우리는 아이들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아이 교육에 ‘투자’해 나중에 아이가 거둘 ‘성공’을 공동 소유하려 한다. 피 말리는 학습 경쟁에 내몰려 부모의 공포와 소유욕의 대가를 대신 치러야 하는 아이는, 살인적 체제의 ‘나사’로 전락하고 만 그 부모를 진정으로 사랑하기가 쉽겠는가? 입시학원이 된 학교나, 등록금을 약탈하고 시간강사나 환경미화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악질적으로 착취하는 악덕 기업이 되고 만 대학에서 앎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키울 수 있겠는가? ‘인건비 절약’이 주된 모토가 된 기업체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노동을 사랑할 수 있는가? ” 사회 각 분야에서 사람답게 대접받지 못해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지천인데, 한쪽에서는 평창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이 사회의 이중적인 구조가 안타깝기만 하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갔던 저 젊디젊은 청춘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위어 버리는 그 슬픔을 뒤로 한 채, 울려 퍼지는 올림픽 찬가가 한편으로는 원망스럽다.
칼럼
최혁
201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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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하계U대회) 선수촌 조성사업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선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지역건설업체의 참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조합 측은 지역 업체가 참여할 경우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이다. 이에 반해 광주광역시와 시의회, 지역건설업체들은 지역건설업체 참여를 적극 요구하고 있으며 시의회는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광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지난 4월 제197회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논란 끝에 통과 처리된 ‘광주U대회 지원 동의안’ 중 ‘3개 업체 컨소시엄(분할시행 등) 이행’조건을 현대 측이 묵살하고 있다며 이 동의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업체가 배제된 선수촌 조성사업은 현대 측에 일방적인 특혜를 준다는 시각이다. 시의회가 지난 달 20일 ‘3개 업체 컨소시엄 이행’과 이 컨소시엄에 지역건설사 참여를 촉구하는 권고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현대건설 측은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시의회는 권고 결의안에서 ‘시공사로 단독 선정된 현대건설에 49%의 지분을 지역 업체에 할애하고 하도급의 경우 60% 이상을 할당해줄 것’을 촉구했었다. 일부에서는 현대 측이 공동도급이 아닌 하도급업체 참여를 주 내용으로 해 지역 업체 참여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아주 미미하다. 일부 의원들이 지역업체가 배제될 경우 동의안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간주해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매우 타당하다. 선수촌 건립사업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총사업비가 7천23억원에 달하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가 숨통을 터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나 각 지자체는 국제대회유치 명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촌 건립사업은 ‘빚 좋은 개살구’ 일뿐이다. 현대 건설 측과 조합 측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데만 너무 연연해서는 안된다. 지역건설업체들이 참여하더라도 선수촌 아파트는 현대건설이 내세운 브랜드로 명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파트 값 하락을 염려하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건설업체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현대건설은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조합원들 역시 사업이익을 광주시민 전체와 공유하려는 마음가짐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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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노동과 자본이 아닌 지식과 정보 그리고 문화적 창조력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식기반의 시대, 즉 문화의 시대이다. 오늘날 문화에 대한 투자는 곧 미래의 번영을 담보하는 투자가 됐다. 이제 문화는 우리 인간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 주는 전통적 역할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래의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문화공급자 중심에서 문화 수요자 중심으로, 그리고 통제와 감독에서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지원으로 그 지원의 방향을 전환해 나가고 있다. 향후 문화정책과 예산은 맹목적인 문화시설의 건설보다는 그 시설 안에서 만들어질 프로그램과 내용(contentsware) 및 이를 기획·운영할 전문인력의 육성체계와 제도의 정비로 그 중요성이 이동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20세기 말 IMF 구제금융여파로 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졌고 실업자가 속출했던 시기였음에도 김대중 정부는 과감한 통찰력으로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을 국가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책을 폈다. 