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콘텐츠 보물창고 광주·전남 종가 재발견
신라 왕손 수성백 최영규 시조
풍속 교화 공세워 최씨 성 받아
문·무과 급제한 형제 왜구격퇴
파왜보첩 보물 전승해 정신계승

임란 보물 보존한 5형제 의병장 가문

무숙사

고분이 운집해 고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전남 나주 반남면에는 청송리가 있다. 마한문화를 비롯해 2천 년 문화유산을 품고 청룡처럼 굽어 흐르는 영산강과 너른 평야를 삶의 터전으로 향촌을 밝게 하는 선비 가문이 세거하고 있다. 의향의 주역으로 나주를 지켜온 나주 수성최씨 무숙공파 최현 종가를 찾아 가문의 내력을 살펴본다

◇김씨에서 최씨로, 관향은 수성
수성최씨는 고려 수성백 최영규(시호는 문혜)를 시조로 모신다. 그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후손으로 원래 김씨였고 고려 현종의 외손자다. 그는 문과 급제해 남조전서, 보문각대경, 문학 등을 역임하며 학문적 명망이 높았다. 충렬왕 때 수주(수원의 옛이름) 일대 무너진 인륜과 퇴폐한 풍속으로 개탄하는 왕에게 자청해 호장으로 부임했으며 효도로 인도하고 의리로 설복해 단기간에 기강과 풍속을 바로잡음으로써 수성백에 책봉되고 왕으로부터 최씨 성을 하사받았다. 이로 인해 수성(수원)을 관향으로 하는 수성최씨가 고려조에 번성하게 됐다.
최영규의 후손 최윤돌은 목사를 지냈고, 그의 아들 최거경은 부정을 지냈으며 경기도 과천에서 살았다. 그의 아들이며 최순은 중직대부 경차관을 지냈는데 고성이씨와 혼인해 나주에 입향했다. 이에 따라 나주의 수성최씨는 최순을 중시조로 모신다. 2세 최귀당은 고려 예종 때 무과 급제해 벼슬은 대호군에 올랐고 나주 귀후재에서 추모한다.

◇호남절의록에 빛나는 다섯 형제
4세 최낙궁(1506~1579)은 최희열, 최희윤, 최희급, 최희민, 최희량 아들 5형제가 임진왜란에 활약함으로써 승정원좌승지에 증직됐다. 최희열은 권율장군 휘하에서 활약했고, 최희윤은 기효증 의병장, 최희급과 최희민은 김천일 의병장, 최희량은 이순신 휘하에서 왜군의 침략에 맞서 용감히 싸웠다.(호남절의록) 최희열(1536~1607)은 문과 급제해 예조좌랑을 지내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권율장군의 금산 이치대첩에 참여해 공을 세웠다. 최희급과 최희민은 가동 수십 명을 데리고 김천일 의병에 참여해 강화도, 진주성 등에서 활약했다.
최희열의 동생인 5세 최희량(1560~1651, 호는 일옹)은 임진왜란에는 상중이라 참전하지 못했지만 1594년 무과 급제해 충청수사에게 파견된 선전관으로 활약하고 정유재란에는 흥양(고흥) 현감으로 이순신 장군의 휘하에서 공을 세웠다. 명도, 첨산, 예교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뒀으며 무기 개발 현황과 각각의 승첩을 장군에게 올려 격찬을 받았다.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이 전사하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은거했다. 훗날 선무원종공신 1등에 녹훈되고 병조판서에 추증됐다. 일옹문집과 최일옹파왜보첩을 남겼고 시호는 무숙이며 나주 무숙사에서 추모한다. 그가 무숙공파를 열었다.

◇수군 전투상황 기록 가치인정
최희량의 아홉 아들 중 막내인 6세 최현은 나주 반남으로 이거해 종가를 열고 10대를 이어 세거하고 있다. 후손 최기정은 최희량이 남긴 12건 문서를 묶어 최일옹파왜보첩을 남겼다. 이 보첩은 최희량 현감이 왜구를 격파한 결과를 상부에 보고한 문서들로서 정유재란 전투에 동원된 전선, 병기, 병량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고, 상관인 이순신의 수결과 관인이 찍혀 있어, 당시 관에서 작성된 보고문서로 전투 현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적 가치가 인정돼 보물 제660호로 지정됐다. 국립진주박물관에서 나주국립박물관으로 이관해 소장 전시하고 있다.
종가와 후손들은 선조가 남긴 최일옹파왜보첩 등 최희량 임란관련 고문서(보물 제660호)를 비롯해, 최희량장군 신도비(전라남도 기념물 제53호), 삼선생유허비(이순신, 최희량, 정여린), 무숙사 등 선조가 남긴 문화유산을 보존하며 정신계승에 힘쓰고 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무숙사 전경
무숙사 현판
삼선생유허비
무숙사 충의문
임란첩보서목(보물 제566호) 국립 나주박물관 전시
임란첩보서목의 이순신장군 수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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