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교육 신설…미술중심 교과과정 대다수
학부모 “예술고 아닌 미술고로 가고 있어”
교장 “학과 특성상 융합교과 미술이 많아”
학과별·학년별 이기주의 아닌지 살펴야

전남 광양시 소재 한국창의예술고 전경./최연수 기자

 세계 수준의 문화예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한 전남 광양시 소재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교과과정 개설을 두고 설립 취지와 다르게 편중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과 교류를 통해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수년째 미술 중심의 교과 과정을 강화하고 있다며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창의예술고는 최근 전남교육청 교과과정부에 내년부터 ▲무대의 이해 ▲몸과 예술 ▲음악의 이해 ▲평면과 입체 ▲글과 이미지 ▲무한상상공작소 등 6개 교과과정에 대한 신설을 승인 요청했다.

이번 교과과정 개설 추진에 앞서 학교 측은 필요한 절차를 분과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열어 개설에 자체적으로 필요한 형식적인 절차도 마무리 했다.

하지만 신설교과과정에 신설 승인요청이 확정되자 일부 학교 관계자들이 교육청과 학교 측에 공청회를 요청하며 불만을 터트렸다.

신설되는 교과과정 가운데 음악의 이해를 제외하고 모두 미술 중심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술에 편중된 교과 운영이 창의예술고 교장의 전공과도 무관하지 않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창의예술고 설립 직후 실시한 공모에서 미술 전공의 학교장이 선발됐고, 설립된 지 3년째인 올해까지 미술과정에 대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이유로 첫 입학생인 3학년을 기준으로 볼 때 음악전공 학생들이 무더기 학교를 자퇴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한 것도 음악전공에 대한 소홀한 지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신설되는 교과과정까지 미술과 관련된 교과과정 두드러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결국 교육청과 학교에 공청회를 요구하며 쌓아왔던 불만을 터트렸다.

전남교육청도 승인을 보류하고 학교 측에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할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음악전공 학부모 A씨는 “학생을 두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학교 측에 불만을 표시하기 쉽지 않지만 얼마 전 입시 설명회도 미술 전문가만 초청해 진행했다”며 “음악과목을 줄이고 미술과목을 속전속결 강화하는 것을 보면 차라리 미술고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창의예술고 신홍주 교장도 교과과정 신설과 관련해 미술 분야가 상대적으로 강화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음악과 미술의 학문적 특성상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교장은 “미술에 편중됐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술과 음악 각 과정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과정이다”며 “현대미술은 성격상 융합적이기 때문에 교과목의 특성을 살려야 하고 음악과의 경우 실기에 집중된 교육방식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성격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현재 1학년 입학생만 해당.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두규 창의예술고 운영위원장은 “학생, 학부모, 지역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융합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교과별, 학년별로 차이가 있어 이기주의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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