그 동안 문화예술계의 숙원이었던 ‘문화예산 1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등 문화선진국으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문화예술계는 혹한기를 잘 넘기고 창조산업의 역군으로 되살아날 수 있었다. 세계의 문화계는 지금 K팝, K클래식, K발레, K드라마까지 ‘K-CULTURE’ 시대에 돌입했다. 유럽전역은 물론 미국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은 K-팝 열풍만이 아니다. 우리 무용수 들이 제6회 이탈리아 시칠리아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시니어부문과 주니어부문을 휩쓸었다. 한국은 물론 네덜란드ㆍ이탈리아 등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 중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발레리나 박세은이 세계 최정상의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하는 쾌거를 거뒀다. ‘클래식 한류’라는 단어가 등장한 클래식에서도 정명훈, 백건우 ,조수미, 장한나 등에 이어 젊은 아티스트의 쾌거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얼마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손열음, 이지혜 조성진 등 10~20대 차세대 음악가가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한국인 음악가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 같이 대중음악, 클래식, 무용 등 문화예술계 다방면에 걸쳐 한국의 문화가 주목 받으면서 한국문화가 주는 파급력은 실로 대단하다. 국가브랜드가치 및 경제유발효과도 상상할 수 없으리 만큼 거대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문화의 세기라는 단순한 구호로만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문화의 힘을 공유하고 우리문화의 우수성에 자긍심을 지니게 됨으로써 현실화 된 것이다. 문화예술이 신성장 동력임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정책 또한 변화 돼야 하며 그 일환으로 문화예산을 정부 전체예산의 2%이상 상향조정 해야 한다. 예술인 복지법도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 민간부문의 문화예술지원활성화 및 지방정부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대한 역할도 중요시돼야 한다. 이러한 것이 먼저 이뤄진다면 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가 ‘K-CULTURE’를 주목하게 되는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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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 내년도 국고사업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도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에 건의한 내년도 국고사업은 신규사업이 193건 1조2천676억원, 계속사업 151건 7조4656억원 등 모두 344건에 8조7332억원이다. 이 중 국고에 반영된 예산은 5조3천949억원으로 61.8%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F1대회의 3차년도 개최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300억원을 요청했으나 단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를 비롯 무안공항과 여수공항 활주로 확장공사, 호남∼제주 간 해저고속철 용역비, 영산강 하구둑 대체교량, 압해∼화원 연결도로 등 주요 SOC사업이 줄줄이 누락됐다. 순천만국제정원 박람회 예산도 109억원 가운데 20억만 반영돼 대회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예산확보를 위한 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끈질긴 요구와 설득이 요청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각 정부 각 부처에 이 지역 출신 고위직 공무원들의 수가 크게 줄어들어 광주·전남지역 지자체들의 예산투쟁이 상당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각 단체장들의 발로 뛰는 예산확보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번 예산안은 부처별 검토를 마친 뒤 이달 안에 기획재정부와 부처 간 협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부 최종안이 9월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니 앞으로 2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도는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그리고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등을 총 동원해 예산이 누락된 사업들에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주민들도 각 지역의 숙원사업에 예산이 반영됐는지 여부를 꼼꼼히 잘 따져봐야 한다. 각 사업별로 확보된 예산을 목록화해 차기 선거에서 지지여부를 결정할 자료로 삼아야 한다. 각 지자체 단체장들의 예산확보 노력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민단체들의 활동 강화도 필요하다. 특히 도는 F1대회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데 정치력을 발휘해야할 필요가 크다. 정부가 F1대회 지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확정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자칫 F1대회를 ‘찬밥 신세’로 만들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유도하기위해서는 이번 10월에 열리는 F1대회를 어떻게든 성공적으로 치러야만 한다. 우선은 시도민이 힘을 모아 티켓판매에 나서야 하며 도는 교통·숙박여건개선과 붐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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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필자는 안휘성 합비(合肥)에 있었다. 지난 1994년 우리나라 TV에 많이 알려진 판관 포청천(包靑天)의 고향이다. 포청천의 생가를 둘러보고 호텔에 들어오니 공산당 90주년과 북경과 상해간 경호고속철도 개통식이 계속 방송되고 있었다. 