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으로 通하는 광주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다. 기원전 8세기에 라틴인이 세운 도시국가 로마는 급속한 영토 확대를 통해 지중해를 에워싸는 대제국으로 성장했다. 넓어진 영토를 하나로 묶는 키워드는 ‘길’이었다. 길은 각 도시들을 잇고, 다양한 민족을 하나로 묶었으며, 이질적인 문화들을 융합하고 뭉치게 했다. 그 결과 로마는 인류 역사상 가장 번성한 문화제국을 건설했으며, 200여년의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를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길은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우리 광주에도 특별한 길이 있다. 지난 2004년 개통된 도시철도 1호선이다. 도시철도를 통해 광주의 동쪽인 소태동과 서쪽인 평동이 30분만에 연결된다. 지하철이기에 지상도로와 지하선로를 동시에 활용, 입체적인 도시 공간 이용이 가능하다. 시내버스와의 무료환승 제도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넓은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선사했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주거단지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각 지하철 역은 광주의 역사와 특성을 품은 테마역으로 꾸며졌고, 시민들은 출퇴근길에 또는 등하교길에 자연스레 공연과 전시를 접하며 감성을 다듬는 시간을 갖게 됐다. 단선노선이 갖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광주는 선진교통도시를 향한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광주의 미래를 완전히 뒤바꿀 또 하나의 길이 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광주도시철도 2호선이다. 건설을 둘러싸고 긴 논의와 토론을 거쳐 온 만큼 그 필요성에 대한 시민의 공감대도 탄탄해졌다. 도시철도는 호선이 많을수록 시너지효과가 큰 교통수단이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1호선에 순환선인 2호선이 연결되며 광주시 곳곳을 촘촘하게 엮어낸다. 2호선은 순환선으로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첨단-수완-시청으로 돌아오는 총 41.9Km의 순환선으로 건설된다. 1호선과의 환승을 통해 광주 전역을 30분 내에 연결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현될 것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광주시청에서 북구 광주역까지 1단계가 2023년에 개통되고 2단계, 3단계도 차례로 공사에 돌입, 2025년에는 모든 구간이 완전 개통될 예정이다. 총 44개의 역이 세워지고 차량기지와 주박기지가 각각 1개씩 들어선다.

세상은 길을 따라 바뀐다. 도시철도 2호선이 특별한 이유는 앞으로의 도시발달이 2호선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호선은 이동시간 단축과 도로교통 혼잡도 해결을 통해 우리 광주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릴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 내 거점간의 물리적 거리감이 좁혀지며 심리적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즉, 중심지와 부도심의 격차 없는 사회적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광주시 전체가 고루 발전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조 6110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유발효과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와 교통혼잡비용 절감 등 사회경제적 이익 역시 막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도시철도는 높은 사회적 가치를 품고 있다. 도시철도는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문턱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복지 시설이자 학생과 직장인 등 시민 누구나 편의를 누릴 수 있는 사회기반 시설이다. 또한 폭설 및 폭우 등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시성, 편리성, 신속성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공 편익을 증진시킨다. 뿐인가. 해가 갈수록 심해져가는 미세먼지와 폭염 등 이상기후에 대응하는 최적의 대안이다. 도시철도 이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승용차 등의 운행 감소를 가져오고, 이는 CO₂, 미세먼지 저하를 통해 쾌적한 광주를 만드는데 일조하게 된다. 도시의 미래가치와 녹색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아름다운 투자가 되는 것이다.

인프라는 지역의 운명을 바꾼다. 이제 우리 광주는 어제와는 다른 내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을 통해 지역발전과 일자리가 뒤따라오는 풍요의 길이 열릴 것이다. 선로를 따라 예술과 낭만이 흐르는 문화의 실크로드가 펼쳐질 것이다. 시민과 시민을 잇고 마음과 마음을 만나게 하는 진심의 길이 연결될 것이다. 광주를 통(通)하게 하는 새로운 길, 도시철도 2호선의 희망찬 출발을 벅찬 가슴으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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