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 시행 앞두고 광주경찰 잇단 ‘말썽’
조폭 출신 보도방 업주와 유착 의혹, 경찰관 3명과 통화한 기록 등 확인
술취해 여성 추행한 현직 경찰관도-“시민들에게 달라진 모습 보여야”

광주광역시경찰청 전경.

오는 7월 자치경찰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광주경찰이 기강해이에 따른 잇단 비위로 논란에 휩싸였다. 현직 경찰관들이 조폭 출신 보도방 업주와 연락한 정황이 확인되는가 하면, 또다른 경찰관은 술에 취한 채 길을 가던 여성을 추행하다 입건됐다.

6일 광주경찰청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유흥업소 접객원을 알선하는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운영한 혐의로 조폭 출신 A(40)씨 등 불법 보도방 운영자·관계자 등 20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유흥업소가 모여있는 서구 상무지구 일대를 중심으로 불법 보도방을 운영하거나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조폭 출신인 A씨는 오랜기간 상무지구에서 영업을 독점하다시피 보도방을 운영하며 유흥업소 등으로부터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불법 보도방 운영자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A씨와 현직 경찰관들과의 접촉 정황도 발견했다. 수사과정에서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현직 경찰관 3명과 통화한 내역이 발견된 것이다.

이에 따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감찰팀은 해당 경찰관 3명에 대해 각각 내사와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1명이 A씨와 금전 거래를 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비위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 수사 전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술에 취한 경찰관이 길을 지나던 여성을 강제로 껴안았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B경위는 이날 오후 11시10분께 광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길을 걷던 여성을 뒤따라가 강제로 껴안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B경위는 만취한 상태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성을 상대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B경위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B경위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논란에 경찰 내부에서도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자칫 시민 신뢰를 잃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0년 이상 경력의 한 지역 경찰관은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목전에 놓고 터진 악재에 현직 경찰관으로서 안타까움이 든다. 일부의 비위 행위로 모든 경찰관이 매도되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경찰 스스로 시민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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