중국은 언론을 동원해 대대적인 공산당 띄우기 특집 보도를 했다. 1921년 중국공산당 창당 이후 가장 성대하게 선전하고 있었다. 기념식은 7월 1일 열렸는데, 호금도(胡錦濤), 온가보(溫家寶)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총출동했다. 6월 29일에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우리의 기치(旗幟)라는 경축 문화예술 행사에 참석했다. 6월30일 오후 3시에 경호고속철이 정식 개통됐다. 1천318㎞로 세계 최장인 고속철을 공산당 창당 기념일 하루 전에 맞춰 개통함으로써 중국공산당의 업적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방송 중에 유명한 시인인 이백(李白)의 천리강릉일일환(千里江陵一日還 : 천리나 되는 강릉 땅을 하루만에 돌아왔구나)라는 시가 인용되기도 했다. 또 산동반도의 청도시에 있는 36.8km인 교주만(膠州灣)대교가 개통돼 세계 제일의 다리로 기록됐다고 소개했다. 2008년 5월 1일 개통한 항주만대교 36km보다 긴 다리가 됐다. 7월 1일 또 하나 행사는 김포공항과 북경간 정기노선 취항이었다. 김포공항은 2003년 당시 서울 이명박시장이 시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동경, 오사카, 나고야, 북경, 상해에 취항하기를 희망했으나 이제야 성사됐다. 중국은 시속 250㎞ 일반편과 300㎞의 급행편 2종류로 시작하되, 궁극적으로는 평균 시속 350㎞편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요금도 비즈니스,우등,일반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고속철도 시대 개막은 10여년 전 상해 포동공항과 시내 중심지를 잇는 최고 시속 430㎞의 자기부상열차였다. 북경-상해 고속철 개통은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이뤄졌다. 중국은 현재 수도권, 화동권, 남부권, 서부권, 동북권 등 5개 핵심을 중심으로 경제 발전을 기획하고 있다. 이 5개 경제권은 각각 한국보다 큰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고속철 노선 지역을 중심으로 일일생활권이 확대되고 고속철을 통해 상호 연결된다면 야심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내수확대형 경제 발전 모델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상해를 경제발전 축으로 인정하고 이를 더욱 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기준 인구조사 결과 상해는 광주의 10배 정도인 6천600㎢의 면적에 2천300만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구인 양산항, 포동국제공항, 홍교국제공항 그리고 이번 북경과의 고속철도에 의한 연결에 따라서 상해의 발전은 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점진적이면서도 놀라운 돌파력을 보여주는 중국식 정책 집행력, 융통성을 발휘하는 시장경제의 중국식 해석, 그리고 국내 경제권의 활용 극대화를 통한 자체 발전동력 구축 등은 시사하는 바 크다. 개통식에 참석한 온 총리는 “경호고속철 건설자들은 단결과 협력, 불굴의 노력으로 불과 38개월만에 공정을 마무리함으로써 중국 철도건설사의 새 장을 기록하게 됐다”고 치하했다. 이어 정각 3시가 되자 출발역인 북경 남역, 상해 홍교역 등에서는 화해(和諧)호가 동시에 출발했다. 그는 북경 남역을 출발한 열차에 타 운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나서 20분만에 도착한 랑방(廊坊)역에서 내려 근무자들을 만나 재차 안전 운영을 주문했다. 북경을 출발해 천진, 하북성, 산동성, 안휘성, 강소성을 거쳐 상해에 닿는 고속철은 중국 전체 인구의 27%, 국내총생산(GDP)의 43%를 차지하는 동부 연안 지역의 통합 효과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90편 가운데 63편은 특급편, 27편은 일반편이다. 1천318㎞ 구간을 4시간48분에 달리며 하루 최대 154천명을 수송하게 된다. 중국은 국내에서의 고속철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동남아, 브라질, 중동 등 세계 각지의 고속철 사업 수주를 타진하고 있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만 아직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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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광주를 위한 갖가지 방안과 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문화수도 광주’를 위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공사와 이에 따른 내부 프로그램 마련이 한창 진행 중이다. 또 광주문화재단을 중심으로 각계 인사들이 광주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멋들어진 문화공동체를 향한 시민 대토론회’ 역시 ‘문화수도 광주’에 관한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화콘텐츠 다양화 방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의 시민참여 확대방안, 중국음식 거리조성, 쇼핑타운 건설 등 여러 가지 건설적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런 토론의 장과 의견개진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먼저 ‘광주 문화’의 성격과 지향점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발전’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성찰, 그리고 성격규정이 선행돼야 한다. 광주광역시 공무원들과 이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과연 ‘광주문화’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또 현 상태와 같은 관(官)주도, 그리고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하향식 전파와 지도에 의해 과연 시민문화가 정착되고 꽃피울 수 있는 것인지를 묻고 싶다. 문화란 전통과 역사, 그리고 대중의 숨결이 스며있는 삶의 형식이다. 우리 고유의 길거리 문화가 전혀 녹아있지 않은 서양식 테마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화생산 행위’가 심히 우려스럽다. 