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남평중 다도분교, 실용음악 특화학교 탈바꿈

‘노래가 만든 기적’ 폐교 위기의 학교 구하다
나주 남평중 다도분교, 실용음악 특화학교 탈바꿈
음악캠프 ‘호응’ 결실…전교생 8명서 전학생 급증
 

1차 다도 청소년 실용음악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키보드를 연주하는 모습./남평중 제공

노래와 열정이 폐교 위기의 학교를 구했다.

전교생이 8명뿐인 폐교 직전에 실용음악 특화학교로 탈바꿈해 재학생 21명의 학교로 다시 태어났다.

전남 나주 다도면에 있는 남평중학교 다도분교는 18년 전인 1999년 이미 분교장으로 격하해 명맥을 유지하기에도 버거웠다. 그러던 2015년 9월,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신입생은 단 한 명도 없고 2학년 3명에, 졸업을 앞둔 3학년 5명이 전부였던 이 학교에 대해 전남교육청은 폐교 수순을 예고했다.

그 해 다도분교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남평중학교에 부임한 변정빈(49·여)교장은 큰 고민거리를 안았다. 교육청의 방침대로 이듬해 교문을 닫아야 할지, 아니면 더 버텨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변 교장은 교육청의 방침을 따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그대로 폐교 수순을 밟는다는 것은 평생 지녔던 교육자의 양심과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변 교장은 학생을 모으는 방법으로 실용음악을 특화한 열린 예술학교를 만들기로 했다. 한 달간 다도 중학교 출신 동문을 찾아 호소하고 나주시의 지원도 부탁했다.
 

지난 해 열린 다도청소년음악캠프 공연모습./남평중학교 제공

4천여만원의 후원금을 종잣돈으로 지난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첫 번째 다도 청소년 실용음악 캠프를 열었다.

나흘간 열린 캠프에 100명 가까운 아이들이 동참했지만 아쉽게도 다도 분교 전학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한 변 교장은 지난해 9월부터 매주 토요일 방과후 학교를 열어 음악 활동을 계속 했다. 이후 지난해 말 무려 10명의 학생이 전학을 와 전교생이 13명으로 불어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올해도 주변 초등학교는 물론 광주와 전남 등에서 다도분교로 옮겨온 학생이 급증했다. 현재는 재학생이 21명으로 늘어나는 등 폐교와는 거리가 멀게 됐다.

선·후배가 함께 수업하는 복식학급도 해제되고 폐교 위기 2년 만에 3학급 완성(完成) 학교로 탈바꿈했다.

교사정원도 5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정식으로 교감 선생님도 모실 수 있게 됐다. 아직도 분교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은 학교지만 이 학교는 50년의 역사를 지난 옛 중학교로 다시 승격할 날을 꿈꾸고 있다.

다도분교는 학교를 구했던 두 번째 음악 캠프를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개최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캠프 참가자 모두가 참여하는 연합 버스킹 ‘로드잼 밴드(road zam band)’를 선보인다.

이들은 9월부터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민이 연계한 음악과 댄스 버스킹에도 나설 계획이다.

변 교장은 “시골 작은 마을의 정말 작은 학교에서 올망졸망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꿈을 단순한 경제논리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며 “음악, 연극, 댄스 등 특화된 예술 교육 프로그램으로 ‘찾아오는 다도, 전학 오는 학교’를 만들어 명실공히 명품 다도중학교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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