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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귀농인-남도愛 산다 <4> 여수 김세현씨

나는 귀농인-남도愛 산다 <4> 여수 김세현씨

친환경 미나리꽝에 풍덩 빠진 50대 서울 건축업자

야채 유통하는 사촌형의 권유로 율촌면에 정착

직접 집 짓고 마당가꾸며 ‘워너비 귀농 라이프’

가족과 함께 분업하며 ‘원희 농가’로 단란한 생활

주민과 관계 정성이 최우선…학교급식 납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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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서 수확한 미나리를 들고 있는 김세현(56)씨.‘원희 농가’대표인 그는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한 비결을 양보와 나눔으로 꼽고 있다.

“농사는 절대 혼자 못지어요. 욕심내지 않고 주민들과 양보하며 지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지요”

전남 여수시 율촌면에서 온 가족이 함께 친환경 미나리를 재배하는 ‘원희 농가’ 김세현(56) 대표는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한 비결을 양보와 나눔으로 꼽는다. 김씨는 지난 2014년 처음 귀농했을 무렵 농업 관수 문제로 이웃주민과 마찰이 있었으나 양보와 관용의 마음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다툼을 해결하기도 했다. 양보하며 친근하게 먼저 다가서려 노력하는 김씨의 모습을 보며 주민들도 마음을 열었고 높게만 생각했던 관계의 벽이 서서히 낮아졌다. 서울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김씨는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귀농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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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을 마친 미나리는 물을 머금고 있어 정량보다 0.5배 더 많이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로망을 싣고=김씨는 고향인 여수 율촌면에서 야채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촌의 권유에 미나리를 선택했다. 귀농 당시 비가림하우스 1동(330㎡)에서 시비 보조사업과 사비로 미나리를 재배하고 지인을 통해 판매문제를 해결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미나리를 찾는 곳이 많아졌고 5년이 지난 지금 1동에 불과했던 미나리 하우스는 4동(2천310㎡)에다 논(노지미나리) 744평(2천460㎡)으로 성장했다.

그림같은 집을 짓고 마당을 꾸미며 여유로운 농촌생활을 꿈꿨던 김씨는 집을 짓는 일부터 시작했다. 서울에서 건축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직접 터를 잡고 자제를 사서 마당을 만들고 화초를 심으며 귀농의 로망을 실천했다. 가족들은 김씨의 두번째 인생을 응원하며 적극 동참했다. 김씨가 미나리를 수확해오면 인근에 거주하는 김씨의 누나들과 아내는 세척하고 다듬으며 업무를 분담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할 때 소홀했었던 가족관계까지 더욱 두터워졌다. 김씨는“서울생활때는 거리가 멀다는 핑계로 가족들을 1년에 한번 볼까했는데 지금은 항상 같이 지내니 너무 행복하다”며 “일할 때 행복한 이유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미나리를 무농약 친환경 공법으로 가꿔 학교급식으로 납품처를 확대했다. 수확과 선별작업에 열을 올려 시내로컬푸드에도 유통을 시작했다. 귀농인들의 ‘워너비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김씨는 꾸준히 사업을 키워 매년 5천 만원 이상의 매출도 올리고 있다. 아직은 성에 차지 않지만 정직하게 미니리를 키우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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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으로 재배하는 하우스 미나리와 달리 논에서 재배하는 미나리는 병충해의 영향을 많이 받아 농약을 사용

■위기를 기회로=김씨는 농업용수 관리를 가장 힘든 점으로 들었다. 귀농 당시 바닷가 인근에 터를 잡은 탓에 첫해 농사는 흉작이었다. 무작정 가까운 관정(지하수를 사용하기 위해 만든 시설)을 사용한 게 원인이었다. 바닷가 인근의 관정을 사용하면 염분이 포함돼 있어 농업용수로 사용하면 안되는 것을 몰랐던 그는 전전긍긍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근 무화과 농가와의 마찰도 생겼다. 한 관정을 여러 농가가 같이 사용하면 용수가 나눠져 물의 양이 적게 나오는데 김씨가 사용한 관정은 기존에 무화과 농가에서 사용 중인 시설이었다. 무화과 농가는 갑자기 용수의 양이 적어져 원인을 파악하던 중 김씨의 농가에서 사용하는 것을 알아채고 항의를 해 마찰이 생겼던 것이다. 마을 시설 사용 현황을 몰랐던 그는 낮은 자세로 거듭 용서를 구했고, 김씨의 정성어린 사과에 감동한 무화과 농가는 김씨의 관정문제까지 해결해주기까지 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김씨는 마을 일에 적극 나서며 주민들 사이에서 성실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더욱이 김씨는 농기계 활용을 어려워하는 고령층 어르신들의 밭을 관리기로 두둑작업까지 해주는 등 마을 주민들을 도왔고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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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에서 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미나리를 수확하는 김세현씨

■성공의 비결은 ‘정성’= 김씨는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욕심에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며 “로망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비용으로 미나리 재배시설에 투자를 더 많이 했다면 지금 보다 더 잘됐을 것이라는 후회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 초기에 정작 중요한 곳에 투자를 못하니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초기 투자 비용은 아끼되 꼭 필요한 곳에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귀농을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성이다. 마을 주민과의 관계도 농작물을 재배할 때도 정성을 얼마나 쏟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먼저 다가가서 진심으로 주민들을 상대해야 하고, 귀농인 스스로가 작물에 쏟은 정성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된다”며 성공의 비결을 ‘정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족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싶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는 “미나리는 작물 특성상 수확 후 세척·손질작업 등 수작업이 많은 작물이다”며 “가족들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수고를 덜고자 장비에 투자해 노동력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글/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사진/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세현씨의 요청에 따라 영상은 싣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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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씨가 재배 중인 노지 미나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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