광주지역에서는 공동체적 유대감과 동질감을 공유할 수 있는 몇 가지 문화제와 축제가 있다. 5월 문화제나 해맞이 무등산 축제, 7080축제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이들 행사나 축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참이 있기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시민들이 쉽게 즐기고 대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자주 펼쳐야 문화자생력이 생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풍암저수지나 운천저수지 등지에서 벌어지는 간이음악제나 연주회 등의 횟수를 대폭 늘릴 필요성이 크다. 시민들이 쉽게 즐기고 대할 수 있는 각종 공연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문화도시 광주가 지향해야할 점이다. 길거리에서 수시로 음악과 미술, 퍼포먼스를 대할 수 있는 도시가 문화도시며 생명력이 있는 문화다.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문화토양을 가꿔가는 것도 중요하다. 서부교육지원청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판소리 한 대목 익히기 등은 문화도시로서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것이다.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국악기 강습과 전통문화강습도 다양화되고 범위가 넓혀져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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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신정수 피디를 초청해 ‘베이비 붐 세대를 위한 문화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신 피디는 ‘세시봉 콘서트’를 통해 세대간 문화 공감과 소통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YWCA가 뽑은 좋은 TV 프로그램 대상을 수상한 이다. 이 날 강연의 주 내용은 ‘베이비 붐 세대가 문화계의 주력이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웰 에이징(Wellaging)’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응과 전망이 자세히 소개됐다. 최근 발표된 ‘2011년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이라는 연구보고서는 10대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나열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 컬쳐의 시대를 비롯, ▲전자책의 새로운 독서문화 ▲문화자원 확보경쟁 심화 ▲ 다국적 문화합작을 통한 신한류 ▲다문화 공동시대 등이다. 또 ▲착한 예술 ▲문화예술교육 확대를 통한 창의력 증진 ▲문화계를 움직이는 베이비 붐 세대 ▲지역이 문화의 중심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 등을 손꼽고 있다. 10가지의 트렌드 중에서 눈에 띠는 것이 ‘문화계를 움직이는 베이비 붐 세대’와 ‘지역이 문화의 중심이다’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면을 반영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몇 해전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는 말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2010년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서 웰에이징(Well-Aging)이라는 말로 바뀐 추세이다. 박상철 교수의 ‘웰에이징 메뉴얼(Wellaging Manual)’이라는 책을 보게 되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웰빙(Wellbeing, 참살이)이다. 사람답게 늙는 것은 웰에이징(Wellaging, 참늙기), 사람답게 죽는 것은 웰다잉(Welldying, 참죽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순차적인 삶의 과정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억지로, 인위적인 방법으로 거스르는 행위를 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웰에이징으로 가는 길은 삶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바뀐 삶을 조금씩 인정하고 또한 거기에 맞춰 생각과 몸을 바꾸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참되게 늙어가는 것이 중요한 순간이다. 식생활에서부터, 나이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의 전환, 건강한 삶을 위한 원칙, 건강한 삶을 위한 행복한 관계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웰에이징 메뉴열’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에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긍정적 사고와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이나 삶에 대한 바른 생각과 자세, 자신보다는 국가와 지역, 남을 배려하는 삶 등이 요청된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노력이 같이 기울여질 때 가능하다. 실례로 장수지역을 조사해 놓은 결과를 보면 장수지역은 기후· 지리적 특성,·경제적 여건,·사회 안전망· 문화 사회적 생활· 사람들 간의 활발한 교류 등과 깊은 상관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고령자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참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주고, 사회참여를 높이기 위한 장치를 지역사회가 마련할 필요가 크다. 고령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 사회봉사 프로그램, 생산적 프로그램, 복지 프로그램들도 활발하게 개발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는 시니어 대상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증가할 필요도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10대 문화 트렌드 중에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베이비 붐 세대, 즉 시니어를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지역사회가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웰에이징, 장수를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은 기본이고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고령사회에서 고령자 및 주민의 생활패턴 개선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개념의 장수문화를 만들어 내야한다. 