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무책임한 쌀 생산량 조사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를 놓고 말이 무성하다. 통계청은 이 자료를 통해 전국적으로 쌀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남은 되레 쌀 생산량이 0.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두고 전남지역 농민들과 농민단체들은 ‘엉터리 조사’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재조사를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등 반발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렇듯 농민들이 들고 나서는 이유는 통계청이 정확한 현실을 파악하기보다는 무사안일하게, 그저 연례 행사처럼 수치 발표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전남의 경우만 따져보면 이같은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미 알려진 대로 올해는 벼 성장기 동안 60여일에 걸친 유례없는 긴 장마가 이어졌고, 뒤이어 8월 하순에서 9월 상순 사이 태풍이 연달아 강타해 벼 작황 사정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벼 쓰러짐과 흑·백수 현상, 수발아(아직 베지않은 곡식의 이삭에서 낟알이 싹이 트는 일)까지 발생해 많은 면적에 걸쳐 피해가 유독 심했다.

이를 반영하듯 전라남도 집계 결과 도내 피해 면적은 흑수 1만 8천 387㏊, 백수 2천 80㏊ 등 총 2만 685㏊에 이른다. 이는 수치 상의 피해면적일 뿐 전체적인 벼 작황은 ‘쭉정이’만 남은 상태라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통계청 자료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결정적 이유다.

특히 전남은 올해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 15만 4천㏊에 비해 2천㏊가 늘어난 15만 6천㏊이어서 0.2% 가량 늘었을 뿐, 생산량 증가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직접 수확을 해 본 농민들은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이 20~ 30% 줄었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수확철을 맞아 통계청의 탁상공론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높다. 현장을 중요시하는 행정이 무척이나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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