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성령기 ’ 불구 형태 변화 거의 없는 애벌레
몸통 기부에 작은 흰점 때문에 명칭 유래
다른 종보다 움직임 둔해 관찰하기 ‘적격’
털이 없으면 녹색 장식품으로 착각할 정도

 

 

사진-1 사철란(2019년 8월 28일, 구룡폭포)
사진-2 흰점쐐기나방애벌레(2019년 8월 28일, 구룡폭포)
사진-3 흰점쐐기나방애벌레(2019년 8월 28일, 구룡폭포)
사진-4 흰점쐐기나방애벌레(2017년 8월 3일,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사진-5 흰점쐐기나방(2015년 6월 23일, 병풍산)
사진-6 흰점쐐기나방(2021년 6월 27일, 용산동)

 

형태의 변화가 별로 없는 애벌레~

우리나라에도 수 천종에 이르는 많은 나방의 애벌레들이 살아가고 있다. 몇몇분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 1,200여종에 이르는 나방의 생태가 밝혀 지고 있다. 아직 어른벌레는 존재하지만 애벌레는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언제 번데기가 되고 우화하는지 알아야 할 종이 훨씬 더 많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동안 관찰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이 유입될 수도 있고, 자주 보이던 종이 어느순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구는 우리 인간만이 사는곳이 아니다. 인간만으로는 살아갈수도 없다. 하찮은 미물로 보이는 녀석들도 다 나름 최선의 방법으로 살아 남는다.

오늘은 어린것이나 다 자란 것이나 형태의 변화가 거의 없는 애벌레 이야기를 하려 한다. 모든 나방의 애벌레는 완전변태를 한다. 초령에서 다음 령으로 넘어갈 때 몸이 자라기 때문에 허물을 벗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탈피과정이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애벌레들은 모양도 변하고 무늬 그리고 색상도 바뀐다. 수많은 포식자들의 눈을 피해 살아남아야 어른벌레가 되어 짝짓기하고 알을 낳아 종을 유지시킬수 있다. 수많은 알을 낳아도 잘 성장하여 어른벌레가 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자기들만의 방법으로 자연에 적응해가고 있다.

2019년 8월 28일, 지리산 자락의 구룡폭포를 찾았다.

멋진 사철란을 만나기 위해서였지만 나의 주 관심사는 언제나 나방애벌레다. 갈참나무 어린가지에 녹색의 조그마한 애벌레가 보인다. 조금씩 내리는 빗방울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슬금슬금 움직인다. 정말 귀엽다. 아직 어린 녀석이라 털도 거의 없다. 흰점쐐기나방애벌레다.

나뭇가지가 비에 젖어 미끄러울텐데 떨어지지않고 잘 간다. 조그마한 잎에 자리를 잡더니 열심히 먹는다. 윗 모습도 확실히 보여주면서 말이다. 대부분의 자나방애벌레들은 움직임이 빨라 사진으로 담기가 많이 힘들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쐐기나방류의 애벌레들은 움직임이 둔해 관찰하기 참 좋다. 쐐기나방에 쏘여 많이 아팠던 어릴적 기억 때문에 겁이 나긴 하지만…

털만 없다면 연한 녹색의 장식품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녀석만 봐서는 형태의 변화가 별로 없다는 게 실감이 나지않을 것이다.

2017년 8월 3일, 나주산림자원연구소에서 흰점쐐기나방애벌레를 만난적이 있다. 이 녀석은 거의 다 자란 종령 애벌레다. 어린 녀석과 비교해 보면 색상이 더 짙어지고 털이 훨씬 많을뿐 형태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 몸통이 커지면서 형태가 변하는 것을 보는것도 흥미롭지만 거의 변하지 않는 애벌레를 만나 볼수 있는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그렇다면 어른벌레는 어떻게 생겼을까?

2015년 6월 23일, 병풍산 한재골 야등에서 처음 흰점쐐기나방을 만났다. 앞날개는 갈색 바탕에 검은색 무늬가 있으며 기부에 작은 흰점이 1개씩 있다. 그래서 흰점쐐기나방이라고 이름 붙였나보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애벌레나 어른벌레에서 이름과 관련한 무엇을 발견한다면 좀더 쉽게 이름을 기억할수 있을 것이다.

2021년 6월 27일, 용산동에서 흰점쐐기나방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참나무류잎이 무성한 여름인 8월에 애벌레 시기를 보내고 번데기가 되어 이듬해 6~7월 우화한다. 아마도 이 녀석은 우화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았다. 오후3시 조금 넘은 시간에 힘겹게 날아와 나뭇잎 뒤로 숨어든다. 운좋게 눈에 띈 것이다. 용산교 인근에서 애벌레도 관찰할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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