이러한 문화를 통하여 고령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당당한 노화, 웰에이징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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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문화관광해설사 지원자 일부를 탈락시킨 것이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광주시가 문화관광해설사 선발 시 지원 자격을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다”며 “시는 나이 기준 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고려해 해설사를 선발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 사회가 차츰 고령화되고 퇴직 인력의 재취업과 활용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광주시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인을 문화관광해설사 위촉에서 제외시킨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물론 문화관광해설사 위촉업무는 시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은 광주시관광협회가 담당하고 있지만 시 산하기관이라는 점에서 시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김모씨는 78세로 과거 8년여 동안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해 왔던 이다. 지난 2월 시관광협회로부터 보수교육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뒤 협회 측이 ‘76세 이상은 해설사로 활동할 수 없도록 방침이 정해졌다’며 재위촉에서 제외했다. 이에 김씨는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었다. 시와 관광협회측은 이에 대해 “해설사 활동 연령은 70세 이하를 원칙으로 하되 지자체별로 다르게 정할 수 있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침에 따라 활동연령을 75세 이하로 제한했다”며 “해설사의 건강보호와 질 높은 해설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불가피하게 연령을 제한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건강문제 없이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에게, 나이를 내세워 일을 하지 못하게 했다면 이는 ‘횡포’일 수밖에 없다. 노년을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행정이 지닌 권력’을 휘둘러 일할 기회를 빼앗아 버린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을 자세히 소개할 수 있는 인력은 그리 많지 않다. 국가의 자산을 소홀히 여기는 일이기도 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적한 대로 ‘건강 보호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나이와 같은 획일적 기준이 아니라 건강진단서나 체력검진 등의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타당하다. 시가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위촉에서 제외된 이들을 문화관광해설사로 다시 일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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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학은 나의 마음속에 그 역사가 천년 이상으로 각인돼 있다. 유구한 중국역사와 대륙 그리고 그 큰 시간과 공간에서 탄생한 학문의 전당을 대표한 숫자는 천년 이상이라야 맞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역사가 900년이면 북경대학의 역사는 그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러나 사실은 1898년에 창학하였으니 그 역사는 113년에 불과하다. 아침 일찍 대학 영빈관 숙소를 빠져나가 보았다. 숲이 우거진 서문 쪽을 거쳐 연못이 있는 대학 공원을 산책하면서 내가 아직도 문화적 사대주의의 잔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울창한 숲, 그 숲속에 모습을 가릴만한 거리를 두고 고궁을 연상시키는 전통적 대형 건물들, 고궁과 고궁을 연결하는 숲속의 오솔길, 오솔길을 따라가면 크고 작은 연못에 닿는다. 중국공원의 아침풍경은 노인들이 운동을 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혼자서 또는 집단적으로 춤을 추거나 운동하는 풍경은 일상적이다. 대학 공원도 나의 상식에 의하면 당연히 노인들에 의해 점령돼 있어야 했다. 그러나 아침시간인데도 그곳에는 노인들이 없다. 학생들이 아니면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학교 시설을 일반 시민들의 산책을 위해 개방하고 있는 우리의 문화에 비교해보면 다소 의아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금방 북경대학의 통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우리는 너무 대학을 개방하고 있다. 상아탑의 개념이 아니더라도 대학은 인적이 드물고 정숙하고 유연하고 그리스 플라톤의 아카데미처럼 사색적 공간이어야 할 듯싶다. 그것이 나의 이상적 대학상이다. 그런 이상적 대학에서 철학이나 역사를 새로 공부하고 싶다. 대학공원이 무엇인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그 속에 동상이나 비석 등 조형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감각 속에 저만한 공간이면 무엇인가 군데군데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대학에서 길들여진 나의 감각이다. 가령 손문이나 모택동이나 아니면 로신이나, 창학 때 교장인 채원배나 호적 같은 큰 사상가도 있다. 왜 그들은 대학 공원을 그런 대표적 이미지로 채우지 않았을까. 중국 현대사에 북경대학의 역할은 크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조형물은 과거를 대표하지만 대학은 중국의 시간과 공간을 망라한다. 조형물이 문화적이라면 대학은 문화를 초월한다. 그리고 조형물이 하나의 개념에 한정되지만 대학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는다. 나는 대학 캠퍼스에 게시물이 없는 것에도 주목했다. 