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유일·호남 대표 나섰지만
6위로 아쉽게 탈락… ‘친명’ 벽 실감
한병도·서삼석 이어 선출직 잇단 고배
“친명·수도권 정당”…지역 정치권 ‘침울’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 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비수도권 유일 후보이자 호남 단일 주자로 나선 송갑석 후보가 결국 고배를 마셨다.

송 후보는 막판까지 선전했지만 결국 ‘친명’(친이재명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전북의 한병도 의원, 전남의 서삼석 의원에 이은 호남 단일 후보의 세 번째 도전마저 꺾이면서 호남 정치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28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결과 송갑석 후보는 최종 득표율 10.81%로 6위에 머물러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했다. 송 후보는 표의 등가성이 높은 전국대의원 투표에 막판 기대를 걸었지만 5천14표(17.89%)에 그치면서 역전 만루 홈런을 쳐내지 못했다.

앞서 송 후보는 전대 초반부터 충청지역 경선까지 최하위인 8위를 기록하며 약세를 보였지만 지난 21일 ‘홈그라운드’인 호남 경선을 발판 삼아 6위로 성큼 올라섰다. 광주·전남 경선에서 22.27%(1만4천31표)·14.55%(1만8천705표)의 득표율을 얻어 당시 5위였던 박찬대 후보(9.47%)를 0.38%p차로 바짝 따라붙으며 ‘대역전극’을 기대하게 했다.

호남 경선 직후 ‘비명계’ 윤영찬 후보가 전격 사퇴하고 송갑석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당선권 진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마지막 남은 서울·경기 지역 순회경선과 대의원 투표에서 ‘비명계’ 표 분산을 막아 역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등에 업은 ‘친명’의 지지세는 견고했다. 광주·전남 경선에서 5위였던 박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한 결과 경기·서울 경선에서 3위로 치고 올라왔고 결국 고민정 후보를 제외한 친명 위주의 ‘이재명 지도부’가 탄생했다. 호남에서 살린 송 후보의 당선 ‘불씨’는 결국 타오르지 못했다.

이는 일찌감치 ‘어대명’ 구도가 형성돼 김 빠진 전당대회가 이어지면서 투표 참여율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지지층의 표심이 득표율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송 후보의 선출직 최고위원 도전이 아쉬움을 남긴 채 마감하면서 지역 정치권도 술렁이고 있다. 호남이 키운 민주당이 친명 정당, 수도권 정당화되면서 호남정치 위기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특히 호남 단일 후보의 연이은 선출직 지도부 도전이 잇따라 좌절되면서 민주당 ‘맹주’로 자리하던 호남 정치력 실종이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두 차례 치러진 전대에서 전북의 한병도 의원(11.14%)과 전남의 서삼석 의원(11.11%)이 각각 호남 단일주자로 최고위원 도전에 나섰으나 모두 고배를 마신 데 이어 광주의 송갑석 의원마저 실패하며 호남 정치 위상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도부 입성 좌초는 지역 목소리를 대변할 소통창구 부재를 초래하면서 고스란히 중앙 정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며 ‘호남 몫’을 줄 수 있으나 호남정치 자생력 키우기는 실패하면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정치력 복원’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호남 단일 후보의 선출직 최고위원 도전이 실패했다는 점이 아쉽다. 민주당이 친명 일색, 수도권 정당화로 가면서 호남의 목소리가 중앙정치권까지 닿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말뿐인 민주당 맹주로 전락해 버린 호남의 정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지역 정치권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이재명 후보가 77.77%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하며 신임 당대표로 당선됐고 최고위원은 정청래(25.20%), 고민정(19.33%), 박찬대(14.20%), 서영교(14.19%), 장경태(12.39%) 후보가 당선됐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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