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유일 최고위원 후보 송갑석
전대 첫 주차 8위…성적표 초라
지역 민심 전달 창구 부재 우려
광주·전남 뭉쳐도 모자랄 판에
지명직 최고위원 기대 ‘동상이몽’
수도권 정당 될라…호남 결집 절실

 

비수도권 유일 최고위원 후보인 송갑석 의원이 9일 광주시의회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수도권 유일 최고위원 후보인 송갑석 의원이 9일 광주시의회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이 정치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비수도권 유일 주자이자 호남 출신 송갑석 후보가 초반 약세를 보이면서다. 수도권 정당화가 되가는 민주당에 비수도권 호남 출신 지도부 입성이 또 한번 좌초될 경우 호남 정치력 약화가 예견된다.

지역을 대변해줄 소통창구 부재 우려가 커지면서 호남의 결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비수도권 유일 주자인 송갑석 후보는 9일 “수도권,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의 지도부로는 이기는 민주당, 강한 민주당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호남 정당을 벗어나 전국 정당이 됐는데 수도권 출신으로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은 민주당의 필승 전략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한 민주당, 승리하는 민주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든든하게 지역에서 버텨주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과 지방이 단단히 연계하는 게 민주당이 이기는 공식이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조화롭게 가는 게 민주당의 필승 구도”라고 말했다.

앞서 송 후보는 지난 6~7일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강원·대구·경북과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4.16%의 득표율로 최하위인 8위를 기록했다.

최고위원 후보 중 고민정 후보를 제외하곤 ‘친명계’ 후보들이 순위권 안에 줄줄이 들어가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입증했다.

비수도권 유일 후보이자 호남 대표주자로 지도부 입성을 노린 송 후보의 전대 초반 초라한 성적표에 ‘호남이 키운 민주당’이 수도권 정당화되는 반면 호남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남이 민주당의 텃밭이지만 당 지도부에서 배제될 경우 호남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을 뿐더러 주요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서 번번이 후순위로 밀리게 될 수 있다.

초선이 다수인 광주·전남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포함돼 있는 지역 구심점이 없는 만큼 지역구 예산 확보 등에서도 ‘파워 게임’에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번번이 민주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전례 탓에 이번에도 탈락할 수 있단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2015년 12월 28일 당명변경과 함께 당시 문재인 대표체제로 출범한 이후 수 년 간 호남지역 의원들은 선출직 최고위원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간간이 권역별 배려와 지명직에 따라 호남 출신 정치인이 최고위원을 한 자리씩 차지했을 뿐이다.

다만 2020년 8월 전당대회에서는 본선 진출자 중 유일한 여성인 양 의원이 자력으로 최고위원 진출에 성공해 그나마 호남 체면을 지켰다.

21대 국회 당시에는 전북의 한병도 의원(11.14%)과 전남의 서삼석 의원(11.11%)이 두 번의 전당대회에서 각각 호남 단일주자로 최고위원 도전에 나섰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도부 입성 실패는 고스란히 중앙 정치 약화로 이어지는 게 불 보듯 뻔하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은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송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지 못하더라도 당 대표가 최고위원 2명을 지명할 수 있는데 ‘호남 몫’을 배려하지 않겠냐는 기대를 가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호남 최고위원 배출을 바라지만 서로간 이해관계로 ‘동상이몽’을 꾸는 것이다.

선출직 최고위원을 만들기 위해 ‘한 배’를 타도 모자랄 판에 대다수 초선으로 정치적 존재감이 약한 의원들이 눈치만 보며 정작 호남정치 자생력 키우기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경선이 치러지지 않은 호남의 권리당원 수는 32%(광주 8%·전남 11%·전북 13%)에 달하는 만큼 호남이 총결집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 지도부가 ‘친명’과 ‘수도권’ 일색이라면 비수도권은 일정 부분 소외되지 않겠느냐”며 “호남에서 정치 자생력을 키워 민주당 지도부를 입성해야 호남의 ‘파이’도 커지는 만큼 지역에서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13일 부산·울산·경남, 14일 세중·충청·대전, 20일 전북, 21일 광주·전남, 27일 서울·경기 등을 순회하며 경선을 이어간다. 28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당선자가 최종 확정된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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