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도 한줄의 꿈에서 시작…공동체로 비전 이뤄

▲ 제1기 남도일보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K포럼 여섯번째 강좌가 6일 오후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 5층 연회장에서 열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달성 시한 정해 1페이지짜리 하우스 모델 설정
“하나에 집중하고 간단하며 측정가능해야 성공”
 

강헌구 강교수비전스쿨창시자이자 한국비전교육원 대표교수가 6일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 5층 연회장에서 열린 남도일보 K포럼 여섯번째 강의를 했다. 강 교수는 이날 ‘100년 기업, 전략에서 비전으로’란 주제로 세계적인 창업자나 CEO를 비롯해 조직 구성원들이 가진 비전에 대해 들려줬다. 다음은 특강 요약.

CEO들의 성공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CEO들이 품었던 ‘명료한 비전’이었다. 특히 그들의 비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가 들어도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표현되었다. 또한 그 비전을 행동으로 전환시키는 과정 역시 아주 심플하고 간명한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 그런 창업자나 CEO 및 조직 구성원들이 가진 비전은 결코 복잡한 전략계획이 아닌 단순한 한 줄의 꿈이었고 그 꿈을 언제까지 이루겠다는 결의가 뒤따랐고 다음으로는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꿈 공동체를 이루었고 그들의 강렬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꿈을 비전으로 승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6일 오후 열린 제1기 남도일보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K포럼 여섯번째 강좌에서 강헌구 강교수비전스쿨창시자이자 한국비전교육원 대표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이러한 꿈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케몬즈 윌슨(Kemons Wilson)이었다. 그가 가진 단 한 줄의 명확한 꿈은 바로 “이름만 들어도 안심하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보통사람의 호텔”이었다. 이 한 줄에서 비롯된 꿈은 오늘날 전 세계에 수천개의 홀리데이 인(Holyday Inn)을 탄생시켰으며, 전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그 독특한 간판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주 명확한 한 줄짜리 꿈을 사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던 사람은 홀리데이 인의 창업자만이 아니다. 자동차를 대중화시킨 포드(Ford)사의 창업자 헨리 포드(Henry Ford), 영국 최고의 안경체인을 건설한 리차드 프레슬리(Richard Presley),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존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 세계인들의 꿈의 놀이공원이 된 디즈니랜드의 창업자 월트 디즈니(Walt disney) 등 수없이 많다. 이들은 오늘날 ‘전략계획’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 복잡한 과정을 아주 간결하고 명쾌한 한 줄의 비전으로 갈음했으며 어려운 용어와 분석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사업계획을 쉽게 표현했다. 그리고 실제로 고객과 투자자들을 위해 놀라운 가치를 창출해냈다.

요컨대 그동안 수없이 보아온 전략계획의 결과물이, 누구에게도 가슴 뛰게 다가오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우리가 집착해왔던 전략계획의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애초에 품었던 꿈과 그 꿈을 언제까지 실현할지 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크든 작든, 기업이건 비영리조직이건 조직 전체가 그 꿈을 지지하고, 혼신을 다해 그 꿈을 실현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이건 조직이건 비전을 설계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은 아주 짧은 한 줄의 담대한 꿈을 정하고 그 꿈에 달성시한을 부여해 놓은 뒤 그것을 1페이지짜리 하우스 모델((House Model)로 나타내는 것이다. 하우스 모델은 사업의 청사진을 한 채의 집 형태로 묘사하여 놓고 그 집에 우리의 기업 혼이 입주하여 살게 한다는 개념이다.
하우스 모델을 사용하여 비전을 설계할 때에는 비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 즉 꿈이 무엇인지, 그 달성시한은 언제인지, 꿈에 도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꿈을 이루게 하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무엇인지, 그리고 일상의 행동규범은 무엇인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하우스 모델은 비전을 수립하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모든 과정에 이용되는 아주 유용한 도구다.

하우스모델의 기둥엔 세 가지 핵심방침을 실행할 구체적인 액션과 이정표들이 적혀있다. 대개 3년이나 5년 정도의 액션플랜이 고르게 연결되어 있으며 일상의 핵심 활동들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그 행동들은 난이도와 규모 면에서 대개 비슷비슷하여 상호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우스모델의 토대엔 액션플랜과 이정표, 핵심방침을 실제로 가능케 할 실제의 행동규범이 적혀있다. 행동규범은 단 세 가지뿐이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쉽게 몸에 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행동규범 자체가 삶의 질 향상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지붕, 기둥, 벽체, 그리고 토대를 이어서 하나의 집, 꿈의 궁전을 입체도로 나타내면 아래의 하우스가 된다.

하우스모델을 이용하여 직접 한 기업의 CEO인 나만의 꿈의 궁전, 내 기업의 꿈의 궁전을 만들어보자. 글자를 그리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이 다소 까다로운 부분이 없진 않겠지만 이 작업은 100년 기업을 이끌어 갈 철학과 가치체계를 정비하는 것이며 기업이 도착할 최종목표지점이 어딘지를 결정하고, 또 그곳에 어떻게 다다를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우리는 이 작업을 통해 나에게 어울리는 미래, 내일의 꿈과 오늘의 현실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다음의 몇 가지 유의사항을 참고하자.

첫째, 엄선해야 한다. 하우스모델은 삶의 성패를 결정짓는 운명적인 것이기 때문에 치열한 고민과 결단이 수반되는 것이다. 글자를 적는 것은 순간이지만 생각은 오래 걸린다. 때문에, 1페이지를 채우는 것이 100페이지를 채우는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한 일이다. 그만큼 단어 하나, 숫자 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둘째,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비전은 임기응변적, 즉흥적인 것이 아니다. 5년, 10년, 또는 그보다 더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밀고 나아가는 것이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식으로 되어서는 비전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여러 개별적인 행동계획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셋째,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액션 플랜이나 행동규범, 또는 핵심방침은 지붕에 있는 그 한 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항목이 너무 많으면 산만해진다. 집중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넷째, 업무활동 전체가 연관되어야 한다. 하우스모델은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로 뭉뚱그리는 작업이다. 따라서 하우스모델에는 인적, 물적, 기술적, 시장, 고객, 재정적인 모든 영역이 망라되고 또한 직·간접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다섯째, 미래로부터 역순으로 만들어간다. 비전은 미래의 현실이다. 오늘의 연장이 내일이 아니고 내일의 시작점이 오늘이다. 따라서 내일을 오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내일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내일과 오늘 사이의 간격을 측정하고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식이 되어야 한다.

여섯째, 측정이 가능해야 한다. 무게, 길이, 갯수, 사람 수 등처럼 숫자로 표현되어서 언제라도 몇 퍼센트가 진척되었는지를 명쾌히 측정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직접 측정이 어려우면 간접측정이라도 가능해야 한다. 간접측정의 예를 들자면 신문기사, 문자통신 등이다.

일곱째, 간단해야 한다. 많이 적는다고 해서 많이 성취하는 것도 아니며 빨리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너무 자세하고 너무 구체적이면 그 자체가 하나의 속박이 되어서 활력과 창의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나무에 집착해 숲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하우스모델은 최대한 단순, 명료하게 만들어야 한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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