나의 감각 속에 대학은 게시물 천지다. 건물의 벽마다 통로마다 공간 공간에 숨 쉴 틈이 없이 게시물이 부착돼 있어야 한다. 구비 구비 현수막도 걸려 있어야하고 현수막은 중복되고 너덜거려야한다. 그들도 현수막이나 게시물 부착이 허락된 공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허락된 공간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가려져 있는 것 같았다. 누구나 의무적으로 보아야하고 보기 싫은 사람도 억지로 보아야할 게시물은 사실은 폭력이다. 우리는 그런 폭력에 지배되고 있다. 필요한 사람이 약속된 공간에 찾아가 확인하는 게시문화가 정상적 대학 문화가 아닐까. 세계적 대학 평가에서 북경대학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학풍에는 큰 자신감이 있었다. 내가 북경대학을 방문한 것은 우연찮게 두 놈의 손자들이 같이 법대를 졸업하게 돼 그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 졸업식이 희한했다. 국민의례가 없다. 애국가 제창도 없고 순국선령에 대한 묵념도 없다. 교가 제창도 없고 대학 연혁발표도 없다. 단과대학 졸업식이라 그럴까. 성적우수 학생을 단에 불러 격려하고 선배 하나가 연설하고 교수대표가 길게 강연한다. 그뒤 졸업생 대표 학생이 연설하고 교수 전원을 일일이 호명 꽃다발을 드렸다. 마치 졸업식이 아니라 사은회의 분위기였다. 학장의 인사가 있었지만은 관료적이거나 권위적인 인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참석한 교수들의 단촐한 복장이다. 정장한 사람은 없고 다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세계적 학자들의 소박함이다. 새삼스럽게 북경대학이 크게 보였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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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 (J프로젝트)이 지지부진한 원인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는 농어촌공사가 높은 가격으로 간척지를 사들일 것을 요구하기에 J프로젝트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농어촌공사는 현 토지 감정 액이 너무 낮고 산출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도는 J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무엇보다 전체부지(1천450만평)의 86.8%를 차지하는 간척지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가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농어촌공사가 계속 발목을 잡으면 J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그만큼 농어촌공사에 대한 불만이 크고 업무협조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전체적으로 양도대상 부지의 감정평가액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영산강Ⅲ지구 간척지 내 구성·삼포(F1 경주장 부지 포함)·삼호지구는 정당한 감정평가를 토대로 양도·양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 값을 받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을 뿐 J프로젝트 사업에 협조한다는 공사 측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가 이를 데 없다. 왜 정부가 전폭적으로 J프로젝트를 지원하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 국가발전을 이끌어낼 지역핵심 사업은 중앙정부의 예산 및 법령제정·개정을 통한 측면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제 값 다 받으면서 땅을 팔고 지방비 부담 비율을 높여서 지역사업을 추진토록 한다면 이는 국책 지원 사업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문제에 접하다보면 과연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지방자치제를 실시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형식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가 안팎의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듯싶지만 내부적으로는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이 너무도 크다. 지역사업을 추진시키기 위해 중앙정부에 애걸복걸하는 현재와 같은 구조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제가 아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영산강Ⅲ지구 간척지를 당초 감정평가액으로 양도해야 한다. 정부는 재원이 열악한 전남도의 사정을 헤아려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성공적인 F1대회 개최를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서남해안 관광거점 마련이라는 국가사업을 위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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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知天命)의 나이인 후배기자 Y가 드디어 장가를 갔다. Y가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결혼식을 올린 것은 지난 2일이다. 한사코 장가가기를 거부하던 그였다. Y는 본인의 장가 이야기가 나오면 먼 산 쳐다보기 식으로, 멀뚱멀뚱 딴청 부리기 일쑤였다. 신체 건강한 남자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여자 만나기를 외면하니 모두들 그의 속내를 궁금해 했다. 외부손님들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 막바지에는 으레 Y의 결혼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그럴 때마다 Y는 “또 시작이구만…”하며 계면쩍게 웃곤 했다. 과묵한 성격의 그인지라 짓궂은 농담에도 희미한 미소만 지을 뿐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는 편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쉽게 내비치지도 않았다. 정색을 하고 물어보면 “지금이 편하다”며 그렇게 비켜갔다. 정작 본인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더 애를 태우곤 했다. 