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첫날 휘발유12원·경유5원↓
대부분 자영주유소…2∼3주후 반영
국제유가 폭등시 효과 미미…소비자 불만

지난 1일부터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 곳곳의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지난 1일부터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 곳곳의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 첫날인 지난 1일 광주광역시 북구의 A 주유소. 전날에 비해 고작 휘발유는 10원, 경유는 8원 내렸다. 50여일만에 상승세는 꺾였지만 유류세 인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운전자들은 확 싸진 기름값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면서 볼멘소리를 했다.

김승란(39·여) 씨는 “기름값이 내린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여전히 2천원 대를 넘어서 별 차이를 못 느낀다”며 “그동안 오름폭이 커서 유류세 인하 효과를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57원 더 싸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오피넷이 제공한 이날 광주지역 휘발유 평균가는 ℓ당 2천110.42원으로 전날보다 12.86원 내려간데 그쳤다. 경유 평균가 역시 2천144.66원으로 5.86원 ‘찔끔’ 내렸다.

그동안 치솟기만 하던 기름값이 이날 처음 꺾였지만 싸졌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이같은 이유는 전체 주유소 중 80%에 달하는 자영주유소가 재고품에 대해선 기존 유류세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했고, 이로 인한 인하 효과는 ℓ당 휘발유 57원, 경유 38원이다.

국내 정유 4사가 이날부터 주유소 공급가에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반영했고 정유사 직영 주유소, 알뜰주유소는 주유소 판매 가격에 즉시 반영했다.

하지만 광주지역의 경우 대부분이 자영주유소로 유류세 추가 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은 기존 재고를 소진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영은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앞으로 국내 판매 가격이 얼마나 내릴지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또 다시 폭등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유류세 추가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 5월1일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을 때도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6일 간 각각 43원, 13원 내린 뒤 오르기 시작했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로 휘발유, 경유의 유류세는 각각 ℓ당 83원, 58원 낮아졌으나 주유소에서는 이에 한참 못 미쳤다.

국제 가격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데 통상 2~3주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 가격 상승세가 유류세 추가 인하 효과를 희석할 만큼 급등한 것이다.

한편 정부는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인하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30%로 확대했고, 지난 1일부터 인하 폭을 37%로 늘렸다.

광주지역 2일 기준 ℓ당 평균 휘발유 2천109.36원·경유 2천142.94원, 3일 기준 휘발유 2천106.39원·경유 2141.99원을 보였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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