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우한 폐렴’ 공포 확산 ‘빨간불’
일본 이어 중국 하늘길도 비상
운항 중단·신규 취항 연기 등
中 여행·출장 취소 등 잇따라
국내 승객 환불 수수료 면제도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항공길 운항이 대거 중단된 가운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폐렴’ 사태로 중국으로 향하는 하늘길도 불투명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014년 이후 5년 만에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으로 활로를 되찾고자 했던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국적항공사들이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항공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우한으로 향하던 비행기는 운항이 중단됐으며, 중국 내로 여행이나 출장을 계획했던 내국인들의 취소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설에 가족과 함께 중국 텐진 여행을 계획했던 A씨는 “바이러스가 우한을 벗어나 베이징, 상하이, 광동, 일본, 미국 등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해 고민하다 취소했다”면서 “텐진은 우한과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중국 춘절 연휴로 중국 사람들의 대이동이 불가피해 아쉽지만 숙박권과 항공권 수수료를 물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들은 우한으로 향하는 항공편 운항을 중지했다. 대항한공은 주 3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을 오는 31일까지 운휴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국내·국제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해당 노선의 운항은 중국 당국의 조치 사항과 연계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에 출발 직전에 비행편을 취소하고 해당 노선의 취항을 연기했다.

또한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을 예매한 승객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한 중국 모든 노선의 항공권을 대상으로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의 경우 이달과 다음달 출발편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업계는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처럼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에는 중국 등 국제선의 운항이 일부 중단되며 여객이 30∼40%가 감소했고,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여객이 10%가량 줄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이나 동남아 등 주로 단거리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LCC들도 중국 노선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2의 사스 사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설인 춘제를 계기로 ‘우한 폐렴’이 확산할 여지가 있어 일단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난해 3분기,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스 사태처럼 확산할 경우 올해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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