마침 지난해 대학에 계시는 어떤 분이 자신의 제자를 소개해주었다. 그 여 제자 역시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며 선보는 것조차 싫어하던 이였다. 여러 사람들이 나서 ‘억지로’ 그 둘을 묶기 시작했다. 둘만 놔두면 일이 안된다며 주변 사람들이 1박2일로 함께 단체여행을 가기도 했다. 그 뒤 어느 때부터인가 Y가 영화관에 가 앉아있는 횟수가 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데이트가 시작된 것이다. 주위에서는 환호작약했다. “선을 보더라도 2번 이상 만난 적이 드문 Y가 그 여인과는 새로 나온 영화를 섭렵하고 다닐 정도면 가능성이 크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Y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날짜 잡았어요!” Y를 알게 된 것은 20여 년 전이다. 수습기자로 입사한 Y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게 됐는데 말이 수습이지 웬만한 경력기자보다 더 ‘글 빨’이 좋았다. 철없던 시절이라 노느라 함께 밤을 새운 적이 많았다. 누군가가 출근해서 오전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 궂은 일은 항상 Y의 몫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싫은 표정을 짓거나 투덜대는 일도 없었다. 나이가 불과 두 살 아래인 후배이지만 무척 듬직했고 신뢰가 갔다. 남을 속이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진국’이었다. 그 당시 기자의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Y에게 “자네 앞으로 별다른 인연이 안생기면 내 딸아이 데려가소~. 한 15년만 기다리면 되겠구만”라고 말하면서 같이 웃곤 했다. Y는 자신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데 더 열심인 사람이었다. 언론계 선·후배들의 경조사에는 어김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다른 신문사 후배들에게도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 술값을 낼만한 언론계 동료가 있어도 지갑을 먼저 여는 이는 항상 Y였다. “나 혼자 사는데 먼 돈이 필요 하것냐? 염려 말어야” 제법 부담이 되는 술값을 내면서도 Y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Y는 몇 번 힘들어 했다. “뭐가 이렇게 까다롭고 성가시다요? 아, 대충 대충하면 될 것 같은데 신경이 너무 쓰이네” 혼자 살던 아파트를 수리해 신혼집으로 꾸미고, 웨딩사진 찍고, 인사 다니는 것 등이 부담이 됐었던 듯싶다. 주위에서는 “어른 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줄 알았느냐”고 놀려댔다. 힘들어하기는 했지만 Y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담겨져 있었다. 결혼식 날, 결혼예복을 입고 서 있는 Y가 너무도 보기에 좋았다. 신부도 무척 고왔다. “저 이들, 진작 좀 만나지…”그런 아쉬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제 짝을 찾기까지 신랑이나 신부가 너무도 긴 세월을 기다렸던 듯싶다. “좋은 사람들이 뒤늦게 만났으니 남은 세월, 부족함없이 서로 사랑을 베풀고 살았으면…”하는 그런 바람도 들었다. 하객들도 많았다. 식장에서 광주·전남 언론계 사람들은 ‘Y의 결혼식이 지역 10대 뉴스 중 첫 번 째’ 라는 우스개 소리를 나누며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Y군에게 진심어린 축하의 말과 함께 악수를 건네는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Y가 세상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둥글둥글하게, 그리고 정 있게 사회생활을 해왔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식장 입구 한 켠에 서서 Y군을 바라보다가 문득 뒤쪽에 놓여 있는 결혼사진 앨범 몇 권이 눈에 띠었다. 손을 맞잡고 있는 포즈, 그리고 ‘남사스럽게’ 뽀뽀하는 시늉까지 내며 찍은 사진 등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에 좋다. 한 장 한 장 앨범을 넘기며 “그래, 이 사람아 항상 이렇게 행복하게 사소~”그런 마음이 절로 들었다. 지금 Y군은 터키에서 신혼여행을 즐기고 있다. Y군! 멋지고 황홀한 신혼여행이 되기를~~
칼럼
최혁
2011.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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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지 주변 상수도 확충 사업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는 조류독감(AI)및 구제역에 따른 가축 매몰 지역 침출수가 지하로 유입될 경우 농촌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상수도 확충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었다. 정부는 지난 2월, 3천89억원을 투입해 식수오염 우려지역에 상수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장병완의원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는 올해 1월과 3월 구제역 매몰지 반경 3㎞ 이내 마을에 상수도 확충사업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실제로는 매몰지에서 반경 500m 지역까지만 예산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지원도 500m로 한정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역제 매몰지 반경 500m∼3㎞ 이내에 있는 전국 67개 시·군 1천483개 마을 주민 18만1천460명이 상수도 확충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전남은 2만2천494명의 주민이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됐으며 불발로 그친 지원금액도 243억9천900만 원에 달했다. 예산지원에서 제외된 주민이 가장 많은 곳은 충남으로 4만7천340명이다. 장 의원은 “정부는 지금까지 매몰지 500m부터 3㎞ 이내 지역주민에 대해 두 번에 걸쳐 상수도 확충 예산지원을 약속해 놓고도 아예 사업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렸다”며 “더욱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두 번씩이나 정부가 발표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난망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결과적으로 정부가 예산을 핑계로 매몰지 상수도 확충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이 식수오염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먹는 물의 안전성을 고려한다면 당초 약속대로 기준을 3㎞로 환원하고 올해 안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2차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수도 확충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AI 피해가 컸던 전남지역은 치밀한 사후관리와 함께 상수도 개선사업이 시급하다. AI바이러스는 사람까지 전염되는 인수(人獸) 공통 질병인 관계로 매몰지 일대 주민들에 대한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제역 파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슬그머니 상수도확충사업도 미적거리고 있는 정부의 태도는 정당치 않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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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고는 하지만 연일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굵은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듯 따가운 햇살과 함께 뜨거운 공기가 숨을 막히게 한다. 길거리에는 햇볕을 가리는 양산과 우산, 비치파라솔 등이 곳곳에서 눈에 띤다. 젊은 여성들의 옷차림은 보는 이들을 민망하게 한다. 제 아무리 ‘하의실종’패션이 유행이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하다 싶다. 무더위가 오기전부터 유행했던 차림이니 딱히 더위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이제 막 6월이 막 지났는데도 8월 중순쯤으로 착각할 정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들은 제각기 저마다 더위를 이겨내느라 법석을 떨고 있지만 야외로 나가 첨벙~ 물속에 뛰어드는 만큼 더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덥다고 물에 무작정 뛰어드는 일은 위험하다. 며칠전 방송에서 휴일 하룻동안 익사자가 3명이나 발생했다고 보도하는 것을 들었다. 언론에 보도된 숫자가 이럴진대 알게 모르게 예서 제서 물놀이로 죽어간 생명들은 더 많을 것 같다. 좀 더 시원함을 느끼려다가 귀중한 생명을 잃으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 딸들이 죽는가 하면 귀한 손자와 손녀가 할머니와 같이 물놀이를 가 죽는 경우도 있어 주위 사람들을 정말 서글프게 하고 있다. 조금만 조심하고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인데도 우리는 우선 눈앞의 시원함만 생각하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 또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침착하게 수습하기보다는 무조건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려다 함께 변을 당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위험하니까 물놀이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순간의 방심과 무대책으로 인해 벌어지는 개인의 불행과 가정의 슬픔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말이다. 철없는 자식들이 물놀이를 하다가 생명을 잃으면 부모님은 평생 가슴에 그 자식을 묻고 산다. 철따라 나오는 과일도 맛이 없고, 제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나 연속극도 무덤덤해질 뿐이다. 나 자신의 실수가 부모님과 내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매년마다 여름이면 같이 간 일행을 구하려다 같이 변을 당한 사례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상황일수록 느긋함과 차분한 행동으로 대처해서 위급함을 헤쳐가야 한다. 물 속에 빠진 아이가 친자식인지 의붓자식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어떤이가 그 상황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알수 있다고 한다. 친부모는 무조건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지만 직접 낳지 않은 부모는 주변을 먼저 살펴본다고 한다. 물이 뛰어들어도 될만한 깊이인지,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는 사람이 붙들만한 물건은 있는지, 수영을 잘하는 다른 이가 주변에 있는지를 살펴본다고 한다. 언뜻보면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것 같지만 실은 물놀이 사고의 경우 이런 모습이 최선의 모습이다. 물놀이를 하다 사고를 맞은 경우는 이런 계모의 모습이 필요하다. 물 속을 들여다보고, 구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챙기고, 옆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위험도 빠진 당사자는 물론 본인도 위험에서 구하는 일이다. 아무런 희생 없이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이에 반해 친부모는 사랑과 모성애만 가지고 대책 없이 뛰어들어 연쇄적으로 익사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올 여름에는 모두들 조심하면서 물놀이를 즐겼으면 좋겠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챙겨보고 잘 살펴볼 일이다. 만일의 경우에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야박한 듯 싶지만 이 ‘계모정신’을 잘 발휘해 모두들 슬기롭게 대처했으면 싶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이와 비슷한 듯 싶다. 눈에 익은 일, 귀에 익은 말, 손에 익숙한 것들에는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관성적으로, 관습적으로 분석하거나 곰곰이 되돌아보지 않는다. 이런 삶은 편안하겠지만 개선의 속도가 더디다.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 정을 내세워 정확한 계산을 하지 않고, 정때문에 분명히 문서로 남길 일을 남기지 않아 낭패와 오해를 부른 일들이 너무도 많다. 무조건적인 정보다는 때로는 냉정한 헤아림이 내 가족과 주변을 더 잘 보살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